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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사건
[판결] "115년된 학교에서 근무하다 천식 진단 받은 교사… 공무상 질병"
115년된 학교에서 근무하다 천식 진단을 받은 교사에 대해 공무상 질병을 인정한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2단독 송각엽 부장판사는 지난해 11월 11일 A 씨가 인사혁신처장을 상대로 제기한 공무상요양 불승인처분 취소소송(2020구단60546)에서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A 씨는 2015년 3월 임용돼 B 초등학교에서 교사로 근무하던 중 2016년 2월 천식 등을 진단받았다. A 씨는 2019년 12월 인사혁신처에 "B 학교의 노후화된 건물에서 발생한 먼지 등에 노출돼 천식, 폐렴, 알레르기비염, 만성비염이 발병·악화됐다"고 주장하며 공무상요양을 신청했다. 그러나 인사혁신처는 "노후화된 건물에서 근무했다고 해서 해당 상병이 발병한다는 의학적 증거는 없고, 건강보험 요양내역 상 과거력이 확인된다는 점 등을 고려할 때 공무와의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없다"며 거부했다. 이에 불복한 A 씨는 소송을 제기했다. 송 부장판사는 "B학교는 1905년에 개교해 A 씨의 공무상요양 신청 당시 약 115년이 된 건물로, 전체적으로 매우 노후화됐고 먼지가 많이 발생하는 환경이었다"며 "A 씨는 임용 직전 실시한 신체검사에선 호흡기 관련 특별한 이상이 발견되지 않았는데 B학교에서 근무를 시작한 지 약 8개월만에 증상을 겪었고 천식 진단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인사혁신처는 A 씨가 집먼지에 대한 알레르기 반응이 없었던 점을 고려하더라도 천식과 공무와의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없다고 주장하나, 감정의에 따르면 다량의 먼지를 계속 흡입함으로써 천식 증상이 발생할 수 있다는 소견을 제시한 점에 비춰 인사혁신처 주장만으론 공무와의 상당인과관계를 부정할 순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송 부장판사는 천식 외 다른 상병에 대한 부분은 불승인 결정한 인사혁신처의 처분이 적법하다고 판단했다.
교사
천식
공무상질병
한수현 기자
2023-01-24
기업법무
산재·연금
형사일반
[판결] 공사 도급 후 그중 일부를 다시 협력업체에 추가로 도급한 경우
한국전력공사가 철탑 이설공사를 전기공사업체에 도급한 후 그 중 일부 공사를 다시 협력업체에 추가로 도급함으로써 직접 공사를 수행하지 않고 사업의 전체적 진행과정만 총괄하고 조율하는 등 관리·감독만 했더라도 산업안전보건법상 '도급 사업주'에 해당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형사2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최근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한국전력에 벌금 700만원을 선고하고 한전 충북지역 본부장인 A씨에게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2020도12560). 사업주가 분야별로 도급주고 전체 진행 총괄해도 사업주·수급인이 같은 장소서 행해지는 사업 해당 한국전력은 2017년 6월 충북 청주시에서 진행된 지장철탑 이설공사를 전기공사업체인 B사에 도급했다. A씨는 공사 현장 안전보건관리책임자로서 근로자 위험방지 조치 업무를 총괄했다. B사는 착공 후 작업 중 감전 방지를 위한 조치가 필요해 같은 해 11월 한전에 방호관 작업을 요청했고, 1주일여 뒤 한전은 내부절차를 통해 협력업체인 C사로 하여금 방호관 설치를 하도록 했다. 이튿날 한전은 B사에 비계 조립작업 지시했다. 