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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상가임대차
계약 갱신 요구한 뒤 갱신 기간 시작 전에 다시 계약 해지 통지한 임차인… 임대차 계약 종료일은 '통지 후 3개월'
임차인이 임대차 계약의 갱신을 요구한 뒤, 갱신된 계약 기간이 시작되기 전에 임대인에게 다시 계약 해지를 통지한다면 계약 종료일은 언제로 봐야 할까? 이러한 경우 해지의 효력 발생 시점은 '해지통지 후 3개월'이라는 대법원 첫 판단이 나왔다. 즉, 갱신된 임대차계약 기간이 개시되기 전에 해지 의사가 임대인에게 도달했다고 하더라도 갱신된 임대차계약 기간이 개시된 때부터 3개월이 지나야만 해지의 효력이 발생하는 것은 아니라는 취지다. 대법원 민사1부(주심 서경환 대법관)는 1월 11일 A 씨(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위온 박찬호, 손원우, 전병모 변호사)가 B 씨를 상대로 낸 임대차보증금등반환 청구의 소(2023다258672)에서 원고승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환송했다. A 씨는 B 씨로부터 한 아파트를 2019년 3월 10일부터 2021년 3월 9일까지 임대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A 씨는 B 씨에게 임대차계약 갱신 요구를 통지했고, 2021년 1월 5일 B 씨에게 도달했다. 그런데 A 씨는 돌연 2021년 1월 28일 갱신된 임대차 계약을 해지한다고 통지했고, 다음 날 B 씨에게 도달했다. A 씨는 자신의 해지 통지가 도달된 지 3개월이 지난 2021년 4월 30일까지의 임대료를 지불한 뒤 아파트에서 나왔다. 하지만 B 씨는 임대차 계약이 갱신된 임대차 기간이 개시되는 3월 10일부터 3개월이 지난 6월 9일 해지됐음을 전제로, A 씨에게 이때까지 발생한 임대료 공제한 임대차 보증금과 장기수선충당금을 반환했다. 이에 A 씨는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의3 제1항은 '임대인은 임차인이 제6조 제1항 전단의 기간 이내에 계약갱신을 요구할 경우 정당한 사유 없이 거절하지 못한다'며 임차인의 계약갱신요구권을 규정하고, 같은 조 제4항은 '제1항에 따라 갱신되는 임대차의 해지에 관하여는 제6조의2를 준용한다'고 규정한다"며 "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의2 제1항은 '제6조 제1항에 따라 계약이 갱신된 경우 같은 조 제2항에도 불구하고 임차인은 언제든지 임대인에게 계약 해지를 통지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제2항은 '제1항에 따른 해지는 임대인이 그 통지를 받은 날부터 3개월이 지나면 그 효력이 발생한다'고 규정하고 있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규정을 종합하면, 임차인이 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의3 제1항에 따라 임대차계약의 갱신을 요구하면 임대인에게 갱신거절 사유가 존재하지 않는 한 임대인에게 갱신요구가 도달한 때 갱신의 효력이 발생한다"며 "갱신요구에 따라 임대차계약에 갱신의 효력이 발생한 경우 임차인은 제6조의2 제1항에 따라 언제든지 계약의 해지통지를 할 수 있고 해지통지 후 3개월이 지나면 그 효력이 발생하는데, 이는 계약해지의 통지가 갱신된 임대차계약 기간이 개시되기 전에 임대인에게 도달하였더라도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이어 "A 씨의 갱신된 임대차 계약 해지 취지가 기재된 통지가 2021년 1월 29일 B 씨에게 도달했으니, 그로부터 3개월이 지난 2021년 4월 29일 갱신된 임대차 계약의 해지 효력이 발생했다"며 "원심으로서는 임대차 계약의 해지효력이 발생한 2021년 4월 29일을 기준으로 미지급 차임 등을 공제하고 남은 임대차보증금 및 장기수선충당금이 있으면 B 씨가 이를 A 씨에게 반환하도록 하는 판단을 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1심은 원고 일부승소, 2심은 원고패소 판결했다.
임대차보증금
갱신
해지통지
임대차계약
박수연 기자
2024-02-11
민사일반
주택·상가임대차
[판결] 중소기업인 법인이 소속 직원 거주 위한 주택임대차 계약 체결시 계약갱신요구권 행사 위한 요건은?
