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복도에서 칠판지우개를 털다 난간에 떨어지자 이를 주우려다가 3층 아래로 떨어져 다친 중학생은 본인에게 50%의 과실이 있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민사8부(재판장 이종찬·李鍾贊 부장판사)는 11일 김모양(16·사고당시 13세)과 가족들이 "창문에 안전봉을 설치하지 않아 사고가 났다"며 서울시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 항소심(2001나17888)에서 "피고는 원고들에게 4천3백여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는 사리분별능력이 완전히 성숙되지 않은 중학생들의 안전사고를 예상해 창에 안전봉을 설치하지 않은 관리상의 하자가 있으므로 원고들이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반면 "김양도 중학교 2학년생으로 어느 정도 사리분별능력이 있고 복도에 지우개 털이용 상자가 설치돼 있었으며 평소 창문틀에 앉지 말도록 지도를 받았음에도 이를 어기고 창문턱을 넘어 난간으로 나간 잘못이 있다"며 피고의 책임을 50%로 제한했다.
한편 1심 재판부는 김양과 서울시의 과실비율을 4대6으로 판결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