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에서 만나는 자연 그대로의 숲, 대체 불가능한 숲과 집의 가치 - 르엘 어퍼하우스
logo
2024년 4월 28일(일)
지면보기
구독
한국법조인대관
판결 큐레이션
매일 쏟아지는 판결정보, 법률신문이 엄선된 양질의 정보를 골라 드립니다.
부동산·건축
매매
검색한 결과
192
판결기사
판결요지
판례해설
판례평석
판결전문
민사일반
부동산·건축
[판결] 임차인이 “갱신요구권 행사 안해” 했다가 잔금 지급일 직전 행사… 대법원 “매매계약에 사정변경이 생겼다고 봐야”
아파트 매매계약을 체결한 상황에서 임차인이 갱신요구권을 행사하지 않겠다고 했다가 잔금 지급일 직전 갱신요구권을 행사했다면, 매매계약에 사정변경이 생겼다고 볼 수 있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민사2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지난 12월 7일 A 씨가 B 씨를 상대로 제기한 소유권이전등기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인천지법으로 돌려보냈다(2023다269139). A 씨는 2021년 1월 B 씨로부터 인천 연수구의 아파트를 11억 원에 매수하기로 하는 가계약을 체결하고, 계약금으로 1억1000만 원을 지급했다. 이후 A 씨와 B 씨는 본계약을 체결했는데, 계약 체결 무렵 아파트에는 임차인인 C 씨가 같은 해 10월까지로 임대차계약을 체결하고 거주 중이었다. 이때 A 씨와 B 씨의 매매계약 체결을 중개한 공인중개사는 C 씨와 통화해 C 씨가 임대차계약기간 만료 후 계약갱신요구권을 행사하지 않고 아파트를 인도할 것임을 확인받았다. 이에 따라 매매계약 특약사항에는 C 씨의 임대차보증금 5억 원은 A 씨에게 승계 조건이라는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그런데 잔금 지급일 직전 C 씨는 갑자기 갱신요구권을 행사해 아파트에 2년 더 거주하겠다고 통보했다. 그러자 이 아파트에 실거주할 목적으로 계약을 체결했던 A 씨는 B 씨에게 잔금 지급을 하지 않았고, B 씨는 이를 이유로 계약 해제 의사를 표시했다. 이에 대해 A 씨는 “B 씨는 C 씨의 의사를 전달했을 뿐 C 씨의 임대차계약을 종료시켜 아파트를 인도할 의무를 이행제공하지 않아 잔금을 지급하지 않은 것이므로 매매계약에 따른 채무를 불이행한 것이 아니다”라며 “매매계약에 따른 소유권이전등기 절차를 이행하라”는 취지의 소송을 제기했다. B 씨는 “A 씨는 C 씨의 계약갱신요구권 행사를 빌미삼아 잔금지급의무를 이행하지 않으면서 임차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소유권이전등기에 필요한 서류를 제공받더라도 잔금을 지급할 의사가 없다는 의사를 명백히 했다”고 맞섰다. 1심은 A 씨의 주장을 일부 받아들여 “B 씨가 A 씨로부터 잔금 1억9000만 원을 지급받음과 동시에 A 씨에게 소유권이전등기 절차를 이행하라”고 했다. 1심은 C 씨의 계약갱신요구권이 주택임대차보호법상 보호되는 임차인의 권리로서 임대인이 이를 거부할 수 없다거나 그 행사 여부가 오로지 C 씨의 의사에 달린 것이라고 하더라도, B 씨의 아파트에 대한 인도의무가 면제된다고 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2심에서는 이 판단이 뒤집혔다. 2심은 “A 씨와 B 씨 간 매매계약의 특약사항으로 ‘임대차보증금은 A 씨에게 승계 조건이며 임대 만기는 2021년 10월, 실제 명도는 2021년 12월로 한다’는 내용을 기재했다고 해서 아파트 인도의무가 2021년 12월로 유예되고 A 씨의 잔금지급의무가 선이행의무가 된다고 볼 수 없다”며 “이 같은 방법으로 목적물 인도의무를 이행한 B 씨에게 2021년 12월까지 C 씨와의 임대차계약을 종료시켜 아파트를 A 씨에게 현실인도할 의무가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밝혔다. 하지만 대법원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이 사건 매매계약에는 ‘매도인은 매매대금의 잔금 수령과 동시에 매수인에게 소유권 이전등기에 필요한 모든 서류를 교부하고 등기절차에 협력한다’는 내용과 특약사항으로 ‘실제 명도는 2021년 12월로 한다’고 정하고 있다. 매매계약 문언 해석상 쌍방이 B 씨의 현실인도의무 이행일은 2021년 12월로 하되 임차인에 대한 아파트 반환청구권 양도에 의한 간접점유 이전의무는 그보다 앞서 잔금 지급, 소유권 이전등기 의무의 이행과 함께 이행하기로 합의했다고 볼 수 있다”며 “이러한 해석은 완전한 권리의 이전을 목적으로 하는 매매계약의 성격이나 이 사건 매매계약 체결 당시 당사자 쌍방의 동기, 목적, 계약체결 경위 등의 통념에 부합한다”고 했다. 이어 “매매계약 체결 당시 갱신요구권을 행사하지 않겠다고 한 C 씨가 잔금 지급일 직전 갱신요구권을 행사했고, 이에 따라 B 씨의 현실인도의무의 이행이 곤란할 현저한 사정변경이 생겼다고 볼 수 있다”며 “당초 계약 내용에 따른 A 씨의 선이행의무를 이행하게 하는 것이 공평과 신의칙에 반하게 됐다고 볼 여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같은 사정변경은 B 씨의 해제권 행사시까지 해소되지 않아 A 씨의 잔금 지급의무의 이행거절이 정당한 것은 아닌지, 그 결과 A 씨의 의무 불이행을 이유로 한 B 씨의 해제권 행사에 문제는 없는지 심리할 필요가 있다”고 판시했다.
