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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단독) 코르크 마개 따다 와인병 깨져 부상당한 경우…
소비자가 와인병을 따다 부상을 입었더라도 와인 수입·판매업체에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코르크 마개를 빼내는 과정에서 병에 무리하게 힘을 가하는 등 정상적이지 않은 방법을 썼다면 판매업체의 책임 영역에서 발생한 사고로 볼 수 없다는 취지다. 서울중앙지법 민사83단독 김태훈 부장판사는 김모씨가 와인 수입·판매업체인 A사 그리고 A사와 제조물 등 배상보험을 체결한 메리츠화재해상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소송(2016가단5305603)에서 최근 원고패소 판결했다. 김씨는 2016년 6월 대형 할인매장인 코스트코에서 A사가 수입·판매한 와인(탄산가스 함유)을 샀다. 김씨는 같은 해 7월 강원도 강릉의 한 펜션에서 이 와인을 따려고 와인오프너로 밀봉 코르크를 빼내던 중 병 상단 부분이 깨지면서 오른쪽 허벅지에 부상을 입었다. 이에 김씨는 "코르크 마개를 빼내던 중 와인병이 폭발하면서 사고가 발생했다"면서 "5300여만원을 배상하라"며 소송을 냈다. 김 부장판사는 판결문에서 "유리 용기는 상대적으로 다른 재질 용기보다 충격과 압력에 취약하고 특정 부분에 압력이 집중될 경우 깨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은 통상 누구나 알 수 있는 특성"이라며 "와인병에도 '취급은 신중히 하고 심한 온도변화, 충격에 주의하라'고 표시돼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김씨는 오프너의 스크루 부분 전부가 코르크 속으로 깊게 들어간 상황에서 와인병을 의자 위에 올려 양 허벅지 사이에 넣은 채 무리하게 힘을 가했다"며 "와인병이 김씨와 무관하게 그 자체의 원인으로 폭발해 깨진 것으로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또 "와인병 개봉 시도 과정에서 코르크가 제대로 빠져나오지 않을 경우 제조·판매업체 등에 교환이나 개봉 조치를 요구하는 것이 우선돼야 할 것"이라며 "(김씨처럼) 무리하게 체중이 실리도록 해 코르크를 빼내려고 한 것은 와인제품을 정상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상태라고 할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김씨의 행위를 정상적 사용 상태로 볼 수 없는 이상 제조업자의 배타적 지배하에 있는 영역에서 사고가 발생했다고 볼 수 없다"며 "와인병이 현재의 기술수준과 경제성에 비춰볼 때 기대 가능한 범위 내의 안전성과 내구성을 갖추지 못한 결함이 있다고 인정하기도 어렵다"고 판시했다.
제조업체
코르크마개
판매책임업체
수입책임업체
와인병
이순규 기자
2018-05-14
소비자·제조물
지식재산권
[판결] 하급심 특허무효 판결 보고 카피약 출시했다가…
오리지널 약의 특허기간이 만료가 안 됐는데도, 이 약의 특허를 무효로 본 하급심 판결이 나오자 곧바로 제네릭(카피약)을 출시해 약값을 하락시킨 제약사에게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한 판결이 나왔다. 영국 제약회사 일라이 릴리 앤드 컴퍼니의 미국 자회사인 일라이 릴리는 중추신경계 질환 치료제인 '올란자핀'의 특허를 1991년 출원했다. 이 회사 한국 법인인 한국릴리는 1998년 '올란자핀'이 함유된 '자이프렉사정'을 국내에 판매했다. 한편 명인제약은 '자이프렉사정'의 카피약을 만들어 '올란자핀'의 특허만료일인 2011년 4월 24일 이후를 판매예정시기로 정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약가 등재 신청을 했다. 그런데 이 와중에 한미약품이 릴리를 상대로 올란자핀에 대한 특허무표심판소송을 냈고, 특허법원은 한미약품의 손을 들어줬다. 명인제약은 자신들이 낸 소송은 아니지만 특허법원의 올란자핀 특허무효 판결이 나오자 당초 정한 판매예정시기를 앞당겨 2010년 12월 6일로 변경한 뒤 카피약 판매에 나섰다. 카피약이 시중에 나오게 되면 오리지널 약의 가격은 보건복지부 고시에 따라 자동 하락하게 된다. 이 때문에 '자이프렉사정'의 건강보험 급여 상한금액이 2011년 2월부터 20%나 떨어졌다. 그러나 상황은 다시 반전됐다. 대법원이 올란자핀 특허를 무효로 판단한 특허법원 판결을 파기환송해 릴리의 올란자핀 특허가 그대로 유지된 것이다. 이에 릴리 측은 "특허가 2011년 4월까지 유효한데도 명인제약이 카피약 판매예정시기를 앞당겨 판매해 손해를 입었다"며 "4500여만원을 배상하라"고 소송을 냈다. 명인제약은 "특허가 무효라는 특허법원 판결을 신뢰해 제품 출시 시기를 앞당긴 것일 뿐 약가 등재 신청에 어떤 기망행위나 위법행위도 없었다"고 맞섰다. 