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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 대법원 "일용근로자 월 근로일수, 22일 아닌 20일"
업무상 재해를 입은 일용근로자의 손해배상액을 산정하는 기준이 되는 한 달 근로일수는 20일을 초과해 인정하기 어렵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연간 공휴일 증가와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이 강조되는 근로 여건 등을 근거로 들었다. 2003년 정했던 근로일수 기준(22일)을 21년 만에 이틀 줄인 것이다. 대법원 민사2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25일 근로복지공단이 삼성화재해상보험 주식회사를 상대로 제기한 구상금 청구 소송(2020다271650)에서 도시 일용노동자의 월 가동 일수를 22일로 인정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부산지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대체공휴일이 신설되고 임시공휴일의 지정도 가능해져 연간 공휴일이 증가하는 등 사회적·경제적 구조에 지속적인 변화가 있었다"며 "근로자 삶의 질 향상과 일과 삶의 균형이 강조되는 등 근로 여건과 생활 여건의 많은 부분도 과거와 달라졌다"고 판단했다. 이어 "고용노동부가 매년 실시하는 '고용 형태별 근로실태 조사'의 고용 형태별·직종별·산업별 최근 10년간 월평균 근로일수 등에 의하면 과거 대법원이 도시 일용근로자의 월 가동 일수를 22일 정도로 보는 근거가 되었던 각종 통계자료 등의 내용이 많이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대법원은 2003년 도시 일용근로자의 월 가동일수를 22일을 초과할 수 없다고 정했지만, 21년 만에 20일을 초과할 수 없다고 견해를 변경했다. 다만 변화된 시대상황을 반영해 현재 적용될 수 있는 경험칙을 선언한 것으로 판례 변경에 해당하지 않는다. 따라서 반드시 전원합의체에서 종전 판례를 폐기하고 판결을 선고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다. 이 판결을 통해 모든 사건에서 월 가동일수를 20일로 인정해야 하는 것은 아니고 피해자가 적극적으로 증명한 경우에는 20일을 초과 인정될 수 있기 때문에 사안에 따라 20일 미만의 월 가동일수가 인정되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그 기준점이 월 가동일수 22일에서 20일로 줄어들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 만큼 향후 실제 실무례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으로 보인다. '도시 일용근로자'란 기능을 필요로 하지 않는 일반 잡역에 종사하면서 단순 육체노동을 하는 사람을 뜻한다. 일실수입 산정 과정에서 많이 사용되는 개념이다. 일용직 근로자인 A 씨는 2014년 7월 경남 창원의 한 여관 철거 공사 현장에서 높이 28m의 굴뚝 철거 작업을 하던 중 떨어져 좌측 장골 등이 골절되는 상해를 입었다. 근로복지공단은 이 사고를 업무상 재해로 인정하고 A 씨에게 휴업급여 2억900여만 원, 요양급여 1억1000여만 원, 장해급여 약 3167만 원을 지급했다. 이후 공단은 해당 크레인의 보험자인 삼성화재를 상대로 7957만 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1심은 도시 일용노동자의 월 근로일수를 19일로 계산하고 삼성화재가 공단에 7118만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항소심은 월 근로일수를 22일로 계산하고 1심보다 많은 7460만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일용근로자
노동
가동일수
박수연 기자
2024-04-25
국가배상
민사일반
[판결] 대법원, '의정부 아파트 화재' 유족 경기도 상대 손배소 파기환송
'의정부 아파트 화재' 피해자 유족들에게 경기도가 17억 원을 배상해야 한다는 법원 판결이 대법원에서 파기됐다. 대법원 민사1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8일 A 씨 등 유족 11명이 경기도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2020다209938)에서 경기도의 배상책임을 인정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지난 2015년 1월 경기도 의정부 있는 한 아파트에서 발생한 화재는 지상 1층 주차장의 오토바이에서 처음 시작돼 순식간에 인근 아파트 2개 동까지 불길이 확산됐다. 당시 아파트의 방화문이 닫혀 있지 않았던 탓에 화염과 유독가스가 계단실을 타고 확산하면서 주민 5명이 숨지고 주민 120여명이 부상을 입은 것으로 조사됐다. 화재 3개월 전인 2014년 10월 경기도의 지시에 따라 의정부소방서가 이 아파트에 대해 소방특별조사를 실시했는데, 3층부터 10층까지 계단실 앞 방화문에 건축법령을 위반하여 도어클로저가 설치되어 있지 않았는데도 이를 적발해 시정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숨진 주민들의 유족은 아파트 시공사와 감리업체, 경기도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다. 1,2심은 세 곳 모두 사고의 책임이 있다고 인정해 공동으로 17억2000여만 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당시 적용되던 소방시설법 규정 등을 토대로 경기도에 곧바로 책임을 묻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구 소방시설법 시행령은 '소방특별조사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경우 방화시설의 설치·유지 및 관리에 관한 사항을 조사할 수 있다'고 규정했다. 재판부는 "방화문에 도어클로저가 설치되었는지 여부는 방화시설의 설치·유지 및 관리에 관한 사항으로 소방특별조사를 실시하는 경우 반드시 조사해야 하는 항목이 아니라 조사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경우 실시할 수 있는 조사할 수 있는 항목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이어 "도어클로저 설치 여부가 조사항목에 포함돼 있지 않았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소방공무원들이 이를 확인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직무상 과실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원심은 조사의 목적과 구체적 항목이 무엇인지, 도어클로저가 설치됐는지 여부가 조사 항목에 포함됐는지를 심리해 소방공무원들의 직무상 과실을 판단했어야 했다"고 덧붙였다. 대법원 관계자는 "구 소방시설법령에서 정한 소방대상물에 대한 소방특별조사의 조사항목의 범위에 대하여 최초로 명시적으로 설시한 판결"이라고 말했다.
