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비지 대장 상의 소유자 명의 변경 절차에도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의 압류·가압류 법리가 적용돼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가압류가 해제되지 않았다면 법원은 체비지 대장의 소유자 명의변경을 명할 수 없다는 취지다.
대법원 민사2부(주심 전수안 대법관)는 최근 류모씨 등이 "K사에 대한 채권 보전을 위해 S조합의 체비지 지분을 K사로 명의변경 해달라"며 S조합을 상대로 낸 소유권이전등기소송 상고심(☞2009다60077)에서 원고승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부산지법으로 돌려보냈다. K사의 S조합에 대한 체비지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은 P씨 등에 의해 가압류된 상태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의 압류나 가압류는 등기청구권의 목적물인 부동산의 처분을 금지하는 대물적 효력은 없고 채무자가 제3채무자로부터 현실로 급부를 추심하는 것을 금지하는 것 뿐"이라며 "이전등기를 명하는 판결은 의사의 진술을 명하는 판결이어서 확정되면 채무자는 일방적으로 이전등기를 신청할 수 있으므로 가압류의 해제를 조건으로 하지 않는 한 법원은 이를 인용해서는 안 되며 가처분이 있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라고 밝혔다.
재판부는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의 압류나 가압류 등에 관한 법리는 구 토지구획정리사업법이 적용되는 체비지 대장 상의 소유자명의변경절차에도 적용된다"며 "가압류 등에 의한 변제금지의 효력은 사업시행자가 가압류된 체비지에 대한 체비지 대장 상의 소유자 명의를 양수인 앞으로 변경하는 것에도 미친다"고 더붙였다.
류씨 등은 2002년 12월 K사가 부산 기장군 일대에 주택지조성사업 시행 목적으로 설립된 법인인 S조합으로부터 지급받을 체비지 일부를 매수하는 매매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류씨 등은 K사에 대한 매매대금 반환청구권 보전을 위해 K사의 S조합에 대한 체비지 명의변경청구권을 이행하라며 소송을 내 1,2심에서 승소판결을 받았다. 2심 재판부는 "등기부상 소유권이전등기절차에 관한 법리가 체비지대장상 소유자 명의변경절차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체비지란 토지 구획 정리 사업의 시행자가 그 사업에 필요한 재원을 확보하기 위하여 환지(換地) 계획에서 제외해 유보한 땅을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