중소기업인 법인이 소속 직원 거주를 위한 주택임대차 계약을 체결할 경우, 해당 법인이 주택임대차보호법에서 정한 대항력을 갖춘 임차인으로서 갱신청구권을 행사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대법원은 대표이사나 사내이사로 등기된 사람이 아닌 법인의 '직원'이 임차한 주택을 인도받아 주민등록을 마치고 그곳에서 거주하고 있어야 한다고 판단했다. 대법원 민사1부(주심 김선수 대법관)는 12월 14일 A 사(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청출 박종한, 배기형, 엄상윤, 이영경 변호사)가 B 사를 상대로 낸 건물인도 소송(2023다226866)에서 원고 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A 사는 2019년 12월 4일 중소기업기본법에서 정한 중소기업인 B 사에 2019년 12월 12일부터 2년 동안 서울 용산구 한남더힐 아파트를 임대차보증금 2억 원, 월 차임 1500만 원으로 임대하는 임대차계약을 체결했다. 2019년 11월 6일 설립된 B 사는 2020년 2월 25일까지는 정명호 씨가 대표이사로 등재돼 있다가 이후 김영옥(탤런트 김수미) 씨가 대표로 등재됐다. 정 씨는 김 씨의 아들이다. 계약 체결 당시 B 사의 대표이사는 2019년 12월 12일 해당 아파트를 인도받고 2020년 2월 18일 전입신고를 마친 후 그곳에서 거주해 왔다. A 사는 2021년 9월 29일 B 사에 계약 갱신 거절 의사를 표시하며 해당 부동산의 인도를 구했다. 이에 B 사는 2021년 10월 5일 주택임대차보호법에서 정한 대항력을 갖춘 임차인임을 전제로, 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의3에서 정한 계약갱신요구권을 행사했다. 재판부는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 제3항에 정한 '직원'은, 주식회사의 경우 법인등기사항증명서에 대표이사 또는 사내이사로 등기된 사람은 제외한 사람을 의미한다고 보는 것이 관련 법령의 문언과 법체계에 부합한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중소기업기본법 시행령 제2조 제6호는 주식회사 또는 유한회사의 경우 '임원'이란 '등기된 이사(사외이사를 제외)'를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중소기업기본법 및 시행령은 '임원'과 '직원'을 구별해 사용하고 나아가 '임직원'이라는 용어도 사용하고 있다"며 "따라서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 제3항이 정한 '직원'은 중소기업법령 용례에 따라 법인에서 근무하는 사람 중 대표이사 또는 사내이사로 등기된 사람을 제외한 경우를 의미한다고 보는 것이 법률의 문언 및 법체계에 부합한다"고 설명했다. 또 "주거용 임차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할 때에는 이러한 범위의 임원을 제외한 직원이 법인이 임차한 해당 주택을 인도받아 주민등록을 마치고 그곳에서 거주하고 있으면 그것으로 족하고, 그 밖에 업무관련성, 임대료의 액수, 지리적 근접성 등 다른 사정을 고려할 것은 아니다"라며 "원심이 '해당 아파트와 B 사의 본점소재지 간의 거리, 차임액수, 계약 체결 의도 등을 고려해 B 사가 주택임대차보호법의 적용을 받는 임차인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설시한 것은 적절하지 않지만, 결론에 있어 원심 판단은 정당하다"고 부연했다. 앞서 1심은 원고패소, 2심은 원고승소 판결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 제3항에 정한 '직원'과 '주거용 임차'의 의미에 관해 최초로 명시적으로 판시한 판결"이라며 "중소기업인 법인이 그 소속 직원 거주를 위한 주택임대차 계약을 체결할 경우 대항력 부여 요건에 관한 기준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승소를 이끈 배기형(37·사법연수원 46기) 법무법인 청출 변호사는 "법인 임차인이 임차를 하고 계약 갱신을 청구하기 위해서는 임차인이 주택임대차법 보호대상이 되어야 한다는 점에서 출발한 사건"이라며 "계약갱신청구권을 넘어서서 대항력과 우선변제권 등 법인이 임차인으로서 보호 받기 위한 기본적인 요건에 대한 대법원 판단을 받은 것이기 때문에 시장에 주는 파급력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판결에 따라 앞으로는 중소기업이 직원에게 복지 목적으로 주택을 임차해 제공하는 경우, 내부적으로 일정 조건 등을 갖추고 대표 등 임원이 아닌 직원 명의로 등재해야 할 것"이라며 "사택의 임대차 사건과 관련해 기준이 정립된 판결"이라고 덧붙였다.
주택임대차
갱신청구권
사택
주택임대차보호법
박수연 기자
2024-01-10
민사일반
부동산·건축
[판결] 임차인이 “갱신요구권 행사 안해” 했다가 잔금 지급일 직전 행사… 대법원 “매매계약에 사정변경이 생겼다고 봐야”
아파트 매매계약을 체결한 상황에서 임차인이 갱신요구권을 행사하지 않겠다고 했다가 잔금 지급일 직전 갱신요구권을 행사했다면, 매매계약에 사정변경이 생겼다고 볼 수 있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민사2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지난 12월 7일 A 씨가 B 씨를 상대로 제기한 소유권이전등기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인천지법으로 돌려보냈다(2023다269139). A 씨는 2021년 1월 B 씨로부터 인천 연수구의 아파트를 11억 원에 매수하기로 하는 가계약을 체결하고, 계약금으로 1억1000만 원을 지급했다. 이후 A 씨와 B 씨는 본계약을 체결했는데, 계약 체결 무렵 아파트에는 임차인인 C 씨가 같은 해 10월까지로 임대차계약을 체결하고 거주 중이었다. 이때 A 씨와 B 씨의 매매계약 체결을 중개한 공인중개사는 C 씨와 통화해 C 씨가 임대차계약기간 만료 후 계약갱신요구권을 행사하지 않고 아파트를 인도할 것임을 확인받았다. 이에 따라 매매계약 특약사항에는 C 씨의 임대차보증금 5억 원은 A 씨에게 승계 조건이라는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그런데 잔금 지급일 직전 C 씨는 갑자기 갱신요구권을 행사해 아파트에 2년 더 거주하겠다고 통보했다. 그러자 이 아파트에 실거주할 목적으로 계약을 체결했던 A 씨는 B 씨에게 잔금 지급을 하지 않았고, B 씨는 이를 이유로 계약 해제 의사를 표시했다. 