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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 “신탁계약상 타인으로 수익자 지정하면 수익권은 …”
신탁계약에서 위탁자와 수탁자는 신탁행위로서 위탁자가 아닌 다른 사람을 수익자로 지정할 수 있으며, 이때 신탁계약상의 수익권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수익자에게 귀속되므로 위탁자의 책임재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는 대법원 첫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민사3부(주심 노정희 대법관)는 신용보증기금이 A 씨(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영진 강다혜, 김일진, 송시헌, 송영미 변호사)를 상대로 낸 부당이득금 반환소송(2023다234096)에서 원소승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서부지법으로 돌려보냈다. 신용보증기금은 A 씨의 형인 B 씨에 대해 2억 원의 채권을 가진 채권자다. 2004년 6월 A 씨는 B 씨의 명의로 아파트를 매수한 뒤, 두달여 뒤 B 씨의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다. B 씨는 2008년 1월 8일 신탁회사와 해당 아파트에 대해 담보신탁계약을 체결했다. 우선수익자는 농협중앙회였고, 수익자는 A 씨였다. 특약사항에 따르면 신탁부동산의 소유권은 수익자(A 씨)에게 귀속하기로 되어있었다. 이튿날 해당 신탁을 원인으로 한 신탁회사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가 마쳐졌다. B 씨는 2008년 1월 우선수익권을 담보로 농협중앙회로부터 1억 3000만 원을 대출 받았다. 이후 2016년 8월 A 씨는 B 씨에게 해당 아파트를 매수하는 매매계약을 체결했다. 신탁회사는 A 씨에게 해당 아파트에 대해 신탁재산의 귀속을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쳐줬다. A 씨는 해당 아파트에 대해 근저당권자 모 은행, 채권최고액 2억 4000만 원의 근저당권설정등기를 마쳐주고 대출을 받았다. 그런데 해당 아파트 매매계약 당시 B 씨는 별다른 재산이 없었고, 오히려 채무가 자산을 초과하는 상태였다. 이에 신용보증기금은 "B 씨가 A 씨에게 아파트를 판 행위가 신용보증기금에 대한 사해행위에 해당하니, 매매계약의 취소와 가액배상 방법으로 원상회복하라"라며 소송을 냈다. 이 사건에서는 부동산 담보신탁계약의 위탁자인 채무자가 신탁관계의 존속 중 제3자에게 신탁부동산을 매도한 것이 사해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쟁점이었다. 재판부는 "신탁법상의 신탁재산은 수탁자의 고유재산으로부터 구별되어 관리될 뿐만 아니라 위탁자의 재산권으로부터도 분리되어 독립성을 갖게 되고, 그 독립성에 의하여 위탁자 고유의 이해관계로부터 분리된다"며 "따라서 신탁재산은 위탁자의 일반채권자의 공동담보로 제공되는 책임재산이라고 할 수 없어 이 사건의 아파트는 B 씨의 신탁에 따라 신탁재산으로 신탁회사에 소유권이 귀속되고 위탁자인 B 씨의 재산권으로부터 분리되어 독립성을 갖게 되므로, B 씨의 책임재산이라고 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위탁자가 부동산에 관해 신탁을 하면서 수익자로 위탁자를 지정한 경우에는 위탁자가 가지는 신탁계약상의 수익권이 위탁자의 책임재산이 되지만, 신탁계약에서 위탁자와 수탁자가 신탁행위로서 위탁자가 아닌 다른 사람을 수익자로 지정한 경우에는 신탁계약상의 수익권은 그 수익자에게 귀속되기 때문에 위탁자의 책임재산이라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신탁계약상 수익자가 B 씨가 아닌 금융기관(우선수익자) 및 A 씨(수익자)로 지정됐으므로, 신탁계약상 수익권 역시 B 씨의 책임재산으로 볼 수 없다"며 "B 씨는 아파트 매매계약 체결 당시 별다른 재산을 가지고 있지 않았고, 아파트나 신탁계약상 수익권이 B 씨의 책임재산에 해당하지도 않았으므로 B 씨와 A 씨 사이의 매매계약 체결행위로 인해 B 씨의 책임재산에 부족이 생기게 되었다고 볼 수 없어 이를 사해행위라고 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앞서 1,2심은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
신탁계약
신용보증기금
부동산담보
사해행위
박수연 기자
2023-08-16
가사·상속
금융·보험
민사일반
[판결] “상속연금형 즉시연금사망보험금 청구권은 상속인의 고유재산”
[대법원 판결] 상속연금형 즉시연금보험계약도 상법상 생명보험계약에 해당하며, 그 보험계약의 보험수익자로 지정된 상속인들이 취득하는 사망보험금청구권은 상속인들의 고유재산이라는 대법원 판단. 대법원 민사2부(주심 조재연 대법관), 2019다300934(2023년 6월 29일 판결) [판결 결과] A 씨가 B 씨 등을 상대로 낸 대여금 소송에서 원고승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환송. [쟁점] △상속연금형 즉시연금보험계약의 법적 성질 △상속연금형 즉시연금보험계약의 보험수익자로 지정된 상속인들이 취득한 사망보험금청구권이 상속재산인지 아니면 그들의 고유재산인지 [사실관계와 1,2심] C 씨는 1998년 A 씨에게 3000만 원을 지급하기로 했지만 이행하지 않았고, A 씨는 2008년 C 씨를 상대로 약정금 3000만 원 지급을 청구하는 소를 제기해 승소하여 판결이 확정됐다. 한편 C 씨는 2012년 모 보험회사와 만기 10년, 피보험자 C 씨인 상속연금형 즉시연금보험계약을 체결하고 보험료 1억 원을 일시에 납입했다. 