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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 '베트남전 한국군 민간인 학살' 韓 정부 배상책임 첫 인정
<사진=연합뉴스> 베트남전쟁 당시 한국군의 민간인 학살에 따른 손해를 한국 정부가 배상해야 한다는 첫 판결이 나왔다. 해당 사건이 발생한지 55년 만이다. 서울중앙지법 민사68단독 박진수 부장판사는 7일 베트남인 응우옌티탄이 대한민국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청구소송(2020가단5110659)에서 "대한민국은 응우옌티탄에게 3000만 100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먼저 박 부장판사는 한국과 월남, 미국 사이에 체결한 군사실무약정에 따라 베트남인이 한국 법원에 소를 제기하는 것이 부적법하다는 정부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박 부장판사는 "해당 약정은 양국 기관 간 체결에 불과하고, 기관 외 베트남 국민 개인이 원고로서 한국 정부 상대 청구권을 배제하는 법적 효력은 갖는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베트남 민법과 헌법 등 각 법령 규정 내용을 보면 베트남 거주 외국인에 대해서도 베트남 시민과 소송절차에 있어 응당 권리의무를 주장할 수 있도록 해 상호보증이 인정된다. 정부 측은 민법상 불법행위 규정을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여러 부분을 살폈을 때 국가배상법을 적용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상호보증이란 특정 국가의 법령 등에서 국민의 손해배상 청구에 관해 우리와 실질적으로 차이가 없는 경우 우리나라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를 인정한다는 것을 말한다. 국가배상법 제7조에서는 외국인이 피해자인 경우 해당 국가와 상호 보증이 있을 때에만 국가배상법을 적용하도록 하고 있다. 박 부장판사는 "대한민국 해병 제2여단 1중대 소속 군인들이 작전 수행 중 응우옌티탄의 집에 이르러 총으로 위협하면서 가족들을 밖으로 나오도록 명령했고, 밖으로 나오자 바로 총격을 가한 사실이 인정된다"며 "응우옌티탄과 오빠는 총격으로 심한 부상을 입은 사실이 인정되고, 외출했던 어머니는 같은 중대 소속 군인들이 강제로 한 곳에 모이게 해 총으로 사살당한 사실이 인정할 수 있다. 이 같은 행위는 명백한 불법행위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부가 소멸시효 완성을 주장하는 것은 권리 남용에 해당한다고 봤다"며 "응우옌티탄은 소송을 제기할 무렵까지도 객관적으로 권리를 행사할 수 없는 장애 사유가 있었다"고 밝혔다. 박 부장판사는 한국 정부가 응우옌티탄에게 지급해야 할 위자료 액수를 4000만 원으로 정했다. 다만 응우옌티탄이 3000만 100원을 청구해 그 범위에서 배상하라고 했다. 응우옌티탄은 베트남전 당시인 1968년 2월 한국군 해병 제2여단(청룡부대) 1대대 1중대 소속 군인들이 자신이 살고 있던 베트남 꽝남성 디엔반현 퐁니 마을에서 민간인을 학살해 가족을 잃고 자신도 총격을 입었다며 2020년 4월 대한민국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재판에서는 해병대 소송으로 베트남전에 파병된 한국군이 증인으로 출석해 한국군의 민간인 학살을 목격했다고 증언했다. 소송을 제기한 응우옌티탄과 그의 삼촌도 법정에 출석해 당시 상황을 진술하기도 했다. 우리 법원에서 베트남전 민간인 학살과 관련해 베트남인에 대한 증인신문을 진행한 것은 처음이었다. 선고 직후 응우옌티엔은 소송대리인단과의 영상통화를 통해 "사건으로 희생된 피해자와 유가족들에게 위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베트남전쟁
민간인학살
국가배상
한수현 기자
2023-02-07
민사일반
[판결] 결혼이주여성, 입국 한 달 만에 가출했더라도
한국 남성과 결혼해 입국한 외국 여성이 한 달여 만에 가출했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 쉽게 혼인무효를 인정해서는 안 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은 지난해 12월 일방 배우자가 상대방 배우자를 상대로 혼인신고 당시에 진정한 혼인의사가 없었다는 혼인무효소송을 제기한 경우, 가정법원은 직권조사를 통해 혼인의사의 부존재가 합리적·객관적 근거에 의해 뒷받침되는지 판단해야 하고, 이에 더해 우리나라 국민이 외국인 배우자에 대해 이 같은 혼인무효 소송을 제기한 경우 외국인 배우자의 혼인의사 유무는 더욱 세심하게 판단할 필요가 있다는 법리를 선언했는데(2019므11584, 11591), 그에 따른 후속 판례 중 하나다. 당사자 사이 혼인의 합의여부 세심한 판단 필요 대법원 특별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최근 남편 A씨가 아내 B씨를 상대로 낸 혼인무효 확인소송(2019므12044)에서 원고승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창원지법으로 돌려보냈다. 