선이행의무
임차인
갱신요구권
아파트매매
한수현 기자
2024-01-01
부동산·건축
행정사건
[판결] 대법원, "재개발조합설립 단계에서의 '지분 쪼개기'는 위법"
재개발조합설립을 위해 이른바 '지분 쪼개기'를 통해 인위적으로 토지등소유자 수를 늘리고 조합설립에 동의하는 의사표시를 하도록 하는 것은 탈법행위라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또 동의정족수 산정 시 늘어난 토지등소유자들이 전체 토지등소유자 및 동의자 수에서 제외돼야 한다는 첫 판단도 내놓았다. 대법원 특별2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8월 18일 A 씨 등(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우일 강정우, 변혜연, 안영주, 최효식 변호사)이 서울시 성북구청장을 상대로 낸 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설립인가처분 취소 소송(2022두51901)에서 원고 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도시정비법령의 규정 내용과 취지, 체계, 조합설립인가처분의 법적 성격 등을 종합하면 재개발조합설립을 위한 동의정족수를 충족하게 하기 위한 목적으로 형식적인 증여, 매매 등을 원인으로 밀접한 관계에 있는 사람 등의 명의로 과소지분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치는 방식을 통해 인위적으로 토지등소유자 수를 늘리고 그들이 조합설립에 동의하도록 하는 것은 조합설립을 위한 동의정족수 및 동의자 수 산정 방법을 엄격히 규정하는 도시정비법령의 적용을 배제하거나 잠탈하기 위한 탈법행위에 해당한다"며 "늘어난 토지등소유자들은 동의정족수를 산정함에 있어서 전체 토지등소유자 및 동의자 수에서 제외돼야 한다"고 판시했다. 이어 "탈법행위 판단 기준은 △토지 또는 건축물에서 과소지분이 차지하는 비율과 면적 △과소지분을 취득한 명의자가 이를 취득하기 위해 실제로 지급한 가액 △과소지분을 취득한 경위와 목적과 이전 시기 △과소지분을 취득한 데에 합리적 이유가 있는지 여부 △과소지분 취득자들이 토지등소유자의 수에 산입됨으로써 전체 토지등소유자의 수에 미친 영향 △과소지분 취득자들이 조합설립에 동의하는 의사를 표명한 정도와 그 의사가 조합설립을 위한 동의정족수에 미친 영향 △과소지분 취득자와 다수 지분권자의 관계 등 관련 사정을 종합해 개별 사안에 따라 구체적으로 판단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B종합건설 등은 2008년 7월 경부터 2018년 11월 경까지 서울 성북구 내 주택재개발 사업시행예정구역 내에 소유하고 있던 토지 또는 건축물의 지분을 임직원이나 지인 등 총 209명에게 매매, 증여 등을 원인으로 지분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다. 그런데 그중 194명의 지분이 토지는 152분의 0.076 내지 6300분의 10(면적 모두 1㎡ 이하), 건축물은 32.29분의 0.1 내지 98.51분의 4에 불과했다. 2019년 5월 성북구청장이월 토지 또는 건축물 소유자 512명 중 391명의 동의(동의율 76.37%)가 있었다고 보아 조합설립을 인가하자, 사업시행예정구역 내 거주하는 주민 A 씨 등은 토지등소유자 4분의 3 이상의 동의를 얻지 못했다고 주장하면서 조합설립인가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소송을 냈다. 앞서 1심은 원고 패소, 2심은 원고 승소 판결했다.
