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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진정연대채무자 중 한명이 채무상계했다면 다른 부진정연대채무자에게도 상계효 미친다
부진정연대채무자 중 한명이 채무를 상계했다면 그 효력은 다른 부진정연대채무자에게까지 미친다는 대법원 전원합의체판결이 나왔다. 이번 판결로 '부진정연대채무자 중 1인이 자신의 채권자에 대한 반대채권으로 상계하더라도 그 상계의 효력이 다른 부진정연대채무자에 대해 미치지 않는다'는 취지의 종전 대법원판결(88다카4994 등)은 모두 변경됐다. 대법원은 부진정연대채무자의 상계로 채권자는 실질적인 채권을 확보할 수 있고 기존의 판례에 의하면 채무자가 다수의 부진정연대채무자에게 이중으로 채권을 확보하는 문제가 발생한다며 판례변경의 이유를 밝혔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민일영 대법관)는 15일 (주)우리은행이 김석준(57) 쌍용건설 대표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 상고심(☞2008다97218)에서 원고 일부패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부진정연대채무자 중 1인이 자신의 채권자에 대한 반대채권으로 상계한 경우에도 채권은 변제, 대물변제, 또는 공탁이 행해진 경우와 동일하게 현실적으로 만족을 얻어 그 목적을 달성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상계로 인한 채무소멸의 효력은 소멸한 채무 전액에 관해 다른 부진정연대채무자에 대해서도 미친다"며 "이는 부진정연대채무자 중 1인이 채권자와 상계계약을 한 경우에도 마찬가지이고 채권자가 상계 내지 상계계약이 이뤄질 당시 다른 부진정연대채무자의 존재를 알았는지 여부에도 좌우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원고와 쌍용건설이 이 사건 출자전환에 의해 원고가 발행받은 주식에 대한 신주인수대금채무와 대출금 등 채권을 상계하기로 합의함으로써 원고는 이 사건 대출금 등 채권 전액의 만족을 얻었고, 이 같은 사유는 쌍용건설의 원고에 대한 채무와 부진정연대채무 관계에 있는 피고의 원고에 대한 손해배상채무에 절대적 효력을 미쳐 피고의 손해배상채무도 같은 금액만큼 소멸했다는 취지로 판단한 원심은 옳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홍훈·전수안 대법관은 "다수의견이 지적하는 것처럼 상계가 이뤄진 경우 채권자로서는 자신이 채무자에 대해 부담하는 채무가 소멸하기 때문에 그 한도 내에서는 이익을 얻게 되는 것을 부정할 수는 없다"면서도 "상계에 의한 채무소멸의 이익은 어디까지나 관념적인 것에 불과하고 현실적으로 변제가 이뤄진 경우와 같이 당장의 경제적 효용을 향유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다수의견의 해석에 따른다면 불법행위 피해자보호 취지는 현저히 반감된다"며 반대의견을 밝혔다. 우리은행은 1999년 쌍용건설에 대한 대출금 등 채권 중 285억여원을 기업개선작업절차를 통해 1주당 5,000원으로 출자전환했다. 이후 우리은행은 2006년 김씨가 쌍용건설의 대표이사로 재직하면서 1995~1997년 분식회계를 한 혐의로 기소돼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의 확정판결을 받자 "김씨의 분식회계 등이 아니었다면 대출을 해주지 않았을 것"이라며 "김씨는 285억원을 지급하라"며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다. 1·2심은 "상계로 출자전환한 액수만큼 김씨의 채무는 소멸했다"고 판단하면서도 김씨의 임무해태 등을 인정해 "15억원을 지급하라"며 사실상 원고패소 판결을 내렸다. [용어해설] 부진정연대채무= 공동불법행위 등 서로 별개의 원인으로 발생하지만 하나의 채무의 이행이라는 동일한 경제적 목적을 가진 채무관계에 관해 판례가 인정하고 있는 개념이다. 부진정연대채무의 경우 1인의 채무자에 의한 변제, 대물변제, 공탁에는 절대적 효력이 있으나, 반면 그 밖의 이행청구, 경개, 면제, 혼동, 소멸시효, 채권자지체 등에는 상대적 효력만이 있다는 것이 학설·판례에 의해 인정되고 있다.
