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가 2명 이상인 회사의 감사 1명이 회사를 대표해 이사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낸 경우 또다른 감사가 이 소송을 취하할 수 있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제3부(주심 邊在承 대법관)는 지난달 14일 우성산업(주)의 감사 최모씨가 이 회사 공동대표이사 허모씨를 상대로 “회사자금 14억5천여만원을 횡령해 회사에 손해를 끼쳤다”며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 상고심(2003다4112)에서 “다른 감사인 김모씨가 1심 소송 계속 중에 소송을 취하한 것은 적법하다”며 원고의 상고를 받아들이지 않고, 소송종료선언을 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회사가 이사에 대해 소를 제기하는 경우 감사는 그 소송에 관해 회사를 대표하며, 제소여부의 결정, 소의 제기 및 취하를 포함한 소송종결에 이르기까지 모든 소송절차에 관한 권한를 가진다”며 “감사가 2인 이상이 있는 경우 각자가 단독으로 회사를 대표해 그 권한을 행사할 수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원심이 원고 회사의 감사 중 1인인 최씨가 원고 회사를 대표해 피고를 상대로 이 소송을 제기했더라도 다른 감사인 김씨 역시 원고 회사를 대표해 이 소송을 취하할 적법한 권한이 있다고 판단한 것은 옳다”고 밝혔다.
앞서 원심은 “상법 제394조 제1항의 규정은 회사가 이사에 대해 소를 제기하는 경우 당해 소송에 있어 회사의 대표권은 대표이사가 아닌 감사에게 있다는 의미이지 소를 제기한 감사에 한해 소송에 관한 회사대표권을 가지는 것으로 해석할 수 없다”며 “소를 제기한 감사와 반대 의견의 감사가 이 소를 취하할 수 있고 소를 취하한 감사와 이사가 통모해 소송을 종료함으로 회사가 손해를 본 경우에는 상법 제414조의 규정에 따라 감사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함으로써 해결할 수 있다”며 소송 종료 선언을 했었다.
최씨는 재작년 12월 회사를 대표해 “공동대표이사인 허씨가 회사자금을 횡령해 14억5천여만원의 손해를 회사에 끼쳤다”며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지만 이듬해 5월 다른 감사인 김씨가 소송을 취하해 1심에서 소송이 종료되자 상소했었다. 홍성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