강기정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의 법정증언을 바탕으로 자신이 금품을 받았다고 보도한 언론사를 상대로 소송을 냈지만 1심에서 패소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1004단독 김창보 원로법관은 2일 강 전 수석이 조선일보와 소속 기자 A씨 등 3명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20가소2463860)에서 원고패소 판결했다.
앞서 김 전 회장은 2020년 10월 서울남부지법 형사11부에서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횡령 등의 혐의로 기소된 이강세 스타모빌리티 대표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라임펀드 관련 금융감독원의 조사를 무마하고자 이 대표를 통해 강 전 수석에게 5000만원을 건넸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이후 조선일보가 김 전 회장의 법정증언 내용을 보도하자 강 전 수석은 "김 전 회장에게서 1원도 받지 않았다"며 김 전 회장을 위증 등의 혐의로 고소하는 한편, "악의적 보도로 명예가 훼손됐다"며 조선일보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강 전 수석은 "조선일보는 김 전 회장의 진술을 보도하면서 따옴표 속에 '강기정에 5000만원 줬다'는 표현을 처음 적었는데, 이는 실제 김 전 회장의 진술과도 다른 것"이라며 "상대방의 확인도 없이 일방적 주장을 왜곡해서 보도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김 원로법관은 "이 사건 기사는 김 전 회장이 이 대표의 형사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증언한 내용을 발췌해 전달하는 내용의 기사"라며 "기사 제목이나 내용에 김 전 회장의 증언 내용과 배치되는 부분이 없고, 기사로 인해 강 전 수석이 실제로 돈을 받은 것 같은 인상을 독자들에게 줄 여지가 있다고 하더라도 해당 기사는 공적 관심이 큰 사안에 관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강 전 수석이 상당한 공인의 지위에 있으며 돈을 전달하지 않았다는 이 대표 측의 주장도 비중 있게 소개하고 있는 점에 비춰 보면, 충분히 위법성이 조각된다고 볼 것이다"라고 판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