방화시설
소방특별조사
화재
박수연 기자
2024-02-23
금융·보험
민사일반
[대법원이 주목하는 판결] “국민건강보험법상 본인부담상한액을 초과해 피보험자가 지출한 금액은 보험급여 대상에서 제외”
[대법원 판결] 2009년 10월 제정된 실손의료보험 표준약관 시행 전 체결된 실손의료보험 사안에서 국민건강보험법상 본인부담상한액을 초과해 피보험자가 지출한 금액은 피보험자가 부담하는 금액이라고 보기 어려우므로 보험급여의 대상에서 제외된다는 점을 명시적으로 설시한 대법원 첫 판결. 대법원 민사1부(주심 서경환 대법관), 2023다283913(2024년 1월 25일 판결) [판결 결과] A 씨가 현대해상화재보험(소송대리인 법무법인 다율 김종환 변호사)을 상대로 낸 보험금 소송에서 원고 일부승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환송. [쟁점] 이 사건 특약에 따른 보상대상에 국민건강보험법상 본인부담상한액을 초과하는 금액이 포함되는지 여부 [사실관계와 1, 2심] A 씨는 2008년 11월 27일 현대해상과 피보험자를 A 씨로, 보험기간을 2008년 11월 27일부터 2080년 11월 27일까지로 한 보험계약을 체결했다. 이 보험계약의 질병입원의료비(갱신형) 보장특약)의 보험증권상 보상내역은 ‘질병으로 입원치료 시 국민건강보험법에 의해 피보험자가 부담하는 입원실료, 입원제비용, 수술비 전액 및 실제 사용병실(최고 2인실 기준)과 기준 병실과의 병실료 차액의 50%를 지급(발병일로부터 365일 한도 및 1사고당 최고 가입금액 한도)’한다는 내용이었다. 해당 특약에 대한 특별약관 제1조 제2항은 ‘회사는 국민건강보험법에 의해 피보험자가 부담하는 제1항 제1호(입원실료), 제2호(입원제비용), 제3호(수술비)의 비용 전액(국민건강보험법에서 정한 요양급여 중 본인부담분과 비급여 부분)과 제4호(병실료차액)의 비용 중 50% 해당액을 1사고 당 보험가입증서(보험증권)에 기재된 이 사건 특약의 보상한도액을 한도로 보상해 드린다’고 정했다. 한편 A 씨는 2021년 8~10월 세 차례 병원에 입원하고, 그 기간 동안 16회의 도수치료와 7회의 체외충격파치료 등을 받은 뒤 2021년 10월 말경 현대해상에 입원치료비에 대한 보험금 지급을 청구했다. 그러나 현대해상은 11월 A 씨의 청구 금액 중 국민건강보험법상 본인부담상한액을 초과하는 금액인 100여 원은 병원이나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환급 가능한 금액이므로 특약에 따른 보상대상이 아니라며 지급을 거부했다. 1심은 본인부담상한액을 초과하는 금액 부분에 대한 청구를 기각하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그러나 2심은 본인부담상한액을 초과하는 금액 부분에 대한 청구를 인용하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대법원 판단(요지)] 이 사건 특약에 관한 보험증권상 보상내역과 특별약관은 질병으로 입원치료를 받을 경우 피보험자가 부담하는 입원실료 등 비용 전액 및 일부로서 국민건강보험법에서 정한 요양급여 중 본인부담분과 비급여 부분을 보험금으로 지급하도록 정하고 있다. 이러한 문언 내용에 의하면, 요양급여 중 피보험자가 부담하지 않는 부분은 이 사건 특약에 따른 보험금 지급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볼 수 있다. 구 국민건강보험법 시행령 제22조 제22조 제1항 후문은 본인부담금 상한제를 채택했는데, 그 후 이러한 본인부담금 상한제의 내용은 개정된 구 국민건강보험법 제44조 제2항 제44조 제2항에 ‘본인이 연간 부담하는 본인일부부담금의 총액이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금액(본인부담상한액)을 초과한 경우에는 공단이 그 초과금액을 부담해야 한다’는 조항으로 신설되면서 법률에 편입됐다. 이러한 법령 규정에 의하면, 본인부담상한액을 초과하는 금액은 피보험자가 부담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부담하는 비용이 된다. 