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에서 만나는 자연 그대로의 숲, 대체 불가능한 숲과 집의 가치 - 르엘 어퍼하우스
logo
2024년 4월 29일(월)
지면보기
구독
한국법조인대관
판결 큐레이션
매일 쏟아지는 판결정보, 법률신문이 엄선된 양질의 정보를 골라 드립니다.
산재·연금
심리
검색한 결과
22
판결기사
판결요지
판례해설
판례평석
판결전문
산재·연금
행정사건
[판결] 심장 염증으로 사망한 신협 지점장, 과로 등 업무상 질병 주장했으나…법원 "인정 안 돼"
갑작스런 이상 증상이 발생한 뒤 심장 내 염증으로 사망한 신협 지점장의 유족이 업무 환경 및 과로 등을 이유로 업무상 질병을 주장했으나 법원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서울행정법원 행정8부(재판장 이정희 부장판사)는 작년 11월 14일 A 씨의 유족이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제기한 유족급여 및 장의비 부지급처분 취소소송(2021구합58738)에서 원고패소 판결했다. 신협 지점장이던 A 씨는 2019년 5월 감염성 심내막염으로 사망했다. 감염성 심내막염은 세균이나 곰팡이 등 미생물이 심장판막과 주변 조직에 염증을 유발해 발생하는 질병이다. A 씨의 배우자인 B 씨는 근로복지공단에 A 씨의 업무와 사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며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따른 유족급여 및 장의비 지급을 청구했다. 그러나 공단은 2021년 1월 서울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의 판정 결과에 따라 유족급여 및 장의비를 지급하지 않는다는 처분을 했다. 이에 불복한 B 씨는 소송을 제기했다. B 씨는 "A 씨는 비위생적인 곳에 출장을 하는 등 외부 영업활동이 잦아서 질병을 일으킬만한 위험인자에 노출됐을 가능성이 있다"며 "평균 업무시간이 59시간이 넘었을 뿐만 아니라, 업무상 과로와 스트레스로 인한 면역력 저하가 질병의 악화 및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법원도 이러한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감염성 심내막염은 발생 빈도가 연간 10만 명당 4~14명 정도로 흔하지 않은 질환"이라며 "단순히 비위생적인 사업장을 방문한다고 해서 그 감염 가능성이 커진다고 보기 어렵고, A 씨가 담당한 업무나 직위를 고려할 때 그러한 환경에 상시적으로 노출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A 씨는 사망하기 이전 통상적인 업무를 수행했고, 사망한 시점으로부터 24시간 이내에 업무와 관련된 돌발적이고 예측 곤란한 사건이 발생했다거나 급격한 업무환경의 변화가 있었다고 볼 만한 사정을 찾기 어렵다"며 "A 씨가 동종 업무에 종사하는 근로자들의 통상적인 업무 내용과 비교해 정신적 긴장을 더 수반하는 업무라고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B 씨는 1심 판결 직후 항소했으며 현재 서울고법 행정6-3부에서 항소심 사건을 심리하고 있다.