재개발조합
지분쪼개기
주택재개발
박수연 기자
2023-09-11
민사일반
부동산·건축
[판결] 시효 완성 전까지 해제권 행사 않은 채권자는
[ 대법원 판결 ] 채무불이행에 따른 해제의 의사표시가 효력을 발생하기 전에 이미 채무불이행의 대상이 되는 본래 채권의 시효가 완성돼 소멸됐다면, 시효완성 전까지 해제권을 행사하지 않은 채권자는 채무자의 채무불이행 시점(해제권 발생 시점)이 본래 채권의 시효 완성 전인지 후인지 관계 없이 해제권과 이에 기한 원상회복청구권을 행사할 수 없다는 대법원 첫 판단. 대법원 민사3부(주심 노정희 대법관), 2019다204593 (9월 29일 판결) [ 판결 결과 ] A 씨가 B 씨를 상대로 낸 추심금 소송(2019다204593)에서 원고일부승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울산지법으로 파기환송. [ 쟁 점 ] 매도인이 소유권이전등기의무를 불이행해 매수인에게 법정해제권이 성립했으나 매수인이 법정해제권을 행사하지 않는 사이에 매수인의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의 소멸시효가 완성된 경우 매수인이 법정해제권을 행사할 수 있는지 여부 = 매도인이 법정해제권을 행사하는 매수인에게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의 소멸시효 항변으로 대항할 수 있는지. [ 사실관계와 1, 2심 ] C 사는 2007년 1월 B 씨와 한 부동산을 3억 원에 매수하는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이틀 뒤 매매대금 중 계약금 3000만 원을 지급했다. 이 계약에 따르면 C 사는 2007년 2월 말에 중도금으로 6000만 원을, C 사가 해당 부동산 일대에서 추진하던 공동주택건설사업의 사업계획승인 후 10일 이내에 잔금 2억1000만 원을 지급하고, B 씨는 잔금 수령과 동시에 소유권이전등기의무를 이행해야 했다. 하지만 C 사는 중도금과 잔금을 지급하지 않았고 2012년 2월까지도 사업계획승인을 얻지 못했다. 이에 B 씨는 2012년 2월 D 씨에게 해당 부동산을 매도하고 소유권이전등기를 했다. 한편 A 씨는 C사에 대해 약정금 13억7030만 원과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명하는 지급명령을 받아 2016년 8월 확정됐다. A 씨는 2017년 1월 지급명령에 기한 채권을 집행채권으로, C 사를 채무자, B 씨를 제3채무자로 하여 B 씨의 채무불이행에 따른 계약의 해제로 인해 C 사가 B 씨에 대해 갖는 계약금 등 반환채권에 대한 압류·추심명령을 받았고, 이는 다음달 B 씨에게 송달됐다. B 씨는 A 씨의 압류·추심명령에 기한 추심금 청구에 대해 이미 시효로 인해 소멸한 채권에 기한 청구라고 맞섰다. 1심은 원고패소, 2심은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 대법원 판단(요지) ] "이행불능 또는 이행지체를 이유로 한 법정해제권은 채무자의 채무불이행에 대한 구제수단으로 인정되는 권리이므로, 채무자가 이행해야 할 본래 채무가 이행불능이라는 이유로 계약을 해제하려면 그 이행불능의 대상이 되는 채무자의 본래 채무가 유효하게 존속하고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민법에 따르면 소멸시효는 그 기산일에 소급해 효력이 생긴다고 정하고 있기에 본래 채권이 시효로 소멸했다면 그 채권은 그 기산일에 소급해 더는 존재하지 않는 것이 되어 채권자는 당초 그 권리의 이행을 구할 수 없는 것이고, 이처럼 본래 채무가 유효하게 존속하지 않는 이상 본래 채무의 불이행을 이유로 계약을 해제할 수 없다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채무불이행에 따른 해제의 의사표시 당시에 이미 채무불이행의 대상이 되는 본래 채권이 시효가 완성돼 소멸됐다면 그 채무자가 소멸시효의 완성을 주장하는 것이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해 권리남용으로서 허용될 수 없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채무불이행 시점이 본래 채권의 시효 완성 전인지 후인지를 불문하고 그 해제권 및 이에 기한 원상회복청구권을 행사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 대법원 관계자 ] "이 판결은, 채무불이행에 따른 해제의 의사표시가 효력을 발생하기 전에 이미 채무불이행의 대상이 되는 본래 채권이 시효가 완성되어 소멸되었다면 특별한 사정(채무자가 소멸시효의 완성을 주장하는 것이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여 권리남용으로서 허용될 수 없다는 등)이 없는 한 채무자는 채권자의 해제권 행사 이후에도 소멸시효항변으로 대항할 수 있고, 결국 시효완성 전까지 해제권을 행사하지 않은 채권자는 채무자의 채무불이행 시점(해제권 발생 시점)이 본래 채권의 시효 완성 전인지 후인지를 불문하고 그 해제권 및 이에 기한 원상회복청구권을 행사할 수 없다는 점을 최초로 명시적으로 설시함으로써 향후 하급심 판단의 기초가 되는 법리를 제시하였다는데 의의가 있다."
소멸시효
해제권
원상회복청구권
채무불이행
박수연 기자
2022-11-03
민사일반
부동산·건축
[판결] 시효 완성 전까지 해제권 행사 않은 채권자는
채무불이행에 따른 해제의 의사표시가 효력을 발생하기 전에 이미 채무불이행의 대상이 되는 본래 채권의 시효가 완성돼 소멸됐다면, 시효완성 전까지 해제권을 행사하지 않은 채권자는 채무자의 채무불이행 시점(해제권 발생 시점)이 본래 채권의 시효 완성 전인지 후인지 관계 없이 해제권과 이에 기한 원상회복청구권을 행사할 수 없다는 대법원 첫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민사3부(주심 노정희 대법관)는 지난 9월 29일 A 씨가 B 씨를 상대로 낸 추심금 소송(2019다204593)에서 원고일부승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울산지법으로 돌려보냈다. C 사는 2007년 1월 B 씨와 한 부동산을 3억 원에 매수하는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이틀 뒤 매매대금 중 계약금 3000만 원을 지급했다. 이 계약에 따르면 C 사는 2007년 2월 말에 중도금으로 6000만 원을, C 사가 해당 부동산 일대에서 추진하던 공동주택건설사업의 사업계획승인 후 10일 이내에 잔금 2억1000만 원을 지급하고, B 씨는 잔금 수령과 동시에 소유권이전등기의무를 이행해야 했다. 