이에 대해 A 씨는 “B 씨는 C 씨의 의사를 전달했을 뿐 C 씨의 임대차계약을 종료시켜 아파트를 인도할 의무를 이행제공하지 않아 잔금을 지급하지 않은 것이므로 매매계약에 따른 채무를 불이행한 것이 아니다”라며 “매매계약에 따른 소유권이전등기 절차를 이행하라”는 취지의 소송을 제기했다. B 씨는 “A 씨는 C 씨의 계약갱신요구권 행사를 빌미삼아 잔금지급의무를 이행하지 않으면서 임차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소유권이전등기에 필요한 서류를 제공받더라도 잔금을 지급할 의사가 없다는 의사를 명백히 했다”고 맞섰다. 1심은 A 씨의 주장을 일부 받아들여 “B 씨가 A 씨로부터 잔금 1억9000만 원을 지급받음과 동시에 A 씨에게 소유권이전등기 절차를 이행하라”고 했다. 1심은 C 씨의 계약갱신요구권이 주택임대차보호법상 보호되는 임차인의 권리로서 임대인이 이를 거부할 수 없다거나 그 행사 여부가 오로지 C 씨의 의사에 달린 것이라고 하더라도, B 씨의 아파트에 대한 인도의무가 면제된다고 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2심에서는 이 판단이 뒤집혔다. 2심은 “A 씨와 B 씨 간 매매계약의 특약사항으로 ‘임대차보증금은 A 씨에게 승계 조건이며 임대 만기는 2021년 10월, 실제 명도는 2021년 12월로 한다’는 내용을 기재했다고 해서 아파트 인도의무가 2021년 12월로 유예되고 A 씨의 잔금지급의무가 선이행의무가 된다고 볼 수 없다”며 “이 같은 방법으로 목적물 인도의무를 이행한 B 씨에게 2021년 12월까지 C 씨와의 임대차계약을 종료시켜 아파트를 A 씨에게 현실인도할 의무가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밝혔다. 하지만 대법원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이 사건 매매계약에는 ‘매도인은 매매대금의 잔금 수령과 동시에 매수인에게 소유권 이전등기에 필요한 모든 서류를 교부하고 등기절차에 협력한다’는 내용과 특약사항으로 ‘실제 명도는 2021년 12월로 한다’고 정하고 있다. 매매계약 문언 해석상 쌍방이 B 씨의 현실인도의무 이행일은 2021년 12월로 하되 임차인에 대한 아파트 반환청구권 양도에 의한 간접점유 이전의무는 그보다 앞서 잔금 지급, 소유권 이전등기 의무의 이행과 함께 이행하기로 합의했다고 볼 수 있다”며 “이러한 해석은 완전한 권리의 이전을 목적으로 하는 매매계약의 성격이나 이 사건 매매계약 체결 당시 당사자 쌍방의 동기, 목적, 계약체결 경위 등의 통념에 부합한다”고 했다. 이어 “매매계약 체결 당시 갱신요구권을 행사하지 않겠다고 한 C 씨가 잔금 지급일 직전 갱신요구권을 행사했고, 이에 따라 B 씨의 현실인도의무의 이행이 곤란할 현저한 사정변경이 생겼다고 볼 수 있다”며 “당초 계약 내용에 따른 A 씨의 선이행의무를 이행하게 하는 것이 공평과 신의칙에 반하게 됐다고 볼 여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같은 사정변경은 B 씨의 해제권 행사시까지 해소되지 않아 A 씨의 잔금 지급의무의 이행거절이 정당한 것은 아닌지, 그 결과 A 씨의 의무 불이행을 이유로 한 B 씨의 해제권 행사에 문제는 없는지 심리할 필요가 있다”고 판시했다.
선이행의무
임차인
갱신요구권
아파트매매
한수현 기자
2024-01-01
민사일반
[판결] 세입자의 임대차 갱신 요구 거절하려면… 대법 “임대인이 실거주 진정성 입증해야”
자신이 실제 거주하겠다며 집주인이 세입자의 계약 갱신 요구를 거절할 때 실거주 의사의 존재는 어떻게 판단할 수 있을까. 대법원은 임대인이 실거주에 해당한다는 점에 대해 증명해야 하며, 그 의사가 가공된 것이 아니라 진정하다는 것을 통상적으로 수긍할 수 있을 정도의 사정을 주장·증명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대법원 민사2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A 씨가 B 씨 등을 상대로 낸 건물 인도 소송(2022다279795)에서 원고승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12월 7일 서울중앙지법으로 돌려보냈다. A 씨는 2019년 1월경 B 씨 등에게 서울 서초구에 있는 아파트를 보증금 6억 3000만 원에 2019년 3월 8일부터 2년간 임대하기로 하는 임대차계약을 체결했다. A 씨 측은 2020년 12월 17일경 B 씨 등에게 “A 씨와 배우자, 자녀가 해당 아파트에서 거주할 계획이라 임대차계약을 갱신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표시했다. 그러자 B 씨 등은 닷새 뒤 A 씨에게 계약갱신을 요구했다. 이에 A 씨는 이듬해 1월 4일경 “임대차계약 만료 후 본인이 실제 거주할 계획”이라며 갱신 요구를 거절했다. 이후 A 씨는 B 씨 등을 상대로 아파트의 인도를 구하는 소송을 냈다. 주택임대차보호법에 따르면, 임대인(임대인의 직계존속·직계비속 포함)이 주택에 실제 거주하려는 경우는 임대인의 갱신거절권이 예외적으로 인정된다. 1,2심은 “B 씨 등은 A 씨로부터 임대차 보증금을 반환받음과 동시해 부동산을 인도하라”며 원고승소 판결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판단을 뒤집었다. 재판부는 “임대인(임대인의 직계존속·직계비속 포함)이 목적 주택에 실제 거주하려는 경우에 해당한다는 점에 대한 증명 책임은 임대인에게 있다”며 “‘실제 거주하려는 의사’의 존재는 임대인이 단순히 그러한 의사를 표명했다고 해서 곧바로 인정될 수는 없지만, 임대인의 의사가 진정하다는 것을 통상적으로 수긍할 수 있을 정도의 사정이 인정된다면 그러한 의사의 존재를 추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이는 임대인의 주거 상황, 임대인이나 그의 가족의 직장이나 학교 등 사회적 환경, 임대인이 실제 거주하려는 의사를 가지게 된 경위, 임대차계약 갱신 요구 거절 전후 임대인의 사정, 임대인의 실제 거주 의사와 배치·모순되는 언동의 유무, 이러한 언동으로 계약갱신에 대해 형성된 임차인의 정당한 신뢰가 훼손될 여지가 있는지 여부, 임대인이 기존 주거지에서 목적 주택으로 이사하기 위한 준비의 유무 및 내용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판단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A 씨 측은 계약 만료 전에는 자신과 가족이 거주할 예정이라고 했다가 소장에서는 본인 또는 본인 부모가 거주할 예정이라고 했는데 바뀐 주장에 대한 합리적 설명이 없다”며 “A 씨와 그 배우자는 이 사건 아파트 외 인근 아파트와 다른 지역 주택도 소유하고 있는데, A 씨가 임대차계약의 갱신 거절을 할 무렵 A 씨는 자녀 교육을 위해 다른 지역에 있는 주택에 자녀들과 함께 거주하고 있었고, A 씨의 배우자는 직업상 이유로 이 사건 아파트 인근의 다른 아파트에서 거주하고 있었으므로 이들이 계약 갱신을 거절하고 이 사건 아파트에 거주하여야 할 만한 사정이 있었다고 보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또 “A 씨는 자신의 부모가 지방에서 해당 아파트의 근처에 있는 병원에 다녔는데, (앞으로) 해당 아파트에 거주하며 진료받기 위함이라고 했지만 A 씨 부모의 외래확인서를 보면 인근 병원에 최근 11년 동안 1년에 1~5 차례가량 통원진료를 받았다는 것 외에는 다른 내용이 없다”며 “부모가 이 사건 아파트에 거주할 목적에 따라 작성된 것으로 보기에는 의심스러운 면이 있다”고 부연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실거주를 이유로 한 임대인의 갱신 거절에 대해 임차인이 실제 거주하려는 의사가 없음에도 갱신을 거절하는 것이라고 주장하는 경우, 소송에서 임대인에게 ‘실제 거주하려는 의사’가 있는지 여부를 어떻게 판단하는지가 문제 됐고, 하급심 재판 실무에서 의견이 엇갈렸다”며 “이 판결은 임대인이 목적 주택에 실제 거주하려는 경우에 해당한다는 점에 대한 증명 책임의 소재(임대인), 임대인에게 ‘실제 거주하려는 의사’가 있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방법에 관한 법리를 최초로 명시적으로 설시했다”고 말했다.