베트남 국적인 B씨는 A씨와 결혼해 2017년 11월 우리나라에 입국했다. B씨는 입국 직후부터 A씨의 부모, 형과 함께 살면서 집안일을 도맡아 하고 생활비가 부족하는 등 갈등이 생기자 한달여 만인 같은 해 12월 가출했다. A씨는 "B씨가 처음부터 나와 결혼생활을 할 생각이 없었다"고 주장하며 주위적으로 혼인무효 확인을, 예비적으로 이혼을 청구하는 소송을 냈다. 하지만 B씨는 결혼동기에 대해 "A씨가 결혼하면 경제적으로나 심적으로 어려움을 주지 않고 행복한 삶을 살 수 있게 해주겠다고 약속해 결혼을 결심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1,2심은 "두 사람의 혼인은 무효"라며 A씨의 손을 들어줬다. 그러나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가정법원은 혼인에 이르게 된 동기나 경위 등 여러 사정을 살펴 당사자 사이에 처음부터 혼인신고라는 부부로서의 외관만을 만들어 내려고 한 것인지, 아니면 혼인 이후에 혼인을 유지할 의사가 없어지거나 혼인관계의 지속을 포기하게 된 것인지에 대해 구체적으로 심리·판단해야 한다"면서 "상대방 배우자가 혼인을 유지하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 했다거나 혼인관계 종료를 의도하는 언행을 했다는 사정만으로 혼인신고 당시에 혼인의사가 없었다고 단정할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대법원 남편 승소 파기 이어 "대한민국 국민이 베트남 배우자와 혼인을 할 때에는 한국에서 혼인신고를 할 뿐만 아니라 베트남에서 혼인 관련 법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 혼인신고 등의 절차를 마치고 혼인증서를 교부받은 후 베트남 배우자가 출입국관리법령에 따라 결혼동거 목적의 사증을 발급받아 대한민국에 입국해 혼인생활을 하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처럼 한국 국민이 베트남 배우자와 혼인을 하기 위해서는 양국 법령에 정해진 여러 절차를 거쳐야 하고 언어 장벽이나 문화와 관습의 차이 등으로 혼인생활의 양상이 다를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이러한 사정도 감안해 당사자 사이에 혼인의 합의가 없는지 여부를 세심하게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B씨가 입국 후 단기간 내 집을 나갔다는 등의 사정만으로 혼인 합의를 부정할 수는 없다"며 "진정한 혼인의사를 가지고 결혼해 입국했더라도 상호신뢰가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서 문화적인 부적응, 언어 장벽 등 결혼 당시 시대했던 생활과 현실 사이 괴리감으로 인해 혼인관계 지속을 포기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판시했다. 법원 관계자는 "혼인무효는 소급효 등으로 인해 매우 엄격한 기준에서만 인정되는 것인데도, 대한민국 국민이 외국인 배우자를 상대로 한 혼인무효 소송의 경우 상대적으로 이를 넓게 인정해왔다는 실무계와 학계의 비판이 있었다"며 "파기환송심에서는 주로 예비적 청구인 이혼 사건에 관해 그 책임 소재와 이혼 당부가 다퉈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가출
혼인
이주여성
국제결혼
박수연 기자
2022-03-07
민사일반
[판결] '해외여행 도중 낙오' 외상 후 스트레스 진단… "여행사에 배상책임"
베트남 신혼여행에서 자전거 인력거 체험을 하던 중 낙오돼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진단을 받은 신혼부부에게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여행사의 배상책임을 인정한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5부(재판장 신한미 부장판사)는 부부인 A씨와 B씨가 하나투어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20나35426)에서 최근 "하나투어는 A씨에게 290여만원을, B씨에게 50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A씨 부부는 2019년 6월 하나투어와 국외 여행계약을 맺고 베트남으로 신혼여행을 떠났다. 베트남에 도착한 A씨 부부는 하나투어와 제휴 계약을 맺은 C투어 소속 여행가이드의 인솔에 따라 베트남 관광을 즐기다 베트남 현지인이 운영하는 자전거 인력거(씨클로) 탑승 체험을 했다. 그런데 A씨는 탑승한 씨클로가 일행과 떨어져 낙오되면서 혼자 남겨지게 됐고, 다른 베트남 현지가이드의 도움으로 일행을 찾아 합류할 수 있었다. 이 사건으로 충격을 받은 A씨 부부는 자비로 비행기 표를 구입해 귀국 일정을 앞당겼다. 귀국 후 A씨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진단을 받았다. 