그런데 같은 달 말 현장에서 B사 근로자 C씨가 사망했다. C씨는 전기공사 관련 자격이 없었는데, 절연용 보호구나 안전대 등 추락 방지용 장비를 착용하지 않은 채 전류가 흐르는 전선 인산 약 14m 높이에서 비계 조립작업을 하던 중 방전 전류에 감전돼 땅바닥으로 추락해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감전에 의한 쇼크로 사망했다. 한전은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로, A씨는 업무상과실치사와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로 각각 기소됐다. 재판부는 "2019년 1월 전부개정되기 전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 1항 2호에서 정한 '전문분야의 공사'는 건설산업기본법 제2조 6호에서 정한 전문공사에 한정되는 것이 아니라 이에 준해 전문성이 요구되는 분야의 공사를 의미하고, 해당 조항은 사업이 전문분야 공사로 이루어져 시행되는 경우 각 전문분야에 대한 공사의 전부를 도급을 주는 때에도 적용된다고 규정하는데, 전문분야에 대한 공사의 대부분을 도급했다가 그 중 일부를 다시 제3자에게 도급한 경우도 포함된다"고 밝혔다. 韓電충북본부장 집유 확정 이어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 1항의 '같은 장소에서 행해지는 사업'은 사업주와 수급인이 같은 장소에서 작업을 하는 사업을 의미하는 것으로 장소적 동일성 외에 시간적 동일성까지 필요하다고 볼 수는 없다"며 "산업재해를 예방하고 쾌적한 작업환경을 조성함으로써 노무를 제공하는 사람의 안전과 보건을 유지·증진시키기 위한 입법취지와 같은 조항 2호의 도급인에게도 산업재해의 예방에 필요한 조치의무를 지우기 위한 해당 조항의 개정 목적·경위에 고용노동부가 2012년 9월 작성한 '사업의 일부 도급 사업주에 대한 안전·보건조치의무 적용 지침' 등을 종합하면 사업이 전문분야의 공사로 이루어져 시행되는 경우 사업주가 각 공사 전부를 분야별로 나눠 수급인에 도급을 줘 자신이 직접 공사를 하지 않고 전체적 진행과정을 총괄하고 조율하는 등 관리·감독만 하더라도 '같은 장소에서 행해지는 사업'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따라서 한전이 산업안전보건법에서 정한 '도급 사업주'에 해당한다고 보아 피고인들의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을 유죄로 판단한 원심은 정당하다"고 판시했다. 앞서 1,2심도 한전에 벌금 700만원을, A씨에게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도급
산업안전보건
산업재해
박수연 기자
2022-04-20
산재·연금
행정사건
[판결](단독) 췌장암 걸린 토양 정화 근로자 산재 인정
췌장암에 걸린 근로자에게 업무상 재해를 인정한 판결이 나왔다. 췌장암은 원인이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아 산재 인정을 받기 어려운 병으로 꼽히지만, 법원은 전례가 없었더라도 토양오염을 조사하는 업무 특성을 감안해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4단독 조국인 판사는 사망한 A씨의 유족인 B씨 등(소송대리인 오지은 변호사)이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요양 불승인처분 취소소송(2020구단68380)에서 최근 원고승소 판결했다. 오염된 토양조사 과정 발암물질에 지속적 노출 A씨는 2008년 5월부터 C사에서 근무하며 토양 오염도 조사 및 정화 업무를 담당했다. 그러다 2016년 4월 '췌장암, 간전이' 진단을 받고 2018년 10월 근로복지공단에 요양급여를 신청했다. 그러나 공단은 2019년 3월 서울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의 심의결과 등을 근거로 "업무와의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며 거부했다. 이에 불복한 A씨는 공단에 심사청구를 했으나 기각됐고, 산업재해보상보험재심사위원회에 낸 재심사 청구마저 기각되자 소송을 냈다. 