산재
업무상질병
심내막염
한수현 기자
2024-02-18
노동·근로
산재·연금
[판결] 정기휴무 없이 일·실적 스트레스… ‘돌연사’ 마트 간부 “산재”
정기 휴일도 없이 하루 12시간 이상 매장에 머물며 업무와 판매 실적 압박 등에 시달리다 쓰러져 사망한 대형마트 간부에게 업무상 재해를 인정한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4부(재판장 김정중 부장판사)는 모 대형마트 판매부장으로 일하다 사망한 A씨의 부인 B씨(소송대리인 법무법인 고도)가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유족급여 및 장의비 불승인처분 취소소송(2016구합69024)에서 최근 원고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A씨는 별도로 정해진 휴게시간 없이 하루 12시간 이상 일상생활 대부분을 매장 및 마트 건물 내에 머물며 일했다"며 "정기적으로 쉬는 날도 없이 휴무일을 (임의적으로) 정했는데 휴무일에도 교육을 받거나 단체 산행에 참석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따른 고용노동부 고시에 따르면 '(뇌혈관 질병 또는 심장 질병의 경우) 발병 전 12주 동안 업무시간이 1주 평균 60시간을 초과하는 경우에는 업무와 질병과의 관련성이 강하다고 평가한다'고 되어 있다"며 "A씨의 실제 근무시간은 이 과로기준을 충족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A씨는 판매부장으로서 높은 판매 목표량을 할당받고 판매 실적을 보고하는 업무를 하며 장기간 스트레스를 받았을뿐만 아니라 사망 무렵 판매 목표량 대비 실적이 많이 저조해 심리적 압박이 컸을 것"이라며 "만성적 과중업무에 따른 과로와 실적 악화에 따른 스트레스 등으로 지병이었던 심장질환이 급속히 악화됐거나 심실빈맥(돌연사의 원인 중 하나로 악성 부정맥) 등의 증상이 나타나 갑자기 사망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고 판시했다. A씨는 2014년 11월 출근 직후 가슴 통증과 호흡 곤란으로 의식을 잃고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이에 부인 B씨는 근로복지공단에 유족급여 및 장의비 지급을 청구했다. 그러나 공단은 2015년 11월 "발병 전 주당 평균 근로시간이 60시간 미만으로 과로기준에 부합하지 않고 업무내용상 급격한 스트레스 증가 사실이 확인되지 않아 업무와 사망 사이의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며 거부했다.
휴일
매장
판매
실적
업무상재해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산재
과로
업무시간
근로시간
손현수 기자
2018-03-19
민사일반
산재·연금
[판결] "피해자 '지병·과실' 이유로 보상금 제한 학교안전법 시행령 무효"
학교안전사고로 숨진 학생의 지병(기왕증)이나 과실을 이유로 보상금(공제급여)의 일부를 삭감하는 등 제한할 수 있도록 한 학교안전법 시행령은 무효라는 대법원 전원합의체 첫 판결이 나왔다. 모법인 학교안전법이 위임하지 않은 유족급여 제한사유를 시행령이 멋대로 규정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대법원은 특히 학교안전법상 공제급여는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제도와 달리 사회보장적 차원의 급여이기 때문에 손해배상의 일반 법리인 과실책임 원칙이나 과실상계 이론이 적용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박병대 대법관)는 19일 A양(사망 당시 17세)의 유족이 부산광역시 학교안전공제회를 상대로 낸 유족급여 등 소송(2016다208389)에서 원고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판결문 보기 부산 모 고등학교에 재학중이던 A양은 2014년 2월 등교해 공부하다 교내 화장실에서 쓰러진 채 발견돼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숨졌다. 병원은 A양이 간질발작으로 쓰러진 뒤 자세에 의한 질식으로 사망한 것으로 추정했다. 유족들은 A양의 사망이 교육활동 중 발생한 학교안전사고에 해당한다며 유족급여 등 3억3600만원를 지급하라고 신청했다. 하지만 공제회는 "A양의 사망은 지병인 간질에 의해 발생한 것으로 학교안전사고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거부했고 이에 유족들은 소송을 냈다. 1심은 유족들의 손을 들어줬다. A양의 사망이 학교안전법상 학교안전사고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것이다. 