부진정연대채무자
채무상계
반대채권
쌍용건설
우리은행
공동불법행위
상계효
정수정 기자
2010-09-20
민사일반
법원 제소전화해 운영에 허점
서울 강남에서 상가를 빌려 게임장을 운영하다 경기불황으로 임대료가 석달이나 밀린 J(46)씨는 가게문을 닫으려다 더 큰 곤경에 빠졌다. 상가주인에게 보증금을 돌려달라고 했다가 1억원 가량을 떼일 위기에 처한 것이다. 상가임차계약 당시 임대인과 맺었던 제소전화해가 화근이었다. J씨는 보증금 2억원에 월세 2,000만원을 내는 조건으로 가게를 빌렸다. 하지만 주인은 여기에 덧붙여 월세 지연 등으로 인한 법적 분쟁을 미리 막는다며 '60일 이상 부동산의 차임지급을 연체하면 부동산을 즉시 임대인에게 명도하고, 차임지급이 단 하루만 늦어도 월세의 30분의 1 비율로 연체차임을 부담한다'는 내용의 제소전화해에 동의할 것을 요구했다. J씨는 연체차임이 한달 월세에 맞먹는 2,000만원이나 되는 등 화해내용이 마뜩잖았지만 빨리 가게를 빌려야만 해 '별 일이야 있겠나'하는 마음으로 합의했고, 법원에서 화해조서도 작성했다. 그러나 이 화해조서는 얼마 못가 불행의 씨앗이 되고 말았다. 억울한 심정에 법원을 찾았지만 1, 2심은 "제소전화해조서는 확정판결과 같은 효력이 있어 당사자 사이에 기판력이 생기는 것이므로 그 내용이 강행법규에 위반된다 해도 준재심절차에 의해 취소되지 않는 한 그 화해가 무효라는 취지의 주장은 할 수 없다"는 대법원판결(92다19033 등)을 들어 J씨에게 패소판결을 내렸다. 실의에 빠진 J씨는 마지막 기대를 걸고 최근 대법원에 상고했다. J씨는 상고이유서에서 "과도한 연체차임을 정한 화해내용을 법원이 그대로 인정하는 것은 정의관념에 반한다"며 "패소판결을 내린 하급심이 참조한 대법원판례의 변경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당사자 합의를 통해 민사분쟁이 소송으로 이어지는 것을 미연에 막고 신속한 분쟁해결을 도모하는 제소전화해제도가 운용상의 허점을 드러내고 있어 서민들을 울리고 있다.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에 있는 임대인 등이 분쟁에 대비해 자신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한 내용의 제소전화해를 임대차계약 당시 임차인에게 강요하는 등 악용 사례가 발생하고 있지만, 법원이 심리과정에서 이같은 독소조항들을 제대로 걸러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당사자 사이에 합의가 이뤄졌다는 이유만으로 불공정한 법률행위 등 강행법규에 반하는 화해조항까지 법원에서 그대로 인정해줘 판사가 화해조서에 '도장만 찍어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이 때문에 법조계에서는 제소전화해제도가 판결을 면탈하고 집행권원을 확보하려는 임대업자 등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한 제도로 전락하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법률가들은 "판사들이 화해내용에 불공정한 내용이 있는지, 당사자들이 그러한 내용을 모두 숙지하고 있는지 등을 꼼꼼히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 당사자 합의 통한 예방적 분쟁해결 수단 '제소전화해'= 제소전화해제도(민사소송법 제385조 등)는 민사분쟁이 소송으로 이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당사자들이 미연에 법원에서 '화해'하는 절차를 말한다. 제소전화해를 원하는 당사자들이 관할법원에 신청하면 법원이 당사자를 불러 심리절차를 거친 후 화해 성립여부를 결정한다. 당사자가 1회 불출석하면 심리기일을 연기하고 2회 불출석했을 때는 화해불성립으로 종결된다. 만약 화해가 성립되면 법원이 화해조서를 작성하는데 이 화해조서는 확정판결과 동일한 효력을 가진다. 집행권원이 되기 때문에 분쟁시 소송을 거치지 않고도 이를 근거로 곧바로 집행할 수 있다. 또 당사자가 준재심을 거치지 않고서는 그 효력을 다툴 수 없는 등 종국적인 분쟁해결기능도 갖고 있다. 이처럼 소송을 통하지 않고도 사전에 간편하게 확정판결과 동일한 집행권원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에 임대차계약의 당사자 등 국민들이 실생활에서 많이 활용하고 있다. ◇ 법원, '당사자 합의' 이유 형식적 심사 그치는 경우 많아= 하지만, 문제는 제소전화해 내용을 심리하는 판사가 당사 자 합의를 이유로 형식적 심사만 하는 경우가 많다는 데 있다. 화해내용을 제대로 점검하지 못한 채 무조건적인 '공증' 역할에 그치는 경우가 종종 있다는 것이다. 중견 로펌의 한 변호사는 "제소전화해는 임대차계약 체결시에 많이 활용되는데, 임차인이 월세를 연체하거나 계약기간이 끝나도 건물을 비워주지 않는 등 문제가 생겼을 때를 대비해 건물명도집행을 손쉽게 하려고 임차인에게 미리 이에 동의할 것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며 "임차인의 경우 다소 불리한 내용이 있어도 이에 응할수 밖에 없는 경우가 많고 한번 화해조서가 작성되면 확정판결과 같은 효력이 생겨 임차인이 차후 다툴 수도 없어 더 큰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고 말했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상대방의 궁박한 상태를 이용하거나 연 1,200%의 연체차임부과 등 당사자 일방에게 현저히 불공정한 내용의 강행법규를 위반한 화해조항도 법원이 당사자 합의라는 이유로 제대로 걸러내지 못하고 인정해 주는 것은 문제"라며 "제소전화해를 담당하는 민사신청단독 판사들의 경우 대개 경력도 짧고 일부 판사들은 화해조항내용을 제대로 검토해 보지도 않고 당사자들이 써오는 내용 그대로 인정하는 경우도 있다"고 비판했다. 