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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 아시아나항공, 현산 상대 2500억 매각 계약금 소송 2심도 승소
아시아나항공이 회사 매각 추진 당시 HDC현대산업개발(현산)에서 받은 2000억 원대 계약금 소유권이 자사에 있다며 제기한 소송의 항소심에서도 승소했다. 서울고법 민사16부(재판장 김인겸 부장판사, 이양희·김규동 고법판사)는 21일 아시아나항공과 금호건설이 현산과 미래에셋증권을 상대로 제기한 질권소멸 통지 등 소송(2022나502981 등)에서 현산 측의 항소를 기각하고 원고승소한 원심 판단을 유지했다. 2019년 11월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에 참여한 현산은 총 2조5000억 원에 인수계약을 맺었다. 계약을 통해 아시아나항공은 현산과 미래에셋증권에 아시아나항공이 발행한 신주와 금호건설이 소유한 아시아나항공 주식을 양도하고, 현산 등은 아시아나항공에게 인수대금을 지급하기로 약정했다. 현산 등은 계약 당일 아시아나항공 등에 계약금으로 인수대금의 10%인 2500억 원을 지급했다. 거래종결의 선행조건으로는 △아시아나항공 등의 진술 및 보장이 중요한 면에서 진실하고 정확해야 할 것 △아시아나항공 등이 확약과 의무를 중요한 면에서 모두 이행할 것 등이 포함됐다. 다만 중대하게 부정적인 영향이 초래되지 않는 경우 예외는 둘 수 있도록 했다. 이후 현산은 코로나19 여파 등으로 인수 환경이 달라졌다며 재실사를 요구했다. 하지만 산업은행 등 채권단과 아시아나항공의 대주주인 금호산업은 현산의 인수 의지에 의구심이 있다며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결국 2020년 9월 인수는 최종 무산됐다. 이후 양측은 계약 무산 책임을 서로에게 돌리면서 계약금을 두고 갈등을 벌였다. 아시아나항공은 2020년 11월 현산을 상대로 질권(담보) 설정을 해제해 계약금을 사용하게 해달라는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거래종결을 위한 선행조건이 모두 충족됐음에도 불구하고, 현산 등이 인수상황 재점검 등을 요구하면서 거래종결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것은 이행거절에 해당한다고 봤다. 재판부는 "기준일 이후 아시아나항공이 여객운송 비중을 대폭 축소하고 화물운송 비중을 확대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고, 여객운송 부분 인력을 대폭 감축한 것은 코로나19 확산 및 그에 따른 여객운송 수요 급감에 대응하기 위한 적절한 조치"라며 "이로 인해 아시아나와 현산 등에 중대하게 부정적인 영향이 발생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기준일 이후 아시아나항공 및 계열사의 재무상태 및 영업상태가 크게 악화된 사정은 인정된다"면서도 "당시 재무상태 악화는 항공기 리스 부채, 마일리지 충당 부채 증가 등의 이유로 회계정책 내지 회계추정의 변경에서 기인한 것이므로 중대하게 부정적인 영향의 예외사유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아시아나항공과 현산 등이 대등한 지위에서 자유로운 협상을 통해 계약금을 위약벌로 하기로 합의했다"며 "위약벌 액수가 고액이기는 하나, 거래 무산에 따른 아시아나항공 등의 유무형 손해까지 고려하면 그 의무 강제에 따르는 아시아나항공 등의 이익에 비해 약정된 벌이 과도하게 무겁다고 볼 순 없다"고 판시했다. 앞서 1심은 인수계약이 적법하게 해지됐으며, 현산 측이 지급한 각 계약금은 인수계약에서 정한 바에 따라 위약벌로 모두 아시아나항공에 귀속된다고 판단했다. 특히 계약금에 대해 아시아나항공 등이 입은 손해의 입증곤란을 덜기 위한 목적보다는 현산 등의 채무 이행을 확보하기 위한 성격이 더 강하다고 보이는 점 등에 비춰 위약벌에 해당한다고 봤다. 현산 등은 이에 불복해 항소했다.