재판부는 "A양은 3년간 발작 증상이 없다가 고등학생으로서 과로와 스트레스가 누적돼 간질에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공제회는 학교안전법 시행령 제19조의2를 근거로 항소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2심 재판부는 학교안전법의 취지와 목적 등을 고려하면 원래 있던 질병이나 과실을 이유로 급여를 제한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학교안전법 시행령 제19조의2는 피공제자에게 이미 존재하던 질병, 부상 또는 신체장애 등(기왕증)이 학교안전사고로 인해 악화된 경우에는 기왕증의 치료에 필요한 비용을 제외하고 공제급여를 지급할 수 있고(제1항), 장해급여, 간병급여 및 유족급여 산정시 피공제자에게 과실이 있으면 상계할 수 있으며(제2항), 과실상계 대상 및 기준 등을 교육부령으로 정하도록 위임하고 있다(제3항). 이에 따라 상고심에서는 이 조항이 무효인지가 쟁점이 됐다. 대법원은 "학교안전법 취지와 연혁에 비춰 공제제도는 사회보장적 차원에서 학생 등이 입은 피해를 보상해주기 위해 특별법으로 창설한 것이고, 이는 일반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 제도와 다르다"며 "따라서 민사상 손해배상 사건에서 기왕증이 손해의 확대에 기여한 경우 손해배상책임의 범위를 제한하는 법리도 학교안전법에 특별한 규정이 없는 한 공제급여에 적용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학교안전법 제36조 내지 제40조는 각각의 급여 유형별로 공제급여의 지급기준 등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을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위임하고 있는데, 이는 공제급여를 지급할 세부적인 기준과 급여액 계산방식을 시행령에 규정할 수 있도록 한 것일 뿐이고, 지급제한사유 이외의 다른 사유로 공제급여를 제한할 수 있도록 하는 것까지 위임한 취지는 아니다"라며 "같은 법 시행령 제19조의2는 법률의 위임이 없거나 위임범위를 벗어나 학생 등 공제급여를 받는 사람의 권리를 제한하는 것이기 때문에 무효"라고 판시했다. 이에 대해 조희대 대법관은 "기왕증 치료에 필요한 비용은 성질상 학교안전사고와 상당인과관계가 있는 피해의 개념에 포함되지 않는다"며 반대의견을 냈다. 시행령 조항 중 과실상계에 의한 지급제한 부분은 무효로 볼 수 있으나, 기왕증에 의한 지급제한 부분은 무효로 볼 수 없다는 취지다. 이기택·김재형 대법관은 "A양이 입은 피해 중 기왕증이나 과실로 인한 부분은 스스로 책임져야 할 부분이므로 시행령은 전부 유효"라는 반대 의견을 냈다. 권순일 대법관은 "학교안전법에 의한 공제급여 수급권은 사법상의 권리가 아니라 공법상의 권리로서, 이 사건은 행정소송법상의 당사자소송으로 제기하여야 할 사건을 민사소송으로 잘못 제기한 경우에 해당한다"며 "다만 이 사건 시행령 조항은 학교안전법의 위임 범위를 벗어나 무효라고 보아야 하고, 원심이 행정소송인 이 사건을 민사소송절차에 따라 심리한 절차상 잘못이 판결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볼 수는 없으므로, 상고를 기각하는 다수의견의 결론에는 찬성하지만 그 이유는 다르다"는 별개 의견을 냈다. 대법원이 민사사건에서 시행령에 대해 무효라고 선언하는 것은 1999년 3월 국세기본법 시행령 제18조 제1항에 관해 무효 선언을 한 이후 처음이다. 대법원 관계자는 "이번 판결로 학교안전법에 따른 공제급여제도가 학교 안에서 발생하는 불의의 각종 사고로부터 학생과 교직원을 두텁게 보호하는 사회안전망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번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문은 대법원 홈페이지(http://www.scourt.go.kr/sjudge/1476859486649_154446.pdf)에서도 볼 수 있다.
유족급여
학교안전공제회
학교안전법시행령
공제급여
학교안전법
신지민 기자
2016-10-19
산재·연금
행정사건
[판결] 대법원 "삼성전자 반도체 노동자 백혈병… 무조건 산재로 볼 수는 없어"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에서 일을 하다 급성 백혈병과 악성 림프종이 발병했더라도 이를 모두 업무상 재해로 볼 수는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특별3부(주심 김신 대법관)는 30일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에서 일하다 백혈병에 걸려 사망한 황모(2005년 사망)씨의 아내와 전 삼성전자 반도체 노동자 김모씨, 송모씨가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유족급여 