하지만 C 사는 중도금과 잔금을 지급하지 않았고 2012년 2월까지도 사업계획승인을 얻지 못했다. 이에 B 씨는 2012년 2월 D 씨에게 해당 부동산을 매도하고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쳐줬다. 한편 A 씨는 C사에 대해 약정금 13억7030만 원과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명하는 지급명령을 받아 2016년 8월 확정됐다. A 씨는 2017년 1월 지급명령에 기한 채권을 집행채권으로, C 사를 채무자, B 씨를 제3채무자로 하여 B 씨의 채무불이행에 따른 계약의 해제로 인해 C 사가 B 씨에 대해 갖는 계약금 등 반환채권에 대한 압류·추심명령을 받았고, 이는 다음달 B 씨에게 송달됐다. B 씨는 A 씨의 압류·추심명령에 기한 추심금 청구에 대해 이미 시효로 인해 소멸한 채권에 기한 청구라고 맞섰다. 이 사건에서는 매도인이 소유권이전등기의무를 불이행해 매수인에게 법정해제권이 성립했으나 매수인이 법정해제권을 행사하지 않는 사이에 매수인의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의 소멸시효가 완성된 경우 매수인이 법정해제권을 행사할 수 있는지 여부 즉, '매도인이 법정해제권을 행사하는 매수인에게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의 소멸시효 항변으로 대항할 수 있는지'가 쟁점이었다. 재판부는 "이행불능 또는 이행지체를 이유로 한 법정해제권은 채무자의 채무불이행에 대한 구제수단으로 인정되는 권리이므로, 채무자가 이행해야 할 본래 채무가 이행불능이라는 이유로 계약을 해제하려면 그 이행불능의 대상이 되는 채무자의 본래 채무가 유효하게 존속하고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민법에 따르면 소멸시효는 그 기산일에 소급해 효력이 생긴다고 정하고 있기에 본래 채권이 시효로 소멸했다면 그 채권은 그 기산일에 소급해 더는 존재하지 않는 것이 되어 채권자는 당초 그 권리의 이행을 구할 수 없는 것이고, 이처럼 본래 채무가 유효하게 존속하지 않는 이상 본래 채무의 불이행을 이유로 계약을 해제할 수 없다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채무불이행에 따른 해제의 의사표시 당시에 이미 채무불이행의 대상이 되는 본래 채권이 시효가 완성돼 소멸됐다면 그 채무자가 소멸시효의 완성을 주장하는 것이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해 권리남용으로서 허용될 수 없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채무불이행 시점이 본래 채권의 시효 완성 전인지 후인지를 불문하고 그 해제권 및 이에 기한 원상회복청구권을 행사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앞서 1심은 원고패소, 2심은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소멸시효
해제권
원상회복청구권
채무불이행
박수연
2022-11-01
민사일반
부동산·건축
[판결] "공유토지 위 공유건물의 일부 공유자 변경 때는 관습법상 법정지상권 인정 안돼"
공유토지 위에 공유건물이 있는 상황에서 건물과 토지의 일부 공유자가 변경된 경우에는 건물 공유자에게 관습법상 법정지상권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대법원 첫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민사3부(주심 안철상 대법관)는 A 씨가 숙부인 B 씨와 C 재단법인을 상대로 "땅 사용료를 내라"며 낸 금전소송(2018다218601)에서 원고일부승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법으로 돌려보냈다. A 씨는 1991년부터 할아버지와 서울 종로에 있는 76㎡(약 23평)짜리 땅과 그 위에 세워진 건물을 절반씩 공유하고 있었다. 이후 해당 건물의 A씨의 지분은 2005년 B 씨에게, A씨의 할아버지 지분은 2006년 C 재단에 각각 이전돼 현재는 B 씨와 C 재단이 건물 지분을 절반씩 공유하고 있다. 또 A씨의 할아버지가 사망한 후 토지 지분은 B 씨가 상속을 받았다가 C 재단에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쳐, 토지 지분은 A 씨와 C 재단이 절반씩 공유하게 됐다. 이후 A씨는 "B씨와 C 재단이 관습법상 법정지상권을 취득했으니 땅 사용료를 내야 한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관습법상 법정지상권이란 토지와 건물이 동일인에게 속했다가 매매 등 기타 원인으로 토지와 건물 소유자가 달라지게 된 경우 그 건물을 철거한다는 등의 특약이 없는 한 건물소유자는 관습법에 의해 등기 없이도 당연히 취득하는 지상권을 의미한다. 이는 판례가 관습법으로 인정한 것인데, 다만 관습법상 법정지상권을 취득한 사람은 토지 사용료 등을 내야 한다. 1,2심은 관습법상 법정지상권 성립요건이 충족된다고 보고 각각 원고승소, 원고일부승소로 판결했지만,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은 "A 씨가 B 씨에게 건물 공유지분을 이전해 줬다고 해서 B 씨에게 토지에 관한 관습법상 법정지상권 성립을 인정할 수 없다"며 "또 C 재단이 이 건물 공유지분을 이전받았을 당시 토지와 건물이 동일인 소유가 아니었던 이상 C 재단에 대한 관습법상 법정지상권의 성립도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토지와 건물이 모두 공유상태였다가 토지·건물 소유자가 달라졌을 때 해당 토지 전부에 대해 건물의 소유를 위한 관습법상 법정지상권이 성립된 것으로 본다면, 토지공유자 1명에게 다른 공유자의 지분에 대해서까지 지상권 설정의 처분행위를 허용하는 셈이 돼 부당하다"며 "관습법상 법정지상권은 동일인 소유이던 토지와 그 지상 건물이 매매, 증여 기타 적법한 원인으로 인해 양자의 소유자가 다르게 된 경우를 전제로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공유토지 지상에 단독소유건물이 존재하던 상황에서 건물과 토지의 소유자가 달라진 경우 건물소유자에게 관습법상 법정지상권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종래 판례의 법리가 공유토지 지상에 공유건물이 존재하던 상황에서 건물과 토지의 '일부' 공유자가 달라진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는 점을 명시적으로 확인한 첫 사례"라고 말했다.
