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들의 반대를 이유로 장례식장의 건축허가를 내주지 않는 것은 위법이라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특별4부(재판장 이홍훈·李鴻薰 부장판사)는 16일 분당 구미동에 신축중인 서울대병원이 성남시장을 상대로 낸 건축허가신청 반려처분 취소청구소송(2001누16981)에서 “부정적 정서 등 막연한 우려나 가능성만으로 건물신축을 불허한 것은 위법”이라며 원고승소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이 사건 부지는 도시계획법상 일반상업지역내 종합의료시설부지이며 도시계획시설기준에 관한 규칙상 학교에 인접한 곳에 장례식장을 설치하지 못하도록 돼 있지만 원고의 경우처럼 의료기관이 직접 관리하는 장례식장은 종합의료시설의 일부로서 가정의례법상의 장례식장이 아니다”며 “방음시설과 차폐시설이 설치될 예정인 점, 고인의 죽음을 애도하고 명복을 기원하는 시설을 혐오시설로 볼 수 없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이 사건 불허가는 위법한 처분”이라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이 사건 건물로 주변 환경, 특히 교육환경과 미관 등이 크게 우려되거나 손상된다고 볼 수도 없다”며 “이 사건 건물에 대한 부정적 정서와 그로 인한 공공시설의 이용기피 등과 같은 막연한 우려나 가능성 만으로 이 사건 건물이 현저히 공공복리에 반한다고 볼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서울대병원은 96년6월 성남분당구구미동에 종합병원을 건립하기 위해 허가를 받은 후 기숙사와 함께 영안실 및 장례식장을 추가로 짓기 위해 신청을 냈으나 인근주민들이 환경저해 등 이유로 반대해 계속 반려되자 소송을 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