이 사건의 보험계약 중 특약 부분은 실손의료보험으로서 손해보험의 일종이다. 손해보험은 보험사고로 인해 생길 피보험자의 재산상 손해를 보상하기 위한 것으로서(상법 제665조), 피보험자가 질병으로 입원치료를 받음으로 인하여 발생한 재산상 손해로서 ‘국민건강보험법에서 정한 요양급여 중 본인부담분과 비급여 부분’을 보상대상으로 삼고 있다. 해당 특약에 관한 보험증권의 보상내역과 특별약관의 내용, 본인부담금 상한제에 관한 국민건강보험법령의 규정, 이 특약이 담보하는 보험목적의 성질 등을 고려하면 이 사건 특약에 관한 약관 내용은 피보험자가 국민건강보험법에 따른 요양급여 중 본인이 최종적으로 부담하는 부분을 담보한다고 봄이 타당하고, 본인부담상한액을 초과하여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환급받은 부분은 이 사건 특약의 보상대상이라고 할 수 없다. 이처럼 이 사건 특약에 관한 약관 내용은 다의적으로 해석되지 않으므로, 약관의 뜻이 명확하지 않아 고객에게 유리하게 해석해야 하는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다. [대법원 관계자> “2009년 10월 실손의료보험 표준약관이 제정돼 공단으로부터 환급 가능한 금액은 보상하지 않는 사항이라고 명시되면서 약관 시행 이후 체결된 실손의료보험의 경우에는 본인부담 상한액을 초과한 금액이 보상대상에서 제외됨이 명확해졌다. 그 이전에 체결한 실손 의료보험 보상대상에 국민건강보험법상 본인부담상한액을 초과하는 금액이 포함되는지에 관해서 아직 대법원 판례가 없고 하급심의 판단이 엇갈리고 있었다. 이번 대법원 판결이 이러한 경우, 하급 판단의 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건강보험
보험금
본인부담상한액
실손의료보험
박수연 기자
2024-02-19
국가배상
민사일반
[판결] 세월호 생존자에 대한 국가배상 책임… 항소심도 인정
세월호 선체 <사진=연합뉴스> 2014년 발생한 세월호 참사의 생존자와 그 가족들에 대한 국가배상 책임이 항소심에서도 재차 인정됐다. 서울고법 민사20-2부(홍지영·박선영·김세종 부장판사)는 7일 세월호 참사 생존자와 그 가족 등 55명이 국가와 청해진해운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19나2010444)에서 "피고들은 공동으로 원고 6명에게 추가 인용금액을 지급하라"며 1심과 같이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1심 판단을 유지하되, 참사 이후 신체감정을 받은 생존자 6명(학생 3명, 일반인 3명)에 대해선 후유장애를 인정하고 배상액을 높였다. 특히 1심에서 배상금으로 8000만 원이 인용된 3명에게는 각각 3600여만 원~4000여만 원이 추가 인용됐다. 배상금으로 1억3000여만 원~1억6000여만 원이 인정된 나머지 3명에게는 각각 220여만 원~530여만 원이 추가 인용됐다. 다만 재판부는 원고들이 항소심에서 군 기무사 사찰로 인한 2차 피해를 주장하며 요구한 배상 청구 부분에 대해선 받아들이지 않았다. 원고들은 2015년 9월 '4·16 세월호 참사 피해구제 및 지원 등을 위한 특별법'에 따라 결정된 배상금 지급을 거부하고 소송을 냈다. 앞서 1심은 단원고 학생 생존자에 대해 △본인 8000만 원 △부모 1600만 원 △형제자매 400만 원 △조부모 400만 원을, 일반인 생존자에 대해 △본인 8000만 원 △배우자 3200만 원 △자녀 800만 원 △부모 1000만 원 △형제자매 200만 원을 위자료로 각각 인정했다. 1심을 맡은 수원지법 안산지원 민사1부(당시 재판장 손주철 부장판사)는 세월호 참사 생존자와 그 가족 등 76명이 국가 등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청해진해운 임직원과 세월호 선장·선원 및 해경 123정 정장은 국민의 생명·안전에 대한 보호 의무를 다하지 못했고, 그 결과 세월호 승객들 상당수가 구체적 상황을 알지 못한 채 선내에서 구조를 기다리다 사망하거나 탈출 과정에서 상해를 입었다"며 "생존자들은 탈출 