공유
관습법
법정지상권
박수연 기자
2022-10-04
민사일반
부동산·건축
[판결] 토지·건물 소유주 분리될 때 철거 특약 없는 한 관습법상 법정지상권 인정
토지와 그 지상 건물의 소유자가 분리될 때 건물 철거 특약이 없는 한 건물 소유자에게 관습법상 법적지상권을 인정하는 기존 대법원 판례 입장이 유지됐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21일 토지 소유주인 A 씨가 건물 소유주 B 씨 등을 상대로 낸 토지인도소송(2017다236749)에서 원고승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전주지법으로 돌려보냈다. 소송의 대상이 된 토지의 원주인은 토지 위에 건물을 새로 지은 후 사망했다. 이후 토지는 배우자인 C 씨에게 단독 상속됐고, 건물은 C 씨와 그 자녀들에게 공동 상속됐다. C 씨는 얼마 후 자신이 소유한 토지를 자녀 중 한 명인 B 씨에게 증여했다. 이후 토지는 임의경매절차를 통해 A 씨에게 넘어갔다. A 씨는 자신이 낙찰받은 토지 위의 건물을 철거하고, 토지를 인도하라며 B씨 등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B 씨는 관습법상 법정지상권이 있으므로 A 씨의 건물 철거 요구에 응할 수 없다고 맞섰다. 원심은 A 씨의 청구를 인용해 B 씨가 건물을 철거하고 토지를 인도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관습법상 법정지상권이 인정되기 위해서는 토지와 건물 소유주가 동일인이었다가 변경돼야 하는데 C 씨가 B 씨에게 토지를 증여할 당시, C 씨는 건물 공동 소유주에 불과해서 토지와 건물이 동일인의 소유가 아니었다는 이유에서다. 상고심에서는 동일인 소유이던 토지와 그 지상 건물이 매매 등으로 소유자가 달라질 때, 건물 소유자가 법정지상권을 취득한다는 '관습법'의 효력을 인정해 온 종래 판례를 유지할 것인지 여부가 쟁점이 됐다. 대법원은 대지 소유자가 건물을 공동 소유하면서 대지만을 타인에게 매도한 경우에도 건물 공동 소유자들은 모두 관습법상 법정지상권을 취득한다는 1977년 대법원 판결(76다388 판결 등)에 따라 원심을 파기했다. 재판부는 "우리 법제는 토지와 건물을 각각 별개의 독립된 부동산으로 취급하므로, 토지와 건물의 소유자가 분리될 때 건물의 철거로 인한 사회경제적 손실을 방지할 공익상 필요가 있다"며 "관습법상 법정지상권을 인정하는 것이 헌법을 최상위 규범으로 하는 전체 법질서에 부합한다"고 밝혔다. 이어 "관습법상 법정지상권에 관한 관습에 대해 사회 구성원들의 법적 구속력에 대한 확신이 소멸했다거나 그러한 관행이 본질적으로 변경됐다고 인정할 수 있는 자료도 찾아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노태악, 이흥구 대법관은 "현재에도 관습법상 법정지상권에 대한 사회 구성원의 법적 확신이 소멸했다거나 전체 법질서에 부합하지 않게 됐다고 볼 수 없다"며 "현 시점에서 관습법상 법정지상권의 법적 효력을 부정한다면 법적 안정성에 심각한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는 보충의견을 냈다. 하지만 김재형 대법관은 "우리 사회에 실제로 법정지상권에 관한 관습이 존재하지 않았다"며 "관습법상 법정지상권은 관습법의 성립 요건을 갖춘 것이라고 볼 수 없고, 이에 대한 사회 구성원들의 법적 확신도 없으며 전체 법질서에도 부합하지 않으므로, 법적 규범으로서 효력을 인정할 수 없다"는 반대의견을 냈다. 대법원 관계자는 "토지와 그 지상 건물의 소유자가 분리될 때 건물의 철거로 인한 사회경제적 손실을 방지할 공익상 필요에서 인정해 온 관습법상 법정지상권이 현재에도 여전히 유효함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관습법상
법적지상권
토지
박수연 기자
2022-07-21
민사일반
부동산·건축
[판결] 명의수탁자가 실소유주 허락없이 부동산 처분했다면
명의수탁자가 명의신탁자인 실소유주의 허락 없이 부동산을 임의로 처분했다면 횡령죄로 처벌할 수는 없지만 실소유주에 대한 민사상 책임은 져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민사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지난 9일 토지 실소유주인 A씨가 명의상 소유주인 B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20다208997)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2011년 10월 A씨는 C씨로부터 토지를 매수하면서 등기는 B씨 명의로 하기로 약정했다. 약정에 따라 C씨가 B씨 앞으로 소유권 이전등기를 하면서 3자간 등기명의신탁이 이뤄졌다. 그런데 2014년 4월 B씨가 D씨에게 이 토지를 매도하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14억원에 토지를 매도하면서 매매대금 중 9억8000만원은 D씨가 토지의 근저당권부채무를 인수하기로 하고, D씨에게 소유권 이전등기를 했는데 이를 A씨의 동의 없이 진행한 것이다. 이에 A씨는 "내 동의를 받지 않고 토지를 처분한 것은 불법행위에 해당하거나 법률상 원인 없이 부당한 이익을 얻은 것"이라며 "B씨는 손해배상 또는 부당이득반환으로 4억2000만원을 지급하라"는 소송을 냈다. 1심은 "B씨는 명의신탁 받은 토지를 매도해 법률상 원인 없이 매매대금 상당의 이익을 얻었고, A씨는 소유권 이전등기 청구권이 상실되는 손해를 입었다"며 이익 중 일부를 부당이득으로 반환할 의무가 있다고 했다. 