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이 직장에서 쓰는 예명에 대해 상사가 "포르노 배우 이름 같다"는 등의 성적인 농담을 한 것은 성희롱에 해당하므로 직원에게 위자료를 줘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21단독 고종영 부장판사는 모 학원 강사였던 김모씨가 학원장 이모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17가단5121277)에서 "100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김씨는 지난 2016년 이씨가 운영하는 A학원에서 강사로 일했다. A학원에서는 강사들이 예명을 쓰고 있었는데 김씨는 자신의 예명으로 '실비아'를 쓰려다 당혹스런 일을 당했다. 그해 4월 다른 동료들과 점심을 먹는 자리에서 이씨가 "'실비아'는 실비아 크리스텔이라는 포르노 배우와 같은 이름이다. 사람들이 그 이름을 들을 때마다 포르노 배우를 생각할 것"이라고 했던 것이다. 이씨는 '애마부인 시리즈', '젖소부인', '뽕' 등 에로영화 내용과 주인공들의 신체부위 등을 언급하며 김씨에게 "그 영화들을 아느냐"고 10여분간이나 이야기를 이어갔다. 이씨의 말에 성적 수치심과 굴욕감을 느낀 김씨는 "5000만원을 배상하라"며 소송을 냈다.
고 부장판사는 "성희롱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성적인 의도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이씨의 발언은 일반적인 여성 회사원이 들을 때 객관적으로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기에 충분하며 이러한 발언은 직장 상사로서 적정한 훈계나 주위를 주는 정도를 넘어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씨는 김씨가 해당 예명을 쓰는 것이 적절하지 않으니 다른 이름을 쓰는 게 좋다는 의견을 제시했을뿐 성희롱을 한 것이 아니라고 주장하지만, 이씨의 발언은 남녀고용평등법 제12조가 금지하고 있는 '직장 내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다만 "김씨의 나이와 성별, 직업, 사건 경위와 성희롱 방법 등 제반 사정을 종합해 배상액은 100만원으로 정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