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임무수행자 보상금이 비대상자의 유족에게 잘못 지급됐더라도 유족이 오(誤)지급에 책임이 없다면 보상금 전액 환수는 부당하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3부(재판장 심준보 부장판사)는 지난달 29일 특수임무수행자로 인정됐다가 취소된 권모씨의 유족이 특수임무수행자보상심의위원회를 상대로 낸 보상금 환수결정 취소소송(2012구합38701)에서 원고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특수임무수행자 보상에 관한 법률 시행령에 '잘못 지급된 보상금은 보상금을 신청한 측에 책임이 없는 경우 보상금을 환수하지 않을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며 "보상금이 잘못 지급된 이유, 그 과정에서 신청인에게 책임이 있는지 등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보상금을 전액 환수해선 안 된다"고 밝혔다.
또 "부대의 비밀스러운 특성 때문에 유족이 수십 년 전 권씨의 업무 내용을 구체적으로 알고 있었다고 보기 어려운 점 등을 전혀 살펴보지도 않고 기계적으로 보상금의 전액 환수를 결정한 것은 위법하다"고 덧붙였다.
2006년 권씨의 유족은 권씨가 첩보부대에서 특수임무를 수행한 것을 인정받아 1억여원의 특수임무수행자 보상금을 받았다. 하지만 심의위원회가 재조사를 벌여 권씨는 특수임무수행자가 아닌 지원요원으로 일했다며 보상금 지급결정을 취소하고 유족들이 받은 보상금을 환수하기로 하자 유족은 지난해 11월 소송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