그러던 중 A씨는 지난해 7월 췌장암에 의한 장기부전으로 사망했고, A씨의 배우자인 B씨와 자녀 등 유족이 소송절차를 수계했다. A씨 측은 재판과정에서 "C사에서 근무하면서 (다양한 현장의) 오염된 토양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지속적으로 벤젠과 톨루엔, 에틸벤젠 등 유해 화학물질에 노출됐다"며 "근무기간의 30% 이상을 출장을 다니며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업무와 상당인과관계 인정된다고 보는 게 타당 재판부는 "A씨는 해당 사업장에서 약 7년 11개월 동안 근무하면서 오염된 토양을 손으로 만져보고 냄새를 맡는 등 오염도를 검사하면서 화학물질을 비롯한 여러 발암물질에 지속적으로 노출됐다"며 "입사 전에는 건강에 별다른 이상이 없었고, 췌장암과 관련된 가족력이나 유전적 소인도 없거나 발견되지 않았는데, 8년 가까이 근무하던 중 우리나라의 평균 발병연령보다 훨씬 이른 시점인 만 34세에 췌장암이 발병했다"고 밝혔다. 이어 "A씨와 같은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직원들 중 췌장암이 발병한 사례는 없고, 췌장암의 원인이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아 사업장의 화학물질을 비롯한 발암물질이 췌장암 발생 내지 악화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 의학적으로 확립돼 있지는 않다"면서도 "췌장암의 발병·악화와 고인의 업무 사이에는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해 공단의 처분은 위법하므로 취소돼야 한다"고 판시했다. A씨 측을 대리한 오지은(41·변호사시험 4회) 법률사무소 선의 대표변호사는 "작업환경측정 대상이 아닌 실외작업 업무를 수행하다가 췌장암에 걸려 사망한 근로자에 대해 업무와의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한 판결"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재판과정에서 공단은 의학적으로 췌장암의 원인이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은 상태이고 A씨의 업무환경에 관한 객관적인 자료가 없다는 점을 계속 주장했다"며 "(이에 대한) 입증을 위해 주치의의 소견 및 진료기록부 등과 소화기내과 감정의 소견 등을 근거로 화학물질 외 다른 원인이 있을 수 없다는 부분을 강조했다"고 말했다.
업무상재해
상당인과관계
발암
한수현 기자
2022-03-28
노동·근로
산재·연금
[판결](단독) 겨울철 회사 등산 행사 참여…심장마비 사망은 ‘産災’
추운 겨울 회사 등산 행사에 참가했다 급성 심장마비로 숨진 근로자에게 업무상 재해를 인정한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특별1부(주심 박정화 대법관)는 사망한 엄모씨의 아내 김모씨가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유족급여 및 장의비 부지급처분 취소소송(2017두35097)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최근 사건을 부산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따른 업무상 재해에 포함되는 '업무상 질병'은 업무와 사망의 원인이 된 질병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어야 하는데, 질병의 주된 발생원인이 업무수행과 직접적인 관계가 없더라도 적어도 업무상의 과로나 스트레스가 질병의 주된 발생원인에 겹쳐 질병을 유발 또는 악화시켰다면 그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 인과관계는 반드시 의학적·자연과학적으로 명백히 증명해야 하는 것은 아니며, 제반 사정을 고려할 때 업무와 질병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추단되는 경우에도 그 증명이 있다고 봐야 한다"면서 "평소에 정상적인 근무가 가능한 기초 질병이나 기존 질병이 직무의 과중 등이 원인이 되어 자연적인 진행속도 