아시아나항공
현산
인수대금
계약금
질권소멸
한수현 기자
2024-03-21
기업법무
상사일반
[판결] 한앤코,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 일가 상대 주식양도소송 최종 승소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 한앤컴퍼니(한앤코)가 남양유업 홍원식 회장 일가를 상대로 제기한 주식양도소송에서 최종 승소했다. 이에 따라 홍 회장 일가는 보유하고 있는 남양유업 주식 37만8938주(합계 지분율 52.36%)를 한앤코에 넘겨야 한다. 대법원 민사2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4일 한앤코(소송대리인 법무법인 화우 강현명, 김유범, 박상재, 손태원, 유정석, 이민걸, 이인복, 이지성 변호사)가 홍 회장 가족을 상대로 제기한 주식양도 소송 상고심에서 홍 회장 측의 상고를 기각하고 원고승소한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2023다225580). 한앤코는 2021년 5월 홍 회장 일가가 보유한 남양유업 지분 53.08%를 3107억 원에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맺었다. 당시 계약서에는 양측의 법률사무소 변호사들 이름과 지위는 기재돼 있지 않았고, 양측 법률사무소 변호사들이 직접 원·피고들 인장을 날인한 후 당사자들이 참석하지 않은 상태에서 서명페이지를 교환했다. 이후 주식매매계약에 따라 확인실사 등이 진행됐다. 하지만 양측의 추가 협의가 결렬됐고, 홍 회장 측은 같은 해 9월 1일 돌연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홍 회장 측은 "한앤코가 홍 회장을 고문으로 위촉해 보수를 지급하고 홍 회장 부부에게 임원진 예우를 해주기로 약속한 뒤 이를 이행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에 한앤코는 "홍 회장 측이 일방적으로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며 홍 회장 일가를 상대로 주식양도 소송을 제기했다. 1심은 계약상 문제가 없다며 홍 회장 측 주장을 배척하고 한앤코의 손을 들어줬다. 1심은 "피고 측 변호사 등에게 주식매매계약에 관한 대리권이 있었다거나 실제로 대리행위를 했다고 보기에 부족하다"며 "스스로 의사결정을 내린 적이 없어 피고 측의 사자(使者)로서 효과의사를 한앤코 측에게 전달·표현하거나 이를 보조하는 사실행위를 한 것"이라며 "피고 측 변호사 등이 대리인이 아닌 이상, 주식거래 자문은 변호사법 제31조 제1항에서 금지한 법률 사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봤다. 2심도 1심이 타당하다고 판단해 원고승소한 1심 판결을 유지했다. 2심은 "(양측 간 주식매매계약과 관련해) 홍 회장 측은 1심에서 자신들이 요구하는 수준의 가족 처우 보장에 관한 약정이 있었음을 전제로 주식매매계약에 대한 무효, 취소, 해제를 주장했다가 항소심에서는 주식매매계약과는 별개로 체결됐으나 불가분적으로 결합돼 있는 것으로서 거래종결 전까지 약정을 구체화하기로 한 사전합의가 이행되지 않았다는 것을 이유로 주식매매계약의 무효, 취소, 해제를 주장했다"며 "그러나 그 주장들은 형식에 있어 용어나 구성만 달리할 뿐 약정의 존재 및 그 불이행이 주식매매계약의 효력 등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는 점에서 그 실질적 의미는 크게 다를 바가 없다"고 밝혔다. 이어 "홍 회장 측에서 변론재개 신청을 했으나 사안의 성격상 신속한 분쟁해결이 필요한 점, 홍 회장 측이 새로운 주장이라고 하는 주장은 그 실질적 의미가 기존 주장과 크게 다르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해 변론재개신청은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홍 회장 측은 이러한 2심 판단에 불복해 상고했으나 대법원은 홍 회장 측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법률행위의 체결 및 성립 여부에 관한 최종적인 결정 권한이 본인에게 유보돼 있다는 사정이 대리와 사자를 구별하는 결정적 기준이나 징표가 될 순 없다"며 "그 구별은 의사표시 해석과 관련된 문제로서, 행위자가 지칭한 자격·지위·역할에 관한 표시 내용, 행위자의 구체적 역할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합리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변호사가 각종 권리 의무의 발생과 법적 책임 등 복잡한 법률관계가 수반되는 당사자 사이의 계약 체결을 위한 일련의 교섭 과정에 어느 일방을 위한 자문의 역할로 개입한 경우, 그 행위가 대리에 해당하는지 혹은 단순한 사자에 불과한지 다퉈지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라고 밝혔다.
한앤코
남양유업
주식양도소송
주식매매계약
대리인
사자
한수현 기자
2024-01-04
금융·보험
상사일반
[AI가 쓴 판결기사] "화재 배상보험 청구에 대한 우선순위 결정: 직접청구권자는 다른 피해자들보다 우선하지 않음"