이 변호사는 이어 "한번 화해조서가 작성되면 임차인 등이 부당한 화해조항에 대해 다툴 기회마저 봉쇄당해 사회·경제적 약자보호 측면에서도 문제가 있다"고 강조했다. ◇ 법조계, "불공정 등 독소조항 걸러내도록 재판부 노력 필요"= 이에따라 법조계에서는 담당 재판부가 제소전화해에 포함된 불공정조항 등 일방에게 불리한 독소적 내용들을 제대로 걸러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로펌의 한 변호사는 "제도가 소송으로 가기 전 당사자 합의에 따라 분쟁을 해결한다는데 의미가 있으므로 당사자들의 합의사항을 인정해 주되 재판부가 화해조서를 작성하기 전 심리절차에서 강행법규나 사회상규에 반하는 조항은 없는지 등을 꼼꼼히 따져 걸려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재경지법의 한 판사는 "간혹 화해조항의 내용을 잘 살펴보지 않고 당사자가 가져온 내용대로 인정해 주는 사례도 있는 것으로 안다"며 "제소전화해가 성립되면 당사자 사이에 집행권원이 생기는 만큼 판사들이 더욱 신경을 써 내용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른 판사는 "대개의 불공정조항이 심리과정에서 걸러지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발생해 안타깝다"며 "판사들이 심리 전 당사자의 제소전화해 내용을 좀 더 꼼꼼히 살펴 일방에게 현저히 불공정한 조항은 없는지 살피고, 문제가 될 만한 내용에 대해서는 타방 당사자에게 설명하고 내용을 제대로 알고 있는지 물어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판사는 또 "이를 통해 해당 내용을 삭제하거나 적절한 범위로 조정해 어느 한쪽만 일방적으로 불리한 입장에 몰리는 것을 막아야 한다"며 "임차인 등 당사자들도 화해내용을 제대로 숙지하고 자신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신중하게 생각한 다음 제소전화해에 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홍엽 성균관대 법대 교수는 "제소전화해의 부작용은 기본적으로 상당부분이 법규제 등으로 제한받고 있고 법원 운영과정에서도 걸러지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부작용을 완전히 근절하기 위해서는 판사들이 화해조항 중 우려할만한 내용을 잘 걸러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제소전화해
화해
합의
독소조항
화해조항
기판력
정수정 기자
2010-05-21
민사일반
인터넷
형사일반
[송년특집] 2009년 주요 화제 판결
◆ 여성 성전환자 성폭행도 '강간죄'= 여성으로 성전환한 트랜스젠더를 성폭행했다면 비록 피해자가 호적상 남자로 돼 있더라도 강간죄를 적용해 처벌할 수 있다는 대법원판결. 이 판결은 성전환자가 여성으로서의 성정체성을 가지고 있고, 오랜기간 여자로 살아왔다면 비록 법률상으로는 남성이더라도 강간죄의 객체인 '부녀'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대법원은 지난 1996년에는 성전환 여성에 대한 납치·강간 사건에서 강간죄가 아닌 강제추행죄를 적용했었다. 대법원 형사3부(주심 신영철 대법관)는 9월10일 성폭력처벌법상 주거침입강간과 특수강도 혐의로 기소된 신모(29)씨에 대한 상고심( (☞ 2009도3580 )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 및 사회봉사명령 120시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 이건희 전 회장 에버랜드 CB 저가발행 무죄 확정= 경영권 승계를 위해 에버랜드 전환사채(CB)를 저가로 발행한 혐의로 기소된 이건희(67) 전 삼성그룹 회장에게 무죄가 최종 선고됐다. 대법원이 삼성SDS 신주인수권부 헐값발행 부분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파기환송했고, 항소심인 서울고법은 유죄를 인정하면서도 1심과 같이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이로써 1996년 에버랜드 전환사채(CB) 헐값발행 의혹이 제기된 이후 13년을 끌어 온 삼성일가의 경영권 불법승계 논란은 막을 내렸다. 대법원 형사2부(주심 김지형 대법관)는 5월29일 에버랜드 전환사채 저가발행을 공모해 주식을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에게 헐값으로 넘기는 등 경영권을 편법승계한 혐의(특경가법상 배임 등)로 기소된 이 전 회장 등 8명에 대한 상고심( ☞ 2008도9436 )에서 에버랜드 전환사채 헐값발행 부분에 대해 무죄를 확정했다. ◆ 공소장일본주의 위반여부 첫 기준제시= 검사의 공소제기가 공소장일본주의에 위반해 법관이나 배심원의 범죄실체파악에 장애가 된다면 공소기각을 해야 한다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 이 판결은 공소장일본주의를 위반한 공소제기는 그 절차가 법률의 규정에 위반해 무효이므로 공소기각판결을 선고하는 것이 원칙임을 명확히 한 최초의 판결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대법원은 다만 피고인측이 공소장 기재방식에 관해 아무런 이의를 제기하지 않아 증거조사절차가 마무리됐다면 공소장일본주의 위배를 이유로 공소기각판결을 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신영철 대법관)는 10월22일 비례대표 후보 추천대가로 공천헌금을 받은 혐의(공직선거법위반 등)로 기소된 창조한국당 문국현(60) 대표에 대한 상고심(2009도7436) 선고공판에서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 공무원 직무방해… 업무방해죄로 처벌해선 안돼= 민원인 등이 위력으로 공무원의 직무수행을 방해하더라도 업무방해죄로 처벌할 수 없다고 본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 대법원이 위력을 행사해 공무원들의 정상적인 업무수행을 방해하거나 업무방해의 결과를 초래한 경우 업무방해죄가 성립한다고 해온 기존 판례를 변경한 것이다. 