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동백지구에서 아파트 분양가를 담합했다는 이유로 공정거래위원회의 시정명령을 받은 아파트 건설회사에 대해 분양가 담합을 했다고 볼 수 없다는 첫 고등법원 판단이 나왔다.
서울고법 특별6부(재판장 이재홍 부장판사)는 17일 (주)대원이 "다른 건설회사들과 분양가를 담합했다며 받은 시정명령은 부당하다"며 공정거래위원회를 상대로 낸 시정명령취소 청구소송(☞2004누17480)에서 원고 일부 승소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이날 (주)서해건설, 모아건설(주) 등이 낸 같은 취지의 소송에서도 원고 일부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회사들이 평당 700만원 전후로 분양가를 조정하는 것에 대해 논의한 사실은 인정되지만 단지 '700만원 전후'라는 것만으로는 '가격의 일치'가 있다고 하기에 너무 막연하다"며 "각 회사들이 평당 분양가를 637만원에서 최고 777만원까지 책정해 총 분양가를 기준으로 보면 대략 1,000만원에서 3,000만원 정도에 이르는 큰 차이를 보이므로 담합행위라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부당한 공동행위에 대해 공정위로부터 시정명령을 받은 사실을 신문지상에 공표하도록 명한 것은 적정하다"면서도 "공정위가 분양가 담합을 이유로 부과한 과징금은 취소돼야 할 것인데, 공정위가 '분양가 담합'과 '중도급지급 방식 합의'라는 두가지 행위에 대해 하나의 처분을 했으므로 21억여원의 과징금 납부명령을 전부 취소한다"고 덧붙였다.
대원은 2003년 동백지구에서 아파트를 분양하면서 다른 10여개 아파트 건설사와 담합해 아파트 분양가를 결정하고 분양방식을 중도금이자후불제로 합의했다는 이유로 공정위로부터 시정명령과 함께 21억여원의 과징금부과처분을 받았으나 이에 불복해 소송을 냈다.
한편 같은 재판부는 이날 용인 죽전지구에서 분양가를 담합했다는 이유로 받은 시정명령과 5억여원의 과징금납부명령은 부당하다며 극동건설(주)이 공정위를 상대로 낸 시정명령등취소 청구소송(2004누17060)에서 "분양가 결정에 관해 부당한 공동행위의 합의를 했다고 인정된다"고 원고 패소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죽전지구의 아파트를 건설한 회사들이 처음에는 각각 다른 분양가를 예비분양가로 제시했다"며 "그러나 나중에 분양할 때는 총 분양가를 기준으로 보더라도 최대 1,000만원 정도에 불과해 공동행위의 합의를 한 것으로 추정되고, 이런 행위가 부당함도 인정된다"고 밝혔다.
현재 용인동백지구와 죽전지구에서 아파트 분양가를 담합했다는 이유로 공정위로부터 시정명령을 받은 다른 건설사들의 재판이 고법에 계류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