보험자대위로 직접청구를 하는 경우 다른 피해자들보다 우선하여 책임보험금을 지급받을 수 없고,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해자들에 대한 책임보험금 지급이 이루어진 다음 책임보험 한도액에 남은 금액이 있다면 이에 대해서 지급받을 수 있을 뿐이라는 판결이 나왔다. (2021다309576, 대법원 민사2부 주심 조재연 대법관) 소외 D 주식회사는 자사 건물에서 폐유를 재활용하여 세척유와 유기용제를 생산하며, 화재로 인한 손해 배상을 위해 보험사인 피고들과 화재대물배상 책임보험계약을 체결하였다. 2018년 4월 13일, D는 폐유를 아세톤과 알코올로 분리하는 과정에서 작업자의 부주의로 화재가 발생, 인근 사업장들과 차량들에 손해를 입혔다. 이로 인해 손해를 입은 피해자들은 역시 보험사인 원고와 화재 손해 보상에 관한 손해보험계약을 체결하였고, 원고는 이들에게 보험금을 각 지급하였다. 피고들은 이 사건 화재의 다른 피해자들과 별도의 손해보험계약을 체결하였으며, 이에 따라 피고들도 피해자들에게 보험금을 각 지급하였다. 원고는 손해보험금을 지급함에 따라 상법에 따른 직접청구권을 대위 취득하였고, 이를 근거로 D의 책임보험자인 피고들에게 보험금 지급을 청구하였다. 원심은 피고들이 보험자대위로 취득한 직접청구권을 아무런 제한 없이 행사할 수 있음을 전제로, 피고들이 다른 피해자들에게 보험금을 지급하여 손해배상채권을 대위 취득하였더라도 원고에 대한 책임보험금 지급 의무가 혼동 또는 변제로 소멸되었다고 보지 않았다. 따라서 원고의 청구를 일부 인용하였다. 반면 대법원은, 직접청구권 제도의 취지는 피보험자가 보험자로부터 보험금액을 지급받은 후에도 제3자에 대한 청구권을 보유, 행사하게 하는 것은 피보험자에게 손해의 전보를 넘어서 오히려 이득을 주게 되는 결과가 되어 손해보험제도의 원칙에 반하게 되고 또 배상의무자인 제3자가 피보험자의 보험금 수령으로 인하여 책임을 면하게 하는 것도 불합리하므로 이를 제거하여 보험자에게 이익을 귀속시키려는 데 있다고 하였다. 때문에 피해자와 체결한 화재보험계약에 따라 보험금으로 그 피해자의 손해를 전부 보상한 화재보험자가 책임보험자에게 보험자대위로 직접청구를 하는 경우 화재보험자는 직접청구권을 행사하는 다른 피해자들보다 우선하여 책임보험금을 지급받을 수 없고,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해자들에 대한 책임보험금 지급이 이루어진 다음 책임보험 한도액에 남은 금액이 있다면 이에 대해서 지급받을 수 있을 뿐이라고 보아야 한다고 판시하였다. 이에 따라, 직접청구권에 관한 채권과 책임보험금에 관한 채무가 동일인에게 귀속하였더라도 혼동의 법률효과가 발생할 수 없다는 이유로 피고들의 혼동 주장을 모두 배척한 원심 판결에는 오류가 있으며 원심으로서는 피고들에게 직접청구권을 행사한 피해자들의 손해액과 원고 및 피고들이 보험자대위에 의하여 취득한 직접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는 범위를 심리하여 혼동이 발생할 수 있는 범위를 산정하여야 하였을 것이라고 판시하였다. (2023년 4월 27일 판결)
보험금
보험자대위
화재보험
책임보험
박수연 기자
2023-05-22
기업법무
상사일반
[판결] "현정은 회장, 현대엘리베이터에 1700억 배상"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다국적 승강기업체이자 현대엘리베이터 2대 주주인 쉰들러 그룹과의 소송에서 패소가 확정됐다. 현 회장은 현대엘리베이터에 1700억 원을 배상하게 됐다. 대법원 민사3부(주심 노정희 대법관)는 30일 쉰들러가 현 회장과 한상호 전 현대엘리베이터 대표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2019다280481)에서 "현 회장은 현대엘리베이터에 1700억 원을 지급하고, 배상액 가운데 190억 원은 한 전 대표와 공동하여 지급하라"고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동일한 기업집단에 속한 계열회사 주식을 취득하거나 제3자가 계열회사 주식을 취득하게 하는 계약을 체결하는 경우, 이사는 소속 회사의 입장에서 주식 취득의 목적이나 계약 내용에 따라 다음과 같은 사항을 검토하고 필요한 조치를 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이어 "현 회장 등은 계약 체결의 필요성이나 손실 위험성 등을 충분히 검토하지 않았거나, 이를 알고도 필요한 조치를 하지 않았다"며 "대표이사 또는 이사로서 현대엘리베이터에 대한 의무를 다했다고 볼 수 없다"면서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했다. 이 소송은 현대엘리베이터 2대 주주인 쉰들러가 "현대 측이 파생상품을 계약하면서 현대엘리베이터에 7000억원대 손해를 입혔다"고 주장하면서 시작됐다. 쉰들러 측은 현대엘리베이터가 현대그룹 주요 계열사인 현대상선의 경영권을 방어하기 위해 5개 금융사에 우호지분 매입을 대가로 연 5.4~7.5%의 수익을 보장해주는 파생상품을 계약한 것을 문제삼았다. 파생상품 계약 체결 후 현대상선 주가가 하락하면서 현대엘리베이터는 거액의 손실을 본 것으로 전해졌다. 쉰들러는 현대엘리베이터가 현대상선의 부실을 알고 있었는데도 현 회장 개인의 경영권 보호를 위해 파생계약을 맺어 회사에 손해를 입혔다고 주장했다. 쉰들러는 현 회장과 현대엘리베이터 경영진을 상대로 7000억여 원 규모의 손해를 배상하라는 주주대표소송을 제기했다. 주주대표소송은 주주가 회사를 대표해 회사에 손실을 입힌 경영진을 상대로 소송을 내는 것을 말한다. 1심은 현 회장 손을 들어줬다. 반면 2심에서는 배상 책임이 일부 인정됐다.
현정은
현대엘리베이터
주주대표소송
박수연 기자
2023-03-31
기업법무
상사일반
[판결](단독) 대법원 이어 파기환송심도 “기업 담합행위에 대표이사 책임 인정”… 준법경영 책임 주목