보험수익자가 △매월 일정한 계산식에 따라 산출된 생존연금을 지급받다가 △만기가 도래하면 납입 보험료와 동일한 액수의 만기보험금을 지급받고 △만기가 도래하기 전 피보험자가 사망하면 당시까지 만기보험금 지급을 위해 적립된 금액과 일정 금액을 합산한 액수의 사망보험금을 받는 보험계약이었다. C 씨는 자신이 생존할 경우의 보험수익자를 자기 자신으로, 사망할 경우의 보험수익자를 상속인으로 지정했다. 계약에 따라 생존연금을 지급받다가 만기 도래 전인 2015년 C 씨가 사망하자, C의 자녀인 공동상속인 B 씨 등은 2016년 보험계약에 따른 사망보험금에서 C 씨의 기존 보험대출 원리금을 공제한 3800만 원을 수령했다. B 씨 등은 2017년 C 씨에 대한 상속한정승인 신고를 해 신고가 수리됐다. 이에 A 씨는 B 씨 등을 상대로 C 씨가 부담하던 약정금채무의 이행을 구하는 소송을 냈다. B 씨 등은 "상속한정승인을 했으니 상속재산 범위 내에서만 약정금채무를 이행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했다. 1심은 상속한정승인을 인정해 상속재산 범위 내에서만 이행해야 한다는 취지로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 하지만 2심은 법정단순승인을 의제해 한도 제한 없이 그대로 이행해야 한다며 원고승소 판결했다. [대법원 판단(요지)] "생명보험의 보험계약자가 스스로를 피보험자로 하면서 자신이 생존할 때의 보험수익자로 자기 자신을, 자신이 사망할 때의 보험수익자로 상속인을 지정한 후 그 피보험자가 사망하여 보험사고가 발생한 경우, 이에 따른 보험금청구권은 상속인들의 고유재산으로 보아야 하고 이를 상속재산이라고 할 수는 없다. 상속인들은 보험수익자의 지위에서 보험자에 대해 보험금 지급을 청구할 수 있고 이러한 권리는 보험계약의 효력으로 당연히 생기는 것이기 때문이다. 보험계약이 피보험자의 사망, 생존, 사망과 생존을 보험사고로 하는 이상 이는 생명보험에 해당하고, 그 보험계약에서 다액인 보험료를 일시에 납입하여야 한다거나 사망보험금이 일시 납입한 보험료와 유사한 금액으로 산출되도록 설계되어 있다 하더라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생명보험으로서의 법적 성질이나 상속인이 보험수익자 지위에서 취득하는 사망보험금청구권의 성질이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즉 여전히 상속인의 고유재산이다." [대법원 관계자] "상속연금형 즉시연금보험계약도 피보험자의 사망 또는 생존 모두를 보험사고로 하여 상법상 생명보험계약에 해당한다는 점과, 그 보험계약의 보험수익자로 지정된 상속인들이 취득하는 사망보험금청구권은 보험금이 일시 납입 보험료와 유사하게 산출되더라도 원칙적으로 상속인들의 고유재산이라는 점을 최초로 명시한 판결이다."
생명보험
사망보험금
상속재산
박수연 기자
2023-07-24
금융·보험
민사일반
(단독)[판결] “하나은행, 신한금융투자에 75억여 원 지급하라”
자산유동화대출과 같은 구조화금융을 설계하는 주관사(대주)는 적어도 기초자산이 실재(實在)하고 있다는 점에 관한 실사의무를 이행해야 한다는 판결이 대법원에서 확정됐다. 대법원 민사2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지난 4월 27일 신한금융투자가 하나은행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22다241011)에서 “하나은행은 신한금융투자에 75억여 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하나은행과 A사는 A사가 B사에 대해 가지는 단말기공급계약 및 대리점계약에 따른 매출채권을 담보로 해 자산유동화대출(ABL) 거래를 하기로 하고, 이 같은 유동화대출을 위한 특수목적법인(SPC)으로 C사를 설립했다. 이후 하나은행과 A사는 매출채권을 하나은행에게 신탁하기로 하는 금전채권신탁계약을 체결하면서, 특약으로 A사와 C사 사이에 신탁관계에 따른 제1종 수익권을 C사에게 설정해주고 C사는 하나은행으로부터 수익권 취득자금을 대출받은 후 수익권에 따른 수익으로 대출원리금을 분할 상환하기로 하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하나은행이 C사에게 제1종 수익권의 취득자금을 대출하기로 하는 대출약정이 체결됐고, 이후 신탁계약과 대출약정에 따라 2011년 8월부터 2013년 4월까지 40여회에 걸쳐 1900억여 원이 대출됐다. 한편, 2013년 10월 하나은행은 C사 외에 새로운 특수목적법인으로 D사를 설립해 위탁자를 A사 대신 E사로, 제1종 수익권자를 C사 대신 D사로 하고 선행 자산유동화대출과 동일한 방식의 거래를 계속하기로 하고 신한금융투자에 지급보증을 요청했다. 지급보증에 따른 대출약정서에는 ‘대주(하나은행)는 매출채권의 확인 등 본건 대출 관련 내용을 성실히 확인하고 이를 준수하기로 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었다. 이후 하나은행은 대출약정에 따라 D사에 124억여 원을 대출했다. 2014년 2월 금융감독위원회가 저축은행들에 대해 감사를 실시하는 과정에서 A사와 E사가 B사와 사이에 단말기공급계약 및 대리점계약을 체결한 사실이 없음에도, A사와 E사 대표자가 B사 직원 등과 공모해 단말기공급계약서 및 대리점계약서, 매출채권확인서 등을 위조하는 방법으로 허위의 외관을 작출해 자산유동화대출과 같은 방법으로 은행들로부터 허위 매출채권을 담보로 대출받음으로써 대출금 상당액을 편취한 사실이 밝혀졌다. 이에 하나은행은 신한금융투자에 대출약정에 따른 지급보증금을 지급할 것을 요구했다. 신한금융투자는 “대출약정은 착오에 의한 것으로 취소돼 하나은행의 청구에 응할 수 없다”며 대출약정에 의해 지급받은 지급보증수수료를 E사 계좌로 송금했다. 