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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사건
[판결] "115년된 학교에서 근무하다 천식 진단 받은 교사… 공무상 질병"
115년된 학교에서 근무하다 천식 진단을 받은 교사에 대해 공무상 질병을 인정한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2단독 송각엽 부장판사는 지난해 11월 11일 A 씨가 인사혁신처장을 상대로 제기한 공무상요양 불승인처분 취소소송(2020구단60546)에서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A 씨는 2015년 3월 임용돼 B 초등학교에서 교사로 근무하던 중 2016년 2월 천식 등을 진단받았다. A 씨는 2019년 12월 인사혁신처에 "B 학교의 노후화된 건물에서 발생한 먼지 등에 노출돼 천식, 폐렴, 알레르기비염, 만성비염이 발병·악화됐다"고 주장하며 공무상요양을 신청했다. 그러나 인사혁신처는 "노후화된 건물에서 근무했다고 해서 해당 상병이 발병한다는 의학적 증거는 없고, 건강보험 요양내역 상 과거력이 확인된다는 점 등을 고려할 때 공무와의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없다"며 거부했다. 이에 불복한 A 씨는 소송을 제기했다. 송 부장판사는 "B학교는 1905년에 개교해 A 씨의 공무상요양 신청 당시 약 115년이 된 건물로, 전체적으로 매우 노후화됐고 먼지가 많이 발생하는 환경이었다"며 "A 씨는 임용 직전 실시한 신체검사에선 호흡기 관련 특별한 이상이 발견되지 않았는데 B학교에서 근무를 시작한 지 약 8개월만에 증상을 겪었고 천식 진단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인사혁신처는 A 씨가 집먼지에 대한 알레르기 반응이 없었던 점을 고려하더라도 천식과 공무와의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없다고 주장하나, 감정의에 따르면 다량의 먼지를 계속 흡입함으로써 천식 증상이 발생할 수 있다는 소견을 제시한 점에 비춰 인사혁신처 주장만으론 공무와의 상당인과관계를 부정할 순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송 부장판사는 천식 외 다른 상병에 대한 부분은 불승인 결정한 인사혁신처의 처분이 적법하다고 판단했다.
교사
천식
공무상질병
한수현 기자
2023-01-24
민사일반
산재·연금
[판결] 용접 근로자가 파킨슨증으로 사망… 업무와 상당인과관계 인정 어렵다
파킨슨증으로 사망한 현대중공업 용접근로자의 유족이 사용자인 현대중공업과 용접봉 제작회사인 현대종합금속을 상대로 손해배상소송을 냈지만 패소가 확정됐다. 대법원 민사1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사망한 A 씨의 유족이 현대중공업과 현대종합금속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17다267774, 2018다207601)에서 지난달 25일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1985년 10월 현대중공업에 입사해 선박 용접업무를 해오던 A 씨는 2008년 8월 파킨슨증 진단을 받았다. A 씨는 근로복지공단이 파킨슨증에 대한 요양을 불승인하자 행정소송을 내 승소 확정 판결을 받았다. 이후 A 씨는 공단으로부터 휴업급여와 요양급여 등을 받았고, 유족은 A 씨 사망 후 장의비 등을 지급 받았다. 유족은 이후 △A씨의 사용자인 현대중공업을 상대로 보호의무 위반에 따라 A 씨에게 파킨슨증이 발병했다며 불법행위에 기초한 손해배상을 △용접봉 제작사인 현대종합금속을 상대로 제조물책임법상 제조물책임 내지 불법행위에 기초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냈다. 1,2심은 △A 씨가 취급한 용접봉 등 용접제품에 망간이 일부 함유돼있고 일부 작업자에 대해 노출기준치 초과사실이 확인되므로 보호의무 위반은 인정되지만, 제출된 의학적 소견들은 증상의 원인을 알 수 없다는 것이거나 가능성을 추정한 것에 불과해 상당인과관계를 부족하기에 부족하다는 이유로 △망간은 용접 강도를 유지하는 필수 원소이고 대체가 불가능하여 제조상·설계상 결함이 있다고 볼 수 없고, 용접봉 포장에 증기 흡입의 위험성을 인식할 수 있는 표시가 돼 있어 표시상의 결함이 있다고 볼 수 없기 때문에 제조물책임을 인정할 수 없는 것과 같이 불법행위책임도 인정할 수 없다는 이유로 원고패소 판결했다. 