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표' 브랜드로 춘장 제조업계에서 국내 1위인 영화식품의 명예회장과 대표인 아들이 소송을 벌여 한 번씩 이기고 졌다.
지난 2002년 큰아들 왕학보(52)씨에게 회사를 넘긴 아버지 왕수안(75) 명예회장은 2010년과 2011년에 아들을 상대로 두 건의 소송을 냈다.
왕 회장이 낸 소송은 "주식 명의신탁약정에 따라 두 아들이 주주로 등재됐을 뿐 회사가 실제로는 자기 소유"라며 아들이 2006년 개인 사업체를 주식회사로 바꾸며 세운 영화식품 지분 37%를 돌려달라는 주식인도 등 청구소송과 "사자 그림 상표권 침해를 금지해 달라"는 상표권 침해금지 소송이다.
서울중앙지법은 작년 10월 주식인도 청구소송(2010가합111365)에서 "왕 회장에게 영화식품 주식 총 13만7000주를 인도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을 했다. 이 사건은 현재 서울고법에서 심리 중에 있다.
하지만 상표권 소송에서는 아들이 이겼다. 서울고법 민사4부(재판장 이균용 부장판사)는 왕 회장이 회사와 회사 대표를 맡은 아들을 상대로 낸 상표권 침해금지 소송의 항소심(2012나88954)에서 원심과 같이 원고패소 판결을 했다고 31일 밝혔다.
재판부는 아들 왕씨가 아버지 회사 시설물뿐만 아니라 자산과 부채까지 모두 포괄적으로 넘겨받은 점을 고려해 상표권에 관한 권한도 받은 것으로 판단했다.
영화식품은 왕 회장 아버지인 대만인 왕송산씨가 1948년 캐러멜을 첨가한 춘장을 개발한 뒤 설립한 용화장유의 후신이다. 국내에서 유통되는 춘장의 70% 이상을 생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