그러자 하나은행은 신한금융투자를 상대로 지급보증금 청구소송을 냈고, 판결에 따라 신한금융투자는 하나은행에 대출 원리금 합계 167억여 원을 송금해 반환했다. 이후 신한금융투자는 “대출 과정에서 하나은행은 사업협약서 및 매출채권확인서 등 매출채권과 관련한 문서가 위조된 채 제출된 것 등을 확인하지 않아 대출약정을 위반했다”며 “이러한 의무를 위반하고 대출을 실행해 지급보증채무를 부담하게 됐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앞서 1심은 “대출약정이 하나은행에게 세금계산서 기재 내용의 진위까지 확인할 의무를 전제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결국 하나은행의 의무 위반과 신한금융투자가 지급보증책임을 부담하게 됐다는 것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된다고 볼 수 없다”며 원고패소 판결했다. 하지만 2심은 “주관사가 자신이 설계한 복잡한 금융상품으로 거래상대방을 유인할 경우 그 거래상대방의 합리적 판단을 담보하려면 상품의 위험에 대한 확인이 선행돼야 하는 점 등을 종합하면 주관사는 자신이 설계한 자산유동화대출과 관련해 그 기초자산에 관한 실사의무를 부담한다고 보는 것이 상당하다”고 판단했다. 이어 “주관사의 실사의무는 개별 약정이나 참여자의 유형에 따라 그 구체적 요구 정도가 달라질 수 있으나, 기초자산이 자산유동화 대출과 같은 구조화 금융의 출발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적어도 기초자산이 실재하고 있다는 점에 관해선 실사가 이뤄져야 한다”며 “하나은행이 매출채권 확인의무를 게을리한 탓에 대출이 실행됐다”고 했다. 다만 “종이세금서 및 법인인감증명서가 첨부되지 않은 매출채권 확인서를 수령했음에도 별다른 이의를 제기한 바 없는 점 등을 종합해 볼 때 하나은행의 손해배상책임은 전체 손해의 60%로 제한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했다. 대법원도 “원심의 판단에 상당인과관계 있는 손해의 범위, 손해배상의무의 지체책임 기산점, 과실상계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잘못(원고의 상고이유), 지급보증인을 위한 대주의 매출채권 확인의무, 처분문서 해석, 구조화금융 주관사의 실사의무, 채무불이행의 증명책임, 지급보증, 손해 및 상당인과관계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잘못(피고의 상고이유)이 없다”며 판결을 확정했다. 박수연·한수현 기자 sypark@lawtimes.co.kr
하나은행
자산유동화대출
실사의무
박수연 기자, 한수현 기자
2023-06-05
민사일반
부동산·건축
[판결] 준공된 아파트 등기절차 이행지체로 미등기 상태 유지됐다면
준공 완료된 아파트에 이미 입주했는데 소유권이전등기 절차가 늦어졌다면, 수분양자들이 등기된 아파트에 비해 낮은 가격으로 임대차계약을 체결하면서 발생한 손해 등을 조합이 일부 배상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북부지법 민사11부(재판장 송경호 부장판사)는 지난해 11월 10일 A 씨 등(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정향 강호석, 박건호 변호사)이 장위1구역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금청구소송(2020가합685)에서 원고승소 판결했다. 서울 성북구 장위동 장위1재정비촉진구역에 위치한 B아파트 시행을 위해 설립된 조합은 2019년 6월 성북구청장으로부터 아파트 준공 인가 전 사용검사를 받은 다음 수분양자들에게 입주 지정기간을 그 다음날부터 같은해 말까지로 정하고 입주 전까지 잔금을 포함한 분양대금을 모두 납부하라는 내용의 입주안내문을 보냈다. 이에 B아파트에 대해 분양계약을 체결했거나 수분양자로부터 그 지위를 승계받은 A 씨 등은 해당 기간 내 모든 분양대금을 납부하고 각 세대에 입주했다. 한편, 서울시장은 B아파트의 입주지정기간 중이던 2019년 7월 장위재정비촉진지구 변경지정 및 재정비촉진계획 변경결정을 하면서 해당 정비구역의 택지 중 도시형생활주택 및 상가의 면적을 확대·추가하고, 조합에게 구역 외 기반시설로 신한천로를 개설토록 하는 기반시설의 비용분담계획을 변경하는 내용이 포함된 고시를 했다. 이후 성북구청장은 2020년 7월 정비사업과 관련해 정비구역 택지 중 도시형생활주택 및 상가의 면적은 확대하되 해당 면적에 대해선 별도 사업계획승인이 예정돼 있다는 내용 등이 포함된 사업시행계획변경인가 고시를 했다. 조합은 2021년 5월 성북구청장으로부터 유지되는 면적을 포함해 신한천로 개설 재정비촉진계획변경 결정 시 정비계획변경을 이행하는 것 등을 조건으로 아파트에 해당하는 일부 획지에 대해 부분준공 인가를 받았고, 이후 이전고시를 거쳐 같은해 8월 A 씨 등을 포함한 수분양자들에게 60일 이내에 소유권이전등기절차를 경료할 것을 요청하는 안내문을 발송한 다음, 소유권보존등기를 마쳤다. 