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객선이 엔진기관 결함으로 선착장과 충돌해 승객이 다쳤다면 안전점검을 제대로 하지 않은 선장 등에게 80%의 책임이 있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71단독 김영수 판사는 김모(63)씨와 유모(64)씨(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이데아)가 여객선 금어호의 소유자인 ㈜현대마린개발과 선박종합보험계약을 체결한 동부화재해상보험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2017가단5094948)에서 "동부화재는 김씨에게 1400여만원, 유씨에게 1300여만원을 지급하라"며 최근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김 판사는 "여객선이 접안하는 과정에서 선박의 속력이 적절히 감속되지 않는 바람에 사고가 발생했다"며 "이는 엔진기관실 내부에 있는 엔진클러치에 동력을 전달하는 전기장치의 퓨즈가 단락된 것이 원인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기관장은 주기적으로 퓨즈를 점검해야 할 의무가 있고 선장은 출항 전 이를 확인할 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게을리 한 과실이 인정된다"며 "동부화재는 선장 등의 직무상 불법행위로 인해 김씨 등이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김씨 등도 안전하게 정박하기 전에는 안전띠를 맨 채 좌석에 앉아 있으라는 안내방송을 들었음에도 이에 따르지 않은 잘못이 있다"며 보험사의 책임을 80%로 제한했다.
금어호는 2015년 10월 인천 팔미도 선착장에 접안하던 중 선박 우현 선수 부분이 선착장과 충돌했다. 이 사고로 배에서 내리기 위해 2층 난간대에서 1층으로 내려오던 김씨 등은 허리에 부상을 입었다. 이에 김씨 등은 지난 5월 "동부화재는 김씨에게 2200여만원, 유씨에게 2000여만원을 배상하라"며 소송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