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개보조원에 결격사유가 있어도 자격은 정지할 수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제11부(재판장 김용찬 부장판사)는 지난달 28일 공인중개사 중개보조원 김모(40)씨 등이 서울노원구청장을 상대로 낸 자격정지처분 취소청구 등 소송(2007구합41956)에서 “김씨에 대한 자격정지처분을 취소하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구 공인중개사업무법에서는 벌금형을 받고 3년이 지나지 않으면 중개보조원이 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며 “벌금형을 선고받은 김씨는 3년 동안 중개보조원 결격자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그러나 “구 공인중개사업무법에서는 공인중개사의 자격사항이나 자격의 정지·취소만을 규정하고 있을 뿐, 중개보조원의 자격사항이나 자격의 정지에 대해서는 아무런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며 “중개보조원에 대한 자격정지처분은 아무런 법적 근거없이 행해진 위법한 처분이므로 취소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이어 “결격사유 기간인 3년동안 사실상 중개보조원으로서의 활동을 할 수 없다는 의미지, 중개보조원의 결격사유에 해당한다고 아무런 규정도 없는 상태에서 자격정지처분을 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김씨는 99년 공인중개사 A씨를 고용해 명의를 빌려 부동산중개사무소를 차리면서 자신은 중개보조원으로 신고했다. 김씨는 부동산 중개업무를 하면서 자신을 대표로 기재한 명함을 소지하고 다니면서 사용하다 공인중개사와 유사한 명칭을 사용한 혐의로 약식기소돼 2007년 7월 벌금 100만원의 약식명령 처분을 받았다.
이후 구청에서 위 처분을 근거로 중개보조인 자격정지처분을 하자 “명함은 단지 메모지로 사용한 것일 뿐 부동산 중개행위를 하면서 사용한 것은 아니다”며 자격정지처분을 취소해 달라는 소송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