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백히 선거출마의사를 밝히지 않았더라도 유권자들에게 금품을 제공했다면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처벌할 수 있다는 대법원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형사3부(주심 박일환 대법관)는 선거구민에게 고등어를 나눠준 혐의(공직선거법위반)로 기소된 전직 전북도의원 황모(52)씨에 대한 상고심(2008도11786)에서 징역형을 선고한 원심을 9일 확정했다.
황씨는 18대 총선을 6개월여 앞둔 지난 2007년 9월 자신의 회사직원을 시켜 뽕잎고등어 229상자를 선거구민 229명에게 나눠준 혐의로 기소됐다. 황씨는 그러나 “총선출마의사를 표시한 적도 없다”며 “출마예상보도가 나가기는 했지만 전직 도의원이었던 경력을 근거로 나온 것”이라고 주장,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그러나 2심은 “피고인이 당직을 가지고 정치적 활동을 하던 중 자신을 발송인으로 해 고등어를 배송한 이상, 국회의원후보자가 되려는 의사를 외부에 표시했거나, 그가 선거에 입후보할 의사를 가진 것을 객관적으로 인식할 수 있을 정도에 이르렀다고 할 것”이라며 징역 1년을 선고했다.
대법원도 “공직선거법상 ‘후보자가 되고자 하는 자’는 입후보의사가 확정적으로 외부에 표출된 사람뿐만 아니라 그 신분·접촉대상·언행 등에 비춰 선거에 입후보할 의사를 가진 것으로 객관적으로 인식할 수 있을 정도에 이른 사람도 포함된다”며 “피고인이 고등어를 나눠줄 당시 이미 후보자로 출마할 의사를 외부에 표시했거나 의사를 가진 것으로 객관적으로 이르렀다”며 원심을 그대로 확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