특허법원 특허21부(재판장 김환수 수석부장판사)는 한국릴리가 명인제약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2017나2332)에서 "명인제약은 한국릴리에 2000여만원을 지급하라"며 최근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릴리가 1998년부터 2011년 4월까지 13년간 국내에서 독점적 통상실시권자로 제품을 수입·판매해왔고, 30년가량 지속된 제약회사인 명인제약은 이런 사정을 충분히 알 수 있었다"며 "당시 특허발명에 대한 무효소송이 대법원에 계류중이고 특허권 존속기간이 만료되지 않은 점도 잘 알고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보건복지부장관의 약제 결정 및 조정기준에 따라 오리지널 의약품에 대해 최초의 제네릭 의약품이 출시될 경우 오리지널 의약품의 약가를 20% 인하해 왔다는 점은 제약업계에 널리 알려져 있는 사실"이라며 "명인제약은 릴리의 제품과 성분·제형이 동일한 제네릭 의약품에 대해 약가등재 신청을 하고 즉시 판매할 경우 릴리 제품의 약가가 인하되고 이로 인해 릴리가 손해를 입을 수 있다는 점을 알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명인제약은 독점적 실시권을 침해할 위험이 있다는 점을 잘 알면서도 위험을 감수하고 장래 제네릭 의약품 시장을 선점해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제품을 시판, 제네릭 의약품 전체 매출액 중 50% 이상을 점유하는 시장 선점 효과를 누렸다"며 "릴리는 오리지널 의약품의 특허권자로서 독점적 실시권을 부여받았음에도 특허권의 존속기간 동안 독점적 이익을 누리지 못하는 손해를 입었으므로 명인제약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시했다.
특허
카피약
명인제약
한미약품
이장호 기자
2018-02-26
소비자·제조물
[판결](단독) 병원서 필러 ‘데모 시술’ 받던 여성 실명
필러를 수입·판매하는 업체가 주최한 치료실습 프로그램에 참여해 의사로부터 필러 '데모 시술(demonstration)'을 받은 여성이 실명했다면 판매업체에도 25%의 책임이 있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7부(재판장 김은성 부장판사)는 성형외과 의사 최모씨, 최씨와 1억 한도로 의사·병원 배상책임보험을 체결한 현대해상화재보험이 필러를 수입·판매한 A사를 상대로 낸 구상금 청구소송(2017나53189)에서 "A사는 최씨에게 3700여만원을 지급하라"며 최근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대웅제약 자회사인 A사는 2012년 10월 히알루론산 성분 필러인 '퍼펙타 덤 서브스킨'의 제품 설명회를 개최했다. 이 설명회는 참가자들이 필러 시술을 받을 지원자를 동반하고 참석해 강연자의 시술을 참관하는 형태로 진행됐다. 이날 필러 시술·교육을 담당하기로 한 최씨는 설명회에 참석한 다른 병원 간호조무사 김모씨의 코끝에 1㎜ 정도의 구멍을 낸 다음 20초간 필러를 주입했다. 그런데 김씨는 시술 직후 심한 통증과 함께 왼쪽 눈이 보이지 않는 증상이 나타났고 응급실로 후송했지만 시력이 회복되지 않았다. 김씨는 소송을 통해 최씨로부터 6600여만원, 현대해상으로부터 8200여만원 등 모두 1억4800여만원을 배상받았다. 이후 최씨 등은 2016년 6월 "A사가 시술 현장에 필러 용해제를 비치하지 않은 과실이 있다"며 "1억여원을 부담하라"며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히알루론산 성분의 필러가 혈관에 주입될 경우 혈관 폐쇄와 그로 인한 시력 상실, 뇌경색 등의 심각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며 "최씨의 시술상 과실이 사고의 직접적인 원인이 됐다"고 밝혔다. 이어 "A사도 제품설명회에서 지원자를 모집하면서 시술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을 안내하지 않았다"며 "응급처지에 사용할 수 있는 형태로 필러 용해제를 준비해 두지 않은 주의의무 위반이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부작용을 예방하고 안전한 시술을 위한 도구 등을 갖출 의무는 주최자에게만 있는 것이 아니라 전문 의료인인 시술자에게도 이를 확인할 의무가 있다"며 A사의 책임을 25%로 제한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A사가 최씨에게 지급해야 할 3700여만원이 최씨가 스스로 지출한 6600여만원에 미달하는 이상 현대해상은 A사에 대한 구상권을 행사할 수 없다"며 1심과 달리 현대해상의 청구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앞서 1심은 지난해 6월 "A사는 최씨에게 1600여만원을, 현대해상에 2000여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의사
실습
치료
필러
이순규 기자
2018-01-15
소비자·제조물
[판결](단독) “구매대행자에 ‘제조물 결함 책임’ 못물어”
