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인신고를 하지 않았더라도 결혼식을 올리고 사실혼 관계를 맺었다면 결혼정보업체에 '성혼(成婚) 사례비'를 줘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9부(재판장 오성우 부장판사)는 결혼정보업체 A사가 의사 서모씨를 상대로 "680만원을 지급하라"며 낸 성혼사례금청구소송(2015나8291)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1심을 취소하고 "서씨는 A사에 100만원을 지급하라"며 최근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서씨는 A사를 통해 소개받은 한모씨와 혼인신고를 마치지도 않았고 사실혼 관계도 파기됐으므로 성혼이라는 조건이 성취되지 않았다고 주장하지만, 성혼사례비에서 말하는 성혼 내지 결혼은 사실혼도 포함하는 의미로 봐야 하며 나중에 파탄됐다 해서 달리 볼 것도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서씨가 성혼사례비로 예단비의 10%를 주기로 약정했는데 한씨 측으로부터 1000만원의 예단비를 받은 사실을 자인하고 있으므로 서씨는 A사에 성혼사례비로 1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시했다.
서씨는 2012년 6월 A사 회원으로 가입한 뒤 한씨를 소개받아 2014년 3월 결혼식을 올렸지만 혼인신고도 못한 채 얼마 못가 헤어졌다. A사는 "회원간 결혼시 서씨가 성혼사례비로 680만원을 지급하기로 약정했는데 주지 않았다"며 소송을 냈고, 서씨는 "성혼이 이뤄지지 않았다"며 맞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