이에 A 씨 등은 "해당 아파트가 완공돼 이미 입주했고 남은 절차는 준공인가와 이전고시 절차뿐인 점 등에 비춰 입주지정기간의 말일부터 약 1년이 경과한 2020년 7월 말경엔 이행기가 도래했다고 봐야 한다"며 "이후부터 조합은 이행지체에 빠졌다고 해야 하고, 이로 인해 발생한 손해에 대해 배상하라"고 주장하면서 소송을 제기했다. A 씨 등은 △이행지체로 낮은 금리로 대출을 받을 수 없게 돼 발생하는 손해(주택담보대출 금리와 신용대출 금리의 차이) △등기된 아파트에 비해 낮은 가격으로 임대차계약을 체결하게 됨으로써 발생하는 손해 △미등기로 인해 원하는 시기에 아파트를 처분하지 못함으로써 발생하는 각종 세재 혜택 등 손해를 고려해 분양대금의 10%에 해당하는 금액 등을 배상하라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조합 측은 행정청이 신한천로 개설을 부담시켜 상당한 공사기간이 필요했던 점 등을 주장하지만 재정비촉진계획에 따른 기반시설 설치와 그에 따른 준공인가 및 이전고시는 사업시행자인 조합의 책임 영역에 속하고, A 씨 등의 입주 전부터 신한천로 개설에 대해 인지하고 있던 점 등에 비춰보면 신한천로 개설 문제로 인한 조합의 등기절차 이행지체에 조합의 귀책사유가 없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일부 판단 과정에서 총회 개최가 지연된 사유가 오로지 코로나19로 인한 것이라고 볼 수 없고, 도시형생활주택 및 상가의 면적에 대한 성북구청의 사업계획 승인까지 4개월 정도만 소요된 점 등에 비춰보면 입주지정기간 말일부터 2년 가량이 경과하는 시점에 이르러서야 A 씨 등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절차 이행의무의 이행기가 도래한다는 조합 측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A 씨 등의 아파트 취득 목적과 사용용도, 활용계획 등에 따라 그 불이익의 내용이 다를 수밖에 없어 각각의 구체적인 손해액 산정이 곤란해 일정한 기준에 따라 일률적으로 정하는 것이 타당하다"며 "민사소송법 제202조의2를 적용해 손해액을 산정하기로 한다"고 판시했다. A 씨 등을 대리한 강호석(39·사법연수원 40기) 변호사는 "최근 재건축이나 재개발과 관련해 조합이 조합원들에게 추가 분담금을 요구하는 등의 문제로 조합 내부의 갈등이 많은데, 이를 제대로 이행하지 못해 일반분양자들의 재산권 행사에 피해를 입히는 것에 명백한 손해배상 책임이 인정되고, 손해배상 범위와 관련해서도 민사소송법 제202조의2에 따라 직권으로 손해액을 산정한다는 규정이 적용돼 손해액을 산정한 것은 상당한 의의가 있다"며 "피고 측에서는 코로나19로 총회 개최가 어려웠고 이러한 사유로 행정청의 보완 요구가 있었으므로 이는 불가항력으로 계약상 면책 규정이 적용된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총회는 온라인으로도 개최할 수 있고 보완요구가 있다는 것만으로 면책이 안 된다고 명확하게 명시했다는 점에서 현재 재건축 사업이 예정됐거나 진행 중인 사업주체 등에게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큰 판결"이라고 말했다.
주택재개발
등기
재건축조합
한수현 기자
2023-02-23
민사소송·집행
민사일반
[대법원이 주목한 판결](단독) "대위변제자가 취득하는 담보권의 피담보채권은 원채권"
[대법원 판결] 변제자대위를 통해 근저당권부채권에 관한 질권을 취득한 경우 그 질권이 담보하는 피담보채권은 대위변제자의 변제에 따라 소멸하는 원채권이라는 대법원 판결. 즉, 기존 채권자의 지위를 취득하는 것이 아니라 채권자가 갖고 있던 구체적 권리만 이전된다는 의미. 대법원 민사3부(주심 오석준 대법관), 2020다296840(2022년 1월 12일 판결) [판결 결과] A 씨 등이 B 사를 상대로 낸 배당이의 소송에서 원고일부승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 인천재판부로 환송. [쟁점] △변제자대위를 통해 근저당권부채권에 관한 질권을 취득한 경우 그 질권이 담보하는 피담보채권이 대위변제자의 채무자에 대한 채권 또는 구상채권인지, 대위변제받은 채권자가 채무자에 대해 갖고 있던 원채권인지 △대위변제자가 원채무자와 별도로 대출계약을 체결한 경우 그 대출계약에 따른 채권도 위 질권의 피담보채권에 포함되는지 [사실관계와 1,2심] 선순위 근저당권자인 C 사는 2015년 4월 경 D 사로부터 4억7000만 원을 약정이자율 연 7%, 지연배상금률 연 16.5%로 정해 대출받는 약정(제1 대출 약정)을 체결하고, D 사에 근저당권부 질권(채권최고액 합계 7억 1500만 원)을 설정해 줬다. B 사는 2016년 5월 경 C 사에 3억 원을 이자율 연 25.2%, 연체이율 연 27.9%로 정해 대출(제2 대출 약정)하면서, 그 대출금으로 C 사(제1대출 채무자)를 대신해 D 사(제1대출 채권자)에게 제1대출 약정 채무 잔액 3억 원을 대위변제하고, D 사로부터 근저당권부 질권을 이전받았다. 한편 근저당권 목적 부동산이 임의경매되어 2018년 10월 제3자에게 매각되자, B 사는 자신이 취득한 근저당권부 질권의 피담보채권이 제2대출 약정에 기한 채권이라는 전제 하에 제2대출 약정 채권액에 관한 채권계산서(연체이율 연 27.9% 적용해 원금 3억 원 + 이자 2억3300여만 원)를 제출했고 배당절차에서 그에 따른 배당을 받았다. 해당 부동산에 대한 후순위 근저당권부질권자인 A 씨 등은 배당기일에 출석해 B 사에 대한 배당액에 관하여 B 사가 피담보채권을 초과해 과다 배당받았다고 주장하며 배당이의를 한 후 소송을 냈다. 1,2심은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대법원 판단(요지)] "채무자를 위해 변제한 자는 변제와 동시에 채권자의 승낙을 얻어 채권자를 대위할 수 있고(민법 제480조 제1항), 제3자가 채무자를 위하여 채무를 변제함으로써 채무자에 대해 구상권을 취득하는 경우 그 구상권의 범위 내에서 종래 채권자가 가지고 있던 채권과 그 담보에 관한 권리는 동일성을 유지한 채 법률상 당연히 변제자에게 이전한다(95다11009 등). B 사는 C 사를 위해 제1 대출 약정 채무 잔액 3억 원을 D 사에 대위변제함으로써 채무자 C 사에 대해 구상권을 취득했고, 그 범위에서 종래 D 사가 가지고 있던 제1약정 채권과 그 담보에 관한 권리는 동일성을 유지한 채 법률상 당연히 B 사에 이전한다. B 사가 이전받은 근저당권부 질권은 구상금 채권액을 담보하는 범위 내(구상채권액의 범위 내)에서 유효하고 그 피담보채권은 원채권 즉, 대위변제자의 변제에 의해 소멸하는 원채권자의 채권(제1약정 채권)이다. B 사의 구상금 채권을 초과해 근저당권부 질권이 D 사의 B 사에 대한 채무인 제2대출 약정 채권을 담보한다고 볼 근거가 없다. 