지난 2021년 11월 기업 담합행위에 대한 대표이사의 감시의무 위반을 인정한 첫 대법원 판결(2017다222368)이 난 이후 해당 사건의 파기환송심도 대법원의 판단 취지에 따라 대표이사의 책임을 인정했다. 서울고법 민사18부(재판장 정준영 부장판사, 민달기·김용민 고법판사)는 10일 소수주주 오모씨가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을 상대로 낸 회사에 관한 소송의 파기환송심(2021나2043409)에서 "파기환송 취지에 따라 원고의 항소 일부를 인용한다"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앞서 2021년 11월 대법원은 회사 업무 전반을 총괄하는 대표이사가 회사의 영업 성격 및 관련 법령 규정 등에 비춰 가격담합행위의 높은 법적 위험이 있음에도 이와 관련된 내부통제시스템을 제대로 구축해 운영하기 위한 노력을 다하지 않음으로써 지속적·조직적으로 발생한 담합행위를 인지하지 못했다면 대표이사로서 회사 업무 전반에 대한 감시·감독의무를 게을리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취지로 사건을 파기환송했다. 이날 파기환송심 재판부는 장 회장이 대표이사로서 담합행위와 관련해 임직원들에 대한 감시·감독을 게을리했을 뿐 아니라, 회사의 내부통제시스템을 구축하고 제대로 작동되도록 하기 위한 노력을 전혀 하지 않았으며 같은 시스템을 통한 감시·감독을 의도적으로 외면하는 등으로 감시의무를 위반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회사의 내부통제시스템은 비단 회계의 부정을 방지하기 위한 회계관리제도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회사가 사업운영상 준수해야 하는 제반 법규를 체계적으로 파악해 그 준수 여부를 관리하고, 위반사실을 발견한 경우 즉시 신고 또는 보고해 시정조치를 강구할 수 있는 형태로 구현돼야 한다"며 "동국제강은 높은 법적 위험이 있는 가격담합 등 위법행위를 방지하기 위해 합리적인 내부통제시스템을 갖추지 못했던 것으로 보이고, 장 회장이 이를 구축하려는 노력을 했다고 볼 만한 자료도 없다"고 밝혔다. 이어 "담합이라는 중대한 위법행위가 발생하고 있음에도 대표이사인 장 회장이 이를 인지하지 못해 미연에 방지하거나 발생 즉시 시정 조치를 할 수 없었다면, 이는 회사의 업무집행과정에서 중대한 위법·부당행위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통제하기 위한 내부통제시스템 구축 노력을 전혀 하지 않았거나 그 시스템을 구축하고도 이를 이용해 회사 업무 전반에 대한 감시·감독의무를 이행하는 것을 의도적으로 외면한 결과라고도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철강제조·가공업체인 유니온스틸은 2013년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2004년부터 2010년까지 냉연강판과 아연도강판 등의 가격을 담합한 혐의로 3차례에 걸쳐 319억여 원의 과징금 부과처분을 받았다. 동국제강 계열사였던 유니온스틸은 2015년 1월 동국제강에 흡수합병돼 해산됐다. 2014년 4월 유니온스틸 주식을 취득했던 오씨는 흡수합병으로 동국제강 주식을 보유하게 됐다. 오씨는 2014년 11월 유니온스틸 감사위원들에게 '유니온스틸의 담합행위가 있었던 2004년부터 2010년 사이 재임했던 이사들 중 장 회장 등에 대해 이사의 선관주의의무와 충실의무 위반을 이유로 손해배상청구를 제기할 것을 요청한다'는 청구서를 발송했지만, 유니온스틸이 거부하자 2014년 12월 "장 회장 등은 회사에 319억여원을 지급하라"며 소송을 냈다. 장 회장은 2004년 3월부터 2011년 3월 유니온스틸 대표도 지냈다. 1심은 "장 회장 등이 담합행위에 관여했거나 위법행위임을 알면서 감시의무를 다하지 않고 방치했다고 인정할 증거가 없다"며 원고패소 판결했다. 이후 오씨는 피고 범위를 좁혀 장 회장만을 상대로 항소했지만 결과는 같았다. 2심은 "장 회장이 대표이사로서 담합행위와 관련해 임직원들의 불법행위를 방치하거나 임직원들에 대한 감시의무를 게을리했다고 인정할 증거가 없을 뿐만 아니라 유니온스틸이 내부통제시스템을 제대로 구축하지 않았거나 내부통제시스템을 이용한 회사 운영의 감시·감독을 의도적으로 외면하는 등의 방법으로 내부통제의무를 위반했다고 인정할 증거도 부족하다"며 오씨의 항소를 기각했다. 하지만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은 원심과 같이 장 회장이 담합행위를 직접 지시하거나 관여한 것으로 볼 수는 없다고 했지만, 담합행위에 대한 장 회장의 감시의무 위반은 인정했다. 대법원은 "회사 업무의 전반을 총괄해 다른 이사의 업무집행을 감시·감독해야 할 지위에 있는 대표이사가 회사의 목적이나 규모, 영업의 성격, 법령의 규제 등에 비추어 높은 법적 위험이 예상되는 경우임에도 관련 내부통제시스템을 구축하고 그것이 제대로 작동되도록 하기 위한 노력을 전혀 하지 않거나 이러한 시스템을 통한 감시·감독의무의 이행을 의도적으로 외면한 결과 다른 이사 등의 위법한 업무집행을 방지하지 못했다면 대표이사로서 회사 업무 전반에 대한 감시의무를 게을리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장 회장이 담합행위를 구체적으로 알지 못했고 임원들의 행위를 직접 지시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는 책임을 면할 수 없고, 대표이사로서의 감시의무를 지속적으로 게을리한 결과 회사에 손해가 발생했다면 이에 대해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시했다. 한편 대법원은 지난해 5월 대표이사 뿐만 아니라 사내·외 등기 이사들도 준법감시 의무가 있으므로 이를 게을리하면 주주들에게 배상책임을 진다는 판결도 확정했다(2021다279347). 안성포 전남대 로스쿨 교수는 "대표이사 등에 대한 소극적인 감시의무가 아닌 적극적인 감시의무의 필요성을 강조한 판결"이라며 "이전엔 내부통제 시스템만 갖춰도 감시의무를 다한 것이라고 봤는데, 앞으로는 준법감시인이나 사외이사, 대표이사 등이 적극적인 의사표시를 하고 감시의무를 적극적으로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완근(48·사법연수원 33기) 한국사내변호사회 ESG 위원장은 "대표이사가 리스크 관리를 위임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최종 책임자라는 취지를 다시 확인한 판결"이라며 "감시의무를 다하려면 기업의 의사결정구조를 바꿔야 해서 이번 판결로 인해 단 번에 바뀔 순 없겠지만, 컴플라이언스를 강화하는 추세에서 이번 판결로 그 속도가 더욱 빨라질 수는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박수연·한수현 기자 sypark·shhan@lawtimes.co.kr
