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은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최재원 부회장의 횡령 사건 상고심(2013도12155)의 주심으로 양창수(61·사법연수원 6기) 대법관이 결정됐다고 13일 밝혔다.
양 대법관이 속한 대법원 1부는 박병대·고영한·김창석 대법관이 함께 일하고 있으며, 지난 9월에는 계열사를 부당하게 지원한 혐의(배임 등)로 기소된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상고심(2013도5214)을 고영한 대법관이 주심을 맡아 처리했다.
양 대법관은 1974년 제16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판사로 임관했으나 1985년부터 서울대 법대 교수로 변신, 후학을 양성해왔다. 2008년 이용훈 전 대법원장의 지명으로 학자로서는 최초로 대법관에 임명됐다. 민법 분야에 정통한 것으로 잘 알려진 양 대법관은 학자 출신 답게 법논리 구성에 완벽주의를 추구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최 회장 측에서는 사건의 핵심인물로 지목된 김원홍 전 SK해운 고문의 증인 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은 채 항소심이 끝난 부분을 문제삼고 있다. 대법원은 법률심이기 때문에 김 전 고문을 증인으로 소환하지는 않지만, 김 전 고문을 증인으로 채택하는 것이 사건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부분이라고 판단될 경우 심리미진을 이유로 파기환송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앞서 지난 9월 서울고법 형사4부(재판장 문용선 부장판사)는 펀드 출자금에 대한 선지급금 명목으로 계열사로부터 교부받은 465억원을 빼돌린 혐의(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횡령) 등으로 기소된 최태원 SK그룹 회장에게 1심과 같은 징역 4년을 선고했다. 최재원 부회장에게는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징역 3년6월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김준홍 베넥스 대표에게는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했다.
최 회장 측은 펀드 선지급금을 지급하게 된 원인이 김 전 고문에게 속았기 때문이라고 주장하며 김 전 고문을 증인으로 채택할 것을 주장했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