다만, B 사와 D 사 사이에 근저당권부 질권으로 제2대출 약정 채권을 담보한다는 의사의 합치가 있었다면 이를 등기 유용의 합의로 볼 여지는 있지만 기록을 살펴보더라도 그러한 합의의 존부나 효력 등에 대해 아무런 주장·증명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대법원 관계자] "변제자대위를 통해 근저당권부채권에 관한 질권을 취득한 경우 그 질권이 담보하는 피담보채권은 (대위변제자의 채무자에 대한 구상채권의 범위 내에서) 대위변제자의 변제에 따라 소멸하는 원채권이고, 대위변제자가 원채무자와 별도로 대출계약을 체결했다고 하더라도 별도로 유효한 등기 유용의 합의가 있었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인정되지 않는 한 대위변제자와 채무자 사이에 체결된 대출계약에 따른 채권은 위 질권의 피담보채권으로 볼 수 없다는 점을 명시적으로 판단한 데 의미가 있다."
대위변제
구상금
근저당권부채권
박수연 기자
2023-02-02
민사일반
부동산·건축
[대법원이 주목하는 판결](단독) 물상보증인의 부동산에 대한 경매절차가 진행돼 매각대금이 납부됐다면
[대법원 판결] 물상보증인의 부동산에 대한 경매절차가 진행돼 매각대금이 납부된 상황이라면 채권자에게 담보보존의무가 인정되기 때문에 채권자가 보유하던 주채무자에 대한 근저당권을 포기한 행위는 변제자대위를 앞 둔 물상보증인에 대해 불법행위에 해당할 수 있다는 대법원 판결. 대법원 민사1부(주심 오경미 대법관), 2017다261882(2022년 12월 29일 선고) [판결 결과] A 씨가 B,C 씨를 상대로 낸 구상금 소송에서 원고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 [쟁점] △근저당권자에게 대위변제할 이익 있는 제3자에 대한 담보권 또는 담보물 보존의무 인정여부(불법행위 성립 여부) △담보권 또는 담보물 보존의무 및 불법행위 성립이 인정되는 특별한 사정. [사실관계와 1,2심] A 씨와 B 씨는 한 부동산에 대해 절반씩 지분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이 부동산에 2010년 11월 경 B 씨(채무자)의 C 씨(채권자)에 대한 대출금채무에 대한 담보로 C 씨 명의의 근저당권이 설정됐다. 이후 2014년 12월 경 A 씨의 지분에 대해 임의경매가 진행됐고 매수인이 매각대금을 완납하자 근저당권자인 C 씨는 2015년 12월 B 씨의 지분에 관한 근저당권을 말소해 줬다. C 씨는 2015년 12월 말경 A 씨의 지분에 관한 매각대금에서 배당신청한 채권액 8400만 원 전액을 배당받았다. 채무자가 아닌 물상보증인이 채무를 변제한 경우, 물상보증인은 민법 제481조에 따라 채권자가 그 채권에 관해 갖고 있던 권리를 취득한다. 따라서 물상보증인인 A 씨의 지분이 경매로 낙찰돼 채권자에 대한 변제가 이뤄지는 경우, A 씨는 C 씨(채권자)가 갖고 있던 B 씨의 지분에 관한 근저당권을 취득할 수 있었는데 C 씨가 B 씨의 지분에 관한 근저당권을 말소해 줘 근저당권을 취득하게 못하게 됐다. 이에 A 씨는 B 씨를 상대로 구상권을 행사하고, 채권자 겸 근저당권자인 C 씨를 상대로 B 씨(채무자) 지분에 관한 근저당권 임의 말소행위가 물상보증인인 A 씨에 대한 불법행위에 해당한다며 손해배상을 구하는 소송을 냈다. 1심은 원고패소 판결했지만 2심은 원고승소 판결했다. [참고 조항] 민법 제485조 '제481조의 규정에 의해 대위할 자가 있는 경우에 채권자의 고의나 과실로 담보가 상실되거나 감소된 때에는 대위할 자는 그 상실 또는 감소로 인해 상환을 받을 수 없는 한도에서 그 책임을 면한다.' [대법원 판단 요지] "원칙적으로 채권자가 담보권을 행사할지 여부는 채권자의 자유이고 제3자가 그 담보권에 관해 대위변제할 이익이 있다는 점만으로 채권자에게 대위변제할 이익 있는 제3자에 대한 담보물 또는 담보권 보존의무가 인정되지는 않는다. 따라서 원칙적으로 채권자가 담보권을 임의 포기하는 행위가 대위변제할 이익 있는 제3자에 대한 불법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 이때 대위변제할 이익이 있는 자는 담보권을 임의 포기한 채권자에 대해 민법 제485조에 따라 자신의 책임의 면책을 주장할 수 있을 뿐이다. 다만, 예외적으로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채권자도 제3자에 대해 자신의 담보권을 성실하게 보존·행사하여야 할 의무를 부담한다. 이 사건에서는 경매절차에서 물상보증인 제공 부동산이 매각돼 매수인이 매각대금을 완납해 A 씨(물상보증인)는 부동산 소유권을 상실했고 매각대금의 배당절차만이 남게 됐으며 C 씨(채권자)는 1순위 저당권자로서 신고한 채권 전액을 배당받을 것이 예정되어 있었다. C 씨에게 배당이 이뤄지면 민법 제481조, 제482조의 규정에 따라 이 사건 토지 중 채무자인 B 씨 지분에 관한 C 씨 명의의 근저당권에 대해 A 씨의 변제자대위가 당연히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되던 상황이었으므로 이는 채권자에게 담보권 보존의무가 인정되는 특별한 사정에 해당한다." [대법원 관계자] "종래 대법원은 채권자가 제3자에 대해 자신의 채권이나 담보권을 성실하게 행사해야 할 의무를 부담한다고 볼만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채권자가 자신의 채권이나 담보권을 행사하지 않거나 포기하였다고 하여 이를 불법행위에 해당한다고 할 수는 없는 것이라고 판시했지만, 어떤 경우가 채권자가 제3자에 대해 담보권 보존의무를 부담하는 특별한 사정에 해당하는지 구체적으로 판단한 선례는 없었다. 이 판결은 어떤 경우가 제3자에 대해 담보권을 성실히 행사하고 보존할 채권자의 의무가 인정되는 특별한 사정에 해당하는지에 관하여 구체적으로 밝힌 첫 번째 사례다."