및 장의비 부지급처분 취소소송(2014두12185)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황씨의 아내와 김씨 등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퇴직근로자와 유족 등 5명은 "삼성반도체에서 일하다 백혈병이 발병했으니 산재로 인정해 달라"며 2007~2008년 근로복지공단에 신청했지만 거부당하자 소송을 냈다. 1,2심은 5명 가운데 '확산공정'과 '습식공정'에서 일하다 백혈병으로 숨진 이모씨 등 2명에 대해서는 산재를 인정했지만, '평탄화공정'과 '백랩공정' 업무 등을 맡았다가 백혈병 등을 얻은 황씨 등 3명에 대해서는 산재를 인정하지 않았다. 산재로 인정받지 못한 3명이 2심에 불복해 상고했다. 산재를 인정받은 2명은 공단이 상고를 포기해 2014년 승소 판결이 확정됐다. 대법원은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 '업무상의 재해'란 근로자의 업무수행 중 그 업무에 기인해 발생한 재해를 말하기 때문에 업무와 재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상당인과관계는 반드시 직접증거에 의해 의학적·자연과학적으로 명백히 증명돼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해당 근로자의 건강과 신체조건을 기준으로 취업 당시의 건강상태, 기존 질병의 유무, 종사한 업무의 성질 및 근무환경 등 간접사실에 의해 업무와 재해 사이의 상당인과관계가 추단될 정도로는 증명되어야 한다"면서 "상고한 근로자들이 담당한 공정에서 노출된 유해물질이 해당 질병을 유발했거나 그 진행을 촉진했다고 보기 어렵고 근로자들이 주장하는 그 밖의 유해물질에 노출되었다고 볼 증거가 부족하다고 본 원심 판단에 잘못이 없다"고 판시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반도체 사업장 근로자들이 담당한 공정과 구체적인 업무 내용에 따라 유해물질에 노출됐는지 여부와 노출 정도를 개별적으로 심리해야 한다는 판결"이라며 "따라서 근로자들의 취업 당시 건강상태와 기존 질병 유무를 비롯한 제반 사정을 종합해 근로자별로 업무와 재해 사이의 상당인과관계가 다르게 판단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삼성전자반도체
백혈병
업무상재해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유족급여및장의비부지급처분취소
상당인과관계
신지민 기자
2016-08-30
노동·근로
산재·연금
[판결] '과로 시달리다 뇌출혈' 현직 부장판사에 "공무상 재해" 인정
과로에 시달리다 뇌출혈로 쓰러진 현직 부장판사가 공무상 재해를 인정받았다. 서울행정법원 행정4부(재판장 김국현 부장판사)는 전모(42·사법연수원 27기) 부장판사가 공무원연금공단을 상대로 낸 공무상요양 불승인처분 취소소송(2014구합73395)에서 최근 원고승소 판결했다. 2001년 판사로 임용된 전 부장판사는 2013년 광주지법에서 형사단독 재판부와 영장전담 부장판사로 근무했다. 전 부장판사는 그해 11월 자정께 집에서 샤워를 하던 중 갑자기 왼팔, 왼다리가 마비되면서 쓰러져 병원으로 급히 후송됐다. 뇌출혈 진단을 받은 그는 응급수술을 받았다. 전 부장판사는 공무원연금공단에 산재를 신청했지만 공단은 "현직 법관으로서 수행해야 할 통상적 업무를 수행한 것에 불과하고, 고혈압과 신장질환, 망막혈관 폐쇄 등 합병증이 있었던 점, 20년 이상 흡연을 해오고 주말 휴식 중 병이 발생한 점을 볼 떄 공무상 재해로 보기 어렵다"며 거부했다. 하지만 법원은 뇌출혈이 누적된 과로와 업무상 스트레스로 기존에 앓고 있던 고혈압이 급격하게 악화됐다고 판단해 공무상 재해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전 부장판사의 2013년 사건 처리율은 137.6%로 이는 전국 형사본안 재판부의 평균 처리율인 96.5%에 비해 약 40%가 높다"며 "영장전담 업무까지 병행했던 점을 고려하면 업무시간이 평균에 비해 훨씬 많았을 것으로 쉽게 짐작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뇌출혈 발생 직전 통합진보당 대리투표 사건과 태양광발전기 설치 관련 사기 사건 등 사회적 관심과 판단해야 할 쟁점을 많은 사건들을 거치면서 고도의 집중력에 따른 정신적·심리적 압박감과 판결문 작성 등에 따른 육체적 피로도가 매우 컸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또 "전 부장판사가 상당한 기간 흡연이나 음주를 해왔지만, 2013년 8월부터 금연을 하고 직전 해인 연구법관 기간에는 꾸준히 등산을 하고 체중 감량을 했다"며 "주말 이틀 동안 업무를 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그 시간 정도로는 이전에 누적된 업무상 과로나 스트레스가 모두 해소됐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뇌출혈
