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으로부터 3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았던 이완구(66) 전 국무총리가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검찰은 상고할 방침을 밝혔다.
서울고법 형사2부(재판장 이상주 부장판사)는 27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 전 총리에게 무죄를 선고했다(2016노505).
재판부는 성 전 회장의 자살 전 인터뷰 녹취록이 증거능력이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이 전 총리에게 금품을 줬다는 성 전 회장의 인터뷰가 특별히 신빙할 수 있는 상태에서 이뤄진 것으로 보기 어렵다"며 "공소사실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없이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성 전 회장의 인터뷰 진술이 전체적인 문답 과정과 진술 경위가 자연스럽고 그 내용 중 금품 공여 일시, 장소, 방법, 경위 등 사실관계가 어느 정도 나타나 있기는 하지만 이 진술이 반대신문을 통하지 않더라도 구체적인 내용을 알 수 있을 정도로 세부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고 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에대해 검찰은 "항소심 판결의 법리 판단이 수사팀의 견해와 다르다"며 "상고심에서 다시 다툴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 전 총리는 2013년 4월 충남 부여읍에 있는 자신의 재보궐선거 사무소에서 성 전 회장으로부터 3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지난해 7월 불구속기소됐다. 1심은 성 전 회장이 사망 전 남긴 언론 인터뷰 등을 근거로 금품 전달 사실을 인정,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 추징금 3000만원을 선고했다.
성 전 회장은 지난해 4월 자원외교 비리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다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고 그가 남긴 메모와 인터뷰는 정치권 안팎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 검찰은 '성완종 리스트 특별수사팀'을 꾸리고 정치권 금품 로비 의혹을 수사해 리스트에 오른 인사 중 이 전 총리와 홍준표(62·사법연수원12기) 경남도지사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했다. 홍 지사는 지난 8일 1심에서 징역 1년6개월과 추징금 1억원을 선고받았지만 법정구속은 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