실거주
갱신요구권
주택임대차
박수연 기자
2023-12-28
민사일반
전문직직무
주택·상가임대차
[판결] 공인중개사, 임차인에 선순위 임대차보증금에 대한 확인·설명 의무 다하지 않았다면…"손배 책임 있다"
선순위 임대차보증금에 대해 계약을 중개한 공인중개사들이 확인, 설명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면 임차인에게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96단독 이백규 판사는 A 씨 등 임차인 2명(대리인 법무법인 플러스 백이슬, 최웅구, 안광휘, 최유영, 송윤서, 김세란 변호사)이 임대인 B 씨와 공인중개사 C 씨, D 씨, 한국공인중개사협회를 상대로 제기한 보증금반환 청구소송(2022가단5234078)에서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A 씨 등은 2021년 11월 B 씨가 소유한 충북 청주시 소재 한 주택에 대해 임대차보증금은 7500만 원, 임대차기간은 2021년 12월 9일부터 2023년 12월 8일까지 2년으로 하는 부동산 임대차계약을 체결하고 입주하면서 임대차계약서에 확정일자를 부여받았다. 임대차계약 체결 당시 해당 건물과 부지에는 채권최고액 3억1200만 원의 선순위 근저당권이 설정돼 있었고, 보증금 합계 3억2700만 원의 선순위 임차인들이 있었다. 그런데 계약을 중개한 공인중개사 C 씨와 D 씨가 작성해 A 씨 등에게 교부한 중개대상물확인·설명서의 권리관계란에는 선순위근저당권에 관한 기재는 있었다. 하지만 '실제권리관계 또는 공시되지 않은 물건의 권리사항란'에는 '임대인 서류제출을 거부하고 구두로 설명함. 선순위보증금 2억500만 원 외 별도 권리관계 및 국세, 지방세 체납사실 없음'이라고 기재돼 있었다. 그러다 2021년 12월 해당 건물과 부지에 대한 경매절차가 진행됐고, A 씨 등은 지난해 3월 법원에 배당을 요구했다. 경매절차에서 건물과 부지는 5억2000여만 원에 매각됐으나 A 씨 등은 전혀 배당받지 못했다. 그러자 A 씨 등은 "임대차계약체결일로부터 한 달도 안 돼 경매절차가 진행됐고 배당요구로 계약은 해지됐다"며 B 씨를 상대로 임대차보증금 7500만 원을 반환하라는 소송을 냈다. 또 A 씨 등은 "C 씨와 D 씨는 선순위 근저당권에 대해서만 설명하고 다른 임대차보증금 현황에 대한 중개업자로서의 확인·설명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아 보증금을 회수하지 못하는 손해를 입혔다"며 "공인중개사협회는 공제계약에 따라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주장하면서 계약을 중개한 공인중개사와 협회에 대해서도 함께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A 씨 등의 주장을 일부 받아들여 임대인 B 씨에게는 임대차보증금을 반환하라고 했고, 이 중 1125만 원은 B 씨와 다른 피고인들은 공동으로 배상하라고 했다. 이 판사는 "A 씨 등은 임대차계약과 관련해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을 갖췄음에도 경매절차에서 배당요구를 했고, 경매법원은 A 씨 등의 해지 의사표시에 준하는 배당요구 사실을 경매채무자인 B 씨에게 통지해 그 통지가 도달됐을 것으로 추인된다"며 "이들간 임대차계약은 이 통지에 따라 적법하게 해지됐으므로 B 씨는 A 씨 등에게 임대차계약상 임대차보증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했다. 이어 "임대차계약을 중개한 C 씨와 D 씨는 건물의 소유권, 저당권 등에 대한 사항뿐만 아니라 등기되지 않은 권리관계, 즉 건물에 이미 입주한 다른 임차인의 임대차보증금, 임대차의 시기, 종기 등과 같은 부분의 자료를 임대인에게 요구해 확인한 다음 이를 A 씨 등에게 설명하고 제시할 의무가 있다"며 "그런데 C 씨와 D 씨는 A 씨 등에게 등기되지 않은 권리관계에 관한 자료 확인의무 및 설명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못한 잘못이 있고 이로 인해 A 씨 등이 임대차보증금을 회수하지 못하는 손해를 입었다"고 밝혔다. 아울러 "부동산중개업자에게 중개행위를 의뢰하는 사람은 부동산중개업자의 지식과 경험을 신뢰해 부동산 중개를 의뢰한다고 볼 수 있다"며 "다가구주택과 같이 권리관계가 다소 복잡하거나 이해관계인이 다수 생길 여지가 커 임대차보증금을 보호받지 못할 위험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임대차계약을 중개하는 부동산중개업자로서는 임차의뢰인에게 그러한 위험성에 대해 충분히 설명하고, 그 임대차보증금의 보호를 위한 여러 법적 조치 또는 위험대비책 등을 적극적으로 조언하거나 강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만일 C, D 씨가 A 씨 등에게 건물에서 거주 중인 임차인들의 권리관계 및 임대차보증금의 범위에 관해 정확하게 확인해 설명했다면 A 씨 등으로서는 임대차계약을 체결하지 않거나 임대차보증금을 낮춰 임대차계약을 체결함으로써 그 손해를 피하거나 최소화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판사는 A 씨 등이 손해를 입게 된 근본적인 원인은 임대인이 건물 및 대지의 담보가치와 본인의 변제자력 등에 비교해 과도한 내용의 근저당권을 설정하고, 임대차보증금을 받은 데 있다고 판단해 중개사들과 협회의 책임은 손해액의 15%로 제한했다.