과로
공무상재해
공무원연금공단
공무상요양불승인처분
이장호 기자
2016-06-22
노동·근로
산재·연금
행정사건
[판결] 학교폭력 처리과정 학부모 질책 받고 자살한 교사 업무상재해
학교폭력 사건 처리 과정에서 가해학생과 피해학생 양측의 학부모로부터 질책을 받아온 중학교 교사의 자살은 업무상 재해로 봐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도 나왔다. 대법원 특별1부(주심 이인복 대법관)는 A중학교 학생생활인권부장으로 근무하다 교내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B씨의 아내 지모씨가 공무원연금공단을 상대로 낸 유족보상금 부지급결정처분 취소소송(2014두47327)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최근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B씨는 학생생활인권부장으로 근무하며 학교폭력의 가해학생이나 피해학생을 지켜주지 못했다는 자책감, 학교폭력에 관한 학생관리 소홀과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학폭위)의 징계 결정을 탓하는 학부모들의 질책과 항의 등으로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았다"며 "교장에게 업무로 인한 정신적 스트레스 등을 호소하며 보직을 그만두겠다는 의사를 표시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은 점, 학교폭력의 가해학생과 피해학생 학부모들로부터 원망과 질책을 받아 심리적으로 상당히 위축됐던 점 등을 고려하면 업무와 사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된다"고 밝혔다. B씨는 학생들간에 일어난 금품갈취 사건을 처리하면서 가해학생 측에서는 징계가 부당하다는 항의를, 피해학생 측에서는 징계가 충분하지 않다는 질책을 받아 괴로움에 시달렸다. 주변에 스트레스를 호소하던 B씨는 2012년 9월 학교 화장실에서 결국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학교폭력
학부모
교사
학생생활인권부장
업무상재해
공무원염금공단
유족보상금
학폭위
업무스트레스
홍세미
2016-02-15
산재·연금
[판결] 업무 중 부상 탓 우울증 재발해 자살… "産災"
근로자가 업무 중 입은 부상 탓에 이전에 앓았던 우울증이 재발해 자살했다면 업무상 재해로 인정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4부(재판장 김국현 부장판사)는 공사현장에서 추락해 양팔 골절상을 입은 뒤 우울증이 재발해 자살한 김모씨의 부인(대리인 장은혜 변호사)이 "남편이 업무 중 당한 부상으로 우울증이 재발해 자살한 것이니 업무상 재해로 인정해달라"며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유족급여 및 장의비부지급처분 취소소송(2013구합62503)에서 19일 원고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김씨가 입은 부상이 우울증을 일으킬 만한 일반적인 원인으로 보기는 어려웠다 해도, 과거 우울증 병력 탓에 일반인에 비해 김씨의 부상이 상대적으로 그의 정신 상태에 더 큰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김씨가 이전에 우울증으로 정신과 진료를 받은 이력이 있긴 하지만, 이 사건으로 다치기 전까지 5년 간 진료를 받지 않던 상태에서 부상 이후 요양을 받던 상태에서 다시 정신과 진료를 받게 됐기 때문에 김씨가 입은 부상이 그의 정신 상태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현행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시행령 제36조2호는 '업무상 재해로 요양 중인 사람이 그 업무상의 재해로 인한 정신적 이상 상태에서 자해행위를 한 경우'에는 이를 업무상 재해로 인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석공으로 일하던 김씨는 지난 2011년 12월 공사현장에서 1.8m 높이의 철제 발판에서 추락해 얼굴에 타박상을 입고 양팔이 모두 골절돼 요양을 받았다. 김씨는 이듬해 5월 서울의 한 야산에서 나무에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고 유족은 근로복지공단에 업무상 재해를 인정해달라고 신청했다. 그러나 공단 측은 "김씨가 2004~2006년에 우울증으로 정신과 진료를 받은 바 있고, 과거 우울증 병력 탓에 심리적으로 심약해진 것이 숨진 원인이므로 업무상 재해로 인정할 수 없다"며 거부했다.