내부통제
대표이사
감시의무
담합
박수연 기자, 한수현 기자
2023-02-13
부동산·건축
상사일반
[결정] 서울동부지법, 대장동 '천화동인 6호' 해산명령 신청 각하
경기도 성남시민들이 대장동 개발사업자인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의 자회사 천화동인 6호를 상대로 낸 회사 해산명령 신청이 법원에서 각하됐다. 서울동부지법 민사21부(재판장 김유성 수석부장판사)는 지난 15일 성남시민 A씨 등 6명이 조앤컴퍼니스(변경 전 상호: 천화동인 6호)를 상대로 낸 회사 해산명령 신청을 각하했다(2021비합1047). 각하란 소송요건을 갖추지 못한 경우 그 주장의 당부를 판단하지 않고 본안심리 없이 재판을 끝내는 결정이다. A씨 등은 "천화동인 6호는 '주식회사 성남의 뜰'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며 "성남시민인 우리는 '대장동·제1공단 결합도시개발사업'의 사업시행자인 성남의 뜰의 최대주주 성남도시개발공사에 대한 출자자인 성남시가 성남도시개발공사를 통해 대장동 개발 이익을 확보하는 것에 비례해 개별적으로 현금을 배당받을 수 있는 지위에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성남의 뜰을 상대로 배당결의 무효 확인의 소를 제기한 바도 있다"며 "우리는 상법 제176조 1항의 이해관계인에 해당한다"면서 천화동인 6호에 대한 해산명령 신청을 했다. 상법 제176조 1항은 △회사의 설립목적이 불법한 것인 때 △회사가 정당한 사유없이 설립 후 1년 내 영업을 개시하지 않거나 1년 이상 영업을 정지하는 때 △이사 또는 회사의 업무를 집행하는 사원이 법령 또는 정관에 위반해 회사의 존속을 허용할 수 없는 행위를 한 때 이해관계인이나 검사의 청구에 의해 또는 직권으로 회사의 해산을 명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재판부는 "상법 제176조 1항에 의해 법원에 회사의 해산명령을 청구할 수 있는 이해관계인이란 회사 존립에 직접 법률상 이해관계가 있는 자라고 봐야 할 것"이라며 "A씨 등의 주장과 같은 사정만으로는 A씨 등이 천화동인 6호의 존립에 직접 법률상 이해관계가 있는 자로서 상법 제176조 1항의 이해관계인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달리 A씨 등이 해당 조항 소정의 이해관계인에 해당한다고 인정할 만한 자료가 없다"며 "이 사건 해산명령 신청은 신청인 적격이 없는 자의 신청이어서 부적법해 이를 각하하기로 한다"고 결정했다. 앞서 신청인 측 소송대리인인 이호선 국민대학교 법학과 교수 등이 참여한 시민·전문가 모임 '대장동부패수익환수단'은 2021년 10월 화천대유와 천화동인에 대한 회사 해산명령 신청을 수원지법과 서울중앙지법 등에 냈다. 이후 서울중앙지법 민사50부(재판장 송경근 수석부장판사)는 지난 1월 천화동인 4호를 상대로 제기된 회사 해산명령 신청을 같은 취지로 각하했다. 이어 수원지법 성남지원 민사5부(재판장 박남준 부장판사)도 지난 3월 화천대유와 천화동인 1∼3호를 상대로 낸 회사 해산명령 신청을 각하했다.
천화동인
화천대유
대장동
이용경 기자
2022-04-19
기업법무
상사일반
[판결] 대법원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때 주식매수가 잘못 산정"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과정에서 합병을 거부하는 주주들에게 제시된 주식매수청구가격이 너무 낮게 책정됐다는 대법원 결정이 나왔다. 대법원 민사1부(주심 박정화 대법관)는 14일 일성신약 등 삼성물산 주주들이 법원에 주식 매수가격 결정을 청구한 사건(2016마5394 등)에서 매수가격을 올리라고 결정한 2심 결정을 확정했다. 다만 재판부는 "원심이 구 삼성물산이 이건희 전 회장 측의 이익을 위해 의도적으로 실적을 부진하게 하였다거나 국민연금공단이 구 삼성물산의 주가를 낮출 의도로 구 삼성물산 주식을 지속으로 매도했다고 판단했는데, 이는 증명되지 않은 사실이므로 이를 판단의 근거로 삼은 점은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삼성물산은 지난 2015년 7월 이사회를 거쳐 주주총회에서 제일모직과 합병을 결의했다. 이에 일성신약과 소액주주 등 삼성물산 주식을 갖고 있던 신청인들은 합병에 반대하면서 삼성물산에 자신들이 갖고 있는 주식을 살 것을 요구했다. 이에 삼성물산은 일성신약 등에 주당 5만7234원의 가격을 제시했다. 주식매수청구권은 회사 사이에 인수·합병(M&A)이 이뤄질 때 이에 반대하는 주주가 자기 소유 주식을 공정한 가격으로 매수할 것을 회사에 청구할 수 있는 권리다. 일성신약 등은 주식매수 가격이 너무 낮다며 법원에 가격 조정 신청을 했다. 1심은 자본시장법 및 그 시행령에서 정한 대로 합병 관련 이사회 결의일 전날의 시장주가를 기초로 주식매수가격을 산정하면 5만7234원이 된다며 삼성물산의 손을 들어줬다. 그러나 2심은 1심이 인정한 주당 5만7234원보다 9368원 높은 6만6602원이 적정하다고 결정했다. 2심은 합병을 결의할 무렵 삼성물산의 주가가 회사의 객관적 가치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제일모직 상장 전날인 2014년 12월 17일을 기준일로 한 시장주가를 기초로 매수가를 새로 정했다. 