이에 A씨 부부는 하나투어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앞서 1심은 "C투어와 현지 여행가이드는 여행자에게 씨클로 탑승 도중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고지해 스스로 그 위험을 수용할지 여부에 관해 선택할 기회를 주는 등 합리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며 "하나투어는 A씨 부부에게 외교부 해외안전여행 홈페이지로 연결되는 링크만을 기재했을 뿐 베트남의 안전정보와 긴급연락처를 서면으로 제공하지 않아 사고 당시 A씨 등은 이를 알지 못해 더욱 두려움과 불안감을 느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이 사고는 하나투어와 현지 여행업자인 C투어 및 현지 여행가이드의 과실로 발생했다고 봄이 타당하다"며 "하나투어는 A씨 부부에게 사고로 인해 발생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하나투어는 A씨에게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등 진료비 관련 손해액 110여만원과 위자료 700만원을, B씨에게 위자료 2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시했다. 항소심은 1심과 같이 하나투어의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했으나, 변론과정에서 나타난 여러 사정을 참작해 이들에 대한 위자료를 일부 삭감했다. 재판부는 "A씨 등은 성숙한 성인으로서 씨클로 탑승 체험에 따르는 위험을 인식하고 안전을 도모할 능력이 있었다"면서 "A씨가 휴대전화 등의 통신수단을 소지하지 않아 일행에 다시 합류하기까지 시간이 지연된 측면이 있다"며 하나투어의 배상책임을 손해액의 70%로 제한했다. 그러면서 "A씨에게는 추가 진료비를 포함한 손해액 128여만원에서 70%인 90여만원과 위자료 200만원을 합해 총 290여만원을, B씨에게는 위자료 5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시했다.
해외여행
스트레스
낙오
외상
장애
이용경 기자
2021-05-03
민사일반
[판결] 과거사 손배청구 소멸시효는 '안 날로부터 3년'
과거사 사건의 손해배상청구권 소멸시효는 '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로부터 3년'이라는 판결이 나왔다. 대구지법 민사8-2부(재판장 김대규 부장판사)는 '울릉도 간첩단 사건'의 피해자인 서모씨의 조카 A씨(소송대리인 법무법인 대경종합법률사무소)가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2018나319335)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1심을 깨고 "A씨에게 5000만원을 지급하라"며 최근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1969년 5월 입대한 A씨는 1972년부터 2년 동안 베트남전에 참전해 화랑무공훈장을 받는 등 군인으로서 능력을 인정받았다. 그런데 A씨의 숙부 서씨가 '울릉도 간첩단 사건'에 연루돼 1975년 대법원에서 무기징역형을 선고받자, 별다른 이유없이 이듬해 4월 갑자기 강제전역처분을 받았다.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는 '울릉도 간첩단 사건' 수사 당시 서씨가 중앙정보부 수사관에 의한 가혹행위 때문에 허위자백을 했다는 사실을 밝혀냈고, 서씨의 아들은 재심을 청구해 2015년 대법원에서 무죄판결을 확정받았다. 이에 A씨도 "위법한 강제전역처분으로 인해 받은 손해를 배상하라"며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A씨는 월남전에 파병돼 무공훈장을 받았고, 귀국 후 특전사 공수여단에서 정보·작전 업무를 수행하는 등 현역부적합 사유가 있었다고 보이지 않는다"며 "숙부 서씨의 형이 확정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강제전역 당한 것은 숙부에 대한 판결 때문인 것으로 인정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대구지법 "인권침해 사건 일반 국가배상 청구와 성격 달라" 이어 "강제전역처분이 있었던 때로부터 5년이 경과해 청구권이 소멸했다"는 국가의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 기본법 제2조 1항 4호 '중대한 인권침해사건·조작의혹사건'에 규정된 사건으로 인한 국가배상청구권은 일반적인 국가배상청구권과는 다른 특수성이 있다"며 "국가기관이 무고한 국민을 범죄자로 만들고 사후에도 사건을 조작·은폐해 오랜 기간 진실규명이 불가능한 경우가 많으므로, 민법 제166조 및 민법 제766조 2항에 따라 소멸시효 기산점을 불법행위일로 보는 것은 피해자 구제에 적합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울릉도 간첩 조작사건은 '중대한 인권침해·조작의혹사건'에 속하고 이로 인해 발생한 A씨의 손해배상청구권 소멸시효는 민법 제766조 1항에 따라 '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로부터 3년'으로 봐야 한다"며 "A씨는 2017년 12월 재심판결 결과를 알게 된 후 3년 이내인 지난해 5월 소송을 제기했으므로 A씨의 손해배상청구권에 대한 소멸시효가 경과하지 않았다"고 판시했다. 이 같은 판단은 헌법재판소 결정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헌재는 지난해 8월 30일 민법 제166조 1항 등에 대한 헌법소원사건(2014헌바148)에서 "과거사정리법 제2조 1항 4호에 규정된 사건은 국가가 진실을 규명하고 그 결과에 따라 피해자들의 피해와 명예를 회복시키기 위해 적절한 조치를 해야할 책임이 있는 사건"이라며 "이러한 사건에 일반적인 소멸시효 기산점인 '불법행위를 한 날로부터 5년'을 적용하는 것은 국가권력이 중대한 인권침해를 저지르고도 손해배상책임을 회피해 피해자의 재산권을 박탈하는 것으로 위헌"이라고 결정했었다.