경매
근저당권
담보물보존의무
박수연 기자
2023-01-19
금융·보험
민사일반
[판결](단독) 가상화폐 거래소가 운영하는 계좌가 보이스피싱 범죄에 이용됐더라도
가상화폐 거래소가 운영하는 계좌를 통해 보이스피싱 범죄가 이뤄졌더라도 거래소 측에는 책임이 없다는 판결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가상화폐 거래소 계좌가 보이스피싱 범죄에 이용됐더라도 거래소 측이 고의 또는 과실로 보이스피싱 범죄를 용이하게 했다는 등의 사정이 인정되지 않는다면 피해자들에게 직접 부당이득반환 또는 손해배상 책임을 진다고 볼 수는 없다는 것이다. A 씨는 지난해 7월 자녀 사칭 문자에 속아 보이스피싱범에게 신분증과 계좌번호 등을 유출당했다. 보이스피싱범은 A 씨 계좌를 이용해 모 카드사에서 4500만 원을 대출받고 C 씨 명의 계좌로 이체했다. 가상화폐 거래소 B 사의 고객이었던 C 씨는 B 사가 코인 거래를 위해 원화자금 예치 용도로 사용하는 D 은행 계좌에 4500만 원을 이체한 뒤 코인을 매수했다. A 씨는 보이스피싱 피해에 따른 피해구제를 신청했고, D 은행은 B 사 계좌에 대해 지급정지 조치를 했다. 이후 A 씨는 부당이득반환 등을 주장하며 B 사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하지만 지난 13일 서울중앙지법 민사207단독 경정원 판사는 A 씨가 B 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21가단5290149)에서 "B 사는 고객 C 씨의 위탁으로 계좌를 관리하며 예치금을 코인 매수대금으로 결제한 것에 불과해 실질적인 이득을 얻었다고 보기 어렵고, 고의 또는 과실로 A 씨에 대한 범행을 용이하게 했다고 인정하기도 부족하다"며 원고패소 판결했다. 경 판사는 "B 사에 계좌로 입금되는 돈이 실제로 누구로부터 어떤 경위를 통해 입금됐는지 등을 조사해 범죄피해금에 해당하는지 여부까지 확인할 의무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B 사와 C 씨 간 가상화폐 구매 계약이 범죄 수익 은닉에 해당해 무효라는 A 씨의 주장도 "그러한 동기가 표시되거나 B 사에 알려졌다고 볼 아무런 증거가 없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러면서 "B 사는 정상적인 거래소 내 절차를 거쳐 D 은행 계좌에 입금하고 보안인증 후에 가상화폐를 매수해 지급정지를 통지받기 전까지 보이스피싱 피해금을 입금했다는 사정을 알았거나 알지 못한 데 과실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B 사의 이상거래감지 시스템(FDS)에서도 C 씨의 피해금 이체에 대해 이상거래로 판단되지 않았다"고 판시했다. 앞서 울산지법 민사1-2부(안복열, 김현진, 신형철 부장판사)는 지난해 1월 21일 보이스피싱 피해자 G 씨가 가상화폐 거래소 H 사를 상대로 낸 부당이득반환소송(2020나11339)에서 이번 사건과 같은 취지로 판결했다. 서울 소재 법원의 한 부장판사는 "이러한 사건은 보이스피싱 범죄에 따른 피해금의 중간 통로로 이용되는 계좌의 개설 은행이나 가상화폐 거래소 측에 어느 정도의 책임을 물을 수 있는지가 핵심 쟁점"이라며 "통신사기피해환급법상 금융사 또는 가상화폐 거래소 업체 등에 본인 확인 조치를 넘어 과도한 피해 방지 책임을 묻는 것도 자칫 금융거래 왜곡 등의 폐해가 생길 수 있어 일률적으로 말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보이스피싱
가상화폐
거래소
이용경 기자
2022-12-19
민사일반
전문직직무
[판결](단독) 공인중개사, ‘중개 의사’ 없이 계약서 작성만 했어도 알선·중개 행위
공인중개사가 실질적인 중개의뢰와 중개수수료를 받지 않은 채 중개의사 없이 임대차 계약서만 작성해 줬더라도 공인중개사법상 알선 및 중개 행위로 봐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따라서 임차인이 이 임대차 계약과 관련해 손해를 입었다면 공인중개사도 일부 배상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이다. 서울중앙지법 민사30단독 염우영 부장판사는 지난 10월 6일 A 씨가 공인중개사 B 씨와 한국공인중개사협회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21가단5095580)에서 "B 씨 등은 A 씨에게 1300만 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A 씨는 2018년 5월 임대인 C 씨와 보증금 1억2500만 원에 2년간 빌라 임대차 계약을 맺었다. A 씨는 은행 전세자금 대출을 받기 위해 공인중개사가 작성한 임대차 계약서가 필요했는데, B 씨를 소개받아 임대차 계약서 작성을 부탁했다. B 씨는 전세계약서에 공인중개사로 서명·날인했다. 하지만 B 씨는 A 씨와 C 씨를 만나지는 않았고, 중개수수료도 지급받지 않았다. 그런데 문제는, 이미 해당 빌라에는 2017년 6월 모 회사 앞으로 신탁을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가 마쳐져 있었다는 점이었다. A 씨는 2020년 3월 임대차 보증금 중 6500만 원을 돌려받지 못한 채 빌라에서 퇴거하게 되자, B 씨 등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B 씨 등은 "계약서 작성 행위만으로는 공인중개사법상 중개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중개행위를 전제로 하는 공인중개사법 제30조에 따른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지 않는다"고 맞섰다. 