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의 인기 코미디언인 쿠오 추 쳉(郭子乾)이 국내 호텔에 머물며 객실내에 비치된 주전자를 사용하다 화상을 입었다며 소송을 냈지만 결국 패소했다.
쿠오는 2012년 1월 관광차 서울을 방문해 A호텔에 투숙했다가 허벅지에 화상을 입었다. 그는 화상이 호텔에 비치된 전기 주전자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주전자의 밑판이 분리된 상태로 고장나 있었지만 호텔 측이 밑판을 투명 테이프로 고정해둬 이를 모르고 사용하다 다쳤다는 것이다. 호텔 측은 이같은 사실을 부인했다. 쿠오는 그해 7월 호텔을 상대로 치료비와 위자료 등으로 4억4000여만원을 청구하는 소송을 서울중앙지법에 냈다.
1·2심은 "원고가 주장하는 상태로 물을 끓였다는 것을 납득하기 어렵고 오히려 주전자를 실수로 바닥에 떨어뜨려 사고를 당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원고패소 판결했다. 판결에 불만을 품은 쿠오씨는 대만 현지에서 반한 운동을 주도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상고까지 했지만 달라진 것은 없었다.
대법원 민사2부(주심 조희대 대법관)는 23일 쿠오와 그의 가족들이 A호텔 운영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 상고심(2014다230580)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투숙하기 전 주전자의 상태 등을 호텔 측이 미리 점검했는데 아무런 이상이 없었다"며 "원고의 주장을 인정할만한 증거가 없다"고 밝혔다. 또 "원고는 문제의 호텔이 대만에서 숙박광고를 하고 있으므로 국제사법 제27조 1항 1호에 따라 대만법을 준거법으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원고가 현지 여행사를 통해 호텔에 숙박하게 된 것이므로 여행사와 생긴 문제에만 대만법을 적용하고 호텔과 생긴 문제에는 대한민국 법을 적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