손배청구
과거사
소멸시효
울릉도간첩단
남가언 기자
2019-07-22
민사일반
[판결] 혼인파탄 ‘주된 책임’ 우리 국민에 있다면 외국인 배우자에 체류자격 부여해야
베트남 이주여성인 아내를 무차별 폭행한 30대 남성이 구속된 가운데 대법원이 국제결혼 부부의 경우 혼인파탄의 '주된 책임'이 우리 국민에게 있다면 외국인 배우자에게 결혼이민체류자격을 부여해야 한다는 판결을 해 주목을 끌고 있다. 출입국·외국인사무소와 1,2심은 우리나라 배우자에게 혼인파탄의 '전적인 책임'이 있어야만 체류자격이 부여된다고 판단했는데 대법원은 이를 시정한 것이다. 대법원 특별2부(주심 김상환 대법관)는 베트남 국적인 A씨가 서울남부출입국·외국인사무소장을 상대로 낸 체류기간 연장 등 불허가처분 취소소송(2018두66869)에서 최근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취소하고 원고승소 취지로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A씨는 2015년 우리 국민인 B씨와 혼인신고를 하고 그해 12월 결혼이민체류자격으로 입국했다. 하지만 부부간 불화로 A씨는 2017년 7월 B씨를 상대로 가정법원에 이혼소송을 냈다. 가정법원은 'B씨에게 주된 귀책사유가 있다'고 판단해 이혼을 확정했다. 이후 A씨는 출입국·외국인사무소에 결혼이민체류자격 허가신청을 냈다. 옛 출입국관리법 시행령에 따르면 결혼이민체류자격 요건은 '국민의 배우자', '국민인 배우자와 혼인한 상태로 국내에 체류하던 중 자신에게 책임이 없는 사유로 정상적인 혼인관계를 유지할 수 없는 사람으로서 법무부장관이 인정하는 사람'이다. 하지만 출입국사무소는 "B씨에게 이혼의 '주된 귀책사유'가 있다는 것일 뿐 '전적인 귀책사유'가 있는 것은 아니고, B씨 진술에 의하면 이혼확정판결도 신빙성이 떨어진다"며 A씨의 신청을 거부했다. 이에 반발한 A씨는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결혼이민체류자격에 관한 규정은 대한민국 국민과 혼인해 체류자격을 부여받아 국내에 체류하던 중 우리나라 배우자의 귀책사유로 정상적인 혼인관계를 유지할 수 없게 된 때 (상대 배우자인) 외국인에 인도주의적 측면에서 결혼이민체류자격을 부여해 국내에서 계속 체류할 수 있도록 허용하기 위한 것"이라며 "결혼이민체류자격의 요건인 '자신에게 책임이 없는 사유로 정상적인 혼인관계를 유지할 수 없는 사람'이란 '자신에게 주된 책임이 없는 사유로 정상적인 혼인관계를 유지할 수 없는 사람', 즉 '혼인파탄의 주된 귀책사유가 우리나라 국민 배우자에게 있는 경우'를 의미한다"고 밝혔다. 이어 "혼인파탄의 주된 귀책사유가 국민인 배우자에게 있을 경우 (외국인 상대 배우자의) 결혼이민체류자격 거부처분은 위법해 취소돼야 하고, 관련 소송에서도 처분사유에 관한 증명책임은 행정청에 있다"며 "결혼이민체류자격 부여에 관해 출입국관리행정청이나 관련 행정소송을 맡은 법원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가장 전문적인 판단을 내린 가정법원 법관들의 이혼확정판결을 존중함이 마땅하다"고 판시했다. 앞서 1,2심은 "A씨가 결혼이민체류자격을 부여받기 위해서는 B씨에게 혼인파탄에 관한 '전적인 책임'이 있음을 A씨가 증명해야 하는데, A씨에게도 혼인파탄에 관한 일정 부분 책임이 있으므로 체류자격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며 원고패소 판결했다.
