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 업주가 한번 배달됐던 음식을 다시 회수해 조리했더라도 손님이 포장을 뜯지 않아 입을 댔을 가능성이 없다면 식품위생법 위반 혐의를 적용할 수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부산지법 형사11단독 신형철 부장판사는 최근 식품위생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모 식당 업주 A(61)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2017고정2327).
A씨는 지난해 4월 손님에게 배달됐던 볶음밥을 보관하고 있다가 이를 재조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재판과정에서 "종업원 실수로 잘못 배달되는 바람에 손님이 입을 대지 않은 볶음밥을 보관하다 그대로 재조리한 것일 뿐 식품위생법을 위반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식품위생법 제44조 등은 식품접객업자가 손님이 먹고 남은 음식물을 다시 사용·조리·보관하는 등 위생관리와 질서유지를 위한 준수사항을 위반하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다만 경미한 사항을 위반한 자는 제외된다.
신 판사는 "식품위생법과 그 시행규칙이 금지하는 것은 '손님이 먹고 남긴 음식물'을 사용·보관·재조리 하는 행위"라고 밝혔다.
이어 "검사가 제출한 증거 동영상을 보면 A씨가 랩으로 포장된 볶음밥 두 접시를 재조리한 사실이 인정되지만, 한 접시는 포장을 뜯지 않아 손님이 먹고 남긴 음식이 아니었고 포장 일부가 뜯긴 나머지 한 접시도 손님이 먹었다고 단정하기 어려워 운반 과정에서 포장이 뜯겼을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A씨가 손님이 먹고 남긴 음식을 재활용했다는 혐의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