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6일 근무와 일상적으로 반복되는 초과근무로 피로가 누적돼 사망한 환경미화원에게 업무상 재해를 인정한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4부(재판장 김정중 부장판사)는 24년간 환경미화원으로 일하다 심근경색으로 숨진 A씨의 유족이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유족급여 및 장의비 부지급처분 취소소송(2016구합52736)에서 최근 원고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당시 A씨는 60세로 고혈압 등 지병을 갖고 있었고 공중화장실 관리, 재활용품 수집 등 대부분 아침 일찍부터 시작해 추위와 더위, 햇볕에 노출되는 야외에서 육체노동을 했다"며 "매일 2~3시간씩 초과 근무도 해 항상 피로함을 호소했다"고 밝혔다.
이어 "업무상의 과로나 누적된 스트레스가 심근경색을 유발하는 기저 질환(고혈압)을 유발 또는 악화 시킨 것"이라며 "업무와 사망 사이에 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A씨가 쓰러진 당시에는 주민센터에서 관할구역 순찰 및 쓰레기 무단 투기자 적발 등 종전보다 육체적 부담이 덜한 일을 한 면이 있지만 이 과정에서 주민들로부터 무시나 항의를 받는 등 정신적 스트레스도 적지 않았다"고 판시했다.
A씨는 1990년부터 서울 강남구청 소속 환경미화원으로 일했다. 2014년 3월부터는 개포동의 한 주민센터에서 쓰레기 분리배출 홍보 및 무단투기 단속업무를 맡았다. A씨는 같은 해 8월 주민센터 청사 앞에서 쓰러져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급성 심근경색으로 숨졌다.
A씨는 주민센터에서 일할 때 주 6일을 근무하며 이틀은 오전 6시까지, 나흘은 오전 7시까지 출근하는 등 과중한 업무에 시달렸다. 쓰러지기 전 1주일 동안은 주 60시간을 근무한 것으로 나타났다. 무단 투기 단속업무를 할 때는 하루 중 4시간을 도보로 순찰하고 쓰레기 무단 투기자 단속 과정에서 무시나 항의도 받았다. 의료진은 A씨가 업무상 과로로 급성 심근경색이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감정했다.
A씨의 유족은 공단에 업무상 재해로 인정해 달라고 요구했지만 거부당하자 소송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