외국인
결혼이민
혼인파탄
손현수 기자
2019-07-10
기업법무
민사일반
[판결] 법원, 성완종 속인 반기문 조카에 "59만 달러 배상하라"
서울북부지법 민사12부(재판장 박미리 부장판사)는 고(故) 성완종 회장이 경영하던 경남기업이 반기문(72) 유엔(UN) 사무총장의 조카 반주현(38)씨를 상대로 낸 59만 달러(우리돈 6억5000여만원)의 손해배상청구소송(2015가합23868)에서 최근 공시송달로 원고승소 판결했다. 공시송달이란 소송 상대방이 서류를 수령하지 않고 주소지나 거소가 불명이거나 재판에 불응할 경우 서류를 관보에 게시해 내용이 전달된 것으로 갈음한 뒤 재판을 진행하는 제도다. 반씨는 지난 2014년 베트남 하노이에서 경남기업이 '랜드마크 72 타워'를 매각하려고 할 때 매각 주간사로 나선 '콜리어스 인터내셔널'의 실무 담당자였다. 이 건물은 경남기업이 사업비 1조2000억원을 투자해 2011년 완공한 것으로 성 전 회장이 사운을 걸고 짓던 것이었지만 사무실 임대 부진 등으로 인해 회사는 1조7000억원이 넘는 부채에 시달려야 했다. 이에 경남기업은 반씨가 임원으로 있던 콜리어스와 매각 대리 계약을 하고 건물을 팔아 위기를 벗어나려 했다. 매각 협상을 주도했던 반씨는 카타르투자청이 건물 매입에 관심이 있다며 인수의향서 등을 경남기업에 전달했다. 이 과정에서 반씨는 경남기업에 "반 총장을 통해 카타르 국왕과 접촉할 수 있다"며 반 총장이 매각 과정에 모종의 역할을 할 것처럼 이야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카타르투자청은 1년 가까이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고, 경남기업은 지난해 3월 결국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성 전 회장은 그해 4월 회사 재무상태를 속여 자원개발 지원금을 타낸 혐의로 구속 위기에 놓이자 정치인들의 이름이 적힌 '성완종 리스트'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후 경남기업은 반씨가 전달했던 인수의향서가 허위 서류였다며 작년 7월 계약금 59만달러를 돌려달라는 소송을 냈다. 그러나 해외에 거주하고 있는 반씨는 재판에 참석하지 않았다. 이에 법원은 공시송달을 통해 재판 시작 1년만에 경남기업의 승소를 선고했다.
경남기업
성완종
반기문조카
반주현
콜리어스인터내셔널
이순규 기자
2016-10-04
민사일반
언론사건
[판결] 경찰이 혐의사실 언론에 잘못 알려 피해줬다면…
경찰이 공개 브리핑을 통해 피의자의 혐의를 언론에 알렸더라도 혐의가 진실이라고 믿을만한 사정이 있었다면 이후 검찰이 불기소처분을 했더라도 경찰은 피의사실 공표를 이유로 손해배상을 할 책임이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44단독 김예영 판사는 외국인 불법입국 사건에 가담했다는 혐의로 수사를 받은 손모씨가 "경찰이 피의사실을 공표해 사업을 그만두게 됐고, 주범으로 긴급체포까지 당했으니 위자료로 1억원을 지급하라"며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2014가단223900)에서 14일 원고패소 판결했다. 김 판사는 판결문에서 "수사기관의 발표는 원칙적으로 일반 국민들의 정당한 관심의 대상이 되는 사항에 관해 객관적이고도 충분한 증거나 자료를 바탕으로 한 사실 발표에 한정돼야 한다"며 "수사기관의 피의사실 공표행위가 위법성을 조각하는지 여부는 공표 목적의 공익성, 공공성과 공표 절차와 형식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손씨를 통해 입국한 베트남 사람 모두가 부정 입국을 이유로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고, 동업을 하기로 한 김모씨가 '손씨가 이를 알고 있다'고 진술했다가 경찰의 언론브리핑 다음 날에야 번복했다"며 "경찰로서는 브리핑을 통해 공표한 손씨의 피의사실이 진실이라 믿은 데 상당한 이유가 있고, 또 유사 범죄 방지를 위해 보도 필요성과 긴급성이 있어 경찰의 피의사실 공표는 위법성이 조각되므로 국가에 배상책임이 없다"고 밝혔다. 2007년부터 직업소개소를 운영해온 손씨는 2010년 5월 베트남에 있는 김씨와 인력수급사업을 하기로 했다. 손씨와 김씨는 2011년 4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베트남 국적의 주방장과 조리사 69명을 입국시켰다. 하지만 이들은 모두 경력이 없어 비자 발급 자격을 갖추지 못했다. 손씨는 2011년 12월 경남지방경찰청으로부터 "요리사 자격을 위조해 입국한 베트남인들이 있으니 수사에 협조해달라"는 요청을 받고 이듬해 5월초까지 세 차례 참고인 조사를 받았다. 그런데 경찰은 더 조사할 게 있다며 출두를 요청했고, 같은 달 9일 베트남인들의 자격증을 위조하도록 했다며 손씨를 긴급체포한 뒤 구속했다. 경찰은 같은 달 15일 '브로커 낀 신분 자격 위조 불법입국자 무더기 적발'이란 제목으로 손씨의 성과 손씨가 운영하는 직업소개소의 상호 일부가 포함된 내용의 언론브리핑을 했다. 손씨는 검찰로 송치된 뒤에도 조사를 받았지만 뚜렷한 증거가 발견되지 않아 같은해 6월 구속기간 만료로 석방됐고, 결국 2014년 3월 증거불충분으로 최종 불기소처분을 받았다. 이에 손씨는 소송을 냈다.