과정에서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고, 침수된 세월호 내부에서 긴 시간 공포감에 시달렸으며 현재까지도 당사자와 그 가족들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우울증, 불안 증세 등으로 고통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국가는 사고 수습 과정에서 정확한 구조·수색 정보를 제공하거나 적절한 현장 통제 조치를 하지 않음으로써 혼란을 초래했을 뿐만 아니라 피해자와 가족의 의견을 반영한 체계적인 의료·심리·사회적 지원을 실시하지 않은 채 지원 대책을 일방적으로 발표하거나 과다 홍보함으로써 생존자와 가족들이 2차 피해에 노출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세월호 사고가 우리 사회에 미친 영향이 중대하고 광범위했을 뿐 아니라, 다시는 이러한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예방할 필요성이 크다"며 "국가와 청해진해운은 공동으로 총 23억8000여만 원을 배상하라"고 판시했다. 당시 원고 76명 중 21명은 항소를 포기해 그대로 판결이 확정됐고, 나머지 55명이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세월호
국가배상
청해진해운
이용경 기자
2024-02-07
국가배상
민사일반
[판결] 강남역 폭우로 맨홀 빠져 숨진 남매… 법원 "서초구, 유족에 16억 배상하라"
지난해 8월 중부지방에 발생한 집중 호우로 당시 강남역 인근 맨홀에 빠져 숨진 남매의 유족에게 서초구가 16억여 원을 배상해야 한다는 1심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33부(재판장 허준서 부장판사)는 14일 남매 A 씨와 B 씨 유족들이 서초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23가합45284)에서 "서초구는 유족들에게 16억4700여만 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남매인 A 씨와 B 씨는 2022년 8월 8일 저녁 10시 50분께 서울 서초구 한 도로를 건너다 뚜껑이 열린 채 방치돼 있던 맨홀에 빠져 사망했다. 이들은 차량을 타고 가던 중 폭우로 시동이 꺼지자 차에서 내려 대피했다가, 비가 소강 상태에 접어들 무렵 귀가를 위해 물에 잠긴 도로 위를 걷다 이 같은 사고를 당한 것으로 조사됐다. 유족은 "도로에 있는 맨홀에는 추락방지 시설이 설치돼야 했다"며 "해당 도로 관리청인 서초구의 설치·관리상 하자로 사고가 발생했다"며 소송을 냈다. 이에 대해 서초구는 "사고 당시 기록적 폭우로 인해 맨홀 뚜껑이 열렸는데, 이는 천재지변에 의한 것"이라며 "예측 가능성이나 회피 가능성이 없었다"며 배상 책임을 부인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맨홀 설치·관리 하자로 인해 사고가 발생한 만큼 해당 도로 관리청인 서초구는 유족에게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특히 사고 장소 일대가 낮은 지대와 항아리 지형 등을 이유로 홍수나 집중 호우 때마다 침수된 점, 하수도에서 수압으로 인해 빗물이 역류해 맨홀 뚜껑이 열릴 가능성이 충분히 있었던 점 등을 이유로 이 같이 판단했다. 재판부는 "사고 당시 맨홀은 뚜껑이 열려있는 채로 통상 갖춰야 할 상태에 있지 않았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며 "서초구는 기록적 폭우로 인해 사고가 발생했다고 주장하지만, 강수량이 적었던 2011년 7월 집중호우 당시에도 맨홀 뚜껑 이탈은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다만 "사고 발생 당시 서초구가 맨홀 뚜껑 이탈을 즉시 확인하거나 조치하기 어려웠던 점, 사망한 남매 역시 빗물이 가득 찬 도로 상태에 주의할 필요가 있었던 점 등에 비춰 서초구의 배상 책임을 80%로 제한한다"고 판시했다.