이상으로 급격하게 악화된 때에도 그 증명이 있는 경우에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엄씨의 사망은 회사의 등산 행사 도중 일어났고, 이 행사는 회사의 지배·관리 아래 진행된 것으로 볼 수 있다"면서 "행사 당시 최저기온이 영하 9.5℃, 평균기온이 영하 2.2℃인 추운 날씨에 1시간 30분 동안 약 2㎞의 거리를 등산한 것은 평소 등산을 하지 않았던 엄씨에게는 힘든 산행으로서 상당한 과로 또는 스트레스를 야기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판시했다. 또 "엄씨에게 평소 비만과 고지혈증의 질환이 있긴 했지만 평소 별 이상없이 근무해왔고, 이 같은 기존 질환이 자연적인 진행경과만으로 급성 심장사를 일으킬 정도로 중한 것도 아니었다"면서 "추운 날씨에 개최된 사내 등산 행사에 참여해 엄씨의 기초 질병이나 기존 질병 등이 자연적인 진행속도 이상으로 급격하게 악화돼 급성 심장질환으로 발현되었고 그 결과 사망에 이르게 됐다"고 덧붙였다. 모 건설회사 현장소장이었던 엄씨는 2015년 2월 공사수주 및 안전 등을 기원하기 위해 회사가 매년 개최하는 겨울철 산행 행사에 참여해 등산을 하다 정상 부근에서 쓰러져 급성 심장사 의증으로 사망했다. 부인 김씨는 "남편의 사망이 업무상 재해에 해당된다"면서 근로복지공단에 유족급여 및 장의비 지급을 청구했으나 거부 당하자 소송을 냈다. 앞서 1,2심은 "엄씨가 업무상 과로나 스트레스 또는 등산 행사로 사망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원고패소 판결했다.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업무상재해
등산
근로자
이세현 기자
2018-07-05
노동·근로
산재·연금
[판결] 아버지 회사서 일하다 사망… 법원, '산재(産災)' 인정
아버지 회사에서 일하다 쓰러져 사망한 아들에게 업무상 재해를 인정한 판결이 나왔다. 부친 회사에서 근무한 아들의 근로자성을 인정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서울행정법원 행정7부(재판장 함상훈 부장판사)는 사망한 이모씨의 부인 A씨가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유족급여 및 장의비 부지급처분 취소소송(2017구합6853)에서 최근 원고승소 판결했다. 화물차운송업을 하던 이씨는 2013년 건강이 악화돼 쉬고 있던 중 아버지의 제안으로 그해 7월부터 부친이 운영하던 B상사에서 근무했다. 이씨는 아버지 대신 고철 운송 및 판매 등의 업무를 수행했고 매입·매출 내역 및 대금을 작성해 아버지에 보고했다. 이씨는 급여 명목으로 아버지 계좌로 들어온 고철 거래 대금 등을 매달 1만원에서 375만원까지 본인 또는 A씨 계좌로 직접 입금했다. 이씨는 2016년 5월 야간작업을 하다 뇌경색으로 쓰러졌고 치료를 받던 중 뇌부종으로 인한 심정지로 사망했다. A씨는 공단에 "남편이 업무상 재해를 입고 사망했다"며 유족급여 및 장의비를 청구했지만, 공단은 "이씨가 업무 중 재해를 당한 것은 맞지만, 이씨는 B상사의 근로자가 아니라 공동사업주"라며 거부했다. 이에 A씨는 "남편은 시아버지의 지시를 받아 영업활동을 했고 실질적으로 계속적·정기적으로 임금을 받아왔으며 B상사 손익에 대해 아무런 위험을 부담하지 않았다"며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이씨가 B상사에서 근무하기 전까지 아버지 회사 업무에 관여했다고 볼만한 자료가 없고, 또 이씨가 B상사의 물적시설 등에 자금을 투자했다고 볼만한 자료도 없다"며 "공동사업주로 보기 위해선 이씨 또한 B상사의 손익에 위험을 부담한 사정이 있어야 하는데 투자정황 뿐만 아니라 B상사의 거래대금도 아버지 계좌를 통해 이뤄졌다"고 밝혔다. 이어 "이씨는 아버지로부터 월 평균 약 300만원을 받았는데 급여가 일정하지 않은 것은 B상사의 수익이 많지 않은 때는 급여가 적고 수익이 많은 때는 이를 보충하는 식으로 지급이 이뤄진 탓으로 보인다"며 "B상사의 운영과정과 손익 귀속주체, 이씨의 근로형태 등을 종합하면 이씨를 B상사의 근로자로 보는 게 타당하므로 공단의 처분은 위법하다"고 판시했다.
