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자는 근로자가 고층 작업이 아닌 1.5m 높이의 이동식 사다리에서 작업할 때 추락할 위험을 막기 위한 작업발판과 안전방망 등을 설치할 의무가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울산지법 형사1부(재판장 김원수 부장판사)는 최근 산업안전보건법위반 혐의로 기소된 울산 남구 롯데캐슬스카이아파트 관리소장 장모(46)씨에 대한 항소심(2014노218)에서 선고유예 판결을 했던 원심을 깨고 무죄 판결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산업안전보건법에서 정한 '근로자가 추락하거나 넘어질 위험이 있어 작업발판이나 안전방망을 설치할 의무가 있는 장소'란 건축 또는 건설공사의 고층에서 하는 작업 장소 등을 의미한다"며 "이번 사건처럼 이동식 사다리를 이용해 낮은 높이에서 작업하는 경우까지 포함한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만약 이동식 사다리를 이용해 작업할 때까지 작업발판이나 안전방망을 설치할 의무를 인정한다면, 계단이나 탁자 위처럼 상당히 낮은 높이에서 하는 간단한 작업에도 작업발판 등을 설치해야 한다는 것이 된다"며 "이는 사업주에게 지나치게 높은 수준의 의무이행을 요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2012년 7월 장씨는 하모씨에게 롯데캐슬스카이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이동식 사다리를 타고 급수 배관밸브 개방작업을 하라고 지시했다. 하씨는 작업 중 이동식 사다리에서 떨어져 오른쪽 팔목 등이 부러지는 등 전치 12주 부상을 입었다. 검찰은 "사업주는 근로자가 추락하거나 넘어질 위험이 있는 장소에서 작업할 때 작업발판 등을 설치하는 등 추락방지를 위한 조치를 해야 하는데, 장씨는 안전조치 의무를 하지 않았다"며 기소했다. 1심은 유죄 취지로 선고유예 판결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