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의 내곡동 사저 부지를 매입하면서 이 대통령의 아들 시형씨가 부담해야 할 금액을 경호처가 부담토록 해 국가에 손해를 끼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상 배임)로 기소된 김인종(68) 전 청와대 경호처장과 김태환(57) 청와대 경호처 특별보좌관이 항소심에서도 유죄를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12부(재판장 민유숙 부장판사)는 21일 김 전 처장과 김 전 특별보좌관에 대한 항소심(2013노864)에서 1심과 같이 징역 1년6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내곡동 사저부지 매입 보고서를 변조한 혐의(공문서변조)로 기소돼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청와대 시설관리부장 심형보(48)씨에 대해서는 유죄로 판단해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사저부지와 경호부지를 일괄매입하고 매매대금을 배분하는 것은, 어느 한쪽의 부담금이 올라가면 다른 한쪽의 부담금은 낮아지는 이해가 상반되는 업무"라며 "어느 한 쪽에 이익이 되고 손해가 되는 일은 객관적인 기준으로 공정하게 부담비율을 정해야 하는데, 김 전 처장 등은 전문가인 감정평가사의 평가를 기준으로 하지 않고 임의로 대금을 분배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심씨에 대해서는 "개별 필지 가격은 관심이 없고 일괄구매한 총 금액만 신경 썼다고 주장하는 김 전 처장의 주장에 맞춰 매입 보고서 등의 문서를 변조한 것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김 전 처장과 김 보좌관은 이 대통령의 퇴임 후의 사저부지와 경호부지인 내곡동 9필지를 일괄 매수하면서 이 대통령의 아들 시형씨가 부담해야 할 사저부지 분담액을 경호처가 추가로 부담해 국가에 9억7200여만원의 손해를 끼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심씨는 특검에서 경호시설 부지 매입 보고서 등 관련 자료 제출을 요구하자 사저부지와 경호부지의 필지별 협의금액을 삭제하고 보고서를 변조한 혐의로 기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