다만 불법행위에 대한 손해배상 책임은 부정하면서 2억60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시했다. 2심은 "A씨와 B씨 사이에 보호할 만한 가치가 있는 신임관계가 있다거나 B씨가 A씨에게 각 토지를 상당한 가격으로 처분해 그 매매대금을 지급할 의무를 부담한다고 볼 수 없다"며 "3자간 등기명의신탁에서는 부동산의 매수대금이 아니라, 처분대금이 부당이득으로 문제될 여지가 있을 뿐"이라며 B씨의 행위가 민사상 불법행위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배상책임도 없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3자간 등기명의신탁에서 명의수탁자의 임의처분 등을 원인으로 제3자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를 한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제3자는 유효하게 소유권을 취득한다"며 "그 결과 매도인의 명의신탁자에 대한 소유권 이전등기의무는 이행불능이 되어 명의신탁자로서는 부동산 소유권을 이전받을 수 없게 된다"고 밝혔다. 이어 "명의수탁자가 명의신탁자의 채권인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을 침해한다는 사정을 알면서도 명의신탁 받은 부동산을 자기 마음대로 처분했다면, 이는 사회통념상 사회질서나 경제질서를 위반하는 위법한 행위로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제3자의 채권침해에 따른 불법행위책임이 성립한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또 등기명의신탁을 한 경우 명의수탁자가 부동산을 임의로 처분해도 횡령죄가 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전원합의체 판결(2014도6992)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1,2심에서는 불법행위 성립 여부에 관해 이 대법원 판결을 이유로 들었다. 재판부는 "민사책임과 형사책임은 지도이념, 증명책임의 부담과 그 증명의 정도 등에서 서로 다른 원리가 적용되고, 범죄를 구성하지 않는 침해행위라고 하더라도 그것이 민사상 불법행위를 구성하는지는 형사책임과 별개의 관점에서 검토해야 한다"며 "해당 판결은 횡령죄의 본질이 신임관계에 기초해 위탁된 타인의 물건을 위법하게 영득하는 데 있고, 명의신탁자와 명의수탁자의 관계는 형법상 보호할 만한 가치가 있는 신임관계가 아니므로 명의수탁자의 임의처분에 대해 횡령죄를 인정할 수 없다고 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명의신탁관계에서 명의신탁자의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을 보호할 수 없다는 취지는 아니다"라며 "명의수탁자의 임의처분으로 명의신탁자의 채권이 침해된 이상, 형법상 횡령죄의 성립 여부와 관계없이 명의수탁자는 명의신탁자에 대해 민사상 불법행위책임을 부담한다"고 판시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3자간 등기명의신탁의 명의수탁자가 부동산을 임의 처분한 경우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2014도6992) 선고 이전까지 이를 횡령죄로 처벌하고 있었으므로 명의수탁자가 명의신탁자에 대해 불법행위 책임을 지는 것에 대해선 특별한 의문이 없었다"며 "그러나 해당 판결로 명의수탁자가 명의신탁자에 대해 민사상 불법행위 책임도 지지 않는 것인지에 대해 논란이 발생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판결에선 명의수탁자의 임의 처분행위가 형사상 횡령죄로 처벌되지 않더라도, 명의신탁자의 채권인 소유권 이전등기청구권을 침해하는 행위로서 민법 제750조에 따라 불법행위에 해당할 수 있다는 것을 명시적으로 설시함으로써 앞선 전원합의체 판결 선고 이후 제기된 논란을 명확하게 정리했다"고 밝혔다.
명의신탁
임의처분
불법행위
한수현 기자
2022-06-29
민사일반
부동산·건축
[판결] 계약명의신탁 부동산 계속 점유했어도 명의수탁자에 ‘점유취득시효 완성’ 주장 못한다
계약명의신탁에서 명의신탁자가 명의신탁 부동산을 계속 점유하고 있었더라도 자주점유가 될 수 없기 때문에 명의신탁자가 명의수탁자에게 '점유취득시효 완성'을 주장할 수는 없다는 대법원 첫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민사1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지난달 12일 사망한 A씨의 유족 B씨 등이 C씨 등을 상대로 낸 소유권이전등기소송(2019다249428)에서 원고승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광주고법으로 돌려보냈다. A씨는 C씨에게 토지를 명의신탁하는 내용으로 C씨와 계약명의신탁약정을 체결했다. C씨는 이같은 계약명의신탁약정을 모르는 한국농어촌공사로부터 토지를 매수하는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1997년 4월 18일 자신의 이름으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다. A씨는 이때부터 이 토지를 2018년 2월 8일까지 계속 점유하면서 경작했다. A씨가 사망하자 유족인 B씨 등은 A씨의 점유취득시효 완성을 주장하면서 명의수탁자(등기명의자)인 C씨를 상대로 토지 소유권 이전등기를 요구하는 소송을 냈다. 이 사건에서는 계약명의신탁에서 명의신탁자의 점유를 소유의 의사로 점유한 것이라고 볼 수 있는지가 쟁점이 됐다. ‘자주점유’ 될 수 없어 매매계약의 당사자 안돼 재판부는 "점유자의 점유는 소유의 의사로 점유하는 것으로 추정되지만, 점유자가 점유개시 당시 소유권취득의 원인이 될 수 있는 법률행위 기타 법률요건 없이 이러한 사실을 잘 알면서 타인 소유의 부동산을 무단점유한 것이 증명됐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점유자는 타인의 소유권을 배척하고 점유할 의사를 갖고 있지 않다(타주점유)고 봐야 하고, 무단점유인 것이 밝혀짐으로써 그 점유가 소유의 의사가 있는 점유라는 추정은 깨진다는 것이 종래 판례"라고 밝혔다. 