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면세점협회가 인천국제공항 자유무역구역 내에 만든 면세물품 보관 창고에 대해 "국제환적화물 보관창고로 인정해 임대료 우대 혜택을 달라"며 소송을 냈지만 패소했다.
서울고법 민사15부(재판장 김우진 부장판사)는 최근 한국면세점협회가 인천국제공항공사를 상대로 낸 정산금 청구소송 항소심(2013나2020487)에서 원고승소 판결한 1심을 취소하고 원고패소 판결했다.
한국면세점협회는 2005년 인천국제공항 자유무역지역 내에 보세판매장(면세점)에서 판매할 면세물품을 보관하기 위해 통합물류창고를 신축했다. 협회 측은 이 토지를 임차할 때 "면세점에서 판매할 물건을 국제환적화물로 취급해 임대료 우대 혜택을 달라"며 인천국제공항공사에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에 면세점협회는 관세청에 해당 화물이 관세법상 환적화물에 해당하는지를 질의했고, 관세청은 "인천공항으로 입항하는 항공기로부터 하역해 창고에 외국물품 상태로 반입·장치된 후 외국으로 여행하는 자를 통해 인천공에서 출항하는 다른 항공기에 옮겨져 외국으로 반출하는 형태로 운영되는 경우 환적화물에 해당한다"고 회신했다.
공사 측은 이에 따라 2007년부터 2011년말까지 해당 화물을 '자유무역지역을 경유한 국제환적화물'로 보고 임대료를 감액했다. 하지만 공사가 2012년 면세점협회에 "관세청의 해석이 잘못됐다"며 "일반화물로 보고 산정한 임대료를 부과하겠다"고 통보하면서 소송으로 번졌다.
이에 대해 법원은 '화물이 국외에서 반입돼 다시 국외로 반출되는 외관을 취하더라도 본질적으로 환적화물이라고 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국제환적화물이란 국제간 거래로 화물운송 과정에 다른 운송수단으로 화물을 옮겨 싣는 것을 말한다"며 "따라서 화물운송이 종료되는 목적항이 있고, 목적항까지 화물운송 행위가 남아 있는 것을 당연한 전제로 한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그러나 이 사건 화물은 우리나라에 수입 또는 반입된 후 보세판매장에서 출국인 또는 외국으로 출국하는 통과여객기의 임시체류인(승객)에게 판매된 다음 구매자를 통해 국외로 출국하는 항공기로 운반돼 국외로 반출되는 화물"이라며 "따라서 우리나라를 목적항으로 한 화물로 우리나라에 수입 또는 반입됨으로써 화물운송이 종료됐다고 봐야 하며 국외로 출국할 사람들이 구입했더라도 이는 우리나라에 수입 또는 반입된 화물을 매수해 취득한 별도의 거래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앞서 1심은 원고 측의 주장을 받아들여 국제환적화물로 보고 공사 측에게 "임대료 4억3000여만원을 원고에게 돌려주라"며 원고승소 판결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