대법원도 이같은 원심 결정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합병 사실이 공시되지 않았으나 그 전에 이미 자본시장의 주요 참여자들이 합병을 예상함에 따라 자본시장법 및 그 시행령에서 정한 날(합병 관련 이사회 결의일 전일) 무렵의 시장 주가는 합병의 영향을 받았다고 인정된다"고 밝혔다. 이어 "특히 지배주주가 계열회사 전체의 경영권을 확보하고 있어서 사실상 지배주주 스스로에 가장 유리한 합병 시기를 선택할 수 있는 상황이라면 그런 사정만으로 특정 기업의 시장 주가는 공정한 주가보다 높거나 낮게 형성될 여지가 있으므로 이러한 계열회사 사이의 합병에서 주식매수가격을 산정할 때는 합병사실의 영향을 받는 시점을 보다 엄격하게 판단할 필요가 있다"며 "적어도 제일모직의 신규상장으로 합병이 어느 정도 구체화한 이후 구 삼성물산의 시장주가는 합병의 영향으로 공정한 가격을 반영하지 못한다고 볼 여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런 경우 이사회 결의일 전일 무렵은 구 삼성물산 주식의 공정한 매수가격을 산정하기 위한 기준으로 합리적이지 않다"며 "신청인들의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시기와 가장 가까운 시점으로서 합병의 영향을 최대한 배제할 수 있는 때는 합병 가능성이 구체화한 제일모직 신규 상장 무렵으로 보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판단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합병반대에 따른 주식매수가격이 공정한 가액으로 신중하게 산정되어야 한다는 점을 재차 확인한 결정"이라며 "특정 시점의 시장주가가 합병의 영향을 받았는지 여부를 판단할 때에는 다수의 금융투자업자들이 합병 전에 작성한 조사분석자료의 내용을 중요한 판단자료의 하나로 삼을 수 있다는 점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삼성물산
합병
주식매수청구
박수연 기자
2022-04-14
기업법무
상사일반
[판결] "주총서 선임된 이사·감사, 별도 임용계약 필요 없어"
이사와 감사 선임은 주주총회의 전속 권한이기 때문에 선임 의결 외에 별도의 임용계약은 필요 없다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이 나왔다. 대표이사 등 회사 경영진이 주총 결의에 하자가 있다며 주총에서 선임된 이사와 감사의 임용을 거부하더라도 이사와 감사의 지위는 그대로 인정된다는 취지다. 소유와 경영이 분리되는 주식회사에서 주주의 경영관여 및 경영감독은 주총을 통한 이사 또는 감사의 선임을 통해 확보되는데, 이번 판결로 이사·감사 선임을 통한 주주의 경영참여 및 경영감독 권한이 보다 폭넓게 보장될 것이라는 평가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권순일 대법관)는 23일 신일산업 주총에서 이사로 선임된 이모씨와 감사로 선임된 황모씨가 회사를 상대로 낸 이사 및 감사 지위 확인소송(2016다251215)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원고승소 취지로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이씨 등은 2014년 12월 열린 주총에서 이사 등으로 선임됐지만 신일산업은 주총 결의에 문제가 있다며 이들에 대한 임용계약 체결을 거부했다. 이에 반발한 이씨 등은 소송을 냈다. 소송에서는 이사나 감사로 활동하기 위해 주총 결의 외에 별도의 임용계약이 필요한지 여부가 쟁점이 됐다. 기존 대법원 판례는 이사나 감사의 선임에 관한 주총 결의는 피선임자를 회사의 기관인 이사나 감사로 한다는 취지의 회사 내부의 결정에 불과한 것으로 보기 때문에, 주총에서 이사 등 선임 결의가 있었다고 곧바로 피선임자가 그 지위를 취득하게 되는 것이 아니라 주총 결의에 따라 회사 대표기관이 임용계약의 청약을 하고 피선임자가 이를 승낙하는 과정을 거쳐야 비로소 이사나 감사 지위에 취임해 직무를 수행할 수 있다는 입장을 취해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법원은 이번 전합 판결에서 기존 입장을 변경했다. 대법원은 "상법은 '이사·감사는 주주총회에서 선임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소유와 경영이 분리되는 주식회사의 특수성을 고려해 주주가 회사의 경영에 관여하는 유일한 통로인 주총에 이사·감사의 선임 권한을 전속적으로 부여하기 위한 것"이라며 "그럼에도 이사·감사의 지위가 주총 선임결의와 별도로 대표이사와 사이에 임용계약이 체결돼야만 비로소 인정된다고 보는 것은 이사·감사의 선임을 주총의 전속적 권한으로 규정한 상법 취지에 배치된다"고 밝혔다. 이어 "주총에서 새로운 이사를 선임하는 결의는 주주들이 경영진을 교체하는 의미를 가지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이사 선임 결의에도 불구하고 예컨대, 퇴임하는 대표이사가 임용계약의 청약을 하지 않은 이상 이사로서의 지위를 취득하지 못한다고 보게 되면 주주로서는 효과적인 구제책이 없다는 문제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 "감사의 선임에 대해 상법은 발행주식총수의 100분의 3을 초과하는 수의 주식을 가진 주주는 그 초과하는 주식에 관해서는 의결권을 행사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다"며 "따라서 감사 선임 결의에도 불구하고 대표이사가 임용계약의 청약을 하지 않아 감사로서의 지위를 취득하지 못한다고 하면 상법 규정에서 감사 선임에 관해 대주주의 의결권을 제한한 취지가 몰각되는 문제점도 있다"고 판시했다. 앞서 1심은 "임용계약이 없다고 이사·감사의 지위를 취득할 수 없게 하면 회사의 대표이사에게 이사 선임 거부권을 주는 결과가 돼 부당하다"며 이씨 등의 손을 들어줬지만, 2심은 기존 대법원 판례에 따라 신일산업의 손을 들어줬다. 