설치관리하자
폭우
맨홀
이용경 기자
2023-12-28
국가배상
민사일반
[판결] 세월호 참사로 사망한 학생 친모, 7년 뒤 사망 사실 알게 돼 국가배상 청구… 대법, "일부 청구권 소멸"
세월호 침몰로 사망한 학생의 친모가 뒤늦게 사망 사실을 알게 돼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어머니가 3억 7000만 원을 배상받을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은 숨진 아들의 일실 수입과 위자료 채권 3억7000만 원은 인정했지만, 친모 고유의 위자료 채권은 소멸시효가 경과했다고 봤다. 대법원 민사3부(주심 이흥구 대법관)는 14일 세월호 참사로 숨진 A 군의 친모 B 씨가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소송(2023다248903)에서 원고일부승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B 씨는 2000년 남편과 이혼한 후 A 군의 채권을 행사하지 않았다. 이후 2014년 A 군이 세월호 참사 당시 사망했다. 이후 B 씨는 2021년 1월 4·16세월호참사특별조사위원회 피해지원과 팀장으로부터 세월호사고 관련 국민성금 수령 연락을 받고서야 아들의 사망사실을 알게 됐다. B 씨는 같은 해 3월 31일 국가배상법상 손해배상을 구하는 소송을 냈다. 1심은 소멸시효가 지났다며 B 씨의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러나 2심은 판단을 뒤집고 "국가는 B 씨에게 4억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2심은 B 씨가 '손해 및 가해자를 안 시점'이 A 군의 사망을 안 2021년 1월로 봐야 하므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본인 고유의 위자료뿐 아니라 A 군의 일실수입과 위자료채권도 마찬가지라고 봤다. 반면 대법원은 A 군의 일실수입과 위자료채권에 대한 소멸시효만 경과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A 군의 일실수입 및 위자료채권에 대해 "민법 제181조의 '상속인의 확정'은 상속인의 존부 또는 소재나 생사 불명인 상태에서 상속인이 확정된 경우뿐만 아니라 상속의 승인 여부가 확정되지 아니하다가 상속의 승인 등에 의해 상속의 효과가 확정된 경우까지 포함한다"며 "A 군의 일실수입 및 위자료채권은 상속재산에 속한 권리로 상속인이 확정된 때로부터 6개월 간 소멸시효가 정지되는데, B 씨가 A 군의 사망사실을 알게 된 2021년 1월부터 6개월의 소멸시효 정지기간이 지나기 전 소송을 제기했으므로, 해당 채권에 대한 B 씨의 상속분은 소멸시효가 완성되지 않았다"고 판시했다. 다만 대법원은 B 씨 고유의 위자료 채권에 대해선 소멸시효가 완성됐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국가배상법에 기한 배상청구권은 금전의 급부를 목적으로 하는 국가에 대한 권리로서 국가재정법 제96조에 의하여 5년간 행사하지 아니할 때에는 시효로 인해 소멸한다"며 "어떤 권리의 소멸시효기간이 얼마나 되는지에 관한 주장은 단순한 법률상의 주장에 불과하므로 변론주의의 적용대상이 되지 않고 법원이 직권으로 판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가는 '4·16세월호참사 피해구제 및 지원 등을 위한 특별법'상 5년의 시효기간을 주장하는 등 변론 과정에서 소멸시효 완성의 항변을 했고, 이 사건 청구권은 금전의 급부를 목적으로 하는 국가에 대한 권리로 국가재정법상 5년의 소멸시효기간이 적용되는데, 이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때를 국가 주장 시점인 2015년 11월 27일(업무상과실치사죄의 확정시점)로 하여 기산하더라도 이미 소멸시효기간이 경과했다"고 판단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소멸시효기간에 관한 주장이 법률상 주장으로서 직권판단사항임을 재확인하고, 민법 제181조 '상속인의 확정'에 '상속 승인 등에 의하여 상속의 효과가 확정된 경우'가 포함된다는 점을 최초로 확인한 판결"이라고 말했다.
소멸시효
위자료채권
국가배상
세월호
박수연 기자
2023-12-14
노동·근로
민사일반
[판결] 누출 사고에 "대피하라" 작업중지권 행사로 정직 2개월… 대법원, "징계는 부당"
