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시국사건에서 국가의 손해배상금의 지연손해금은 변론종결 시점부터 계산해야 한다는 대법원판결이 또다시 나왔다.
대법원은 지난 13일 아람회 사건에서 시국사건 피해자들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소송에서 "위자료에 대한 지연손해금은 손배소송 항소심 변론이 종결된 때부터 계산해야 한다"는 판결을 내린 바 있다.
대법원 민사3부(주심 신영철 대법관)는 일명 '인민혁명당 재건위 사건' 피해자 전창일씨 등 사건 관련자와 가족 67명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 상고심(2010다1234)에서 국가의 불법행위를 인정하면서도 배상액에 대한 지연손해금은 줄여 "국가는 234억여원과 이자를 지급하라"며 27일 원고일부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위자료를 산정함에 있어서는 사실심 변론종결 당시까지 발생한 일체의 사정이 참작대상이 될 뿐만 아니라 위자료산정의 기준이 되는 국민소득수준이나 통화가치 등도 변론종결시의 것을 반영해야 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따라서 "불법행위시와 변론종결시 사이에 장기간의 세월이 경과돼 위자료를 산정함에 있어 반드시 참작해야 할 변론종결시의 통화가치 등에 불법행위시와 비교해 상당한 변동이 생긴 때에도 불법행위시로부터 지연손해금이 발생한다고 보는 경우에는 현저한 과잉배상의 문제가 제기된다"며 "예외적으로라도 불법행위로 인한 위자료배상채무의 지연손해금은 위자료 산정기준시인 사실심 변론종결 당일로부터 발생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인혁당 재건위사건은 1975년 북한의 지령을 받아 민청학련을 배후에서 조종해 학생시위와 정부전복을 기도했다는 혐의로 25명이 기소된 사건으로 8명이 사형선고를 받고 17명이 무기징역 등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대법원은 이날 또 '이중간첩' 이수근씨의 조카가 국가를 상대로 낸 손배소송(2010다6680)과 북한 경비정에 나포돼 풀려나 월북혐의를 받고 복역한 '태영호 사건'의 피해자 57명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배소송(2010다21726)에서도 같은 취지로 지연손해금을 낮춰 원고 일부승소 판결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