이번 판결에 대해 안수현 한국외대 로스쿨 교수는 "장단점은 있겠지만 대법원 판례를 환영한다"며 "기존에는 임용계약 절차가 주주총회에서 선임한 이사와 감사를 회사 측이 거부하거나 미루는 수단으로 악용되기도 했는데, 주주들이 자신을 대리할 사람을 스스로 결정해 세웠다면 회사는 그 뜻에 따르는 것이 상법의 취지"라고 말했다. 이형규 한양대 로스쿨 교수는 "상법상 주총 결의에 따라 이사와 감사가 선임되는 것에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면서도 "선임과 별도로 이사와 감사는 기관으로서의 권한을 회사로부터 위임받아야 하는데 이러한 위임의 법리를 고려할 때 임용계약 등의 절차 없이 바로 직무를 수행할 수 있게 만든다는 것은 다소 비약의 여지가 없지 않다"고 했다. 2016다251215 판결문 보기 2015다248342 판결문 보기 한편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조희대 대법관)는 이날 황씨가 회사를 상대로 낸 주주총회 결의 취소소송(2015다248342)에서는 각하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에 돌려보냈다. 신일산업은 황씨 등 2명이 경영권 참여를 선언하고 지분을 매입하기 시작하면서 경영권 분쟁에 휩싸였다. 당시 황씨는 신일산업의 지분 12.99%를 확보했고, 최대 주주는 이보다 적은 9%대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다. 황씨는 2014년 3월 열린 주총에서 신일산업 경영진이 추천한 모 대학 교수가 사외이사로 선임되자 같은 해 4월 소송을 냈다. 신일산업은 황씨가 다른 사람에게 명의를 대여한 형식상 주주에 불과하다며 소송을 제기할 자격이 없다고 맞섰다. 황씨가 사들인 주식의 대금이 사실은 강모씨의 돈이므로 "회사의 주식과 관련해 그 명의와 실질이 달라지는 경우에는 실질관계를 따져 주주권의 행사자를 확정할 수 있다"는 기존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황씨는 주주가 아니라는 취지의 주장이었다. 하지만 대법원은 이 판례도 변경했다. 극히 예외적인 사정이 없는 한 주주명부에 주주로 기재된 사람만 주주로서의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고 봄으로써, 회사와 다수의 주주 사이의 법률관계를 한층 더 획일적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결국 회사와 주주, 이들을 둘러싼 법률관계를 보다 안정시켜 예측할 수 없는 손해를 막고, 명의자와 실질적 권리자 사이의 분쟁을 궁극적으로 종식시키는 데에도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은 "회사는 주주명부상 주주 외에 실제 주식을 인수하거나 양수한 사람이 있다는 사실을 알았거나 몰랐건 간에 주주명부상 주주의 주주권 행사를 부인하지 못한다"며 "타인을 주주명부에 주주로 기재한 것은 적어도 주주명부상 주주가 회사에 대한 관계에서 주주권을 행사하더라도 이를 허용하거나 받아들이려는 의사였다고 봄이 합리적"이라고 판시했다. 이에 관해 대법관 4명은 "회사에 대한 관계에서 누가 주주권을 행사할 수 있는 주주인가 하는 문제는 실제로 주식을 인수하거나 양수한 사람이 누구인지를 가려서 결정할 것이지 주주명부의 기재를 기준으로 할 것은 아니다"라고 별개의견을 냈다. 앞서 1,2심은 신일산업의 주장을 받아들여 "황씨는 주주총회의 결의 취소를 구할 자격이 없다"면서 각하 판결했다. 이번 전원합의체 판결문들은 대법원 홈페이지(http://www.scourt.go.kr/sjudge/1490247891162_144451.pdf, http://www.scourt.go.kr/sjudge/1490247820877_144340.pdf)에서도 전문을 확인할 수 있다.
파기환송
주식회사
선임의결
전속권한
감사
이사
주주총회
신지민 기자
2017-03-23
금융·보험
기업법무
상사일반
효성, '조석래 회장 해임권고' 불복소송 냈지만…-서울고법, 증권선물위 상대 소송서 1심과 같이 원고패소 판결
효성그룹이 조석래 회장을 해임하라고 권고한 금융 당국의 처분에 불복해 소송을 냈지만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패소했다. 서울고법 행정1부(재판장 최상열 부장판사)는 21일 효성이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를 상대로 낸 조사·감리결과조치처분 취소소송(2016누61152)에서 1심과 마찬가지로 원고패소 판결했다. 효성은 2006~2013년 총 17건의 증권신고서에 회계처리 기준을 위반한 재무제표를 사용해 공시하고, 그 내용을 토대로 증권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한 사실이 금융감독원 조사결과 밝혀졌다. 금감원이 조사 전인 2013년 5월 국세청이 효성에 대한 세무조사에 나서 분식회계가 적발됐고, 같은해 10월 검찰 수사가 시작됐다. 지난해 1월 조 회장을 비롯한 그룹 고위 간부들이 1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다. 이에 증선위는 2014년 7월 효성에 "조 회장과 이상운 부회장을 해임하고 2017 회계연도까지 외부 감사를 받으라"는 조사·감리결과 조치 처분을 내렸고, 이에 반발한 효성은 소송을 냈다. 1심은 "효성 주식을 매입한 이들은 허위 내용을 포함한 재무제표 공시 내용을 믿고 투자를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며 증선위의 손을 들어줬다. 한편 조 회장은 분식회계와 탈세, 횡령, 배임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1심에서 징역 3년 및 벌금 1365억원을 선고받았다. 다만 고령인 점이 참작돼 법정구속 되지 않고 불구속 상태에서 항소심 재판을 받고 있다.