이어 "부동산실명법에 따르면 △계약명의신탁에서 명의신탁자는 부동산의 소유자(매도인)가 명의신탁약정을 알았는지 여부와 관계없이 부동산의 소유권을 취득하지 못하고 △매매계약의 당사자는 매도인과 명의수탁자(매수인)로, 계약명의신탁자는 매매계약의 당사자가 아니라서 소유자(매도인)를 상대로 소유권이전등기청구를 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자신에게 부동산에 관한 권리가 없다는 사정은 명의신탁자도 잘 알고 있다고 봐야 한다"며 "계약명의신탁에서 명의신탁자가 명의신탁약정에 따라 부동산을 점유한다면 명의신탁자에게 점유할 다른 권원이 인정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명의신탁자는 소유권 취득의 원인이 되는 법률요건이 없이 이러한 사실을 잘 알면서 타인의 부동산을 점유한 것으로, 어떠한 점유가 계약명의신탁자로서 한 점유라는 것이 밝혀진다면 이는 무단점유임이 밝혀진 것으로 자주점유 추정이 번복된다"고 판시했다. 앞서 1심은 원고일부승소 판결했지만, B씨 등이 취득시효 완성 주장을 하지 않아 관련 쟁점에 대한 판단이 없었다. 2심은 재판과정에서 B씨 등이 취득시효 완성을 주장하자 이를 받아들여 원고승소 판결했다.
점유
계약명의신탁
취득시효
박수연 기자
2022-06-08
국가배상
부동산·건축
[판결](단독) 국가가 무주(無主)부동산에 소유권보존등기 후 절차 따라 처분은 적법
국가가 지적공부에 소유자 기재가 없는 부동산을 관계 법령에 따라 무주(無主) 부동산으로 보고 소유권보존등기를 한 후 10년 뒤 이를 매각한 것은 적법하다는 판결이 나왔다. 뒤늦게 이 땅에 주인이 있다는 사실이 확인돼 땅을 산 매수인이 소유권을 잃는 손해를 입었어도 국가에 배상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취지다. 서울중앙지법 민사71단독 김영수 판사는 A씨 등 4명이 국가와 B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20가단5014973)에서 최근 "B씨는 A씨 등에게 각각 1400여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A씨 등은 2013년 8월 B씨로부터 경기도의 한 토지를 4000여만원에 매수하고 4분의 1 지분씩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다. 이 토지는 앞서 B씨가 2010년 2000만원에 매수한 국유토지였다. 그런데 이 토지의 사정명의인의 후손인 C씨는 2019년 국가와 A씨 등을 상대로, 이듬해에는 A씨 등과 B씨를 상대로 각각 등기말소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말소등기 절차를 이행하라"며 A씨 등에게 패소 판결을 선고했다. 이후 A씨 등은 국가와 B씨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뒤늦게 주인 확인돼 매수인이 입은 손해 국가 배상책임 없다 김 판사는 "매매의 목적이 된 권리가 타인에게 속한 경우에 매도인이 그 권리를 취득해 매수인에게 이전할 수 없는 때에는 선의의 매수인은 매도인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며 "민법 제569조 소정의 타인의 권리매매라 함은 매매당시 타인에게 소유권 등기가 있는 경우 뿐 아니라 매매당시 등기부상 매도인의 소유로 등재돼 매수인에게 이전등기가 된 후에 매도인에게 실질적 권리가 없어 그 소유권등기 및 매수인에의 소유권이전등기가 말소된 경우도 포함한다"고 밝혔다. 이어 "A씨 등이 B씨로부터 토지를 매수해 소유권이전등기까지 넘겨받았지만 진정한 소유자인 C씨가 제기한 등기말소청구소송에서 A씨 등과 B씨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의 말소를 명한 판결이 확정돼 이 매매계약은 이행불능 상태에 빠졌다"며 "B씨는 민법 제570조에 따라 A씨 등이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설명했다. 민법 제569조는 '매매의 목적이 된 권리가 타인에게 속한 경우에는 매도인은 그 권리를 취득하여 매수인에게 이전하여야 한다'고 규정한다. 같은 법 제570조는 '전조(前條)의 경우에 매도인이 그 권리를 취득하여 매수인에게 이전할 수 없는 때에는 매수인은 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 그러나 매수인이 계약당시 그 권리가 매도인에게 속하지 아니함을 안 때에는 손해배상을 청구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김 판사는 국가의 책임은 인정하지 않았다. 김 판사는 "국가는 당시 시행되고 있던 옛 국유재산법 제8조에서 정한 무주부동산의 처리절차에 따라 지적공부에 소유자 기재가 없는 이 토지에 관한 소유권보존등기 절차를 마쳤고, 10년이 경과한 후 B씨에게 처분한 것으로 보인다"며 "그 과정에서 토지의 진정한 소유자가 따로 있음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가 명의로 소유권보존등기를 경료했다거나 이를 처분했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을 발견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사실관계가 이와 같은 이상 국가가 소유권보존등기를 하는 권리보전 조치를 취하거나 처분한 행위를 위법한 행위라고 볼 수 없으므로 A씨 등의 주장은 이유 없다"고 판시했다.