공개브리핑
피의사실
공익성
공공성
언론브리핑
위법성조각
공표
불법입국
긴급체포
안대용 기자
2015-09-24
민사일반
전문직직무
"형편 어렵다고 변호사 성공보수 지급거부 안돼"
착수금을 적게 받는 대신 성공보수금을 챙겨주기로 했던 의뢰인이 "형편이 좋지 않다"며 성공보수 지급을 거절하다가 변호사가 낸 수임료 지급 소송에서 패소했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A변호사는 지난 2010년 자신이 다니는 교회의 목사인 B씨로부터 사건을 의뢰받았다. B씨 동생은 베트남전에 참전했다가 행방불명 됐는데, 이후 생사를 알 수 없는 채로 월북자 취급을 받았다. 남은 가족들은 수십년을 감시 속에서 살아야 했다. B씨는 "동생과 가족의 명예를 회복시켜달라"며 "형편이 좋지 않아 수임료는 많이 못주지만 승소하면 성공보수금을 챙겨주겠다"고 말했다. 평소 B씨를 존경한 A변호사는 흔쾌히 수락했다. 수임료도 실비 수준인 500만원만 받았다. 대신 성공보수금을 승소 이익의 10%로 정했다. 이후 B씨의 나머지 형제들도 차례로 소송에 참가했고 그때마다 A변호사는 수임료 없이 사건을 맡은 뒤 대신 성공보수금을 승소이익의 25%로 받는 계약을 체결했다. B씨 형제는 결국 승소해 국가로부터 2억5000만원의 배상금을 받았다. 애초에 B씨가 국가를 상대로 청구했던 금액인 40억보다는 훨씬 적었기 때문에 A변호사는 1500만원만 성공보수금으로 받기로 했다. 그러나 성공보수금은 지급되지 않았다. B씨 형제는 오히려 "배상금은 우리 형제의 피눈물이 담긴 원혼이 맺힌 돈"이라며 "변호사가 착수금으로 만족하지 못하고 기초생활보장 수급자이자 사회적 약자인 우리 형제를 상대로 성공보수까지 주장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A씨는 결국 소송을 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43단독 김선아 판사는 11일 A변호사가 의뢰인 B씨 등 4형제를 상대로 낸 약정금 청구소송(2013가단225756)에서 원고승소 판결을 했다. 김 판사는 판결문에서 "승소 금액이 청구금액에 비해 미약하다거나 B씨 형제들의 경제상황 등을 이유로 성공보수금의 지급을 거절할 수 없다"며 "승소이익의 10%로 정한 성공보수금이 부당하게 과해 신의성실의 원칙이나 형평에 원칙에 비춰 감액돼야 한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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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세미 기자
2014-06-19
기업법무
민사일반
본사 비난했다고 가맹계약 해지 못한다
체인점 가맹점주가 본사를 비난했다는 사정만으로 회사는 가맹계약을 해지할 수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23부(재판장 김현미 부장판사)는 8일 베트남 쌀국수 음식점 ㈜포베이가 가맹점을 운영하는 노모(49)씨를 상대로 낸 가맹계약효력부존재확인 청구소송(2013가합45841)에서 원고패소 판결을 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가맹점주 노씨가 다른 가맹점주 14명과 함께 본사의 광고비 분담 청구와 관련한 대책회의를 열고 본사와 대표를 비난하는 표현을 한 것은 사실이지만, 본사의 정책과 경영 방식 등을 비판하는 과정에서 다소 과장된 표현을 사용한 것에 불과하다"며 "대책회의도 포베이 서울지역 가맹사업자들만 대상으로 참석 범위가 제한적이고 인원도 15명에 불과해, 이 대책회의만으로 가맹사업에 중대한 장애를 초래했다고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가맹사업법에 따라 계약 해지의 효력이 인정되려면 가맹점주인 노씨가 공연히 허위 사실을 유포해 본사의 명성이나 신용을 훼손하고 가맹사업에 중대한 장애를 초래했음이 인정돼야 한다"며 "가맹사업의 입법취지는 본부와 가맹점이 대등한 지위에서 상호보완적으로 균형있게 발전하기 위한 것이므로 가맹사업 해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포베이 본사는 지난 2012년 SBS에서 방영된 드라마 '야왕'에 간접광고를 하면서 비용 중 일부를 가맹사에 분담시키기로 했다. 서울 강남구에서 포베이 식당을 운영하던 노씨는 광고분담금 지급을 청구받자 자신이 운영하는 가게로 서울지역 가맹점사업자를 불러 대책회의를 열었다. 노씨는 "본사가 메뉴 개발 등 개선에 필요한 노력을 하지 않고 가맹사업자들의 의견에 피드백도 하지 않는다"며 "지금 상태로 가면 본사 문 닫고 소위 '먹튀'할 것 같으니 다른 가맹본부쪽으로 갔으면 좋겠다"등의 발언을 했다. 뒤늦게 알게된 본사는 "노씨가 본사와 경영주에 대한 허위사실을 유포해 가맹사업자들 사이에 분쟁을 유발했으니 가맹사업계약을 해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소송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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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맹업자