해임
재무제표
금융감독원
효성그룹
조석래회장
이장호 기자
2017-03-21
상사일반
조세·부담금
행정사건
[이사건 이판결] 유상증자 회사 특수관계인의 신주(新株) 과세기준은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에 있는 사람이 회사 유상증자 때 최대주주가 인수를 포기한 실권주(失權株)를 추가로 인수했다면 이후 회사가 합병돼 주식이 올랐어도 증여세 과세 대상이 아니라는 첫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1부(재판장 호제훈 부장판사)는 홍석현 중앙일보 회장(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세종)이 용산세무서장을 상대로 낸 증여세 경정거부처분 취소소송(2014구합61552)에서 최근 원고승소 판결했다. 중앙일보의 자회사인 비상장법인 ㈜중앙엠앤비는 2009년 11월 60만주를 유상증자했다. 이 회사 주식의 5%를 갖고 있던 홍 회장은 지분율에 따라 3만주를 인수했다. 이후 홍 회장은 이 회사 지분의 95%를 갖고 있던 중앙일보가 인수를 포기한 46만주도 추가로 인수했다. 2011년 이 회사는 상장법인인 ㈜아이에스플러스코프와 합병했다. 홍 회장은 합병된 회사의 주식을 받았는데 용산세무서는 증여세 62억6500여만원을 납부하라고 통보했다. 일단 세금을 낸 홍 회장은 "중앙일보가 인수를 포기해 추가로 인수한 46만주는 상속세 및 증여세법(상증세법)에 따른 과세대상이 아니다"라며 2013년 경정청구를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자 소송을 냈다. 상증세법은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에 있는 자가 '최대주주 등으로부터 해당 법인의 주식을 증여받거나 유상으로 취득한 경우' 또는 '최대주주 등으로부터 증여받은 재산으로 최대주주 등이 아닌 자로부터 해당 법인의 주식을 취득한 경우' 해당 법인 또는 다른 법인이 특수관계에 있는 상장법인과 합병해 주식가액이 증가한 경우 증여세를 부과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이 조항을 적용할 때는 법인이 자본을 증가시키기 위해 신주를 발행함으로써 인수하거나 배정받은 신주를 포함한다고 규정했다. 재판부는 "법인이 유상증자를 해 인수·배정받은 신주도 과세대상으로 정한 해당 조항은 신주를 인수하는 모든 경우를 과세요건으로 삼겠다는 것이 아니라, 최대주주 등으로부터 주식을 증여받거나 유상으로 취득한 경우 또는 최대주주 등으로부터 증여받은 재산으로 최대주주 등이 아닌 자로부터 해당 법인의 주식을 취득한 경우 등 두 가지 유형을 기초로 해 법인이 유상·무상 증자를 실시하면서 주주배정 방식으로 배정한 신주를 과세대상으로 하겠다는 것으로 제한적으로 해석해야 한다"며 "홍 회장은 최대주주인 중앙일보가 포기한 신주를 추가로 인수한 것으로 상증세법상 이와 같은 두 가지 유형에 기초해 주식을 취득한 것이 아니므로 세무서의 경정거부 처분은 위법하다"고 밝혔다. 또 "두 가지 유형은 특수관계인과 최대주주 사이에 이익의 나눔이 있음을 추단할만한 거래 사실을 요건으로 하고 있다"며 "이 두 가지 요건과 관련지어 해석하지 않고 유상증자한 신주를 과세대상으로 정한 조항을 독자적인 요건으로 해석하면 상장이 예상되거나 상장법인과 합병이 예상되는 법인으로부터 인수한 신주가 모두 증여세 과세대상에 포함될 여지가 있어 증여세 과세대상이 과도하게 넓어진다"고 설명했다. 증여나 양도로 취득한 주식에 기초한 신주뿐만 아니라 최대주주 등이 청약하지 않아 실권한 신주를 특수관계인이 인수한 경우도 상증세법상 증여세 부과대상이 아니라고 판단한 이번 첫 판결은 선례적 의미를 갖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합병에 따른 상장 등으로 생긴 주식의 이익에 대해 증여세를 부과할 수 있도록 규정한 상증세법 제41조의5 1항은 과세요건으로 두 가지를 규정하고 있다. 최대주주 등의 특수관계인이 ①최대주주 등으로부터 해당 법인의 주식 등을 증여받거나 유상으로 취득한 경우 ②최대주주 등으로부터 증여받은 재산으로 최대주주 등이 아닌 자로부터 해당 법인의 주식을 취득한 경우 등이다. 또 같은 조 3항에서는 '1항을 적용할 때 주식 등의 취득에는 법인이 자본을 증가시키기 위하여 신주를 발행함에 따라 인수하거나 배정받은 신주를 포함한다'고 하고 있다. 세무서는 홍 회장이 추가로 인수한 중앙일보의 실권주도 3항에 따라 유상증자를 해 인수·배정받은 신주에 해당하므로 과세대상이 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추가로 인수한 주식이 증여세 대상이 되려면 1항에 따른 두 가지 요건을 먼저 충족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만약 세무서의 주장대로 유상증자를 해 인수·배정받은 신주를 모두 과세대상이 된다고 본다면 실권주 뿐 아니라 특수관계인이 기존에 보유하던 지분비율에 따라 인수한 신주와 특수관계인이 제3자 배정방식으로 인수한 신주 등 무조건 신주를 인수하기만 하면 모두 증여세 과세대상에 포함되는 결과가 돼 부당하다고 재판부는 설명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신주를 모두 과세대상에 포함하는 결과가 나오면 1항이 두 가지 과세요건을 정해 과세대상 범위를 제한하는 것과 균형이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또 세무서의 자의적인 법 조항 해석에 따른 세금 부과를 경계했다. 재판부는 "세무서는 이와 같은 부당한 결론을 상증세법 입법취지나 관련 규정의 해석을 통해 제외할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이는 세무서의 해석에 따라 과세범위를 유동적으로 조정하겠다는 취지이므로 받아들일 수 없다"고 판시했다.
유상증자
증여세
신주과세기준
홍석현중앙일보회장
상속세및증여세법
이장호 기자
2016-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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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 법률자문료 34억 원 요구한 변호사 항소심 패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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