이에따라 앞으로는 민원인 등이 공공기관에서 소란을 피울 경우 방해행위 정도에 따라 다른 죄로 처벌받게 된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박시환 대법관)는 11월19일 경찰청 민원실에서 소란을 피우다 업무방해죄로 기소된 김모(63)씨 등에 대한 상고심(2009도4166)에서 벌금 1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전지법으로 돌려보냈다. ◆ 부동산 40년간 평온 점유… 명의자 변경돼도 소유권이전등기 청구가능= 부동산의 1차 점유취득시효기간이 완료됐다면 2차 취득시효기간 동안 소유권자의 변동이 있더라도 점유자는 바뀐 소유명의자에게 취득시효에 기한 소유권이전등기를 청구할 수 있다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 이번 판결로 두 번의 점유취득시효기간에 해당하는 40년 이상 부동산을 평온하게 점유해온 점유자는 취득시효완료에 기한 소유권이전등기를 보다 쉽게 할 수 있게 됐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박시환 대법관)는 7월16일 C(48)씨가 손모(76)씨를 상대로 낸 점유토지반환 및 손해배상 청구소송 상고심(2007다15172)에서 원고승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창원지법으로 돌려보냈다. ◆ 포털, 명예훼손글 방치하면 손배책임=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게시된 글 등이 명예훼손의 불법성이 명백한데도 당사자의 삭제요청이 없다는 이유로 방치할 경우 피해자에게 손해배상을 해야한다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 대법원은 이번 판결을 통해 인터넷 포털 게시공간에 제3자가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게시물을 기재한 경우 불법성이 명백하다면 피해자가 삭제요구를 하지 않더라도 사업자에게 게시물을 삭제할 의무가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김영란 대법관)는 4월16일 김모(33)씨가 NHN과 야후코리아 등 4개 포털사이트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 상고심 (2008다53812)에서 김씨에게 3,000만원을 지급하도록 한 원심을 확정했다. ◆ 차명계좌에 입금된 돈은 예금명의자 소유= 차명계좌에 들어있는 돈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예금명의자의 소유라고 판단한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 이번 판결은 지난 93년 금융실명법 시행 이후에도 출연자와 금융기관 사이에 예금명의인이 아닌 출연자에게 예금반환채권을 귀속시키기로 하는 명시적·묵시적 약정이 있는 경우에는 출연자를 예금주로 인정하던 기존 판례를 변경한 것이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차한성 대법관)는 3월19일 이모(48·여)씨가 예금보험공사를 상대로 낸 예금반환 청구소송 상고심(2008다45828)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법으로 돌려보냈다. ◆ 국민참여재판 신청기간… 1심 공판기일전= 국민참여재판 신청기간을 1심 공판기일 전까지로 넓게 인정한 대법원결정. 피고인의 국민참여재판 신청기회를 넓혀 놓았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이번 결정으로 피고인은 공소장 부본을 송달받은 날로부터 7일이 경과하더라도 1심 공판기일 전이라면 국민참여재판을 신청할 수 있게 됐다. 대법원 특별3부(주심 신영철 대법관)는 10월23일 검찰이 "김모씨의 의사확인서 제출기일을 도과했으므로 국민참여재판에 회부해서는 안된다"며 법원의 국민참여재판신청 인용결정에 불복해 낸 재항고를 기각했다(2009모1032). ◆ '미네르바' 박대성씨 무죄 판결= 인터넷 경제논객 '미네르바' 박대성(31)씨가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고 석방됐다. 이 판결을 계기로 법조계와 법학계에서는 법원이 구속재판을 보다 신중히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상급심에서 유죄가 인정될 가능성이 있지만, 1심에서 무죄가 선고되는 사안에서 피고인이 100여일 동안 구금되는데 법원이 일조했다는 것은 불구속재판 원칙에 크게 어긋난다는 지적이다. 한편 박씨는 1심 재판이 진행 중이던 지난 1월 전기통신기본법 제47조1항이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며 헌법소원을 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5단독 유영현 판사는 4월20일 다음 아고라에 글을 올려 정부 경제정책과 관련해 허위사실을 유포한 혐의(전기통신기본법 위반)로 기소된 박씨에 대한 선고공판에서 무죄를 선고했다(☞ 2009고단304 ). ◆ 키코 효력정지 가처분 항고심 기각= 서울고법에서 키코계약시 설명의무위반만으로는 가처분을 발령할 만한 손해배상채권이 성립할 수 없다는 결정이 연이어 나왔다. 앞서 서울중앙지법이 설명의무 등 고객보호의무 위반에 대해 은행에 대한 손해배상채권을 일부 인정(2009카합242)한 반면 인천지법은 설명의무를 부정한 결정(2009카합434)을 내놓는 등 하급심의 판단이 엇갈리는 가운데 서울고법이 8월과 11월 연이어 가처분신청 기각결정을 내놔 본안소송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을 끌고 있다. 특히 11월에 나온 결정은 설명의무위반을 이유로 은행에 대한 손해배상채권을 인정한 서울중앙지법의 결정을 뒤집은 것으로 은행측이 키코소송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한 것이라는 평가다. 지금까지 서울고법에서 나온 3건의 가처분결정 모두 신청인인 기업측이 재항고를 포기해 확정됐으며, 내달 중순 민사21부에서 15건의 키코 본안소송에 대해 첫 선고를 내릴 예정이다. 서울고법 민사25부(재판장 김병운 부장판사)는 11월29일 (주)한국씨티은행이 (주)동양이엔피를 상대로 낸 가처분이의사건(2009라1561)에서 1심 결정을 취소하고 "동양이엔피의 옵션효력정지가처분신청을 인용한 부분을 취소한다"며 기각결정을 내렸다. 류인하 기자 acha@lawtimes.co.kr
