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으로 얼굴사진을 찍으면 닮은 연예인을 찾아주는 어플리케이션 '푸딩'을 만든 회사가 연예인들의 초상권 침해를 이유로 1억 8000만원을 배상하게 됐다.
서울중앙지법 민사42부(재판장 이건배 부장판사)는 1일 영화배우 장동건 씨 등 연예인 60명이 '푸딩' 서비스업체인 ㈜케이티하이텔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2013가합509239)에서 "케이티하이텔은 장씨 등에게 300만원씩을 각각 지급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장씨 등은 고객흡인력을 가지고 있는 연예인으로 소비자들의 관심과 주목을 받고 있는데, 케이티하이텔은 푸딩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이들의 사진과 성명을 표시함으로써 장씨 등이 가지는 고객흡인력을 이용해 소비자들의 관심을 유발했다고 봐야 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케이티하이텔은 어플리케이션을 무료로 배포해 더 많은 소비자들이 앱을 이용하도록 함으로써 광고수익을 얻었고, 비록 푸딩 어플리케이션에 사용된 장씨 등의 초상이 이미 인터넷을 통해 공개된 것이라도 배너광고를 통해 상업적으로 초상을 무단사용하는 것은 장씨 등 연예인들이 예상했던 이용범위를 벗어난 것이라고 봐야 한다"며 "케이티하이텔은 성명권과 초상권을 침해로 인해 장씨 등이 입은 정신적 고통에 대해 위자료를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그러나 장씨 등이 "'퍼블리시티권'을 침해당했으니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는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퍼블리시티권(The Right of Publicity)은 영미법에서 유래한 것으로, 성명이나 초상을 상품의 선전에 이용하는 것을 허락하는 권리를 말한다. 인격권인 초상권과 구별되는 재산권의 일종으로, 상속과 양도가 가능하다. 재판부는 "성문법주의를 취하고 있는 우리나라에서 법률이나 조약 등 실정법이나 확립된 관습법 등의 근거 없이 필요성이 있다는 사정만으로 물권과 유사한 독점·배타적 재산권인 퍼블리시티권을 인정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케이티하이텔은 2010년 '푸딩얼굴인식'이라는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을 제작해 무료로 배포했다. 어플리케이션 사용자가 1500만여명에 달하는 등 큰 인기를 끌었고, 케이티하이텔은 배너광고를 통해 광고수익을 올렸으나 시간이 지남에 따라 상품성이 떨어져 지난 4월 서비스를 종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