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물수수 혐의를 받아 전직 총리로서는 처음으로 검찰에 강제구인돼 기소된 한명숙 전 총리가 3년 2개월여만에 무죄 확정판결을 받았다.
대법원 형사3부(주심 김신 대법관)는 14일 곽영욱 전 대한통운 대표이사로부터 '다른 공기업 사장으로 취업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부탁과 함께 5만달러를 받은 혐의(뇌물공여 등)로 기소된 한 전 총리에 대한 상고심(2012도1341)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뇌물공여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혐의로 기소된 곽 전 사장에 대해서는 징역 2년6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곽씨가 한 전 총리에게 뇌물을 공여했는지 여부와 뇌물의 액수 및 전달방법에 관한 진술이 일관성이 부족하고 뇌물수수 장소로 지목된 국무총리공관 오찬장의 구조, 오찬 참석자의 현황 및 그들의 관계, 곽씨가 전달했다는 돈봉투 2개의 크기와 두께 등 형상 등을 고려했을 때 한 전 총리가 오찬장에서 동석자나 수행원 등의 눈을 피해 현금 5만달러를 나눠담은 봉투 2개를 주고받는다는 것이 가능한지 의문이 든다는 점에서 곽씨의 진술은 합리성과 객관적 상당성이 떨어진다고 본 원심은 정당하다"고 밝혔다.
또 "곽씨의 검찰 출석 내역과 경위 등을 고려했을 때 곽씨가 검찰 수사협조에 따른 선처를 기대하고 허위사실을 진술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한 전 총리는 총리 재임 시절인 2006년 12월 서울 삼청동 총리 공관에서 곽 전 사장으로부터 공기업 사장직 인사 청탁과 함께 5만달러를 받은 혐의로 2009년 12월 불구속 기소됐다.
한편 한 전 총리는 2007년 대선 후보 당내 경선을 앞두고 한만호 전 한신건영 대표로부터 9억여원의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로 2010년 7월 기소돼 1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고 현재 항소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