성전환자
성폭행
이건희
저가발행
CB
공소장일본주의
공무집행방해
업무방해
부동산
점유취득
명예훼손
차명계좌
국민참여재판
미네르바
박대성
키코
설명의무위반
이환춘 기자
2009-12-28
민사일반
부동산·건축
취득시효기간 사이 소유권자 명의 바뀌었더라도 점유취득시효 완료됐다면 시효취득 인정
부동산에 대한 점유취득시효기간이 완료된 이후 소유명의자가 바뀌고 또다시 점유취득시효기간이 경과한 경우 제2차 점유취득시효기간 동안 소유권자의 변동이 있더라도 점유자는 바뀐 소유명의자에게 시효취득을 이유로 소유권이전등기를 청구할 수 있다는 대법원 전원합의체판결이 나왔다. 이번 판결은 점유자의 부동산 취득시효가 완성된 이후 토지소유자가 다시 변동됐을 경우 변동된 시점을 새로운 취득시효의 기산점으로 삼아 2차의 취득시효의 완성을 주장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취득시효기간 중에 등기명의자가 동일하고 소유자의 변동이 없어야 한다고 판단해온 기존 대법원판결(☞93다46360 등)을 변경한 것이다. 이번 판결로 두 번의 점유취득시효기간에 해당하는 40년 이상 부동산을 평온하게 점유해온 점유자는 취득시효완료에 기한 소유권이전등기를 보다 쉽게 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손씨는 1961년1월부터 자신이 소유한 토지 옆에 붙은 54㎡면적의 토지를 자신의 땅으로 착각하고 텃밭을 가꾸는 등 작은 농사를 지으며 점유해왔다. 그 사이 20년의 점유취득시효기간이 완료됐지만 손씨는 애초에 자신의 땅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소유권이전등기를 청구하지 않았다. 결국 손씨가 점유한 땅은 82년2월께 A씨에게 소유권이 이전됐다가 88년3월 B씨에게 이전된 후 같은 해 9월 다시 C씨에게 이전됐다. 손씨가 자신이 소유한 토지를 점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까맣게 모르고 있었던 C씨는 17년이 지난 2005년 손씨를 상대로 점유토지반환 및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지만 손씨 역시 "이미 2002년에 2차 점유취득시효가 완료됐다"며 C씨를 상대로 소유권이전등기 청구소송을 냈다. 1·2심은 C씨의 손을 들어줬다. 2차 취득시효완성을 주장하기 위해서는 그 기간 동안 소유권자의 변동이 없어야 하는데 2차 취득시효기간 중에 B씨를 거쳐 C씨에게 소유권이 변동돼 그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다는 이유에서였다. 그러나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이미 1차 취득시효기간이 완료됐다면 2차 취득시효기간 동안 소유권자의 변동이 있었더라도 20년간 평온히 점유해온 이상 점유자의 점유취득시효를 인정해야한다는 것이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박시환 대법관)는 C(48)씨가 손모(76)씨를 상대로 낸 점유토지반환 및 손해배상 청구소송 상고심(☞2007다15172)에서 원고승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16일 사건을 창원지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부동산에 대한 점유취득시효가 완성된 후 그 부동산에 관해 제3자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가 경료된 경우, 기존 점유자가 계속 점유하고 있고 소유자가 변동된 시점을 기산점으로 삼아 다시 취득시효의 점유기간이 경과한 경우 점유자로서는 제3자 앞으로의 소유권변동시를 새로운 점유취득시효의 기산점으로 삼아 2차의 취득시효의 완성을 주장할 수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새롭게 2차의 취득시효가 개시돼 그 취득시효기간이 경과하기 전에 등기부상의 소유명의자가 다시 변경된 경우에도 새로운 소유명의자는 취득시효 완성 당시 권리의무변동의 당사자로서 취득시효완성으로 인한 불이익을 받게 된다 할 것이어서 시효완성자는 그 소유명의자에게 시효취득을 주장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이어 "이러한 법리는 새로이 2차의 취득시효가 개시돼 그 취득시효기간이 경과하기 전에 등기부상의 소유명의자가 다시 변경된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박일환·김능환·신영철 대법관은 반대의견을 냈다. 이들 대법관은 "점유취득시효에 대한 해석에 있어서 부동산에 관한 물권의 득실변경에 관한 이른바 형식주의의 대원칙과 그에 따른 공신력이 훼손됨으로써 거래의 안전이 위협받는 것을 최소화하도록 유의할 필요가 있다"면서 "점유취득시효제도가 권리위에 잠자는 자를 배제하고 점유사용의 현실적 상황을 존중하자는 제도이기는 하지만 이를 지나치게 넓게 인정하는 것은 타인의 재산권을 부당히 침해할 요소가 크므로 시효취득요건은 엄격히 해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이번 판결로 점유자가 부동산을 20년 이상 평온하게 점유했더라도 이후 점유취득시효기간 동안 부동산 명의자가 2차례 이상 변경됐을 경우 점유취득을 주장할 수 없었던 기존의 점유자의 법적권리가 보다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점유취득