업무상재해
근로자
근로복지공단
손현수 기자
2018-04-16
노동·근로
산재·연금
[판결] 학원버스 지입차주도 근로자… 운행중 폐렴 걸렸다면 “산재”
폐렴에 걸려 쓰러진 학원버스 지입차주에게 업무상 재해를 인정한 판결이 나왔다. 지입차주의 근로자성을 인정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서울행정법원 행정7단독 이승원 판사는 A학원 버스 운전기사 박모씨가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요양불승인처분취소소송(2017구단29217)에서 최근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박씨는 2015년 7월 서울 송파구에서 A학원을 운영하는 유모씨와 차량수송위탁계약을 맺고 학생들을 수송했다. 그러다 박씨는 2016년 5월 계단에서 쓰러져 폐렴과 저산소성 급성호흡부전, 상세불명의 고혈압 진단 등을 받고 입원 치료를 받았다. 박씨는 지난해 3월 "업무상 과로와 스트레스로 병이 생겼다"며 공단에 요양급여를 신청했다. 그러나 공단은 "박씨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가 아닐뿐만 아니라 발병과 업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도 없다"며 거부했다. 이 판사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형식보다 실질적으로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 근로를 제공했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며 "박씨는 (A학원 측과) 종속적인 관계에서 자신 소유의 차량과 함께 근로를 제공하는 방법으로 업무를 수행하고 지휘·감독을 받으며 그에 대한 임금을 받는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봐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박씨는 업무특성상 자동차 매연 등 외부환경에 장기간 노출됐을뿐만 아니라 밀폐된 셔틀버스 안에서 여러 수강생들을 접촉했을 것으로 보여 폐렴 원인균에 노출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박씨는 매주 월~토요일까지 근무했고 평일에는 6시간 30분, 토요일에는 8시간을 일했는데, 휴식시간이나 장소가 별도로 주어지지 않아 업무로 인해 상당한 체력적 부담을 느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판사는 다만 박씨가 평소 혈압약을 복용했다는 점을 이유로 상세불명의 고혈압 발병과 박씨의 업무 사이의 인과관계는 인정하지 않았다.
근로기준법
근로복지공단
근로자
업무상재해
학원버스
손현수 기자
2018-04-02
노동·근로
산재·연금
[판결](단독) ‘암’ 사망 국과수 법의학실장 “공무상 재해”
24년간 부검 업무 등을 수행하다 암에 걸려 사망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법의학실장에게 공무상 재해가 인정됐다. 법원은 그가 반복된 부검 업무과정에서 1급 발암물질인 포름알데히드에 장기간 노출됐다는 점을 중시했다. 서울고법 행정4부(재판장 조경란 부장판사)는 최근 국과수 법의학실장으로 근무하다 사망한 조모씨의 아내 김모씨가 공무원연금공단을 상대로 낸 유족보상금 부지급결정 취소소송(2016누65628)에서 1심과 같이 원고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조씨는 국과수에서 보건연구사와 보건연구관으로 재직하면서 24년 이상 부검 등의 업무를 수행했다"며 "장기와 조직을 고정해 현미경 등으로 검사·판독하는 과정에서 필수적으로 포름알데히드가 사용됐다"고 밝혔다. 이어 "조씨는 2005년부터 2010년 상반기까지 반기당 평균 약 234회의 부검을 했고, 특히 2005년 하반기에는 6개월 동안 무려 732건의 부검을 했다"며 "이 같은 작업환경과 작업시간, 근무 기간 등을 고려할 때 조씨가 업무를 수행하면서 상당히 높은 수치의 포름알데히드에 장기간 노출됐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또 "포름알데히드는 비강과 인두 등에 염증을 일으킬 수 있는 물질로 국제암연구소는 포름알데히드를 발암물질로 규정하고 있다"며 "재판 과정에서도 진료기록 감정의들은 조씨가 포름알데히드에 노출돼 상악동암이 발병했을 가능성이 가장 높다는 의학적 소견을 일치해 제시했다"고 덧붙였다. 1989년부터 국과수에서 일한 조씨는 2013년 1월 코 안쪽 부비동(콧구멍에 인접해 있는 뼈 속 공간)에 암이 생겼다는 진단을 받았다. 조씨는 치료를 받았으나 이듬해 4월 사망했다. 아내 김씨는 공단에 유족보상금을 청구했지만, 공단이 "공무와 재해의 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며 거부하자 소송을 냈다.