무주부동산
토지
국유재산
이용경 기자
2022-05-12
민사일반
부동산·건축
[판결] 국가에 귀속됐다가 ‘해제조건 성취’로 원소유자에게 복귀한 토지
구 농지개혁법 규정에 따라 국가에 매수돼 소유권이 국가에 귀속됐다가 농지불분배 확정이라는 '해제조건의 성취'로 소유권이 원소유자에게 복귀한 경우에는 국가로부터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친 제3자에게 민법 제548조 1항 단서에서 정한 '계약해제로 인한 제3자 보호 법리'가 유추적용되지 않는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민사1부(주심 박정화 대법관)는 최근 A재단법인이 국가와 제주특별자치도를 상대로 낸 소유권 말소 등기 소송(2021다294186)에서 원고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농지불분배 확정’ 따른 해제조건 성취로 소유권 환원 국가는 토지의 사정명의인인 A재단법인으로부터 구 농지개혁법에 의해 토지 중 일부(36~39항)를 제외한 나머지 토지를 매수해 농민들에게 분배했는데, 농민들은 상환을 완료하지 않거나 수분배를 포기했다. 판례상 분배농지에 대해서는 수분배자가 포기하거나 상환완료하지 않는 경우 소유권은 원소유자에게 자동복귀된다. 하지만 국가는 A재단법인 명의로 소유권 보존등기를 마친 뒤 국가 명의로 소유권 이전등기를 마쳤고, 제주도는 국가로부터 그 중 일부 토지에 관해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다. 국가는 나머지 토지(36~39항)에 대해 소유권보존등기를 마쳤다. 이에 A재단법인은 각 토지의 소유권이 자신에게 있고, 국가와 제주도 명의의 등기가 원인 무효라고 주장하면서 각 말소등기절차 이행을 청구했다. 계약 해제로 인한 ‘제3자 보호 법리’ 유추 적용 못해 이 사건에서는 '민법 제548조 1항에 따라 매매계약이 해제돼 매도인에게 소유권이 복귀되는 경우 매수인이 이미 제3자에게 처분해 등기를 완료했다면 매수인으로부터 소유권을 취득한 제3자는 보호된다'는 법리가 매매계약이 해제된 경우가 아니라 이 사건과 같이 매매계약에 관한 해제조건이 성취된 경우에도 그대로 적용되는지 여부가 쟁점이 됐다. 만약 이 경우에도 그대로 적용된다면 제주도는 제3자로서 소유권을 취득할 수 있고, 적용되지 않는다면 제주도는 소유권을 상실하고 A재단법인에게 소유권이 회복되는 것이다. 1,2심은 해당 토지에 대해 "농지불분배 확정이라는 해제조건의 성취로 A재단법인에게 소유권이 환원된 토지로, 국가로부터 소유권을 이전받은 제주도가 민법 제548조 제1항 단서에서 정한 '계약해제로 인한 제3자 보호 법리'가 유추적용될 수 있는 제3자가 아니다"라고 판단해 원고승소 판결했다. 국가·제주도 패소 원심확정 대법원도 이 같은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민법 제548조 1항은 '당사자 일방이 계약을 해제한 때에는 각 당사자는 그 상대방에 대대 원상회복의 의무가 있다. 그러나 제3자의 권리를 해하지 못한다'고 규정함으로써 해제된 계약으로부터 생긴 법률효과를 기초로 해 해제 전에 새로운 이해관계를 가지고 등기 등으로 권리를 취득한 제3자, 계약 해제로 인한 원상회복등기 등이 이뤄지기 전에 계약당사자와 양립하지 않는 법률관계를 가지게 된 선의의 제3자에 대해서는 계약 해제를 주장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그러나 이 사건은 구 농지법, 구 농지개혁법 및 농지개혁사업정리에 관한 특별조치법에 따라 분배되지 않기로 확정돼 원소유자에게 농지의 소유권이 환원되는 경우이므로, 원인 무효인 국가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에 근거해 제3자가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다고 하더라도 민법 제548조 1항 단서가 적용 또는 유추적용되지 않는다"면서 국가 등의 상고를 기각했다.
계약해제
제3자보호
국유지
박수연 기자
2022-05-04
1
2
3
4
5
banner
주목 받은 판결큐레이션
1
[판결] 법률자문료 34억 원 요구한 변호사 항소심 패소
판결기사
2024-04-18 05:05
태그 클라우드
공직선거법명예훼손공정거래손해배상중국업무상재해횡령조세사기노동
달리(Dali)호 볼티모어 다리 파손 사고의 원인, 손해배상책임과 책임제한
김인현 교수(선장, 고려대 해상법 연구센터 소장)
footer-logo
1950년 창간 법조 유일의 정론지
논단·칼럼
지면보기
굿모닝LAW747
LawTop
법신서점
footer-logo
법인명
(주)법률신문사
대표
이수형
사업자등록번호
214-81-99775
등록번호
서울 아00027
등록연월일
2005년 8월 24일
제호
법률신문
발행인
이수형
편집인
차병직 , 이수형
편집국장
신동진
발행소(주소)
서울특별시 서초구 서초대로 396, 14층
발행일자
1999년 12월 1일
전화번호
02-3472-0601
청소년보호책임자
김순신
개인정보보호책임자
김순신
인터넷 법률신문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복사, 배포를 금합니다. 인터넷 법률신문은 인터넷신문윤리강령 및 그 실천요강을 준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