염 부장판사는 "B 씨가 계약서를 작성할 당시 그 주관적 의사는 임대차 계약을 중개할 의사가 아니었다고 하더라도 객관적으로 임대차 계약서에 중개인으로 서명·날인해 계약서를 완성하는 행위는 거래당사자 간 임대차에 관한 권리의 득실변경에 관한 행위가 잘 이뤄지도록 주선하는 행위로서 사회통념상 거래의 알선·중개를 위한 행위라고 봐야 한다"고 밝혔다. 또 "B 씨는 중개행위 시 중개대상물의 권리관계를 확인하고 중개의뢰인에게 이를 성실·정확하게 설명하고, 토지대장 등본 또는 부동산종합증명서, 등기사항 증명서 등 설명의 근거자료를 제시해야 한다"며 "하지만 B 씨는 A 씨에게 신탁원부를 제시하고 빌라에 관한 신탁관계 설정사실과 법률적 의미, 즉 신탁회사가 소유자이므로 임대인으로부터 보증금을 반환받지 못할 경우 빌라에 관해 집행절차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없다는 사실을 설명해야 함에도 신탁원부나 법률적 의미 등에 관해 설명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B 씨는 설명의무를 다하지 않아 A 씨에게 재산상 손해를 발생하게 해 부동산중개법 제30조 제1항에서 정한 손해배상책임이 있고, 중개사협회는 공제계약에 따라 B 씨와 연대해 이를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A 씨와 C 씨가 직접 임대차 계약을 체결한 점, B 씨는 계약서만 작성하고 당사자들을 만나보지 못했고, 중개수수료도 받지 않은 점, 계약서에는 신탁관계가 기재돼 있고, 임대차 계약을 맺는 A 씨도 그 법률적 의미를 확인해야 했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참작하면 A 씨도 계약 당사자로서 등기부 등본을 확인하거나 계약서 내용을 확인하지 않은 잘못이 있다"며 "B 씨 등의 책임을 손해액의 20%로 제한함이 타당하다"고 판시했다.
공인중개사
중개행위
중개수수료
이용경 기자
2022-12-08
민사일반
주택·상가임대차
[판결] 직접 거주 이유로 미리 계약갱신 거절 뜻 밝힌 임대인
A 씨는 2019년 4월 임대인 B 씨와 보증금 6억5000만 원에 2년간 임대차 계약을 맺고 C 아파트에 거주했다. A 씨는 임대차 계약 갱신을 요구하기 전인 2021년 1월 B 씨로부터 문자 메시지를 받았다. 해당 문자에는 "올해는 입주해야 해서 전세연장 계약이 어려운 상황이다. 이사 준비에 차질이 생기지 않도록 미리 연락하는 부분 양해 부탁한다"는 내용이 기재돼 있었다. 임대인인 B 씨가 직접 거주할 목적을 밝히며 계약 갱신 거절을 통지해 A 씨는 다른 아파트를 구해 2021년 4월 이사했다. 그런데 B 씨는 A 씨가 이사한 지 3일 만에 새 임차인과 보증금 11억 원에 임대차 계약을 맺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A 씨는 B 씨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B 씨는 "A 씨가 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의3 제1항에 따른 계약갱신요구권을 행사한 사실조차 없어 갱신 거절에 따른 손해배상의무가 없다"며 "당초 이 아파트에 직접 거주할 생각이었지만 2021년 4월 정부의 가계대출 관리 방안이 급격히 변화돼 은행에서 대출을 받지 못해 제3자에게 임대하게 된 것일 뿐이므로 새 임대에는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맞섰다. 서울중앙지법 민사4단독 안은진 판사는 지난 18일 A 씨(소송대리인 이명현 법무법인 세창 변호사)가 B 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22가소1067836)에서 "B 씨는 A 씨에게 2250만 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승소 판결했다. 안 판사는 우선 "B 씨가 구체적인 사유를 들어 계약갱신을 거절할 것임을 확실하게 밝힌 상황에서까지 A 씨에게 계약갱신 요구권을 행사할 것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또 "임대인이 임차인의 계약갱신 요구를 거절할 수 있는 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의3 제5항의 '정당한 사유'는 갱신거절 당시 예측할 수 없던 사정, 예컨대 실거주하던 직계존속이 갑자기 사망한 경우나 실거주 중 갑자기 해외 주재원으로 파견되는 경우 등을 의미하는 것"이라며 "B 씨가 A 씨에게 갱신거절의 의사를 밝힌 2021년 1월 당시에는 금융기관에서의 대출이 어려워질 것임을 예측할 수 있었을 뿐만 아니라 B 씨가 주장하는 사정은 주택임대차보호법이 정한 '정당한 사유'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B 씨는 A 씨에게 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의3 제5항에 따라 손해배상 의무가 있다"며 B 씨가 제3자에게 임대해 얻은 환산월차임과 갱신거절 당시 환산월차임 간 차액의 2년분에 해당하는 금액인 2250만 원을 손해배상액으로 판단했다. A 씨를 대리한 이명현 변호사는 "임대인이 실거주 목적으로 계약갱신을 거절한 경우 임차인 측에서 추후 손해배상을 청구하기 위해 별도로 계약갱신 요구를 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 확인됐다"며 "임대인이 임차인의 계약갱신 요구를 거절할 수 있는 '정당한 사유'의 의미에 