공인중개사
확인설명의무
임대차계약
한수현 기자
2023-10-05
민사일반
부동산·건축
[대법원이 주목하는 판결] 택지개발사업 시행 위해 협의취득한 토지의 환매권 발생 요건… 구 택지개발촉진법 유추적용이 타당
[대법원 판결] 택지개발사업의 시행을 위해 협의취득한 토지의 환매권 발생 요건에 관해 토지보상법 제91조 제2항이 적용되지 않고, 구 택지개발촉진법 제13조 제1항을 유추적용하는것이 타당하다는 대법원 판결. 대법원 민사1부(주심 노태악 대법관), 2021다294889(2023년 8월 18일 판결). [판결 결과] 토지보상법 제91조 제2항에 따라 환매권이 발생했다는 취지로 원고승소 판결한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냄. [쟁점] 택지개발촉진법상 협의취득한 토지의 환매권 발생에 관해 토지보상법 제91조 제2항이 적용되는지 여부 [사실관계와 1,2심] 대한주택공사와 한국토지공사의 합병으로 신설된 한국토지주택공사는 대한주택공사가 시행자로 있던 충북 청주시 상당구 일대 동남지구 토지에 대한 택지개발사업에 관한 권리·의무를 포괄승계했다. 충청북도지사는 2008년 5월 이 개발사업에 관해 개발계획을 승인하는 고시를 했다. 2009년 5월 한국토지주택공사는 개발사업의 시행을 위해 해당 토지의 원 소유자인 A 씨 등으로부터 해당 토지의 소유권을 협의취득했고, 2014년 7월 사업 조성공사에 착공했다. 그런데 A 씨 등은 "한국토지주택공사가 해당 토지를 협의취득한 날부터 5년 이내에 사업 부지 전부를 사업에 이용하지 않아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 제91조 제2항에 따라 환매권이 발생했음에도, 환매권 발생의 통지나 공고를 할 의무를 해태했다"며 "이로 인해 환매권을 상실하는 손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면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1심은 한국토지주택공사가 협의취득한 해당 토지의 환매에 관한 A 씨 등의 주장을 받아들여 토지보상법 제91조 제2항이 적용돼 A 씨 등에게 환매권이 발생한다고 판단했다. 2심도 구 택지개발촉진법의 규정이 유추적용될 순 없고, 1심과 마찬가지로 토지보상법령 규정이 적용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며 항소를 기각했다. [대법원 판단(요지)] "구 택지개발촉진법 제13조 제1항은 '예정지구의 지정의 해제 또는 변경, 실시계획의 승인의 취소 또는 변경 기타 등의 사유로 수용한 토지 등의 전부 또는 일부가 필요 없게 된 때엔 수용 당시 토지 등의 소유자 또는 그 포괄승계인은 필요 없게 된 날로부터 1년 내에 토지 등의 수용 당시 지급받은 보상금에 대통령령으로 정한 금액을 가산해 시행자에게 지급하고 이를 환매할 수 있다'라고 규정해 택지개발사업의 시행을 위해 수용한 토지의 환매권 발생 요건에 관해 정하고 있다. 택지개발사업의 시행을 위해 협의취득한 토지의 환매권 발생 요건에 관해서도 이를 유추적용하는 것이 타당하다." "사업시행자가 택지개발사업의 시행을 위해 사업 부지를 취득한 이후에도 오랜 기간 사업 부지를 택지개발사업에 현실적으로 이용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구 택지개발촉진법은 이러한 사정을 고려해 제13조 제1항에서 환매권 발생 사유를 별도로 정하면서, 토지보상법 제91조 제2항과는 달리 '취득일부터 5년 이내에 취득한 토지의 전부를 사업에 이용하지 않았을 때'를 환매권 발생 사유에서 제외하고 있는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대법원 관계자] "택지개발사업의 시행을 위해 취득한 토지에 대해 그 취득원인이 협의취득인 경우에도 '수용한 토지'의 환매권에 관해 정한 택지개발촉진법 제13조 제1항의 유추적용에 따라 환매권 발생 요건을 정해야 한다는 점을 최초로 명시한 판결이다."
