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참사'로 기소된 농성자 9명 중 7명에게 징역 5~6년의 중형이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7부(재판장 한양석 부장판사)는 '용산참사' 당시 경찰관을 숨지거나 다치게 한 혐의(특수공무집행방해치사상 등)로 기소된 용산4구역철거대책위원회 위원장 이충연씨 등 농성자 9명에 대한 1심 선고공판에서 이충연·김주환 씨에게 징역6년, 김대원씨 등 5명에게 징역5년의 실형을 선고했다(2009고합153). 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죄로 기소된 김성천, 조인환씨에게는 각각 징역2년에 집행유예 3년, 징역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불구속 피고인인 천주석, 김창수, 김성환씨를 법정구속하고, 김성천, 조인환씨는 집행유예 선고로 석방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농성자들은 자신들의 주장을 관철하기 위해 타인이 관리중인 건물을 점거하고 망루를 설치해 농성을 하면서 최소한의 진압장비만 갖춘 채 공무를 집행하는 경찰관들을 향해 치명적인 위험물질을 쏟아붓고 화염병을 던졌다"며 "경찰관 1명이 사망하고 많은 경찰관이 다치게 한 행위는 국가법질서의 근본을 유린하는 행동으로 법치주의 국가에서 어떠한 이유로도 용납될 수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화재원인에 대해 "농성자들이 망루 내부로 진입한 경찰특공대들에게 불이 붙은 화염병을 투척해 망루 내부 3층 계단 부근에 불을 내 망루 안의 세녹스의 유증기에 불이 옮겨 붙어 망루 전체에 화재가 발생했다"며 경찰특공대가 사용한 전동그라인더가 화재의 원인이라는 변호인측의 주장을 배척했다.
재판부는 또 "농성자들이 남일당 건물을 점거한 후 인근 건물과 한강대로 변에 벽돌, 화염병 등을 투척해 통행에 위협을 줬다"며 "농성자들이 '경찰의 선 철수'를 대화의 전제조건으로 삼아 대화가 무산된 사정 등을 고려할 때 경찰로서는 진압경험이 많고 고도로 훈련된 경찰특공대를 투입하는 것이 필요했다고 보여 공무집행이 위법했다고 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중형을 선고한 이유에 대해 "이충연은 주동자로서 범행에 가담한 정도가 가장 중한 점, 김주환은 법정 소란행위를 주도하고 2002년 폭처법 위반으로 징역 2년6월의 형을 선고받은 점을 참작했다"고 설명했다.
용산참사는 지난 1월20일 재개발 보상 정책에 반발한 철거민들이 서울 용산구 남일당 건물에서 농성을 벌이다 경찰이 강제 진압하면서 불이 나 경찰관 1명과 농성자 5명이 숨진 사고다. 용산참사 재판은 지난 4월 첫 공판 이후 검찰의 수사기록 공개 거부 등으로 파행을 거듭하다 9월부터 재개돼 구속기간 만료를 앞두고 가까스로 선고가 이뤄졌다. 검찰은 지난 21일 결심공판에서 이충연씨 등 농성자 9명에 대해 각각 징역 8∼5년을 구형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