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양호(60) 전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 금융정책국장이 자신에게 뇌물을 건넸다고 진술한 회계법인 회계사를 상대로 5억원대 손해배상 소송을 냈지만 결국 패소했다.
대법원 민사1부(주심 김소영 대법관)는 지난달 27일 변 전 국장이 김모(66) 전 A회계법인 대표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 상고심(2011다60780)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자신의 범죄혐의에 관련된 진술이 다른 사람의 범죄혐의 사실을 뒷받침하는 증거로 작용해 그 사람이 구속기소됐다가 결국 무죄 확정판결을 받았다고 해도 그 진술이 사회통념상 허용되는 범위를 넘어 방어권의 남용이었다고 인정될 정도에 이르지 않는 이상 불법행위라고 할 수 없다"고 밝혔다.
김씨는 현대차그룹 측으로부터 금품을 받고 정관계 로비를 벌였다가 구속기소됐다. 김씨는 검찰조사 과정에서 변 전 국장에게 1억5000만원을 건넸다고 진술했다.
변 전 국장은 2008년 김씨로부터 기아차 부품공급업체의 부채 탕감을 도와달라는 청탁과 함께 현대차그룹으로부터 1억5000만원을 받은 혐의(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뇌물)로 기소됐다가 무죄 판결을 받았다.
변 전 국장은 김씨의 허위 진술로 고통을 받았다며 김씨를 상대로 5억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냈다.
1,2심은 "진술 내용이 의심스럽다고 해서 김씨가 기억에 반하는 허위 진술을 했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형사재판에서 변씨가 무죄를 받았다고 해서 김씨의 진술이 경솔했다고 보기도 어렵다"며 원고패소 판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