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복무중의 과도한 업무와 스트레스를 견디지 못해 자살했다면 국가유공자에 해당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제12부(재판장 金永泰 부장판사)는 19일 초소경계 근무중 자살한 유모씨의 유족이 서울지방보훈청장을 상대로 낸 국가유공자등록거부처분취소 청구소송(2002구합37266)에서 "자유로운 의사에 의한 자살이 아니므로 국가유공자에 해당한다"는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자살할 무렵 유씨는 하루 3∼4시간밖에 잠을 자지 못하는 심한 수면부족 상태에서 제초작업 등을 하느라 심신이 매우 지쳐 있었고 이같은 상황에서 고참 병사들의 질책을 받아 정상적인 인식능력과 억제력이 현저히 저하되어 자살하게 된 것이므로 자유로운 의사에 따른 것이라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과도한 업무에 따른 중압감이나 가혹행위 등으로 인해 정상적인 판단을 할 수 없는 상황에서의 자살이라면 공무와 사망 사이의 인과관계가 인정된다"고 덧붙였다.
지난 2001년3월 입대해 육군 9사단에 복무하던 유씨가 같은해 7월 초소경계 근무중 자살, 유씨의 유족이 국가를 상대로 국가유공자 등록신청을 냈으나 "자해행위로 인한 사망이므로 국가유공자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거부되자 소송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