대법원도 이같은 판결을 확정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현대중공업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과 관련해) 유족은 행정소송에서 A 씨의 파킨슨증이 업무상 재해로 인정됐으므로 사용자의 보호의무 위반과 손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원심은 업무상 재해 인정에 있어서의 상당인과관계와 불법행위책임 인정에 있어서의 상당인과관계가 구분될 수 있다는 전제에서, 이를 구분해 제출된 증거에 비추어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하기에 부족하다고 판단했다"며 "행정소송에서 업무상 재해로 인정되었다고 민사소송인 불법행위 손해배상청구 사건에서 반드시 보호의무 위반과 손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해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전제한 원심 판단에 문제가 없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파킨슨증
용접
업무상재해
박수연 기자
2022-09-28
산재·연금
행정사건
[판결] "퇴근 후 저녁 식사 중 쓰러져 사망… 업무상 재해"
퇴근 후 저녁 식사 중 쓰러져 사망했더라도 사망 전 1주일 가량 업무시간이 증가하고 과로가 인정된다면 업무상 재해로 봐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3부(재판장 유환우 부장판사)는 지난달 19일 사망한 A 씨의 배우자 B 씨(소송대리인 정영재 변호사)가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유족급여 및 장의비 부지급처분 취소소송(2020구합89056)에서 원고승소 판결했다. A 씨는 2017년 C 공단에 입사해 환경시설팀 과장으로 근무하면서 공공하수처리시설 수질관리 총괄업무 등을 수행했다. A 씨는 2019년 4월 퇴근 후 식당에서 저녁 식사를 하던 중 갑자기 쓰러져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치료를 받던 중 사망했다. A 씨에 대한 사망진단서에는 직접사인이 '뇌지주막하출혈'로, 그 원인이 '척추동맥의 박리성 동맥류파열'로 기재됐다. B 씨는 2019년 8월 A 씨의 사망이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면서 근로복지공단에 유족급여 및 장의비 지급을 청구했지만, 공단이 "A 씨의 사망과 업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지 않는다"며 거부하자 소송을 냈다. B 씨 측은 "발병 전 A 씨의 1주간 업무시간이 57시간 10분으로 이전 업무시간 보다 30% 이상 증가해 단기간 업무 부담에 따른 과로 요건을 충족한다"며 "A 씨는 하수 수질관리 시스템이 24시간 가동되면서 이상이 감지될 때마다 휴대폰으로 전송돼 항상 대기해야 했다. 정신적 긴장이 높은 업무, 휴일이 부족한 업무를 수행했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수질관리 총괄업무를 담당하던 A 씨로서는 발병 전 1주일 동안 수질기준 초과 건수의 급격한 증가로 정신적인 긴장감과 스트레스가 컸을 것"이라며 "평소 주간 업무를 수행한 A 씨는 3시간 가량만 수면을 취할 수 있는 등 근무형태의 급격한 변화로 정신적·육체적으로 상당히 부담이 됐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A 씨는 발병 전날 1년에 한 번 실시되는 부서 경영평가 관련 인터뷰를 했는데, A 씨의 직장동료에 따르면 해당 인터뷰가 중요한 인터뷰여서 A 씨가 사전에 인터뷰를 준비하는 등 신경을 썼다고 진술했다"며 "이로 인해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았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법원의 진료기록 감정의도 'A 씨는 단기간 동안 업무상 부담이 증가했던 것으로 판단되고, A 씨의 업무상 과로 및 스트레스가 병세의 발병 및 악화와 연관성이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의학적 소견을 제시했다"고 판시했다.
