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년 동안 매일 3~4시간씩 목을 숙인 채 일을 하다 목 디스크 진단을 받은 근로자에게 업무상 재해가 인정됐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단독 이규훈 판사는 항만내 육상 하역업을 하는 회사에서 트랙터 운전원으로 근무했던 조모씨가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요양불승인처분취소소송(2015구단60085)에서 최근 원고승소 판결했다.
1988년 입사한 조씨는 2009년까지 비계원으로 근무하며 무거운 화물을 운송할 때 강목을 고이는 작업을 했다. 작업을 위해 조씨는 하루 3~4시간씩 목을 10~15도 가량 숙이거나 젖힌 채 좌우로 움직이는 자세를 취해야 했다. 조씨는 또 2009년부터 5년 동안 트랙터 운전원으로 근무하면서 중량화물을 운송하는 멀티·지주식 운송 작업을 맡았다. 무게 5~7kg의 유선 조정기를 어깨에 멘 상태에서 작업을 하면서 3시간 정도 목을 10도 가량 숙이거나 젖히고 좌우로 돌리는 등의 자세를 취했다.
그러다 조씨는 2012년 7월 목 부위에 통증을 호소해 경추간판장애 진단을 받았다. 또 2014년 6월에는 통증이 재발해 수술을 받았다. 자기공명영상(MRI) 촬영 결과 2012년에 비해 증상이 급격하게 나빠진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조씨는 요양급여를 신청했지만 기각당하자 지난해 9월 소송을 냈다.
이 판사는 "조씨가 26년이나 되는 장기간 동안 목 부위에 부담이 되는 작업을 했고 작업 시간과 빈도, 작업량 등을 볼 때 목 부위에 상당한 부담을 줄 정도로 과중했다"며 "트랙터 운전원으로서 무거운 유선 조정기까지 멘 상태에서 작업을 수행해 목 부위에 한층 더 부담을 줬을 것은 자명하다"고 밝혔다. 이어 "2012년에 비해 추간판탈출 정도가 자연적인 진행속도 이상으로 급격하게 악화됐는데, 업무 외에 디스크 악화의 원인을 발견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