메뉴개발
홍세미 기자
2014-01-14
민사일반
고엽제 피해자 39명만 배상책임 인정… '14년 소송' 일단락
대법원이 베트남 참전 중 고엽제에 노출된 군인들이 낸 집단소송에서 피해자 39명에 대해서만 고엽제 제조사가 손해배상 책임을 져야 한다고 판결했다. 대법원 민사3부(주심 이인복 대법관)는 13일 베트남 참전 군인들이 미국의 다우케미컬과 몬산토 등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 상고심(2006다17539)에서 원고일부승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이 판결은 파월 장병들이 겪은 후유증 중 염소성여드름 질병은 고엽제 노출이 원인이 됐다며 제조사 책임을 세계 처음으로 인정한 것이다. 하지만 당뇨병과 폐암 등 대부분의 질병은 고엽제 노출에 따른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 소송이 제기된 지 14년만에 사실상 원고패소 취지로 일단락됐다. 김성욱 고엽제 전우회 사무총장은 12일 판결 직후 서울 서초동 대법원 법정 앞에서 "착잡하고 참담한 심정이다. 피해자 입장에서 뭐라 할 말이 없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사진=백성현 기자> ◇원고일부승소 취지 원심 판결, 왜 뒤집혔나= 원고일부승소 취지의 원심이 뒤집힌 이유는 크게 두가지다. 원심은 우선 고엽제 노출과 비특이성 질환 사이에 연관성이 있다는 내용을 담은 미 국립과학원 보고서를 근거로 역학적 상관관계를 인정해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당뇨병 △폐암 △후두암 △기관암 △전립선암 △비호지킨 임파선암 △연조직육종암 △호지킨 병 △다발성 골수증 △만발성피부포르피린증 등 참전군인들이 겪고 있는 10개의 질병들에 대해서는 고엽제 노출과의 인과관계를 인정하지 않았다. 특정 원인에 의해 발생하는 '특이성 질환'과는 달리 발생 원인과 기전이 복잡하고 후천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하는 '비특이성 질환'은 역학적 상관관계가 있다고 해서 발병의 원인으로 작용했다고 단정할 수 없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역학은 집단 현상으로서의 질병에 관한 원인을 조사해 규명하는 것이고, 그 집단에 소속된 개인이 걸린 질병의 원인을 판명하는 것이 아니다"며 "비특이성 질환의 경우에는 특정 위험인자와 비특이성 질환 사이에 역학적 상관관계가 인정된다 하더라도, 어느 개인이 그 위험 인자에 노출됐다는 사실과 그 비특이성 질환에 걸렸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것만으로 양자 사이의 인과관계를 인정할만한 개연성이 증명됐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고엽제 피해자들이 손해배상청구권을 주장할 수 있는 소멸시효에 관한 부분도 원심과 대법원이 차이를 보인 부분이다. 원심은 "고엽제 제조사들은 고엽제의 인체 유해성을 고의적으로 은폐하고 미국의 역학조사에 개입해 부정한 방법으로 역학조사결과를 왜곡하는 등 중대한 사실을 속인 점이 인정된다"며 고엽제 제조사들이 소멸시효를 주장하는 것은 우리나라 민법상 권리남용에 해당되므로 허용될 수 없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신의성실의 원칙을 들어 시효 완성의 효력을 부정하는 것은 법적 안정성의 달성, 입증 곤란의 구제, 권리 행사의 태만에 대한 제재를 이념으로 하는 소멸시효에 제도 취지에 비춰볼 때 대단히 예외적인 경우에 한해 단기간으로 인정돼야 한다"고 밝혔다. 또 "개별사건에서 매우 특수한 사정이 있어 시효가 정지되는 기간은 불법행위 손해배상청구의 경우 아무리 길어도 3년을 넘을 수가 없다"며 "고엽제 후유증 환자로 등록한 날을 기준으로 3년이 지난 후에야 가압류를 신청하거나 소를 제기한 당사자들은 소멸시효가 완성됐다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고엽제 노출과 질병 사이에 인과관계가 인정된 염소성 여드름 질환 피해자 중 고엽제후유증 환자 등록일로부터 3년의 기간이 지나기 전에 가압류를 하거나 소를 제기해 손해배상청구권이 시효소멸하지 않은 39명에게만 손해배상 청구권이 인정됐다. 