업무상재해
과로
퇴근후
사망
한수현 기자
2022-09-23
산재·연금
행정사건
[판결](단독) 췌장암 걸린 토양 정화 근로자 산재 인정
췌장암에 걸린 근로자에게 업무상 재해를 인정한 판결이 나왔다. 췌장암은 원인이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아 산재 인정을 받기 어려운 병으로 꼽히지만, 법원은 전례가 없었더라도 토양오염을 조사하는 업무 특성을 감안해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4단독 조국인 판사는 사망한 A씨의 유족인 B씨 등(소송대리인 오지은 변호사)이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요양 불승인처분 취소소송(2020구단68380)에서 최근 원고승소 판결했다. 오염된 토양조사 과정 발암물질에 지속적 노출 A씨는 2008년 5월부터 C사에서 근무하며 토양 오염도 조사 및 정화 업무를 담당했다. 그러다 2016년 4월 '췌장암, 간전이' 진단을 받고 2018년 10월 근로복지공단에 요양급여를 신청했다. 그러나 공단은 2019년 3월 서울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의 심의결과 등을 근거로 "업무와의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며 거부했다. 이에 불복한 A씨는 공단에 심사청구를 했으나 기각됐고, 산업재해보상보험재심사위원회에 낸 재심사 청구마저 기각되자 소송을 냈다. 그러던 중 A씨는 지난해 7월 췌장암에 의한 장기부전으로 사망했고, A씨의 배우자인 B씨와 자녀 등 유족이 소송절차를 수계했다. A씨 측은 재판과정에서 "C사에서 근무하면서 (다양한 현장의) 오염된 토양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지속적으로 벤젠과 톨루엔, 에틸벤젠 등 유해 화학물질에 노출됐다"며 "근무기간의 30% 이상을 출장을 다니며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업무와 상당인과관계 인정된다고 보는 게 타당 재판부는 "A씨는 해당 사업장에서 약 7년 11개월 동안 근무하면서 오염된 토양을 손으로 만져보고 냄새를 맡는 등 오염도를 검사하면서 화학물질을 비롯한 여러 발암물질에 지속적으로 노출됐다"며 "입사 전에는 건강에 별다른 이상이 없었고, 췌장암과 관련된 가족력이나 유전적 소인도 없거나 발견되지 않았는데, 8년 가까이 근무하던 중 우리나라의 평균 발병연령보다 훨씬 이른 시점인 만 34세에 췌장암이 발병했다"고 밝혔다. 이어 "A씨와 같은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직원들 중 췌장암이 발병한 사례는 없고, 췌장암의 원인이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아 사업장의 화학물질을 비롯한 발암물질이 췌장암 발생 내지 악화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 의학적으로 확립돼 있지는 않다"면서도 "췌장암의 발병·악화와 고인의 업무 사이에는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해 공단의 처분은 위법하므로 취소돼야 한다"고 판시했다. A씨 측을 대리한 오지은(41·변호사시험 4회) 법률사무소 선의 대표변호사는 "작업환경측정 대상이 아닌 실외작업 업무를 수행하다가 췌장암에 걸려 사망한 근로자에 대해 업무와의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한 판결"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재판과정에서 공단은 의학적으로 췌장암의 원인이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은 상태이고 A씨의 업무환경에 관한 객관적인 자료가 없다는 점을 계속 주장했다"며 "(이에 대한) 입증을 위해 주치의의 소견 및 진료기록부 등과 소화기내과 감정의 소견 등을 근거로 화학물질 외 다른 원인이 있을 수 없다는 부분을 강조했다"고 말했다.
업무상재해
상당인과관계
발암
한수현 기자
2022-03-28
산재·연금
[판결] 무장해 진폐증 환자도 폐광후 장해등급 받으면 위로금 지급
광업소 폐광일 전 무장해 진폐증 진단을 받고, 폐광일 후 증상이 악화돼 장해등급을 받은 사람에게 석탄산업법에 따른 재해위로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완치와 경과 예측이 어려운 진폐증의 특수성을 고려해 추후 장해등급을 받은 근로자도 보호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다. 