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형사2부(주심 이상훈 대법관)는 지난 2007년 제17대 대선을 앞두고 BBK 주가조작 사건과 관련, 이명박 당시 한나라당 후보에 대한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로 기소된 김정술(64·사법연수원 4기) 변호사에 대한 상고심(2009도2012)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18일 확정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선거 후보자의 비리 등에 관한 의혹제기는 비록 그것이 공직적격 여부의 검증을 위한 것이라 하더라도 무제한 허용될 수는 없고 그러한 의혹이 진실인 것으로 믿을만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 한해 허용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때 의혹사실의 존재를 적극적으로 주장하는 자는 수긍할 만한 소명자료를 제시할 부담을 지고 제시된 소명자료 등에 의해 의혹이 진실인 것으로 믿을만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는 비록 사후에 그 의혹이 진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지더라도 표현의 자유 보장을 위해 벌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2007년 대선에 입후보한 이회창 후보자의 선거사무소 법률지원단장으로 활동한 김씨는 같은해 12월 두 차례 기자회견을 열어 이명박 후보가 주가조작 범행과 상당한 관련이 있고 수사 검사가 회유·협박을 했다는 김경준씨의 주장이 담긴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로 기소됐다.
1심은 "허위사실에 대한 미필적 인식이 있었다고 인정된다"며 벌금 2000만원을 선고했다. 그러나 2심은 "김씨가 이명박 당시 후보자가 BBK의 설립 등에 관여했다고 믿었다는 것은 수긍이 된다고 보이므로 허위사실공표의 범의가 없었다"며 무죄를 선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