취득시효
기산점
소유명의자
소유권자
류인하 기자
2009-07-20
민사일반
헌법사건
대법원, '존엄사' 인정… 허용기준 제시
존엄사(尊嚴死)를 인정하는 대법원의 첫 판결이 나왔다. 이 판결로 국내에도 존엄사를 인정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됐다. 이에 따라 그동안 존엄사 허용여부를 두고 빚은 사회적·법률적 논란은 일단락됐으며, 앞으로는 존엄사에 대한 법제화 움직임이 본격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판결은 존엄사를 허용해달라는 사회적인 요구에도 불구하고 국회나 행정부가 국민들의 반대여론을 의식해 입법작업을 미루고 있는 가운데 법원이 적극적인 법해석을 통해 입법미비와 현실의 괴리를 메운 판결이라는 점에서 대표적인 '사법적극주의'의 사례로 기록될 전망이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김능환 대법관)는 식물인간 상태에 빠진 김모(여·77)씨의 가족(특별대리인)이 연세대를 상대로 낸 무의미한 연명치료장치제거소송 상고심(☞2009다17417)에서 대법관 9대4 의견으로 원고승소 판결한 원심을 지난 21일 확정했다.〈▼ 하단관련기사〉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인간의 생명은 고귀하고 생명권은 헌법에 규정된 모든 기본권의 전제로서 기능하는 기본권 중의 기본권"이라며 "환자의 생명과 직결되는 진료행위를 중단할 것인지 여부는 극히 제한적으로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그러나 "생명이 가장 중요한 기본권이라고 하더라도 인간의 생명 역시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이라는 인간존재의 근원적인 가치에 부합하는 방식으로 보호돼야 할 것"이라며 "이미 의식의 회복가능성을 상실해 회복불가능한 사망의 단계에 이르렀다면 의학적으로 무의미한 신체침해행위에 해당하는 연명치료를 환자에게 강요하는 것이 오히려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해한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따라서 "이 같은 상황에서 죽음을 맞이하려는 환자의 의사결정을 존중해 환자의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 및 행복추구권을 보호하는 것이 사회상규에 부합되고 헌법정신에도 어긋나지 않는다"며 "회복불가능한 사망단계에 이른 후에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 및 행복추구권에 기초해 자기결정권을 행사하는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연명치료의 중단이 허용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대법원은 존엄사 허용기준으로 △환자가 회복불가능한 사망단계에 진입했을 것 △연명치료 중단에 대한 환자의 사전의료지시가 있을 것 △사전의사가 없을 경우 환자의 평소 가치관·신념 등에 비춰 추정할 것 △사망단계 진입여부는 전문의 등으로 구성된 위원회가 판단할 것 등을 제시했다. 반면 안대희·양창수 대법관은 "다수의견의 법리에는 동의하면서도 김씨의 경우 주치의 의견에 의하면 회복불가능한 사망단계에 진입했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설령 회복불가능한 사망의 단계에 이르렀더라도 김씨의 평소 언행 등만으로 연명치료 중단을 구하는 '추정적 의사'가 있다고 할 수 없다"며 반대의견을 냈다. 또 이홍훈·김능환 대법관도 "생명유지장치의 제거 등 적극적인 행위를 요하는 경우에는 연명치료를 계속하더라도 짧은 기간 내에 사망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경우에만 예외적으로 허용돼야 한다"며 "김씨의 경우 기대여명이 4개월 이상 남아 있으므로 이른바 돌이킬 수 없는 사망의 과정에 진입했다고 도저히 볼 수 없다"며 반대의견을 냈다. ■ 존엄사 판결의 다수의견과 소수의견 내용 다수의견(9명) 소수의견(4명) 연명치료 중단 허용기준 환자가 회복불가능한 사망의 단계에 들어섰을 때, 환자의 명시적 의사에 따라 연명치료 중단 가능. 환자의 명시적 의사 없을 경우, 평소 언행·가치관 등으로 추정가능 생명유지장치의 제거는 돌이킬 수 없는 사망의 과정에 진입했을 때 예외적으로 허용돼야(이홍훈·김능환 대법관) 김씨의 회복불가능한 사망단계 진입여부 회복가능성 5% 미만이라는 것이 주치의의 판단, 진료기록 감정의와 신체감정의 역시 희생가능성 희박하다고 판단 기대여명이 4개월 이상이라는 것이 세브란스병원측의 판단, 회복불가능한 사망단계에 있다고 보기 어렵다(안대희·양창수 대법관) 김씨는 지난해 2월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에서 기관지내시경 검사를 받던 도중 심장이 멈춰 심폐소생술 등의 응급조치를 받았지만 심한 저산소성 뇌손상으로 의식을 회복하지 못했고 자발호흡도 불가능해 인공호흡기로 연명하게 됐다. 사실상 식물인간상태가 되자 가족 이모씨 등은 특별대리인으로 나서 "무의미한 연명치료를 받고 싶지 않다는 것이 평소 어머니의 뜻"이라며 김씨에 대한 연명치료를 중단해 달라고 법원에 소송을 냈다. 1·2심 법원은 "김씨가 회생가능성 없는 비가역적인 사망과정에 진입했고, 가족들의 진술 등에 비춰보면 연명치료를 중단하고자 하는 의사가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원고승소 판결을 내렸다. 