업무상재해
우울증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산재인정범위
자살
장혜진 기자
2015-06-30
산재·연금
행정사건
자살자 첫 '심리적 부검'… 업무상 재해 인정
법원이 우울증을 앓다 자살한 공무원에 대해 사법사상 처음으로 '심리적 부검'을 실시하고 공무상 재해로 인정했다. 심리적 부검은 자살자가 자살에 이른 심리적 원인을 조사하는 것을 말한다. 전문 검사관이 자살자의 유족과 동료들을 만나 심층면접을 진행하고, 유서 등 자료를 수집해 자살 원인을 규명한다. 현재 핀란드 등 선진국은 국가적으로 자살자에 대해 심리적 부검을 하고 있다. 현재 법원은 자살을 원인으로 한 업무상 재해 사건에서 자살자의 진료기록이나 경찰 사건기록을 위주로 전문가에게 감정을 맡기고 있다. 하지만 자살자가 생전에 정신질환 진료를 받지 않아 기록이 없으면 제대로 감정을 할 수 없다는 문제가 있다. 또 전문가가 제출한 감정서만으로 사건의 실체를 파악하기 어렵고 소송당사자의 신문권이 보장되지 않는 점도 한계로 지적된다. 서울고법 행정9부(재판장 박형남 부장판사)는 지난 19일 김모씨의 유족이 공무원연금공단을 상대로 낸 유족보상금지급거부처분 취소소송 항소심(2012누27505)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1심을 취소하고 원고승소 판결했다. 23년 동안 세무공무원으로 일한 김씨는 2009년 11월 업무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유서를 남기고 부산에 있는 자신의 아파트 22층에서 뛰어내려 사망했다. 김씨의 부인은 2010년 4월 김씨가 과로와 스트레스로 인한 우울증으로 자살했다며 공단에 유족보상금을 청구했지만 거절당하자 2011년 1월 소송을 냈다. 1심은 "김씨의 업무량이 사망 무렵 급격히 증가했다는 이유만으로 우울증이 평균적인 근로자로서 감수하고 극복하기 어려울 정도의 과중한 업무상 스트레스로 인한 것이었고 자살에 이르게 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원고패소 판결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이 사건을 심리하면서 1000건 이상 자살 사례를 연구한 민성호 연세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에게 감정을 맡겼다. 민 교수는 김씨의 유족 4명과 직장 동료 선후배 등에 대해 개별 대면면담을 진행했다. 민 교수는 "김씨가 과다한 업무량에도 승진을 위해 삶의 상당 부분을 업무에 투자했는데 승진이 좌절돼 상실감을 느꼈고, 조직개편으로 인한 업무 증가에 따른 혼란상태, 그 과정에서 우울장애가 발병해 자살했다"는 의견을 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김씨가 정상적인 근무시간보다 40%가량 초과근무를 하면서 많은 업무량을 처리했고, 업무량이 더욱 많아졌음에도 충원돼야 할 직원이 충원되지 않아 부하 직원이 해야 할 업무까지 처리하면서 심한 스트레스를 받았다"며 "특별승진 대상자에서 제외되자 심한 절망감을 느껴 중증의 우울장애가 발병해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돼 김씨의 사망과 업무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사체에 칼을 댈 수 없다는 부검에 대한 부정적 사회통념을 고려해 심리적 부검을 자살원인 규명절차로 변경하는 것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자살공무원
우울증
심리적부검
업무상재해
과로
스트레스
업무량
신소영 기자
2013-12-23
산재·연금
행정사건
고객 접대 변호사 사망… 업무상 재해 첫 인정