인용금액은 1인당 600만~1400만원씩 모두 4억6500여만원이다. ◇소 제기부터 대법원 판결까지 14년… 선고 때마다 결과 달라져= 피해자들이 소송을 처음 낸 것은 1999년이다. 대법원 판결이 나오기까지 무려 14년의 시간이 흐른 셈이다. 대법원 관계자는 "고엽제 노출과 발병 사이의 인과관계를 따져봐야 하는 당사자들이 워낙 많았고, 해외 자료를 검토해야 하는 사안이다 보니 선고가 늦어질 수 밖에 없는 면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번 소송의 당사자는 1만6579명이다. 제출된 자료만도 500페이지 책을 기준으로 330권 분량에 달하는 대규모 소송이었다. 고엽제 피해자들은 1999년 소송을 내면서 미국의 고엽제 제조회사인 다우케미컬과 몬산토를 상대로 1인당 3억원씩 모두 5조1600억여원의 손해를 배상하라고 청구해 인지대액만 180억여원에 달했지만, 법원이 소송구조 결정을 내리면서 인지대 납입이 유예되기도 했다. 2002년 첫 판결은 고엽제 제조사 측의 손을 들어줬다. 당시 서울지법 민사13부(재판장 김희태 부장판사)는 "피고회사들이 제조·납품한 고엽제와 원고들의 질병들간에 인과관계가 인정된다고 할 수 없다"며 원고패소 판결했다(99가합84123등). 그러나 이 사건은 4년 뒤인 2006년 1월 항소심에서 뒤집혔다. 서울고법 민사13부(재판장 최병덕 부장판사)는 역학관계 조사에서 상관관계가 인정된 점을 근거로 고엽제와 발병간 인과관계를 인정했고, 피고인 다우케미컬 등이 시효 완성을 주장하는 것은 권리남용이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해자의 장애 정도에 따라 1인당 600만~4600만원의 위자료를 지급하라고 판결했으며, 대상은 6795명, 금액은 607억7600만원에 달했다. 재판부는 200페이지가 넘는 판결문을 적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다우케미컬 등 특허권 압류 취소소송 제기할 듯= 원고인 고엽제 피해자들은 이날 서울 서초동 대법원에 군복을 입고 모였으나, 패소 취지의 결과를 전해듣고 낙담하며 해산했다. 우려됐던 집단행동이나 폭력시위는 없었다. 반면 피고인 다우케미컬 사는 판결 직후 환영의 입장을 표명했다. 이 회사는 "대법원이 숙고해 인과관계에 대해 더 심리하도록 원심의 대부분을 파기환송하는 판결을 내린 것을 존중한다"며 "다만 염소성 여드름을 앓고 있는 39명의 원고에 대한 대법원의 판단도 증거에 의해 뒷받침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동의할 수 없다"고 밝혔다. 또 "전쟁의 고통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모든 분들에게 연민의 마음을 가지고 있지만, 다우케미컬과 다른 회사들은 미국의 방위생산법(Defense Production Act)에 따라 군사적 용도를 위해 고엽제를 생산하도록 요구받은 만큼 이 문제는 한국 정부와 미국정부 사이에 적절한 방법으로 해결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파기환송심에서 원고들은 새로운 증거를 제시해 대법원 취지와 다른 결과를 이끌어낼 수도 있다. 그러나 법원 관계자는 "장기간 소송을 진행한 만큼 새로운 증거가 제시돼 결과가 달라질 확률은 매우 낮다고 봐야 하지 않겠느냐"는 의견을 밝혔다. 피고인 다우케미컬은 가압류 취소소송을 낼 수도 있다. 서울지역의 한 판사는 "가압류 취소소송은 확정판결이 아니어도 제기가 가능하다"며 "다우케미컬 등은 원고패소 취지의 이번 대법원 판결을 근거로 가압류를 풀어달라는 소송을 따로 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피해자들은 1999년 고엽제 제조회사인 다우케미컬과 몬산토의 특허권을 가압류했다. 가압류 대상이 된 특허권은 다우케미컬이 보유한 폴리우레탄 중합체 및 제조방법 등 241건의 국내 특허권과 몬산토사가 보유한 제초제 제조성분 등 92건의 국내 특허권이다. 승소가 확정된 39명은 가압류된 특허권에 강제집행을 해 손해를 배상받을 수 있지만, 나머지 부분에 대해서는 압류취소 소송이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당초 원고들은 대법원 승소판결이 나면 그 판결을 근거로 미국에서도 별도의 소송을 진행하려 했으나, 이 계획은 수포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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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산토
다우케미컬
손해배상청구
염소성여드름질병
고엽제피해자
좌영길 기자
2013-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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