대법원 특별2부(주심 박상옥 대법관)는 A씨가 한국광해관리공단을 상대로 낸 재해위로금지급청구소송(2017두69830)에서 원고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진폐증 특성과 입법목적을 종합해 '분진작업에 종사하던 근로자가 폐광일 이전에 장해등급 판정을 받지 못했더라도, 폐광일 후에 장해상태가 악화돼 장해등급 판정을 받게 된 경우'에는 시행령에 따른 '재해발생기간에 불구하고 폐광일 현재 장해등급이 확정되지 아니한 자'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진폐증은 현대 의학으로 완치가 불가능하고, 진행정도도 예측하기 어려우며 여러 합병증에 노출된다"며 "이 같은 특성을 고려하면 폐광일 당시 무장해 판정이 있었다고 하여 진폐증상이 고정돼 있는 상태라 보기 어렵고, 폐광일 전에 발생한 진폐증이 악화돼 장해등급이 부여될지 여부는 예측 곤란한 우연한 사정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대법원, 근로자 승소 확정 그러면서 "광업소 근무로 진폐증이라는 업무상 질병을 얻게 된 것이 명백한 이상 장해등급 판정을 폐광일 후에 받았다고 하여 이들을 보호대상에서 제외할 이유가 없다"며 "진폐증의 특수성을 고려하면 '최초 장해등급 판정을 받았다가 재요양 후 새로운 장해등급 판정을 받은 경우'와 '최초 무장해판정을 받았다가 나중에 증상 악화로 비로소 장해등급 판정을 받은 경우'를 달리 취급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8년여 광부일을 한 A씨는 1990년 근무하던 광업소가 폐광하기 전인 1987년 건강검진에서 무장해 진폐증 진단을 받았다. A씨는 폐광 후인 1997년 재차 건강검진을 받았고, 진폐증 진단을 받아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장해등급 제11급 판정을 받았다. 그리고 2006년 증상이 악화돼 최종 장해등급 제7급 판정을 받았다. 이에 A씨는 2016년 한국광해관리공단을 상대로 석탄산업법에 따른 재해위로금 지급을 청구했지만 거부당했다. 결국 A씨는 "1987년 당시 진폐에 따른 신체장해등급 규정이 없어 별도의 장해등급을 받지 못했을 뿐이고, 폐광일 후 장해등급을 받았다"며 "석탄산업법에 따라 재해위로금 지급대상자에 해당한다"며 소송을 냈다. 옛 석탄산업법 시행령은 '△폐광일로부터 소급하여 1년 이내에 업무상 재해를 입은 자로서 폐광일 현재 장해등급이 확정된 자 또는 △재해발생기간에 불구하고 폐광일 현재 장해등급이 확정되지 아니한 자에게 재해위로금을 지급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1심은 "A씨가 폐광일 전에 업무상 재해를 입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오히려 폐광일 이후 업무상 재해를 입었다"며 원고패소 판결했다. 반면 2심은 "A씨가 1987년 진단받은 진폐증은 그가 광업소에서 근무중 발생한 업무상 재해로 보는 게 맞고, 따라서 1990년 폐광한 사업장에서 근무하던 중 폐광 이전에 진폐증 진단을 받아 업무상 재해를 입은 자에 해당한다"며 "광해관리공단은 A씨에게 재해위로금으로 4600여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진폐증
재해위로금
장해
업무상재해
손현수 기자
2019-08-16
산재·연금
행정사건
[판결] 퇴직 8년 뒤 발생한 난청도 “산재(産災) 대상”
퇴직한 지 8년이 지난 후 난청 진단을 받은 전직 해양경찰관에게 공무상 재해를 인정한 판결이 나왔다. 난청이 고령화에 따른 것이 아니라 과거 업무상 지속적인 소음에 노출돼 발병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면 난청 진단을 언제 받았느냐에 상관 없이 공무와 재해 사이에 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있다는 취지다. 서울행정법원 행정4단독 김정환 판사는 30여년간 해경으로 근무했던 김모씨가 공무원연금공단을 상대로 낸 공무상 요양불승인처분 취소소송(2017구단22308)에서 최근 원고승소 판결했다. 김 판사는 "공무원연금법이 정한 공무상 질병은 인과관계가 반드시 의학적·자연과학적으로 명백히 증명돼야 하는 것은 아니며 규범적 관점에서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는 경우 증명이 있다"며 "김씨는 해양경비정에서 근무하며 상당 기간 지속적으로 상당한 수준의 소음에 노출돼 소음성 난청이 발생했고 그로 인해 노인성 난청이 자연경과적 진행 속도 이상으로 악화돼 현재 난청 상태에 이른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난청은 초기 일상적인 회화영역에서 거의 필요없는 고주파수대에서 청력감소가 이뤄져 이를 자각할 수 없다가 점점 저주파수대로 진행돼 청력감소가 나타나면서 일상생활에 불편을 느낄 정도가 됨으로써 뒤늦게 발견될 수 있다"며 "김씨가 소음관련 부서에서 근무한 후 상당한 기간이 지난 시점에 난청 진단을 받았다고 해서 공무수행 중 노출된 소음과 난청 사이에 인과관계가 없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1979년 해양경찰청 공무원으로 임용된 김씨는 2008년 퇴직할 때까지 해양경비함정과 헬기운영 부서에서 근무하며 소음에 노출됐다. 김씨는 퇴직 후 8년이 지난 2016년 7월 '좌·우측 소음성 난청' 진단을 받았다. 앞서 2009~2014년 일반건강검진 당시 김씨의 청력에는 이상이 없었다. 김씨는 2016년 공무원연금공단에 공무상요양승인 신청을 냈지만 공단이 "난청과 공무와 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며 거부하자 소송을 냈다. 한편, 법원은 업무상 지속적인 소음에 노출됐다 퇴직 후 상당기간이 지난 뒤에야 난청 진단을 받은 근로자에 대해 업무와 재해 사이의 인과관계를 폭넓게 인정하는 판결을 내놓고 있다. 앞서 지난 3월 서울고법 행정1부(재판장 여상훈 부장판사)는 퇴직한 지 23년이 지나 난청 진단을 받은 전직 탄광 노동자에게 업무상 재해를 인정한 판결을 내린 바 있다(2017누81733).