누출 사고 피해를 우려해 '작업중지권'을 행사한 것을 두고 무단이탈을 했다는 이유로 징계처분을 한 것은 부당하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민사1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9일 콘티넨탈오토모티브일렉트로닉스 근로자 A 씨가 회사를 상대로 낸 정직 처분 무효확인 소송(2018다288662)심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전고법으로 돌려보냈다. 2016년 7월 오전 7시56분경 세종 부강산업단지 KOC솔루션 공장에서 화학물질인 '티오비스' 약 300ℓ가 누출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티오비스는 상온에 노출될 경우 분해되면서 유독성 기체인 황화수소를 발생시킨다. 소방본부는 지역주민들에게 사고지점으로부터 반경 50m 거리까지 대피하라고 방송했다. 산업단지 관리사무소장도 통제선 내에 있는 6개 공장 근로자들의 대피를 유도했다. 하지만 누출 사고 지점으로부터 반경 200m 정도 거리에 있는 콘티넨탈 작업장 근로자들에 대해선 대피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 지회장을 맡고 있던 A 씨는 오전 9시쯤 사고 소식을 듣고 회사에 신속한 조치를 촉구한다는 공문을 보냈다. 이후 사측과 사고 대책을 논의했는데, 당시 근로감독관은 대피를 권유했다. 회사 측은 A 씨에게 사고 현장에 방문할 것을 제안했지만 A 씨는 이에 응하지 않고, 뒤늦게 소방본부에 전화를 해 '이미 대피방송이 있었다'는 답변을 들었다. 이에 A 씨는 작업장을 떠나면서 조합원 28명에게도 작업을 중단하고 대피하라고 했다. 이틀 뒤 A 씨는 회사가 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한 적절한 조치를 하지 않았다는 취지의 기자회견문도 발표했다. 이에 사측은 A 씨가 조합원들과 함께 작업장을 무단이탈했고 기자회견으로 허위 사실을 유포해 회사를 비방했다며 A 씨에게 정직 2개월의 징계처분을 했다. A 씨는 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1,2심은 사측의 징계가 정당하다고 판단했다. A 씨가 작업중지권을 행사할 만한 급박한 위험이 없었다는 이유에서다. 1,2심은 "A 씨는 재난지휘통제소를 방문해 객관적으로 작업중지권을 행사할 상황인지 파악할 수 있는 최소한의 노력을 거부했다"며 "작업중지권 행사는 적법하지 않다"고 밝혔다. 또 "기자회견으로 '회사가 누출 사고를 인지했는데도 직원들에게 알리지 않았고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허위 사실을 적시해 회사와 임직원들의 명예를 중대하게 훼손했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징계가 부당하다는 취지로 판단하고 사건을 파기환송했다. 재판부는 "황화수소 피해 범위를 명확하게 예측하기 어려웠고 상당한 거리까지 유해 물질이 퍼져나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실제 누 출사고 지점으로부터 200m 이상 떨어진 공장에서도 오심, 구토, 두통을 호소하는 피해자들이 발생했던 사정 등을 보면 콘티넨탈 회사 작업장이 유해 물질로부터 안전한 위치에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어 "A 씨는 근로자이자 노조 대표자로서 '인체에 유해한 화학물질이 누출됐고 이미 대피 명령을 했다'는 취지의 소방본부 설명과 대피를 권유하는 근로감독관의 발언을 토대로 산업재해가 발생할 급박한 위험이 존재한다고 인식하고 대피하면서 다른 근로자들에게도 대피를 권유했다고 볼 여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작업중지권
근로자
징계
누출사고
박수연 기자
2023-11-09
금융·보험
민사일반
[판결] '여수 금오도 사건' 남편, 아내 사망보험금 소송 최종 승소
아내가 탄 승용차를 바다로 추락시켜 숨지게 했다는 혐의에 대해 무죄를 확정받은 이른바 '여수 금오도 사건'의 남편이 보험사들을 상대로 낸 아내의 사망 보험금 청구 소송에서 최종 승소했다. 대법원 민사2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2일 A 씨가 보험사 3곳을 상대로 낸 보험금 지급 청구소송 상고심(2023다263025)에서 보험사들에 12억 원의 보험금 지급 의무를 인정한 원심을 유지했다. 다만 지연손해금 기산점 판단 부분에 대해선 법리오해가 있다며 파기했다. A 씨는 2018년 12월 31일 오후 10시경 전남 여수시 금오도의 한 선착장에서 아내 B 씨가 탄 승용차를 바다에 빠뜨려 숨지게 한 혐의를 받았다. B 씨는 추락하는 도중 휴대전화로 119에 구조를 요청했지만 사망했다. A 씨는 당시 경찰 조사에서 "차가 순간적으로 바다로 추락해 아내를 구하지 못했다"고 진술했다. 사고 당시 아내와 선착장에 머물던 A 씨는 후진을 하다가 추락 방지용 난간을 들이받고 "차의 상태를 확인한다"며 혼자 운전석에서 내렸다. A 씨는 차량 변속기를 중립(N)에 위치한 상태로 하차했고, 경사로에 주차돼 있던 차량은 B 씨가 탄 상태에서 그대로 바다에 빠졌다. 한편 B 씨 명의로 수령금 17억 원 상당의 보험 6개가 가입돼 있었고, 혼인신고 이후 수익자 명의가 A 씨로 변경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A 씨가 일부러 변속기를 중립에 두고 차에서 내린 뒤, 차를 밀어 바다에 빠뜨렸다고 판단해 살인 혐의 등을 적용, A 씨를 기소했다. 1심은 A 씨의 살인 혐의 등을 유죄로 판단하고 무기징역형을 선고했다. 