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65) 전 대통령의 '비선진료'를 묵인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영선(38) 전 청와대 경호관이 1심에서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이번 선고는 '비선진료', '삼성합병 압박', '정유라 특혜 비리' 사건에 이어 국정농단 혐의에 대한 네 번째 유죄 판결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5부(재판장 김선일 부장판사)는 28일 의료법 위반 방조 등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이 전 경호관의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하고 징역 1년을 선고했다(2017고합197).
재판부는 "이 전 경호관은 '주사아줌마' 박모씨 등이 청와대에 간단한 절차만으로 출입하게 했다"며 "이들이 박 전 대통령에게 무면허 의료행위를 하는 걸 인식했으면서도 이들의 행위에 조력했다"고 밝혔다.
이어 위증 혐의에 대해서도 "탄핵소추 사건에서 대부분의 질문에 기억이 안 난다고 하면서도 의상 대금과 관련된 질문에는 '박 전 대통령에게서 받아 최씨에게 전달했다'고 진술하는 등 믿기 어려운 부분이 많다"며 "여러 사정을 종합하면 이 전 행정관이 허위 증언을 했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공무원의 충성심은 국민을 향한 것이어야 함에도 대통령과 주변 사람들의 그릇된 일탈에 충성을 다해 국민을 배신하는 결과를 가져왔다"며 "범행으로 초래된 결과와 이 전 경호관의 지위를 고려하면 죄질이 결코 가볍지 않아 그에 합당한 처벌을 할 필요가 있다"고 판시했다.
이 전 경호관은 선고 직후 "판결을 무겁게 받아들인다"며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국민께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전 경호관은 청와대 재직 시절 무면허 의료인인 이른바 '주사 아줌마', '기치료 아줌마' 등의 청와대 출입을 도운 혐의(의료법 위반 방조) 등으로 불구속 기소됐다. 그는 3회에 걸쳐 '최순실 게이트'에 대한 국회 국정조사 특위 청문회에 증인으로 소환됐지만 정당한 이유 없이 불출석한 혐의(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 위반)도 받았다.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박 전 대통령 탄핵심판에 증인으로 나가 박 전 대통령이 최씨에게서 받은 의상비를 지불했다고 허위 증언한 혐의도 받고 있다. 또 2013년 10월부터 2016년 10월까지 타인 명의로 총 52대의 차명폰을 개통해 박 전 대통령과 최씨 등에게 제공한 혐의(전기통신사업법 위반)도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