퇴직
난청
산재
해양경찰
소음
손현수 기자
2018-10-01
노동·근로
산재·연금
[판결](단독) 겨울철 회사 등산 행사 참여…심장마비 사망은 ‘産災’
추운 겨울 회사 등산 행사에 참가했다 급성 심장마비로 숨진 근로자에게 업무상 재해를 인정한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특별1부(주심 박정화 대법관)는 사망한 엄모씨의 아내 김모씨가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유족급여 및 장의비 부지급처분 취소소송(2017두35097)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최근 사건을 부산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따른 업무상 재해에 포함되는 '업무상 질병'은 업무와 사망의 원인이 된 질병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어야 하는데, 질병의 주된 발생원인이 업무수행과 직접적인 관계가 없더라도 적어도 업무상의 과로나 스트레스가 질병의 주된 발생원인에 겹쳐 질병을 유발 또는 악화시켰다면 그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 인과관계는 반드시 의학적·자연과학적으로 명백히 증명해야 하는 것은 아니며, 제반 사정을 고려할 때 업무와 질병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추단되는 경우에도 그 증명이 있다고 봐야 한다"면서 "평소에 정상적인 근무가 가능한 기초 질병이나 기존 질병이 직무의 과중 등이 원인이 되어 자연적인 진행속도 이상으로 급격하게 악화된 때에도 그 증명이 있는 경우에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엄씨의 사망은 회사의 등산 행사 도중 일어났고, 이 행사는 회사의 지배·관리 아래 진행된 것으로 볼 수 있다"면서 "행사 당시 최저기온이 영하 9.5℃, 평균기온이 영하 2.2℃인 추운 날씨에 1시간 30분 동안 약 2㎞의 거리를 등산한 것은 평소 등산을 하지 않았던 엄씨에게는 힘든 산행으로서 상당한 과로 또는 스트레스를 야기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판시했다. 또 "엄씨에게 평소 비만과 고지혈증의 질환이 있긴 했지만 평소 별 이상없이 근무해왔고, 이 같은 기존 질환이 자연적인 진행경과만으로 급성 심장사를 일으킬 정도로 중한 것도 아니었다"면서 "추운 날씨에 개최된 사내 등산 행사에 참여해 엄씨의 기초 질병이나 기존 질병 등이 자연적인 진행속도 이상으로 급격하게 악화돼 급성 심장질환으로 발현되었고 그 결과 사망에 이르게 됐다"고 덧붙였다. 모 건설회사 현장소장이었던 엄씨는 2015년 2월 공사수주 및 안전 등을 기원하기 위해 회사가 매년 개최하는 겨울철 산행 행사에 참여해 등산을 하다 정상 부근에서 쓰러져 급성 심장사 의증으로 사망했다. 부인 김씨는 "남편의 사망이 업무상 재해에 해당된다"면서 근로복지공단에 유족급여 및 장의비 지급을 청구했으나 거부 당하자 소송을 냈다. 앞서 1,2심은 "엄씨가 업무상 과로나 스트레스 또는 등산 행사로 사망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원고패소 판결했다.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업무상재해
등산
근로자
이세현 기자
2018-07-05
노동·근로
산재·연금
[판결](단독) ‘암’ 사망 국과수 법의학실장 “공무상 재해”
24년간 부검 업무 등을 수행하다 암에 걸려 사망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법의학실장에게 공무상 재해가 인정됐다. 법원은 그가 반복된 부검 업무과정에서 1급 발암물질인 포름알데히드에 장기간 노출됐다는 점을 중시했다. 서울고법 행정4부(재판장 조경란 부장판사)는 최근 국과수 법의학실장으로 근무하다 사망한 조모씨의 아내 김모씨가 공무원연금공단을 상대로 낸 유족보상금 부지급결정 취소소송(2016누65628)에서 1심과 같이 원고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조씨는 국과수에서 보건연구사와 보건연구관으로 재직하면서 24년 이상 부검 등의 업무를 수행했다"며 "장기와 조직을 고정해 현미경 등으로 검사·판독하는 과정에서 필수적으로 포름알데히드가 사용됐다"고 밝혔다. 