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법 형사38부(재판장 심우용 부장판사)는 13일 지난 2008년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전당대회 당시 당원협의회 간부들에게 현금을 전달하라고 구의원들에게 지시한 혐의(정당법 위반)로 기소된 안병용(54) 전 새누리당 서울 은평갑 당협위원장에게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2012고합154).
재판부는 "구의원들의 진술이 핵심적인 부분에서 일관되고 일치하며, 내용 또한 구체적이고 신빙성이 인정된다"며 "안씨가 한나라당 대표최고위원 경선과 관련해 금품 제공을 지시했다는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주권자인 국민은 정당을 통해 민주주의를 구현하므로 정당 내부의 선거에서 선거인을 돈으로 매수하는 등 부정을 저지르는 행위는 민주주의의 뿌리를 흔드는 중대한 범죄로 위법성과 비난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다만 "안씨가 박희태 국회의장 후보를 보좌하는 위치에서 박 후보의 이익을 위해 범행을 저지르게 된 점과 실제 다수의 선거인들에게 금품이 제공되는 데까지는 이르지 않아 선거결과에 영향을 미쳤다고 보기 어려운 점을 고려했다"며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안씨는 지난 2008년 7·3 전당대회를 한달 앞둔 6월 박희태 후보의 원외 조직 특보를 맡아, 서울지역 30개 당협위원회 사무국장에게 50만원씩 전달하라고 지시하면서 지역구 구의원 5명에게 현금 2000만원을 건넨 혐의로 지난 2월 구속기소됐다가 보석으로 석방됐다.
안씨는 선고가 끝난 뒤 "구의원들의 진술서를 보면 전부 내용을 번복했는데 어떻게 신빙성이 있다는 것인가"라며"항소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