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자신이 운영하는 포털사이트 블로그에 당시 더불어민주당 소속 문재인 후보의 치매 의혹을 제기하는 내용의 글을 올린 20대 블로거에게 항소심에서도 벌금형이 선고됐다.
광주고법 형사1부(재판장 노경필 부장판사)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김모(28)씨에게 원심과 같이 벌금 300만원을 최근 선고했다(2017노331).
재판부는 "김씨가 범행을 자백하고 반성하고 있는데다 게시글을 게시한 기간도 짧다"며 "김씨에 대한 새로운 양형자료가 제출되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할 때 원심의 형이 지나치게 가볍다고 볼 수 없다"며 검사의 항소를 기각했다.
김씨 지난 3월 자신의 집에서 '문재인 치매? 치매 의심 증상 8가지 보여. 대선주자 건강검증 필요'라는 제목의 글을 블로그에 게시해 문 후보를 비방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는 해당 글에서 '△날짜를 잘 모른다 △사람의 이름을 대기 힘들어 한다 △동문서답한다' 등 8가지 치매진단 항목과 함께 "문 후보가 이 항목에 해당하는 치매 의심 증상을 보인다"는 내용을 게재한 것으로 조사됐다. 해당 게시물은 블로그 방문자들이 직접 인용하거나 게시물에 공감을 표시하는 방식으로 인터넷 공간에서 확대·재생산 되면서 퍼져나갔다.
1심은 "김씨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특정 후보를 당선되지 못하게 할 목적으로 전파 가능성이 매우 높은 포털사이트 블로그에 비방하는 내용의 글을 게시했다"며 "후보자 비방 행위는 선거의 공정성을 훼손하고 유권자의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방해해 선거 결과를 왜곡할 위험성이 있어 엄히 처벌할 필요가 있다"며 김씨의 혐의를 유죄로 판단했다.
공직선거법 제251조는 당선 또는 낙선 목적으로 연설·방송·신문·통신·잡지·벽보·선전문서 기타의 방법으로 공연히 사실을 적시해 후보자 등을 비방한 사람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다만, 진실한 사실로서 공공의 이익에 관한 때에는 처벌하지 않도록 규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