이어 "조씨는 2005년부터 2010년 상반기까지 반기당 평균 약 234회의 부검을 했고, 특히 2005년 하반기에는 6개월 동안 무려 732건의 부검을 했다"며 "이 같은 작업환경과 작업시간, 근무 기간 등을 고려할 때 조씨가 업무를 수행하면서 상당히 높은 수치의 포름알데히드에 장기간 노출됐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또 "포름알데히드는 비강과 인두 등에 염증을 일으킬 수 있는 물질로 국제암연구소는 포름알데히드를 발암물질로 규정하고 있다"며 "재판 과정에서도 진료기록 감정의들은 조씨가 포름알데히드에 노출돼 상악동암이 발병했을 가능성이 가장 높다는 의학적 소견을 일치해 제시했다"고 덧붙였다. 1989년부터 국과수에서 일한 조씨는 2013년 1월 코 안쪽 부비동(콧구멍에 인접해 있는 뼈 속 공간)에 암이 생겼다는 진단을 받았다. 조씨는 치료를 받았으나 이듬해 4월 사망했다. 아내 김씨는 공단에 유족보상금을 청구했지만, 공단이 "공무와 재해의 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며 거부하자 소송을 냈다.
공무상재해
국립과학수사연구소
발암물질
이장호 기자
2017-12-07
국가배상
산재·연금
[판결] 대법원 "30년 화재진압하다 뇌질환 소방관, 공무상재해"
30년 넘게 소방관으로 근무하며 화재를 진압하다 뇌질환이 발병해 퇴직한 전직 소방관이 소송 끝에 공무상 재해를 인정받았다. 대법원 특별2부(주심 권순일 대법관)는 전직 소방관 이모(62)씨가 공무원연금공단을 상대로 낸 공무상요양 불승인처분 취소소송(2017두47878)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최근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공무상 질병이 인정되려면 공무와 질병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어야하고 그 인과관계는 이를 주장하는 측에서 증명해야 한다"며 "다만 그 인과관계는 반드시 의학적으로 명백히 증명돼야하는 것은 아니고, 규범적 관점에서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는 경우에는 그 증명이 있다고 봐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공무원이 공무집행과 관련해 유해물질에 장기간 노출됨으로 인해 질병에 걸렸다고 주장하는 경우, 법원은 채용시 건강상태와 질병의 원인, 근무장소에 발병원인 물질이 있었는지 여부 등을 고려해 공무와 질병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추단할 수 있다면 증명이 있다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씨는 2004년 소뇌위축증으로 진단받기 이전에 관련 증상으로 치료를 받거나 진단을 받은 적도 없고 가족 중에도 같은 질환을 앓은 사람이 없다"며 "이씨가 수행한 화재진압 직무의 특성으로 장기간 지속적으로 유해화학물질에 노출됐고, 현대의학에서 소뇌위축증의 발병원인을 명확하게 찾고 있지는 못하지만 유해화학물질의 흡입등과 같은 환경적 요인을 발병원인의 하나로 추정하고 있는 점 등을 종합해보면 이씨의 공무수행과 질병 발생 사이에는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볼 수 있다"고 판시했다. 1977년 대구지방소방사로 임용된 이씨는 1만3000여건의 화재현장에 출동해 화재를 진압하는 업무를 수행했다. 이씨는 2004년 어지럼증과 보행장애 등의 증상으로 병원을 찾았다가 소뇌위축증 진단을 받았다. 소뇌위축증은 소뇌에 위치한 신경핵과 신경전달 경로에 변성이 초래돼 소뇌가 위축되는 질환으로, 보행 및 중심이동 장애, 안구운동 장애 등의 증상을 동반하는 질환이다. 이씨는 진단 이후에도 소방관 업무를 이어갔지만 2014년 2월 당직실에서 갑자기 쓰러져 다시 소뇌위축증 진단을 받았다. 이씨는 공단에 공무상요양 승인신청을 했으나 거부당하자 소송을 냈다. 1,2심은 "소뇌위축증이 유전적 요인에 따른 것일 수 있다"며 "소방관 업무와 인과관계를 인정하기 부족하다"며 원고패소 판결했다.