반면 2심은 A 씨의 살인 혐의에 대해 고의가 입증되지 않았다며 무죄로 판단하고, 검찰이 예비적 공소사실로 추가한 교통사고처리특례법상 치사 혐의만 유죄로 인정해 금고 3년을 선고했다. 대법원도 2020년 9월 "피해자의 사망이 피고인의 고의적 범행으로 인한 것이 아닐 수 있다는 합리적 의심을 배제하기 어렵다"며 원심을 확정했다. 살인 혐의에 대해 무죄를 확정받은 A 씨는 같은 해 11월 보험사 3곳을 상대로 12억 원의 보험금을 청구하는 소송을 냈다. 1심은 A 씨가 고의로 사망 사고를 발생시킨 것으로 판단된다며 원고패소 판결했다. 하지만 2심은 A 씨가 고의로 사고를 일으켜 아내 B 씨를 살해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며 보험사들에 12억 원의 보험금 지급 의무가 있다고 판결했다. 당시 재판부는 이 사건에 대해 "피보험자인 B 씨의 입장에서 예측할 수 없는 원인에 의해 발생한 우연한 사고이자, A 씨가 승용차의 장치를 용법에 따라 사용하던 중 발생한 사고"라며 "각 보험계약에서 정한 보험사고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보험금의 부정 취득을 목적으로 보험계약을 체결했는지 여부, 보험계약 체결 시 기망 여부 등에 대해 모두 인정하지 않았다. 대법원도 원심 판단을 그대로 수긍했다. 다만 소송촉진법상 지연손해금 기산점에 관한 부분은 대법원 판례에 위반된다며 파기했다.
보험금
교통사고
사망보험금
이용경 기자
2023-11-02
금융·보험
민사일반
[판결] 장기요양진단비 피보험자 사망 후, 사망사실 모르고 등급판정… “보험금 지급사유 발생 안 돼”
장기요양진단비 보험금의 피보험자가 사망한 후 국민건강보험공단 등급판정위원회가 사망사실을 모르고 등급판정을 했다면 보험회사는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아도 된다는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민사1부(주심 오경미 대법관)는 지난달 12일 DB손해보험이 A 씨의 유족 B 씨를 상대로 제기한 채무부존재확인소송에서 원고패소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울산지법으로 돌려보냈다(2020다232709). A 씨는 2014년 3월 DB손해보험과 신(新)장기간병요양진단비(1, 2, 3등급)를 보험금으로 지급하는 내용의 보험계약을 체결하고, 보험료를 지급했다. 해당 보험계약의 보통약관에는 △피보험자가 보험기간 중 사망할 경우 보험계약은 소멸하고 △신장기간병요양진단비 보험금은 피보험자가 '보험기간 중 노인장기요양보험 수급대상으로 인정됐을 경우' 지급하고 △'노인장기요양보험 수급대상으로 인정됐을 경우'는 국민건강보험공단 등급판정위원회에 의해 1등급, 2등급 또는 3등급의 장기요양등급을 판정받은 경우를 뜻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A 씨는 2017년 6월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장기요양인정을 신청했고, 공단은 같은달 8일 A 씨가 입원해 있던 병원에 방문해 실사를 한 후 13일 뒤 A 씨에 대한 장기요양등급을 1등급으로 판정했다. A 씨는 공단에서 실사를 한 날 밤 11시25분경 사망했고, A 씨의 유족 B 씨는 보험금을 청구했다. 하지만 DB손해보험은 보험금을 지급할 수 없다면서 소송을 냈다. 1심, 2심은 "보험계약에서 정한 '보험기간 중 보험사고(등급판정)의 발생'은 장기요양등급 판정의 원인이 되는 사실로서 피보험자의 건강상태가 장기요양을 필요로 하는 정도가 확인되면 충분하다"며 유족의 손을 들어줬다. 그러나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이 사건 보험계약이 정한 보험금 지급사유로서 '피보험자가 보험기간 중 노인장기요양보험 수급대상으로 인정됐을 경우'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보험자가 보험기간 중 국민건강보험공단 등급판정위원회에 의해 장기요양등급을 판정받은 경우'를 말한다"며 "피보험자가 노인장기요양보험 수급대상에 해당할 정도의 심신상태임이 확인됐다고 하더라도 장기요양등급 판정을 받지 않은 상태에서 보험계약이 소멸했다면 보험기간 중 보험금 지급사유가 발생했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노인장기요양보험법상 장기요양급여는 성질상 피보험자의 생존을 전제로 하므로 장기요양인정 신청인의 사망 후에는 장기요양등급을 판정할 수 없다"며 "등급판정위원회가 그 사망 사실을 알지 못한 채 장기요양등급 판정을 했더라도 사망자에 대한 장기요양등급 판정이어서 법률상 효력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피보험자의 사망 후 장기요양등급 판정이 이뤄졌더라고 해서 보험약관이 정하는 보험금 지급사유가 발생했다고 할 수 없다"며 "피보험자가 장기요양인정 신청을 한 후 사망한 경우 장기요양등급 판정 시점에 따라 보험금 지급 여부가 달라질 수 있다고 하더라도, 그런 사정만으론 보험금 지급사유에 관한 약관이 보험계약자의 정당한 이익과 합리적인 기대에 반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보험금
