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분양 아파트의 값을 할인받아 분양계약을 체결했던 사람들이 자신들이 산 가격 보다 더 낮은 값으로 건설사가 연거푸 할인 분양을 하자 손해를 배상하라며 소송을 냈지만 패소했다.
울산지법 민사3부(재판장 도진기 부장판사)는 지난 1일 울산 남구 신정동의 두산위브더제니스 아파트 수분양자 김모씨 등 8명이 이 아파트의 시행사와 시공사인 ㈜베어코리아와 두산건설㈜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12가합1807)에서 원고패소판결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 회사들이 분양업무를 진행하면서 미분양 세대 처리를 위해 판로를 모색하는 차원에서 매매대금의 액수나 지급 시기·방법 등을 결정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매도인인 피고들의 계약자유의 영역에 해당하는 것이어서 피고들이 미분양 세대를 김씨 등에게 적용한 분양가격보다 더 할인해 분양했다고 해도 권리남용에 해당하거나 신의칙 또는 형평의 원칙에 반하는 불법행위가 된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피고들이 김씨 등과의 계약 당시 향후 추가적인 할인분양의 가능성을 알 수 있었다고 하더라도 이는 분양업무의 성격상 분양기간에 경제사정의 변화가 생겨 어쩔 수 없이 할인분양을 하게 되는 것인 점과 사적 자치의 원칙상 분양자인 피고들은 사업수익을 확보하고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분양가를 변경할 자유가 있는 점 등을 볼 때 피고들이 김씨 등과 분양계약을 체결할 때 분양가 추가 할인 가능성을 고지해야 할 의무가 있었다고 볼 수도 없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설령 김씨 등이 주장하는 것처럼 피고들이 할인분양을 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했다고 하더라도 김씨 등이 분양계약을 체결하게 된 동기는 이 아파트의 입지와 편의시설, 향후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 등 다양할 것이어서 김씨 등이 단지 피고들의 약속만을 믿고 이후 할인 분양으로 인한 가격 하락이 없으리라는 이유로 분양계약을 체결했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판단했다.
김씨 등은 2010년 잔금 선납 등을 조건으로 분양가보다 3000만원 가량 할인된 가격에 두산위브더제니스 아파트를 각각 분양받았지만, 베어코리아와 두산건설이 2011년 미분양 물량을 해소하기 위해 최초 분양가보다 33%나 싼 가격에 추가 할인 분양을 실시하자 "베어코리아와 두산건설이 더 이상의 미분양이 발생할 리 없고 미분양이 발생하더라도 추가적인 할인분양은 없을 것이라고 약속했음에도 이를 어겨 손해를 봤다"며 "4000만원씩 배상하라"는 소송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