택지개발사업
토지보상
토지
환매권
한수현 기자
2023-09-07
민사일반
[판결] '누진제 적용하는 현행 체계 부당' 소비자들, 전기요금 반환소송 냈지만 2심에서 또 패소
주택용 전력 소비자들이 누진제를 적용하는 현행 전기요금 체계가 부당하다며 소송을 냈으나 2심에서도 패소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항소4부(재판장 강재철 부장판사)는 19일 김모 씨 등 68명이 한국전력공사를 상대로 낸 부당이득금반환소송(2019나41166)에서 원고들의 항소를 기각했다. 앞서 1심도 원고패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누진요금은 관련 규정에 근거를 두고 있는 요금방식으로서 전기를 효율적으로 배분해 전기사용자의 이익을 보호하려는 데에 목적이 있고, 이를 통해 전력수급이 안정되면 주택용 전기사용자들도 일상생활을 정상적으로 영위하는 데 필요한 전기를 안정적으로 공급받는 이익을 얻게 된다"며 "제출된 증거만으로는 누진제 부분이 자원의 효율적 배분에 기여하지 못함이 명백하다고 할 수 없으므로 관련 약관이 고시 등을 위반했다고 할 수 없다"고 했다. 이어 "한전이 총괄원가를 과다산정해 감사원의 시정조치를 1회 받은 적이 있다는 사정이 있기는 하나 이는 2005년부터 2011년까지 6년간을 감사대상으로 한 것이고 감사결과보고서 중 '총괄원가 과다산정이 실제 전기요금 징수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함'이라는 기재에 비춰 보더라도, 과다산정된 총괄원가가 한전이 책정한 전기요금징수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이는 점을 고려하면 물가안정에 관한 법률 등을 위반했다고도 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관련 약관 중 누진제 부분이 약관법에 따라 무효라고 하기 위해선 주택용 전기요금 누진제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거나 주택용 전기소비자에게 더 이익이 되고 적절한 다른 제도를 고안할 수 있었다는 등의 사정만으로는 부족하고, 정당성과 합리성을 상실할 정도로 형평에 어긋나 주택용 전기소비자에게 부당한 불이익을 줬다는 점이 인정돼야 한다"며 "이에 대한 증명책임은 김 씨 등에 부담하지만, 김 씨 등이 주장한 구체적 사정들은 인정할 수 없거나 그것만으로는 약관법상 무효 사유가 있다고 단정하기에 부족한 사정들이다"라고 판시했다. 김 씨 등은 2015년 한전의 주택용 전기요금 누진제가 무효라고 주장하면서 기존에 납부한 전기요금 일부를 반환해달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전기요금 누진제는 전기 사용량에 따라 전기요금 단가를 높게 결정해 부과하는 제도로 1974년 12월 오일쇼크에 따른 고유가 상황이 계속되자 에너지 절약을 유도하기 위해 도입됐다. 첫 시행 당시 3단계였던 전기요금 누진제는 1979년 12단계(요금 차이 15.2배)로 확대됐다가 1995년 7단계(요금 차이 13.2배), 2005년 6단계(요금 차이 11.7배), 2016년 3단계(요금 차이 3배)로 변경됐다. 하지만 현행 전기요금이 일반용, 교육용, 산업용 등으로 구분돼 차등 적용되는 것과 달리 주택용 전기요금에만 누진제가 적용돼 형평성 논란이 지속돼 왔다. 전국에서 제기된 20여 건의 누진제 관련 소송 중 인천지법이 2017년 원고승소 판결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원고패소 판결이 이어졌다. 인천지법에서 원고승소 판결한 사건도 2심에서 뒤집혔다. 대법원도 올 3월 이 사건 상고심에서 원고패소한 원심을 확정했다. 대법원은 "전기판매사업자가 관련 규정을 준수해 기본공급약관을 작성하고 인가를 받았다면, 설령 약관의 내용이나 그에 포함된 전기요금을 책정하는 과정에서 주택용 전력 사용자의 참여가 제한되는 측면이 있더라도, 그 사정만으로는 전기판매사업자가 약관의 작성 과정에서 그 거래상 지위를 남용해 계약상대방인 고객의 정당한 이익과 합리적인 기대를 침해할 정도로 약관의 내용을 일방적으로 작성한 것으로 볼 수는 없다"고 판시했다.
누진제
전기요금
한수현 기자
2023-07-20
가사·상속
민사일반
(단독)[판결] “상속 전 처분 당시 기준으로 물가변동률 반영해야”
피상속인이 상속개시 전에 재산을 증여해 그 재산이 유류분반환청구의 대상이 된 경우, 수증자가 증여받은 재산이 상속개시 전에 처분이나 수용됐다면 유류분을 산정할 때 그 증여재산의 가액은 증여재산의 현실 가치인 처분 당시의 가액을 기준으로 상속개시까지 사이의 물가변동률을 반영하는 방법으로 산정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상속 개시 전 증여재산이 처분되거나 수용된 경우 그 가액을 산정하는 방법에 대해 대법원이 처음 명시적인 판단을 내린 것이다. 대법원 민사2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지난달 18일 A 씨가 B 씨를 상대로 낸 유류분반환청구소송(2019다222867)에서 상속이 개시된 때를 기준으로 증여재산의 가액을 산정한 원심을 일부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먼저 "민법 제1113조 제1항은 '유류분은 피상속인의 상속개시시에 있어서 가진 재산의 가액에 증여재산의 가액을 가산하고 채무의 전액을 공제하여 이를 산정한다'라고 정하고 있을 뿐 구체적인 가액산정 방법에 대하여는 규정을 두고 있지 않아 증여재산의 가액산정 방법은 법원의 해석에 맡겨져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수증자가 증여재산을 상속개시시까지 그대로 보유하고 있는 경우에는 그 재산의 상속개시 당시 시가를 증여재산의 가액으로 평가할 수 있지만, 수증자가 상속개시 전에 증여재산을 처분했거나 수용된 경우 그 재산을 상속개시시를 기준으로 평가하는 방법은 위의 경우와 달리 봐야 한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유류분 제도는 피상속인의 재산처분행위로부터 유족의 생존권을 보호하고 법정상속분의 일정 비율에 해당하는 부분을 유류분으로 산정하여 상속인의 상속재산 형성에 대한 기여와 상속재산에 대한 기대를 보장하는 데 그 목적이 있는 것이고 수증자가 피상속인으로부터 증여받은 재산을 상속재산으로 되돌리는 데 목적이 있는 것은 아니다"며 "증여재산이 상속개시 전에 처분되었음에도 그와 같이 이미 처분된 재산을 상속개시시의 시가로 평가해 가액을 산정한다면, 수증자가 상속개시 당시 증여재산을 원물 그대로 보유하는 것으로 의제하는 결과가 된다"고 했다. 