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책사업 지역에 포함돼 수용된 채석장의 소유자는 매장된 돌의 경제적 가치를 따져 보상받을 수 있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특별2부(주심 김용덕 대법관)는 지난달 24일 정모씨가 한국철도시설공단을 상대로 낸 토지보상금증액소송 상고심(2012두16534)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광주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수용대상 토지에 속한 돌 등에 대한 손실보상을 인정하기 위해 경제적 가치를 평가할 때에는, 토지수용의 목적이 된 공익사업의 시행으로 인해 토지에 관한 토석채취허가를 받지 못하게 된 경우까지 행정적 조치가 없거나 불가능하다고 봐서는 안 된다"며 "토지에 매장된 돌은 채취·가공될 우 건축용 석재로서 사용될 수 있어 상당한 가치를 가지고 있어 토지의 가격에 영향을 미친다"고 밝혔다.
전북 익산에서 채석장을 운영한 정씨는 2009년 호남고속철도 건설사업을 추진하던 한국철도시설공단으로부터 채석장 일부 임야 3936㎡를 수용하는 대가로 보상금 6600여만원을 받기로 했다. 정씨는 30억여원을 지급하라며 2010년 2월 소송을 냈지만 원심은 "토석채취 허가기간이 수용 재결 이전에 만료됐고 건설사업이 시행되는 한 토석 채취허가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경제적 가치가 있는 토석이 매장돼 있다 하더라도 적법하게 채석할 수 있는 행정적 조치가 없는 이상 보상 대상이 될 수 없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