로펌에 근무하는 30대 변호사가 과로 상태에서 로펌 고객을 접대하다 심장마비로 사망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변호사업계에 충격을 주고 있다. 법원은 이 변호사에게 처음으로 업무상 재해를 인정했다. 이번 판결은 서울지방변호사회가 로펌들의 근로실태를 파악해 변호사들의 근무환경을 개선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로펌 변호사들의 근무환경을 개선하는 데 촉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서울의 H법무법인 건설팀에서 근무하던 A변호사(당시 35세)는 2011년 12월 법인의 주요고객인 건설회사 법무팀과 식당에서 회식을 했다. 평소 주량이 소주 1병인 그는 1차에서만 소주 1병과 폭탄주 2잔을 마셨다. 2차를 위해 장소로 옮겼으나 속이 매스껍고 구토 증세가 나타나 더이상 술을 마시지는 못했다. 새벽 1시가 넘어 회식을 끝내고 집으로 돌아왔지만 A변호사는 계속 구토를 하다 의식을 잃고 쓰려졌다. 가족들은 급히 병원으로 옮겼지만, 결국 이날 새벽 심장마비로 사망했다. A변호사의 부인은 근로복지공단에 업무상 재해를 인정해 달라며 유족급여 등을 신청했지만, 공단이 "사망과 업무 사이에 관계가 없다"며 거부하자 지난해 10월 소송을 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6부(재판장 함상훈 부장판사)는 지난달 28일 A변호사의 부인이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유족보상 및 장의비 부지급처분 취소소송(2012구합33935)에서 원고승소 판결했다. A변호사가 사망한 날 늦은 시간까지 술을 마셨지만, 재판부는 고객인 기업 법무팀과의 회식이었던 점과 평소 A 변호사의 과도한 업무량 등을 고려했다. 법무법인 소속 변호사들은 주로 메일을 통해 업무를 처리하고 기록을 남기는데, A변호사는 사망한 해 9월부터 사망하기 전날까지 3달여 동안 850여 건의 메일을 주고받으며 업무를 처리한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A 변호사는 당시 대형 건설사와 유통업체 등 7개 사건의 자문과 소송을 진행하고 있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A변호사는 법무법인에서 업무처리 능력을 인정받아 상대적으로 어려운 업무를 많이 담당해 피로가 계속 누적된 것으로 보인다"며 "쓰러진 당일에는 점심을 제대로 할 수 없을 정도로 업무가 바쁘고 과중했다"고 밝혔다. 또 "사망 무렵 주요 고객인 대형마트 관련 소송을 담당하고 있었고, 청구 금액이 약 50억원에 달하고 사건 내용도 난해해 심리적 압박이 상당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문성호 서울행정법원 공보판사는 "사망 전 술을 마셨더라도 업무와 연관된 술자리였고, 평소 업무가 과중해 피로가 누적된 상태에서 술을 기화로 사망한 경우 업무상 재해로 인정된다"며 "변호사 사무실 직원에게 업무상 재해를 인정한 사례는 있지만 변호사가 업무상 재해를 인정받은 경우는 처음"이라고 말했다. 변호사 업계에서는 과로와 업무 스트레스를 겪고 있는 변호사들을 보호하기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서초동의 법무법인에 근무하는 한 변호사는 "퇴근 시간 없이 일하는 것은 기본이고, 고객이 밤늦게 갑자기 연락해 내일 아침까지 법률 자문을 마쳐달라고 하지 않으면 다행"이라며 "로펌 변호사들의 업무 강도가 지나치게 높은데도 해소할 시간조차 없다는 게 문제"라고 말했다. 로펌 근무실태를 파악해 변호사들의 근로조건을 개선하려는 서울지방변호사회의 계획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나승철(36·사법연수원 35기) "잦은 야근과 연차휴가 사용 등 변호사 근무 실태를 조사해 업무 환경을 개선해 나갈 대책을 세울 것"이라며 "경영자인 로펌의 입장과 근로자로서 보호받아야 할 변호사의 입장 차이가 있기 때문에 다양한 의견을 폭넓게 수용해 합의점을 찾아나가겠다"고 말했다. 나 회장은 지난 2월 변호사들의 근로 실태를 정기적으로 평가해 공개함으로써 고용변호사와 여성변호사들의 권리를 신장하고 변호사 업계에 선진 노사문화를 정착시키겠다고 밝혔다.