아울러 "수증자가 재산을 처분한 후 상속개시 사이에 그 재산의 가치가 상승하거나 하락하는 것은 수증자나 기타 공동상속인들이 관여할 수 없는 우연한 사정"이라며 "그럼에도 상속개시시까지 처분재산의 가치가 증가하면 그 증가분만큼의 이익을 향유하지 못했던 수증자가 부담해야 하고, 감소하면 그 감소분만큼의 위험을 유류분청구자가 부담해야 한다면 상속인간 형평을 위하여 마련된 유류분제도의 입법취지에 부합하지 않게 된다"고 덧붙였다. 2014년 9월 C 씨가 사망하자 자녀인 A,B 씨 등은 공동상속인이 됐다. C 씨는 1995년 5월 자신이 소유하던 토지에 대해 증여를 원인으로 B 씨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다. 1996년 4월경 B 씨는 일부 토지에 대해 토지형질변경허가를 받아 형질변경 공사를 실시했고, 지목변경을 신청해 1997년 4월 일부 토지의 지목이 답에서 전으로 변경됐다. 2005년 1월 해당 토지 중 일부가 개발제한구역에서 해제되고, 1종 일반주거지역으로 용도지역이 변경됐다. 2009년 11월 한국토지주택공사가 토지를 수용한 뒤, 다음달께 B 씨는 수용보상금을 수령했다. 앞서 1,2심은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
유류분산정
증여
유류분반환청구
박수연 기자
2023-06-14
민사일반
주택·상가임대차
[대법원이 주목하는 판결] 대법원, "미등기 임대인과 전세 계약 후 집주인 바뀌었어도 세입자 임차권은 보호해야"
[대법원 판결] 미등기 주택이더라도 적법한 임대권한이 있는 임대인과 전세계약을 맺은 임차인은 추후 매매계약 해제로 집주인이 바뀌더라도 새 집주인에게 대항력을 유지할 수 있다는 대법원 판단. 대법원 민사1부(주심 노태악 대법관), 2023다201218(2023년 5월 18일 판결) [판결 결과] 세입자 A 씨가 집주인과 공인중개사 등을 상대로 낸 보증금반환 청구 소송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수원지법으로 환송. [쟁점] △매수인(B 씨)에게 주택에 대한 적법한 임대권한이 있는지 여부 △적법한 임대권한 있는 미등기 매수인으로부터 주택을 임차해 주택임대차보호법상 대항요건을 갖춘 임차인인 A 씨가 매매계약이 해제된 후 주택 양수인에 대해 대항할 수 있는지 여부 [사실관계와 1,2심] B 씨는 경기 광주시의 5층짜리 공동주택을 매수하기로 하고 2016년 11월 건축주와 분양계약을 체결했다. 이때 '잔금일 전에 임대가 이뤄지면 임대 나간 세대는 임차인 입주와 동시에 잔금을 치르고 B 씨 앞으로 소유권을 이전한다'고 약정했다. 2017년 10월 B 씨는 건물의 한 호에 대해 A 씨와 2020년 3월까지 기간으로 임대차 계약을 체결했다. 임대차계약서에는 '이 건물을 매수하는 B 씨를 임대인으로 해 계약을 진행하고 건축주에서 매수인에게 등기이전되는 일체의 과정은 공인중개사가 책임지고 진행한다'는 특약 사항이 포함됐다. 그런데 B 씨가 잔금을 제때 치르지 못하자, 건축주는 분양 계약을 해제하고 B 씨에게 퇴거를 요구했다. 건축주는 새로운 매수인에게 A 씨가 임차한 호를 팔았다. A 씨는 공인중개사와 건축주, 새 매수인을 상대로 보증금을 돌려달라며 2020년 5월 소송을 냈다. 새 매수인은 A 씨를 상대로 "무단 거주 기간만큼 월세를 지급하라"며 반소를 냈다. 1,2심은 공인중개사가 A 씨에게 보증금을 돌려주고 A씨는 새 매수인이 집을 산 시점부터 계산한 월세를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대법원 판단(요지)] "매매계약의 이행으로 매매목적물을 인도받은 매수인은 그 물건을 사용·수익할 수 있는 지위에서 타인에게 적법하게 임대할 수 있다. 이러한 지위에 있는 매수인으로부터 매매계약이 해제되기 전에 매매목적물인 주택을 임차하여 주택의 인도와 주민등록을 마침으로써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 제1항에 따른 대항요건을 갖춘 임차인은 민법 제548조 제1항 단서의 규정에 따라 계약해제로 인하여 권리를 침해받지 않는 제3자에 해당한다. 따라서 임대인의 임대권원의 바탕이 되는 계약의 해제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임차권을 새로운 소유자에게 대항할 수 있다. B 씨는 매도인과 주택 매매계약을 체결하면서 매도인으로부터 주택에 관한 임대권한을 부여받아 A 씨와 임대차계약을 체결하고, 부동산 중개인을 통해 매도인의 대리인에게 매매잔금의 일부를 지급하고 매매계약의 이행으로서 이 사건 주택을 인도받았다고 볼 수 있으므로 B 씨는 적법한 임대권한을 가진 것으로 볼 여지가 있다. A 씨는 적법한 임대권한을 가지고 있고 매매 목적물인 이 사건 주택을 인도받은 매수인 B 씨로부터 매매계약이 해제되기 전에 위 주택을 임차하여 주택의 인도와 주민등록을 마침으로써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 제1항에 따른 대항요건을 갖췄다. 따라서 A 씨는 민법 제548조 제1항 단서의 규정에 따라 매수인과 매도인 사이의 계약해제로 인해 권리를 침해받지 않는 제3자에 해당한다. A 씨는 매매계약의 해제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임차권을 주택 양수인인 새 집주인에게 대항할 수 있다." [대법원 관계자] "적법한 임대권한이 있는 미등기 매수인으로부터 주택을 임차해 주택임대차보호법상 대항요건을 갖춘 임차인은 이후 매매계약이 해제되었더라도 민법 제548조 제1항 단서의 규정에 따라 계약해제로 인해 권리를 침해받지 않는 제3자로서 보호되므로 임대인 지위를 승계한 주택 양수인에 대하여 그 임차권을 대항할 수 있다고 함으로써, 기존 법리를 재확인한 사례이다." [승소 대리인] 임차인 측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삼양 황귀빈 변호사(대한변호사협회등록 부동산 전문 변호사) "최근 전세사기 등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는 상황에서 소위 '동시진행' 신축빌라 분양 관련 분쟁 사건을 비롯한 관련 임대차 분쟁 및 실무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한다."