공무상재해
국립과학수사연구소
발암물질
이장호 기자
2017-12-07
노동·근로
산재·연금
[판결] 대법원 "부당해고 보상, 정리해고 복직자는 해당 안돼"
정리해고 무효로 복직한 근로자에게까지 부당해고 보상금을 지급할 필요는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부당해고 보상금은 해고가 무효임이 확정되었을 때 미지급 임금에 100%를 가산해 지급하는 가산보상금을 말한다. 대법원 민사3부(주심 박보영 대법관)는 22일 대림자동차 근로자 고모씨 등 5명이 회사를 상대로 낸 임금청구소송(2016다26532)에서 "대림자동차는 고씨 등에게 가산보상금을 포함해 밀린 임금을 지급하라"며 원고승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원고패소 취지로 사건을 부산고법으로 돌려보냈다. 고씨 등은 2014년 12월 정리해고가 무효라는 대법원 확정판결에 따라 이듬해 2월 복직했다. 그런데 대림자동차와 노조가 체결한 답체협약에는 '회사는 조합원의 징계 및 해고가 행정기관 또는 법원의 확정판결에 의해 부당한 징계, 해고무효로 확인받았을 때 징계무효 및 복직 조치한다. 이 경우 임금 미지급분에 대해서는 출근시 당연히 받았을 임금은 물론 통상임금의 100%를 가산 지급한다'는 가산보상금 규정이 포함돼 있었다. 고씨 등은 이 규정이 정리해고의 경우에도 적용된다며 미지급 임금 외에 가산보상금 지급을 청구하는 소송을 냈다. 사측은 "가산보상금은 통상해고나 징계해고의 경우에만 적용되고 경영난을 이유로 한 정리해고에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맞섰다. 재판부는 "단체협약 문언의 객관적인 의미가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고 문언 해석을 둘러싼 이견이 있는 경우에는 해당 문언 내용 단체협약 체결의 동기, 경위, 달성하려는 목적, 진정한 의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따라 합리적으로 해석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 사건 가산보상금 규정은 원래 1988년 단체협약때 신설된 것으로 당시 단체협약은 인사 편에서 사업의 축소 또는 부득이한 사유를 인원정리 사유로 규정하고 있었을뿐 정리해고에 관한 규정을 별도로 두고 있지 않았다"며 "그러다 1997년 근로기준법이 정리해고 개념을 도입해 개별적인 해고와 정리해고를 구별해 규제하자 2002년 단체협약부터는 기존 단체협약 인사편에 있던 인원정리 규정을 삭제하는 대신 고용보장편을 신설해 여기에 정리해고 제한 규정을 따로 신설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후 현재까지 단체협약 인사편에서는 개별적인 조합원에 대한 인사, 특히 △징계의 사유 △징계의 종류 △징계절차 △해고 △해고의 제한 등에 관해 규정하면서 정리해고 제한 규정은 고용보장 편에 두고 있는 반면, 이 사건 가산보상금 규정은 줄곧 인사편에 자리잡고 있다"면서 "따라서 가산보상금 규정은 개별적인 징계 또는 해고의 부당성이 밝혀진 경우를 전제로 도입된 제도이고, 그와 성격이 다른 정리해고의 경우에까지 당연히 적용될 것을 예정한 제도로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이 사건 가산보상금 규정과 같은 내용의 규정은 일반적으로 금전적인 부담 부과라는 간접적인 방법을 통해 부당한 징계·해고의 억제와 근로자의 신속한 원직 복귀를 도모하려는 목적을 지녔다고 할 수 있지만, 정리해고의 경우에도 당연히 적용된다고 단정할 수는 없으며 단체협약 문언의 해석에 관한 법리에 따라 개별적으로 판단할 필요가 있다"며 "이번 판결은 이같은 취지를 분명히 함으로써 유사 사례에서 참고할 수 있는 해석 기준을 제시하였다는데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1심은 "가산보상금 규정은 개별적인 조합원의 징계나 해고가 부당한 경우에만 적용된다"며 사측의 손을 들어줬다. 그러나 2심은 "단체협약상 가산보상금 규정은 해고의 유형을 구분하지 않고 있다"며 "대림자동차는 가산보상금을 포함해 각각 2억7844만∼3억3343만원을 지급하라"면서 이를 뒤집었다.
