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투'(Me Too) 운동 단체들이 성인영화 '미투-숨겨진 진실'의 상영을 금지해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서울중앙지법 민사50부(재판장 구회근 수석부장판사)는 전국미투생존자연대 등 7개 미투 운동 단체가 영화 '미투 숨겨진 진실'의 배급사를 상대로 낸 상영금지 가처분 신청(2018카합215)을 각하 또는 기각했다.
재판부는 소송에 참여한 '행동하는 페미니스트' 등 일부 단체는 소송 당사자 자격이 없다며 신청을 각하했다.
재판부는 "단체 구성원의 수나 그 개개인이 누구인지에 대해 명확히 밝히지 못하고 있는데다 총회 운영 여부 등 단체의 기본 의사결정에 대한 소명도 없다"며 "독자적인 사회조직체로서 소송 당사자 능력을 가진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미투연대와 한국성폭력상담소 등에 대해서는 당사자 적격을 인정했지만, 이 영화로 인해 인격권이 침해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재판부는 "단체 설립 목적이 '성폭력 예방 및 방지'에 있다 하더라도 개개의 피해자들과 '미투운동' 고발자들이 갖는 일신전속적인 인격권, 명예권이 별도의 위임 없이 단체에도 곧바로 인정된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지난 6월 말 개봉한 이 영화는 유명 언론학 교수가 대학원생 제자에게 노골적으로 성관계를 요구하며 성폭행하는 장면과 이 대학원생이 성폭행 당한 후 자살하는 장면이 포함됐다. 여성단체들은 "미투 운동과 아무 관계 없는 성인물의 제목에 '미투'라는 단어를 사용해 공익성에 기반을 둔 '미투 정신'을 훼손하고 '미투 운동' 고발자들을 '꽃뱀'이라는 선입견을 제공한다"며 가처분 신청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