대해 판시했다는 점에 이번 판결의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임차인이 계약갱신을 하고자 할 때는 법정기한(임대차 기간이 끝나기 6개월 전부터 2개월 전까지) 내에 계약갱신 요구를 하되, 만약 임대인이 먼저 실거주 목적으로 계약갱신을 거절했다면 별도의 계약갱신 요구는 필요하지 않을 것"이라며 "임대인이 실거주 목적으로 계약갱신 요구를 거절해 부득이 이사할 수밖에 없게 됐다면, 이사 후에 종전 임대차 목적물 소재지 동 주민센터 등에 확정일자 부여 현황 정보 제공을 요청해 임대인의 실거주 여부를 반드시 확인할 필요가 있고(새로운 확정일자가 부여된 것이 있다면 임대인이 아닌 새로운 임차인이 거주하게 된 것), 만약 임대인이 실거주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된다면 적극적으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임대차
계약갱신요구권
주택임대차보호법
이용경 기자
2022-10-26
민사일반
주택·상가임대차
[대법원이 주목하는 판결](단독) 공공임대주택 임차인의 해지권, 채권자대위권 목적될 수 없다
[대법원 판결] 공공주택 특별법 적용을 받는 공공임대주택 임차인의 해지권은 일신전속적 권리로 채권자대위권의 목적이 되지 않고, 이는 임차인이 대출금의 상환이 지체되면 임차주택을 인도하겠다는 각서를 교부한 경우에도 마찬가지라는 대법원 첫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민사2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동양저축은행이 A 씨를 상대로 낸 건물인도소송(2022다230165)에서 원고승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수원지법으로 지난달 7일 돌려보냈다. 해지권은 임차인의 일신전속적 권리 A 씨는 2016년 9월 공공주택 특별법상 공공주택사업자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공공건설임대주택을 임차하는 계약을 체결한 뒤 2018년, 2020년 재계약을 거쳐 계속 거주했다. A 씨는 2018년 8월 동양저축은행에서 1800만 원을 대출 받으면서, 담보로 자신이 살고 있는 임대주택의 보증금 반환 채권을 양도했다. 동양저축은행에 '대출원리금을 변제하지 못하면 임대차 기간 내라도 임대차 계약을 해지하고 동양저축은행 또는 은행이 지정하는 자에게 이 사건 부동산을 명도할 것을 확약한다'는 각서를 써줬다. 동양저축은행은 이후 2020년 7월 원리금 상환 지체를 이유로 A 씨에게 대출금의 기한의 이익이 상실되었음을 통지했고, 2021년 1월 A 씨와 LH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이 과정에서 동양저축은행은 A 씨가 담보로 제공한 보증금 반환 채권을 행사하기 위해 "A 씨의 금전채권자로서 A 씨를 대위해 LH에 소장부본의 송달로서 해당 부동산에 대한 임대차계약을 해지한다"고 주장했다. 이 사건에서는 채권자가 채무자인 공공임대주택 임차인의 임대차계약 해지권을 대위 행사할 수 있는지가 쟁점이 됐다. 대법원은 전화가입계약 또는 골프클럽회원가입계약 등 일반적인 계속적 계약에 대한 해지권은 채권자대위권의 대상이 된다고 판단한 바 있는데(88다카19606 등), 이 법리가 이 사건처럼 임차인 보호의 필요성이 있는 공공임대주택 임차계약에 대한 해지권에도 그대로 적용된다고 볼 수 있는지 여부가 관건이 된 것이다. 대출금 상환 지체되면 임대주택 인도 약정해도 공공주택사업자의 해제·해지 사유 제한 강행규정의 적용을 배제하는 약정으로 무효 1,2심은 채권자대위권 행사가 가능하다고 판단해 원고승소 판결했다. 하지만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공공주택 특별법 제49조의3 제1항과 같은 법 시행령 제47조 제1,2항, 같은 법 시행규칙에 규정된 표준임대차계약서에서 규정하는 공공임대주택 임대인의 임대차계약 해제, 해지 사유는 제한적 열거사유로서 이에 위반되는 약정의 사법적 효력을 배제하는 강행규정"이라며 "공공임대주택의 임차인이 대출채권자에게 각서를 교부해 대출금의 상환이 지체될 경우 임대차계약을 중도 해지하고 임차주택을 인도하기로 약정했더라도, 그런 약정은 공공주택사업자의 임대차계약 해제 또는 해지 사유를 제한적 열거사유로 엄격하게 규제하는 강행규정의 적용을 배제하거나 잠탈하는 내용의 약정으로서 무효"라고 밝혔다. 이어 "공공주택 특별법이 적용돼 같은 법 시행규칙에 따른 표준임대차계약서를 사용해 임대차계약을 체결한 경우에는 그 계약서에 규정된 공공임대주택 임차인의 임대차계약 중도 해지권은 임차인의 의사에 행사의 자유가 맡겨져 있는 '행사상의 일신전속권'으로 봄이 타당하므로, 민법 제404조 제1항 단서에 따라 채권자대위권의 목적이 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동양저축은행이 공공임대주택의 임차인인 A 씨를 대위해 LH에 임대차계약 해지의 의사표시를 한 것은 효력이 없다"고 판시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일반적인 계속적 계약관계와 달리 공공주택 특별법의 적용을 받는 공공임대주택의 임차인은 더 두텁게 보호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판결"이라고 말했다.
보증금
채권자대위권
공공임대주택
박수연 기자
2022-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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