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이 우울증으로 자살한 경우도 공무상재해로 인정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제12부(재판장 김영태·金永泰부장판사)는 14일 프랑스에서 투신자살한 박모씨의 처 소모씨가 서울북부보훈지청장을 상대로 낸 국가유공자비해당처분취소 청구소송(☞2002구합24659)에서 원고승소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결정문에서 "망인은 프랑스문화원 파견근무발령에 즈음해 파견적격자 선정순서의 번복, 파견근무일자의 연기 등으로 스트레스를 받던 중 우울증이 발병한 상태에서 파견근무를 나갔다"며 "거기다 언어소통문제, 현지인과의 이질감, 구조조정으로 인한 인원감축, 행사의 집중, 감사원 감사수검자료준비 등으로 많은 스트레스를 받아 기존의 우울증이 악화돼 자살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사망 또는 상이가 자해행위로 인한 경우는 국가유공자에서 제외한다고 법이 규정하고 있지만 이는 정상적이고 자유로운 의지에 따른 자해행위를 말하는 것이고 이 사건처럼 공무수행중 우울증의 발현으로 인한 사망은 법규상의 '자해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박씨는 문화관광부 공무원으로 99년 2월 프랑스 대사관 산하 문화원에 문화홍보관으로 파견되어 갔다가 같은해 7월 거주지 6층 베란다에서 투신자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