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주상복합건물의 면적대비 건설비용이 일반 주거용 아파트보다 더 비싸질 전망이다. 대법원이 '주택법'이 아닌 '도시정비법'상 인가를 받은 주상복합건물 토지에는 종합부동산세를 부과하는 것이 적법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대다수의 주상복합건물은 도시정비법상 인가를 받고 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권순일 대법관)는 A건설사가 천안세무서를 상대로 낸 종합부동산세 부과처분취소 소송(2011두5551)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16일 확정했다.
A사는 2004년 서울 마포구 상업지역에 있는 토지를 사 공동주택 112세대가 포함된 20층짜리 주상복합건물을 신축하기로 했다. 당시 지방세법에 따르면 주택건설사업에 쓰이는 토지는 종부세를 부과받지 않고 더 저렴한 분리과세율을 적용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당시 A사는 건축을 위해 도시주거환경 정비법(도시정비법)상 인가만을 받은 상태였기 때문에 종부세 4억9000여만원과 농어촌 특별세 9800만원을 부과해야 했다. A사는 "주상복합건물에도 주거용 세대가 포함되어 있으므로 종부세 면제 혜택을 달라"고 주장했지만 1심과 2심은 "주택법상 인가대상이 아니어서 종부세를 부과해야 한다"며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대법원의 판단도 같았다.
재판부는 "주택법에 의한 사업계획 승인을 받은 건설주가 집을 지어서 공급하기 위해 투기적 목적 없이 일시적으로 보유하는 토지는 (집을 공급한다는) 공익성이 크기 때문에 종부세를 부과하지 않게 하는 것인데 문제의 주상복합건물은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에서 정한 사업시행인가를 받았을 뿐이고 주택법에 의한 사업계획 승인을 받지 못했기 때문에 종부세를 부과해야 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A사가 지으려던 주상복합건물에 주거용 세대가 포함돼 있긴 하지만 연면적 대비 주택면적 비율이 90%가 안 되는 등 주택법상 인가 대상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또 "주택법상 사업계획승인 대상과 그렇지 않은 건설사업은 그 규모나 대지의 용도지역이 다르고 국민의 주거생활에 미치는 영향도 다르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민일영, 이상훈, 권순일 대법관은 "주택법상 인가를 받지 못했더라도 주택건설 사업이라면 종부세를 부과하지 않아야 한다"고 반대의견을 냈다. 또 "주상복합건물이 주택 공급 촉진이라는 정책 목표 달성이 기여했으니 세금 감면 혜택을 주는 것이 맞다"고 밝혔다. 현재 대부분의 주상복합건물 토지는 주택법이 아닌 도시정비법상 인가 대상이어서 세금 감면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 대법원 관계자는 "이번 판결은 유사 사건들에 많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