그러자 세브란스병원은 "가족들의 진술에만 의존해 함부로 김씨의 연명치료 중단의사를 추정하고 또 주치의가 김씨의 기대여명이 남아있다고 판단하고 있는데도 회복불가능한 죽음의 과정에 진입한 것으로 판단한 것은 부당하다"며 대법원에 상고했다. 한편 이날 대법원판결 직후 김씨의 가족들은 "사회적 강자의 일방적 횡포에 대한 일침이자 인간생명의 존엄성에 대한 이 사회 구성원들의 바람을 나타낸 판결"이라며 환영하면서 세브란스병원에 인공호흡기를 즉시 제거해 줄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김씨의 호흡기가 제거되기까지는 적어도 2주 가량의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법원의 판결정본 송달까지 약 일주일이 소요되고 병원윤리위원회 등의 의견을 거쳐야하기 때문이다. 원고측 대리인인 신현호 변호사는 이번 대법원판결에 대해 "치료주권이라는 권력이 의사로부터 환자로 이동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존엄사
연명치료중단
사법적극주의
연대
신체침해행위
류인하 기자
2009-05-25
금융·보험
민사일반
예금채권 가압류시 장래 입금분에는 가압류 효력 못미친다
예금채권에 대한 가압류결정에 ‘청구금액에 이를 때까지의 금액’이라고 표기했더라도 장래 입금분에 대해서는 가압류의 효력이 미치지 않는다는 서울고법 판결이 나왔다. 이와 관련해 대법원판결(2001다48583)은 2001년 “‘청구금액에 이를 때까지의 금액’이라는 표현은 장래 입금분에 대해서도 효력을 미친다고 볼 여지가 있다”고 설시한 바 있어 상고될 경우 대법원의 판결이 주목되고 있다. 종전 대법원판결 때는 이 부분이 주요 쟁점이 아니어서 심리가 더 이상 진행되지는 않았다. 따라서 현재까지 확립된 판례나 실무례가 없어 대법원판결을 통해 실무례를 확립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장래 입금분에 대해서도 가압류 효력이 인정되는지 여부에 따라 채권자나 채무자가 보전할 수 있는 금액에 차이가 생길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현재 시중은행들은 예금채권에 대해 ‘청구금액에 이를 때까지의 금액’으로 가압류를 할 경우 장래 입금분에 대한 효력에 관해서는 각기 다른 해석을 바탕으로 내부규정을 정해두고 있다. 서울고법 민사2부(재판장 박홍우 부장판사)는 최근 경원씨디아이가 (주)한국외환은행을 상대로 낸 전부금 청구소송 항소심(2007나30135)에서 원고패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판결에서 “‘청구금액에 이를때까지의 금액’이라는 표현이 문언상 장래 입금분에 대해서도 효력을 미친다고 해석할 여지는 있지만, 채권가압류는 은행 등 제3채무자와 가압류 채무자의 권리에 즉각적인 영향을 미칠수 있는 만큼 확립된 실무례가 없어서 생기는 혼란을 막기 위해 이를 엄격하게 해석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가압류사건 결정문에 가압류 목적인 채권으로 ‘채무자가 각 제3채무자들에 대해 가지는 다음의 예금채권 중 다음에서 기재한 순서에 따라 위 청구금액에 이를때까지의 금액’이라고 기재돼있고, 그 아래에 압류할 예금채권의 종류가 보통예탁금, 당좌예금, 정기예금, 정기적금, 별단예금의 순서로 순차적으로 나열돼 있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가압류결정의 효력이 나열된 계좌순서에 따라 효력이 미치게 됨은 문언상 명백한데, 가압류결정 이후에 위 예금 중 일부에 추가로 금원이 입금되는 경우에도 효력이 미치는지 여부에 대한 논란의 여지가 생기게 된다”며 “이런 논란으로 순전히 타의에 의해 다른 사람들 사이의 분쟁에 편입된 제3채무자의 지위를 심히 불안정하게 하고, 그에 따라 제3채무자가 가압류의 효력이 미치지 않을 수도 있는 예금채권에 관해 가압류채무자에 대해 그 지급을 거절함으로써 의무범위 이상으로 권리행사를 제한당하도록 하게할 위험이 있으므로 ‘청구금액에 이를때까지의 금액’을 가압류 결정 이후 새로이 입금될 예금까지 포함해 가압류한다는 취지로 해석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예를들어 5천만원의 가압류 청구금액이 있고, 가압류결정 채무자의 예금계좌에 가압류결정 당시 각 1,000만원의 예금잔액이 있었다고 한다면, 가압류결정의 효력은 위 예금 모두에 미치게 된다. 가압류결정 후 그 중 한 계좌에 추가로 천만원이 입금된다면 추가입금된 천만원에 대해 가압류결정의 효력이 미치고 마지막 예금에 대한 가압류의 효력이 상실되는 것인지, 아니면 추가입금된 천만원에 대해 가압류의 효력이 미치지 않고 당초의 가압류효력이 유지되는지에 대해 논란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가압류의 효력이 미치는 범위가 가압류결정에 기재된 각 예금의 순서가 우선하는 것인지, 아니면 각 예금계좌에 추가입금된 예금의 시간적 순서에 따를것인지의 문제가 생길 수 있으므로 엄격하게 해석해 장래 입금분까지 가압류한다는 취지로 문언을 해석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경원씨디아이는 채무자를 (주)에이치아이파트너스로 해서 외환은행 등 6개 금융기관에 대해 25억여원에 대한 채권가압류결정을 받았다. 이후 원고는 2005년 지급명령을 받아 가압류를 본압류로 전이하면서 채권압류 및 전부명령을 받았다. 그러나 가압류결정 이전에 채무자인 회사가 외환은행에 개설한 예금계좌중 3개만이 가압류결정 이후에도 남아있었고, 가압류결정이 난 이후 3개 계좌중 한 계좌에 190억여원이 입금됐다가 빠져나갔고, 압류된 금액은 가압류결정 송달 당시 남아있던 잔액 37만여원뿐이었다. 이에 원고는 가압류결정 이후 입금분에서도 가압류효력이 미치므로 채무자 회사가 피고 예금계좌에 입금된 예금채권 중 1억100만원 및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며 소송을 내 1심에서 일부승소했었다.