업무상재해
과로
유족급여
업무스트레스
유족보상및장의비부지급처분취소
신소영 기자
2013-07-11
국가배상
군사·병역
민사일반
산재·연금
군의문사 '허원근 일병 사건' 성균관대 로스쿨서 재판
"아들이 떠난지 30년 세월 동안 국가 기관마다 결론이 달라지니 유족이 얼마나 허탈감을 느꼈는지 짐작이 됩니다. 역시 국가기관에 종사하는 재판장으로서 안타깝다는 말씀을 꼭 드리고 싶습니다." 1980년대 대표적인 군 의문사 사건으로 30년 동안 결론 나지 않고 있는 허원근 일병에 대한 재판이 28일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에서 열렸다. 서울고법은 시민들에게 재판 과정을 공개하고 국민과 소통하기 위해 지난 3월부터 대학에서 실제 재판을 여는 '캠퍼스 열린 법정'을 시행하고 있다. 서울고법 민사9부(재판장 강민구 부장판사)는 이날 허 일병의 유족이 "11억5000만원을 배상하라"며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소송 항소심(2010나30166) 변론을 열었다. 원고 측 대리인 법무법인 지평지성과 피고 측 대리인 법무법인 태평양은 프레젠테이션을 이용해 사진 등 다양한 법의학적 증거들을 제시했다. 화면에 허 일병 사망 당시의 처참한 시신 사진이 나타나자 방청석에서는 탄식의 소리가 흘러나왔다. 원고 측 대리인은 "허 일병은 가슴에 두 발, 머리에 한 발을 맞고 사망했고, 머리 쪽 총상을 보면 뇌 조직이 다 드러나 있다"며 "현장 주변에 출혈이 없고 골편, 조직 등이 남아있지 않은 당시 사진을 보면 누군가 허 일병을 살해하고 다른 장소에 옮겨 놓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피고 측 대리인은 "허 일병이 6겹의 옷을 입고 있어 옷에 혈흔이 베어 있었고, 허 일병의 맨몸에도 출혈의 흔적이 남아 있었다"고 반박했다. 또 "사진에 찍힌 공간은 제한적이기 때문에 사진만 가지고 골편이나 조직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할 수 없고, 허 일병이 사망한 곳은 개방된 곳이기 때문에 피부 조직이 훨씬 많이 튀어 올랐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이날 변론 내용과 심리를 거쳐 8월 22일 판결 선고를 할 예정이다. 1983년 입대해 강원도 화천군 육군 7사단에서 복무하던 허 일병은 다음 해 4월 2일 가슴에 2발, 머리에 1발의 총상을 입고 사망한 채 발견됐다. 당시 육군은 허 일병의 "중대장으로부터 괴롭힘을 당하는 등 심한 강박감으로 자살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2002년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는 허 일병의 선임 중사가 허 일병과 말다툼을 벌이다가 우발적으로 허 일병을 쏴 살해하자 사건 은폐를 위해 허 일병을 옮겨 총상을 입히고 살해한 것이라고 발표했다. 같은 해 국방부 특별조사단은 허 일병 사건은 자살로, 2004년 의문사위는 타살로 재발표했다. 허 일병의 유족은 2007년 4월 "11억5000만원을 배상하라"며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소송을 냈다. 1심은 허 일병이 타살됐다고 판단해 "유족에게 9억2000만원을 배상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군의문사
허일병
육군7사단
타살
법의학
시신
신소영 기자
2013-05-28
1
2
3
banner
주목 받은 판결큐레이션
1
[판결] 법률자문료 34억 원 요구한 변호사 항소심 패소
판결기사
2024-04-18 05:05
태그 클라우드
공직선거법명예훼손공정거래손해배상중국업무상재해횡령조세노동사기
달리(Dali)호 볼티모어 다리 파손 사고의 원인, 손해배상책임과 책임제한
김인현 교수(선장, 고려대 해상법 연구센터 소장)
footer-logo
1950년 창간 법조 유일의 정론지
논단·칼럼
지면보기
굿모닝LAW747
LawTop
법신서점
footer-logo
법인명
(주)법률신문사
대표
이수형
사업자등록번호
214-81-99775
등록번호
서울 아00027
등록연월일
2005년 8월 24일
제호
법률신문
발행인
이수형
편집인
차병직 , 이수형
편집국장
신동진
발행소(주소)
서울특별시 서초구 서초대로 396, 14층
발행일자
1999년 12월 1일
전화번호
02-3472-0601
청소년보호책임자
김순신
개인정보보호책임자
김순신
인터넷 법률신문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복사, 배포를 금합니다. 인터넷 법률신문은 인터넷신문윤리강령 및 그 실천요강을 준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