임대차
미등기주택
임차권
대항력
박수연 기자
2023-06-09
민사일반
부동산·건축
[판결] ‘부정청약 당첨자’ 계약금 안줘도 … “설명의무 없어”
아파트 부정청약 당첨자에게 시행사가 별 다른 설명을 하지 않았더라도, 분양금액의 10%에 해당하는 계약금을 위약금으로 몰취하는 것에 문제가 없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위약금 조항은 거래상 흔히 접할 수 있고, 위약금 귀속사유인 주택법 제65조 제1항 위반행위는 형사처벌의 대상이 될 정도로 사회적 비난 가능성과 책임이 커 이러한 위약금 조항은 시행사의 개별적 설명이 없어도 충분히 예상할 수 있기 때문에 설명의무 대상이 아니라고 본 것이다. 아파트 부정청약이란 브로커가 청약통장을 매수한 후 브로커가 청약명의자를 대신해 아파트 청약을 하거나 일반 청약자가 서류위조 또는 위장전입 등 부정한 방식으로 청약해 당첨된 경우를 말한다. 대법원 민사2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지난달 13일 A 씨가 주식회사 대한토지신탁을 상대로 낸 수분양자지위확인의소(2021다250285)에서 원고 일부승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사업자는 계약의 성질상 설명하는 것이 현저하게 곤란한 경우가 아니라면 약관에 정하여져 있는 중요한 내용을 고객이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해야 하지만, 사업자의 약관 설명의무는 계약 상대방이 알지 못하는 가운데 약관에 정해진 중요한 사항이 계약 내용으로 돼 예측하지 못한 불이익을 받게 되는 것을 피하는 데 근거가 있다"며 "따라서 약관에 정해진 사항이더라도 거래상 일반적이고 공통된 것이어서 고객이 별도의 설명 없이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던 사항이거나 이미 법령에 의해 정해진 것을 되풀이하거나 부연하는 정도에 불과한 사항이라면, 사업자에게 설명의무가 없다"고 판시했다. 이어 "이 사건에서 해제 사유와 위약금 조항은 주택 공급자와 공급받는 자 상호간에 주택법령을 준수하면서 입주자 선정절차를 거쳐 공급계약 체결에 이르러야 하고 공급계약 체결 이후에도 주택법령 및 공급계약을 따라야 할 법령상 또는 공급계약상 의무가 있다는 점을 전제로 이를 위반한 측에 위약금을 부담시키는 것"이라며 "이처럼 계약 일방 당사자의 귀책사유로 계약이 해제되는 경우를 대비해 대금 총액의 10%에 해당하는 위약금 약정을 하는 것은 거래상 흔히 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공급질서 교란행위를 통해 공급계약 체결에 이르더라도 발각되면 공급계약이 유지될 수 없고 그 때문에 발생 가능한 피고의 손해를 배상해야 할 의무가 있다는 점은 피고의 개별적 설명이 없어도 충분히 예상할 수 있고, 이 사건 공급계약서와 달리 이 사건 위약금 조항을 두지 않은 주택 공급계약서가 일부 존재한다는 사정이 있더라도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 1심은 위약금 조항이 약관설명의무의 면제 대상이라는 취지로 원고패소 판결했다. 반면 2심은 "시행사 측은 위약금 조항에 대해 구체적이고 상세한 설명의무를 부담하는데, 공급계약서의 위약금 조항이 특별히 부호나 색채, 굵고 큰 문자 등을 사용해 명확하고 알아보기 쉽게 표시되지 않고 작은 글씨로 인쇄됐기 때문에 통상적인 계약 당사자의 입장에서 인지하기 어려워 시행사가 위약금 몰취 조항에 대해 구체적이고 상세한 설명의무를 이행했다고 볼 자료가 없다"며 원고 측 손을 들어줬다. 탈북민 B 씨는 2018년 청약통장을 브로커에게 양도한 점을 숨기고 대한토지신탁이 공급하는 아파트에 부정청약을 한 점이 적발돼 계약이 해제됐다. A 씨는 B 씨로부터 공급계약상 지위 및 공급계약 해제에 따른 원상회복청구권을 양수받았다고 주장하며 대한토지신탁을 상대로 기지급 공급대금의 반환을 청구하는 소송을 냈다. 이 사건 공급계약에는 대한토지신탁이 공급계약을 해제할 수 있는 사유로서 '공급받는 자가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에 위배되는 행위를 했을 때'(제2조 제1항 제5호) 등이 규정돼 있고, 같은 사유로 공급계약이 해제될 때는 공급대금 총액의 10%가 위약금으로 피고에 귀속된다(제3조 제1항)고 규정돼 있었다. 한편 B 씨 입주자저축 증서 등의 양도 금지(주택법 제65조 제1항)를 위반한 혐의로 주택법위반 유죄판결이 확정됐다.
부정청약
위약금
아파트
박수연 기자
2023-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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