질병
공무
공무원연금공단
공무상재해
뇌질환
소방관
이세현 기자
2017-09-25
산재·연금
[판결] 대법원, 삼성 LCD 공장근로자 희귀질환 '산재' 첫 인정
삼성전자 액정표시장치(LCD) 공장에서 근무하다 희귀질환인 다발성 경화증이 발병한 근로자에게 대법원이 처음으로 산업재해를 인정했다.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이나 LCD 공장에서 일하다 난치병에 걸린 근로자에게 근로복지공단이나 하급심 법원에서 업무와 질병간의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한 적은 있지만 대법원이 이를 인정한 것은 첫 사례다. 이모씨는 고등학교 3학년이던 2002년 삼성전자에 입사해 천안 LCD공장에서 LCD 판넬 화질검사 업무를 했다. 이씨는 일하던 중 몸이 아파 여러 의료기관에서 진료를 받았지만 정확한 병명을 알지 못했다. 그러다 증상이 악화돼 2007년 2월 퇴사했다. 이씨는 2008년 9월에서야 모 대학병원에서 다발성 경화증(신경섬유의 파괴 및 혈관 주위 염증을 동반하는 질환) 확진을 받았다. 이에 이씨는 "과도한 스트레스와 전자파 노출등으로 생긴 업무상 재해"라며 근로복지공단에 요양승인 신청을 냈지만 거부당하자 소송을 냈다. 1,2심은 "이씨의 업무와 다발성 경화증 발병 사이에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며 원고패소 판결했다. 그러나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 특별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29일 이씨가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요양불승인처분취소소송(2015두3867)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특정 산업 종사자 군 또는 특정 사업장에서 희귀질환의 발병률이 높거나 사업주의 협조 거부 또는 관련 행정청의 조사거부나 지연 등으로 그 질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작업환경상 유해요소들의 종류와 노출 정도를 구체적으로 특정할 수 없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인정된다면, 이는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하는 단계에서 근로자에게 유리한 간접사실로 고려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삼성전자와 대전지방고용노동청 천안지청은 LCD 모듈공정에서 취급하는 유해화학물질에 관한 정보가 영업비밀이라면서 공개를 거부했는데, 이에따라 이씨가 자신에게 해악을 끼친 유해화학물질의 구체적인 종류를 증명하는 것이 불가능해졌으므로 이를 이씨에게 유리한 간접사실로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이씨는 입사 전 건강에 별다른 이상이 없었고 다발성 경화증과 관련된 가족력이 없었는데, LCD공장에서 근무하던 도중에 해당 질병의 평균 발병연령(38세)보다 훨씬 이른 21세에 다발성 경화증이 발병했다"며 "다발성 경화증의 발병요인으로 유기용제 노출과 주·야간 교대근무, 업무상 스트레스, 햇빛 노출 부족에 따른 비타민D 결핍 등이 거론되고 있으므로 이러한 사정이 다수 중첩될 경우 다발성 경화증의 발병 또는 악화에 복합적으로 기여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판시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이번 판결은 이른바 '희귀질환'의 연구결과가 충분하지 않아 현재의 의학 수준에서 인과관계를 밝히기 곤란하더라도 쉽게 인과관계를 부정해서는 안된다는 점을 확인한 판결"이라며 "특정 산업 종사자군에서 희귀질환 발병률 또는 일정 연령대의 발병률이 높거나, 사업주의 협조 거부 또는 행정청의 조사 거부나 지연이 있을 경우 상당인과관계 판단에서 근로자에게 유리한 간접사실로 고려해야 한다는 점과 작업환경에 유해물질이 존재하는 경우 개별 유해요인들이 질환의 발병이나 악화에 복합적·누진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조해 향후 재판실무에 구체적인 지침을 제시했다는데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
LCD
공장
다발성경화증
산업재해
근로자
이세현 기자
2017-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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