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무자가 신탁한 재산은 채권자대위권 행사요건인 채무자 무자력 여부판단시 적극재산으로 고려할 수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수원지법 민사4부(재판장 김태병 부장판사)는 박모(59)씨가 A주식회사를 상대로 낸 부동산소유권이전등기 청구소송 항소심(☞2009나7479)에서 "피고는 가등기에 기한 소유권이전등기절차를 이행하라"며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채권자대위권 행사의 요건으로서의 무자력은 채무자의 변제자력이 없음을 뜻하는 것이고 특히 임의변제를 기대할 수 없는 경우에는 강제집행을 통한 변제가 고려되어야 한다"며 "신탁법상의 신탁재산은 수탁자의 고유재산으로부터 구별되어 관리될 뿐만 아니라 위탁자의 재산권으로부터도 분리되어 독립성을 갖게 되어 원칙적으로 강제집행이나 경매가 금지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다만 신탁전의 원인으로 발생한 권리 또는 신탁사무처리상 발생한 권리에 기한 경우에만 예외적으로 강제집행이 허용된다"며 "신탁재산귀속을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가 경료되기 이전에 원고를 비롯한 채권자들이 위 사업부지에 대해 미리 저당권 등을 설정했다는 점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으므로 이 사건 사업부지는 원고를 비롯해 채권자들의 강제집행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판시했다.
A주식회사는 2003년 7월15일에 부동산과 공장용지에 관해 2003년 3월27일자 매매예약을 원인으로 B주식회사에 소유권이전청구권가등기를 마쳤다. B주식회사는 2004년 7월21일 박씨에게 20억원을 지급하는 내용의 약속어음 공정증서를 작성해주었으나 18억원을 변제하지 못하자, 박씨는 위 가등기에 따른 소유권이전등기를 하라고 청구했다.
1심 판결에서는 A주식회사가 박씨로부터 2억원을 받음과 동시에 매매예약완결을 원인으로 소유권이전등기절차를 이행하라는 화해권고 결정을 했으며, 쌍방이 이의신청기간 내에 신청을 하지 않아 결정이 확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