노인장기요양
사망
한수현 기자
2023-11-01
민사일반
(단독)[판결] 국가, '故김홍영 검사 폭행' 김대현 전 부장검사 상대 구상금 소송 일부승소
상관의 폭행 등으로 극단적 선택을 한 고(故) 김홍영 검사의 유족들에게 10억 원대 손해배상금을 지급했던 국가가 당시 김 검사의 상관이었던 김대현 전 서울남부지검 부장검사를 상대로 구상금 소송을 제기해 일부 승소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41부(재판장 정회일 부장판사)는 7월 6일 국가가 김 전 부장검사를 상대로 낸 구상금 소송(2021가합571321)에서 "김 전 부장검사는 국가에 8억5000여만 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국가와 김 전 부장검사 양측은 모두 이번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2016년 5월 상관이었던 김 전 부장검사의 가혹 행위와 과다한 업무에 시달리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김 검사의 유족들은 2019년 11월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냈다. 법원에서는 2021년 6월 조정을 갈음하는 결정이 내려졌고, 국가는 해당 결정에 따라 총 13억여 원을 유족들에게 지급했다. 이후 국가는 2021년 10월 김 전 부장검사를 상대로 유족들에게 지급한 13억여 원에 대한 구상을 청구했다. 재판부는 "피고가 직무를 집행하면서 자신의 지휘·감독을 받는 망인에게 폭언·폭행을 반복해 인격적 모멸감을 주고 검사의 명예까지 심각하게 훼손한 결과 망인이 결국 자살을 선택하기에 이르렀다"며 "피고의 행위와 망인의 사망 사이에는 상당인과관계가 존재하고, 비록 피고가 망인의 사망이라는 결과 발생을 인식하지 못했다고 하더라도 약간의 주의만 기울였다면 피고의 행동으로 인해 심한 스트레스와 압박감에 시달린 망인이 자살을 결행할 수도 있다는 점을 충분히 예견할 수 있었다고 보이므로 피고에게는 망인의 사망에 대해 중대한 과실이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원고는 관련 민사사건에서 내려진 조정을 갈음하는 결정에 따라 망인의 유족들에게 피고의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를 배상해 국가배상법 제2조 제2항에 따라 피고에게 이를 구상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다만 구상권의 범위에 대해 "조정을 갈음하는 결정이 내려지기 전인 2016년 9월 공무원연금공단에서 망인의 부친에게 순직유족보상금 1억여 원을 지급했고, 당시 재판부는 망인의 일실수입에서 순직유족보상금을 공제하지 않은 채 손해배상액을 산정했다"며 "공무원연금공단에서 지급한 순직유족보상금은 재해보상적 성격의 급여로서 소극적 손해에서 공제됐어야 함에도 원고가 이의 제기 없이 망인의 유족들에게 그와 같이 산정된 손해배상금을 전액 지급했고, 공무원연금공단이 직접 피고를 상대로 구상을 청구하고 있기 때문에 원고가 망인의 유족들에게 지급한 손해배상금 중 순직유족보상금에 해당하는 부분은 원고가 구상할 수 있는 범위에서 제외되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국가배상법 제2조 제2항에 따라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가 산하 공무원에 대해 구상권을 행사하는 경우 국가 등은 당해 공무원의 직무내용, 불법행위 상황 등 제반 사정을 참작해 손해의 공평한 분담이라는 견지에서 신의칙상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한도에서만 구상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며 "피고에게 망인을 사망에 이르게 할 의도가 있었다고 보이지는 않는 점, 피고의 망인에 대한 폭언·폭행이 짧은 기간 동안 수차례 반복됐고, 그 정도가 가볍지 않은 것은 사실이지만 자살 사고의 특성상 책임을 피고에게 전적으로 묻기는 어려운 점 등을 고려할 때 피고의 책임을 70%로 제한함이 타당하다"고 판시했다. 앞서 김 전 부장검사는 서울남부지검 형사2부장으로 근무하던 2016년 3월부터 5월까지 4차례에 걸쳐 같은 부 소속이던 김 검사를 폭행한 혐의로 2020년 10월 기소됐다. 이후 1심에서 징역 1년을, 2심에서 징역 8개월을 선고받고, 올해 3월 대법원에서 징역 8개월이 확정됐다.
국가배상
구상권
검사
직장내괴롭힘
이용경 기자
2023-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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