가압류
채권가압류
전부금
경원씨디아이
(주)한국외환은행
예금채권
엄자현 기자
2008-02-20
민사일반
'공익목적의 사생활 폭로 명예훼손 위법성 없다'
타인의 문란한 사생활을 폭로했다 해도 공공의 이익을 위한 목적이었다면 위법성이 조각된다는 법원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83단독 염원섭 판사는 지난 8일 모대학교 음대 교수였던 A씨가 같은 과 B교수를 상대로 "제자와 자신의 부적절한 관계 폭로로 교수직을 사직하게 됐다"며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소송(☞2004가단159055)에서 원고패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객관적으로 보아 피해자의 외부적·사회적 평판을 저하할 만한 사실을 적시한 경우에는 그 내용이 허위라는 점까지 적극적으로 인식하지 않더라도 민사상 명예훼손은 성립한다"고 전제한 후 하지만 "피고가 유인물을 작성해 배포한 것은 자신이 가르치던 제자와 부적절한 관계를 유지한 원고의 사직과 대학당국의 대책을 촉구하기 위한 목적으로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므로 위법성이 없다"고 적시했다. 재판부는 또 "행위자의 주요한 목적이나 동기가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면 부수적으로 다른 사익적 목적이나 동기가 내포되어 있어도 무방하며 '진실한 사실'이라는 것은 그 내용 전체의 취지를 살펴볼 때 중요한 부분이 객관적 사실과 합치되는 사실이라는 의미로, 세부에 있어 진실과 약간 차이가 나거나 다소 과장된 표현이 있더라도 무방하다"는 대법원판결(☞2000다37524)을 인용했다. 1994년 수도권 모 사립대 음대교수로 재직중인 A씨가 여제자들과 성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소문이 퍼졌다. A씨는 회식 뒤 한 여학생과 차 안에서 나란히 누워 있다가 학생들에게 들키기도 했고, 또 다른 여학생과는 불꺼진 연구실에서 같이 나오는 모습이 목격돼 2002년 대학 홈페이지 게시판에 A씨의 사생활이 거론되면서 교수로서 자질이 없다는 내용의 글이 오르기도 했다. 그 후 A씨가 교수로서 자격이 없다고 판단한 같은 과 B교수는 2004년2월 A씨가 해외연수를 마친 뒤 복직한다는 소문을 듣고 그의 사생활을 폭로하는 내용의 유인물 5000장을 교내에 배포했고, 그 파문이 커져 학생들이 A씨의 사직을 촉구하는 대자보를 게시하고 졸업한 동문들도 사태해결을 촉구하는 글을 총장에게 보내 결국 그 해 4월 A씨는 사직한 후 B교수를 상대로 '사실확인 없이 학생들을 동원해 유인물을 배포해 명예가 심각하게 훼손됐으므로 1억원을 지급하라'는 소송을 냈었다.
사생활폭로
위법성조각
음대교수
대학교수
명예훼손
2006-11-15
금융·보험
민사일반
중복보험 알리지 않은 이유로 보험금 지급 거절은 부당
보험가입자가 다른 보험에 가입했는지 여부를 보험사에 알리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고의 또는 중과실이 있었다고 보기는 어려워 보험사가 보험금 지급을 거부한 것은 부당하다는 판결이 나왔다. 이는 지난해 6월 선고된 대법원판결(☞2003다18494)에 따른 것으로 보험가입자의 권리를 두텁게 보호한 판결로 의미가 있다. 서울고법 민사20부(재판장 安泳律 부장판사)는 교통사고로 숨진 이모씨의 유족들이 동양화재해상보험(주)와 동부화재해상보험(주))를 상대로 낸 보험금 청구소송 파기환송심(2004나43499)에서 1일 "원고들에게 동양화재는 2억5천여만원, 동부화재는 5천여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보험사가 다른 보험계약의 존재여부에 관한 고지의무 위반을 이유로 보험계약을 해지하려면 보험계약자 또는 피보험자가 다른 보험계약의 존재를 알고 있는 외에 그것이 고지를 요하는 중요한 사항에 해당한다는 사실을 알고도, 또는 중대한 과실로 알지 못해 고지의무를 다하지 않은 사실을 입증해야할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상해보험계약 체결 후 다른 상해보험에 다수 가입했다는 사정만으로 사고발생의 위험이 현저하게 변경 또는 증가된 경우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어 상법 제652조의 통지의무를 위반했다고 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씨의 가족들은 이씨가 지난 2001년1월 자신의 화물차를 운전하다 고속도로 지하에 설치된 농로 연결 통로입구 벽에 정면 충돌해 사망하자 보험금을 청구했으나 "보험가입당시 다른 보험에 가입했는지 여부를 알리지 않았다"며 보험금 지급을 거부하자 소송을 내 1심과 2심에서 '보험사기'의 의심을 받아 패소했으나 지난해 6월 대법원에서 1·2심의 판결이 잘못됐다며 파기, 서울고법으로 환송했었다.
중복보험
보험금지급거절
고지의무
보험가입자
중과실
동양화재
동부화재
오이석 기자
2005-04-08
교통사고
금융·보험
노동·근로
민사일반
대법원판결, "근로자의 날은 공휴일에 해당 안돼"
근로자의 날은 유급휴일 일뿐 공휴일이 아니어서 휴일 재해사망 특약 보험의 보험금 추가지급대상인 '휴일 사고'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판결이 선고됐다. 대법원제1부(주심 徐晟 대법관)는 지난달28일 신철순씨등 교통사고로 사망한 이용우씨의 유족들이 삼성생명보험주식회사를 상대로 낸 보험금 청구소송 상고심(2000다1440)에서 신씨등의 상고를 기각, 특약보험금을 지급하지 않아도 된다는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원심이 이 사건 보험계약 약관에는 '휴일은 토요일과 관공서의공휴일에관한규정에 정한 공휴일로 한다'고 규정돼 있는데, 근로자의 날(5월 1일)은 근로자의날제정에관한법률에 의하여 근로기준법에 의한 유급휴일로 정해진 날로서 관공서의공휴일에관한규정에 정한 공휴일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은 옳다"고 밝혔다. 한편 원심이 기각한 1심에서는 "근로자의 날은 관공서의공휴일에관한규정상 공휴일로 지정하는 '정부에서 수시 지정하는 날'에 포함된다고 보아야 할 것"이라며 특약보험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었다. 신씨등 유족들은 교통사고로 숨진 이씨가 휴일에 사망할 경우 5천만원의 보험금을 추가로 더 받는 특약의 보험에 가입한 뒤 근로자의 날인 98년5월1일 새벽1시30분경 수원시 장안구 도로에서 교통사고를 당해 사망했는데도 보험사측이 근로자의 날은 약관상의 공휴일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특약보험금을 지급하지 않자 소송을 냈다.
유급휴일
근로자의날
공휴일
휴일사고
휴일재해사망
삼성생명
김성위
2000-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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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 법률자문료 34억 원 요구한 변호사 항소심 패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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