근로자
가산보장금
부당해고보상금
복직
정리해고무효
부당해고
정리해고
임금청구소송
신지민 기자
2017-03-22
노동·근로
산재·연금
[판결] '과로 시달리다 뇌출혈' 현직 부장판사에 "공무상 재해" 인정
과로에 시달리다 뇌출혈로 쓰러진 현직 부장판사가 공무상 재해를 인정받았다. 서울행정법원 행정4부(재판장 김국현 부장판사)는 전모(42·사법연수원 27기) 부장판사가 공무원연금공단을 상대로 낸 공무상요양 불승인처분 취소소송(2014구합73395)에서 최근 원고승소 판결했다. 2001년 판사로 임용된 전 부장판사는 2013년 광주지법에서 형사단독 재판부와 영장전담 부장판사로 근무했다. 전 부장판사는 그해 11월 자정께 집에서 샤워를 하던 중 갑자기 왼팔, 왼다리가 마비되면서 쓰러져 병원으로 급히 후송됐다. 뇌출혈 진단을 받은 그는 응급수술을 받았다. 전 부장판사는 공무원연금공단에 산재를 신청했지만 공단은 "현직 법관으로서 수행해야 할 통상적 업무를 수행한 것에 불과하고, 고혈압과 신장질환, 망막혈관 폐쇄 등 합병증이 있었던 점, 20년 이상 흡연을 해오고 주말 휴식 중 병이 발생한 점을 볼 떄 공무상 재해로 보기 어렵다"며 거부했다. 하지만 법원은 뇌출혈이 누적된 과로와 업무상 스트레스로 기존에 앓고 있던 고혈압이 급격하게 악화됐다고 판단해 공무상 재해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전 부장판사의 2013년 사건 처리율은 137.6%로 이는 전국 형사본안 재판부의 평균 처리율인 96.5%에 비해 약 40%가 높다"며 "영장전담 업무까지 병행했던 점을 고려하면 업무시간이 평균에 비해 훨씬 많았을 것으로 쉽게 짐작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뇌출혈 발생 직전 통합진보당 대리투표 사건과 태양광발전기 설치 관련 사기 사건 등 사회적 관심과 판단해야 할 쟁점을 많은 사건들을 거치면서 고도의 집중력에 따른 정신적·심리적 압박감과 판결문 작성 등에 따른 육체적 피로도가 매우 컸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또 "전 부장판사가 상당한 기간 흡연이나 음주를 해왔지만, 2013년 8월부터 금연을 하고 직전 해인 연구법관 기간에는 꾸준히 등산을 하고 체중 감량을 했다"며 "주말 이틀 동안 업무를 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그 시간 정도로는 이전에 누적된 업무상 과로나 스트레스가 모두 해소됐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뇌출혈
과로
공무상재해
공무원연금공단
공무상요양불승인처분
이장호 기자
2016-06-22
노동·근로
산재·연금
행정사건
[판결] 걸어서 13분 거리 '자전거로 출근' 교통사고는
건설사 근로자가 회사에서 마련해 준 숙소에서 공사현장까지 자전거를 타고 출근하다 차에 치어 부상을 당했더라도 업무상 재해로 볼 수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2단독 박준석 판사는 A건설사 현장반장 오모씨가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요양불승인처분 취소소송(2015구단54448)에서 최근 원고패소 판결했다. 박 판사는 판결문에서 "오씨가 회사 측이 제공한 교통수단을 이용했다거나 오씨의 출근과정이 사업주의 지배·관리하에 있었다고 보기 부족하다"고 밝혔다. 이어 "회사 숙소에서 공사현장까지는 616m 가량 떨어져 있는데 도보로는 약 13분, 자전거로는 약 4분 정도의 시간이 소요돼 자전거가 아니라 도보로도 충분히 출근할 수 있었다"며 "정해진 출근시간인 7시는 꼭 자전거를 이용할 수 밖에 없는 이른 시간도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오씨는 지난해 11월 오전 6시40분경 회사 숙소인 울산 남구의 한 오피스텔에서 공사현장으로 자전거를 타고 출근하다 승용차에 부딪혀 골절 등의 부상을 입었다. 오씨는 근로복지공단에 요양신청을 냈지만 업무상 사고가 아니라는 이유로 거절당하자 소송을 냈다. 오씨는 재판 과정에서 "회사가 지정한 숙소에서 출퇴근했고, 자전거가 아닌 다른 출퇴근 방법을 선택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했다"고 주장했다.
업무상재해
자전거
출근
요양불승인처분취소
근로자
교통수단
요양신청
장혜진 기자
2015-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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