중국산 전동킥보드를 충전하다 충전기 불량으로 화재가 발생했더라도 소비자는 킥보드 해외구매를 대행한 블로그 운영자에게 제조물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35단독 강성수 부장판사는 메리츠화재해상보험사가 고모씨(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에셀)를 상대로 낸 구상금 청구소송(2017가단5026235)에서 최근 원고패소 판결했다. 지난해 9월 경기도 성남시 A 아파트 주민 신모씨의 방에서 발생한 화재가 번져 이웃 17세대의 가재도구가 불탔다. 국립과학수사원 분석 결과 신씨의 방 전원에 연결돼 있던 전동킥보드의 충전기 불량으로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신씨가 구입한 전동킥보드는 중국산 제품으로 고씨가 운영하는 인터넷 구매대행 블로그를 통해 구입한 것이었다. A아파트입주자대표회의와 화재보험계약을 체결한 메리츠화재는 화재사고 피해자들에게 보험금으로 1억3600여만원을 지급한 뒤 올 2월 고씨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메리츠화재는 재판과정에서 "화재가 고씨가 판매한 전동킥보드의 제조상 결함 때문에 발생했다"며 "고씨는 제조물책임법상 '제조물의 수입을 업으로 하는 자'로서 제조업자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강 부장판사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강 부장판사는 판결문에서 "고씨는 자신이 운영하는 인터넷블로그에 구매대행할 수 있는 전동킥보드의 가격과 배송이 가능한 날짜를 소개하고 발생한 제품 하자에 관해 소비자와 중국업체 사이를 매개해 수리비 등을 받은 사실이 있지만, 이는 구매대행을 하면서 소비자의 편의를 늘리기 위한 것으로 보일 뿐 외국제품을 직접 반입해 국내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수입업자와는 차이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고씨는 2014년 12월 '구매대행'으로 사업자등록을 했다"며 "공정거래위원회는 '구매대행'의 경우 관세법에 따른 수입자와 납세의무자는 해당 물품의 구매대행업자가 아니라 구매대행을 요청한 소비자라고 고씨가 낸 민원에 회신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고씨는 단순히 외국제품을 구매하고자 하는 국내 소비자를 위한 구매대행만을 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며 "고씨가 실제로 '수입을 업으로 하는 자'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공정거래위원회
전동킥보드
화재
충전기
제조물책임법
구매대행
관세법
이순규 기자
2017-11-06
소비자·제조물
[판결] "3D 프린터는 전기용품 안전확인신고 대상 아니다"
3차원 도면을 바탕으로 입체적인 물건을 만드는 기계인 3D 프린터는 '프린터와 유사한 기기'도 아니어서 전기용품 안전확인 신고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항소심 판결이 나왔다. 따라서 신고 없이 무단으로 3D 프린터를 제작·판매하더라도 형사처벌 할 수 업다는 것이다. 앞서 1심은 3D 프린터는 컴퓨터의 출력결과를 형상화한다는 점에서 관련 법이 규정한 '프린터와 유사한 기기'에 해당해 산업통상자원부의 전기용품 안전관리 대상이라고 판단했다. 인천지법 형사4부(재판장 김현미 부장판사)는 전기용품안전관리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3D 프린터 제조업자 김모(26·변호인 한경수 법무법인 위민 변호사)씨에게 벌금 100만원의 선고를 유예한 1심 판결을 파기하고 최근 무죄를 선고했다(2017노949). 재판부는 "3D 프린터는 다양한 화학물질을 깎거나 쌓아올리는 방식으로 입체로 된 물건을 만드는 전기기기"라며 "잉크 등을 사용해 인쇄를 하는 전기기기인 프린터와는 무관하다"고 밝혔다. 이어 "둘 사이에는 컴퓨터의 출력결과를 형상화한다는 유사성이 있을 뿐 전기작용·작동 원리·본질적 기능 등이 전혀 다르다"고 설명했다. 또 "(3D 프린터가) 화재·감전 등으로부터 국민의 생명과 신체를 지키기 위한 전기용품안전관리법이 규정한 '프린터와 유사한 기기'에 해당하려면 화재·감전 등 위해의 발생가능성도 (프린터와) 유사해야 한다"며 "그러나 (두 기기 사이에) 화재·감전 등으로 인한 위해 발생 가능성의 연관성도 찾을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법원 판례(2013도8389) 등에 따르면 형벌법규 명문규정의 의미를 피고인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확장·유추해석하는 것은 죄형법정주의의 원칙에 어긋난다"며 "3D 프린터가 안전확인대상 전기용품에 해당한다고 볼 증거 없이 '프린터와 유사한 기기'로 해석하는 것은 피고인에게 불리한 확장해석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김씨는 2014년 5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에게 안전 확인 신고를 하지 않고 3D 프린터 164대를 제조한 혐의로 기소됐다. 구 전기용품안전 관리법(2016년 1월 전기용품 및 생활용품 안전관리법으로 전부 개정)은 안전확인신고 등을 하지 않고 신고대상 전기용품을 제조·수입한 자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했다. 또 그 시행규칙은 프린터·프린터와 유사한 기기 등을 신고대상 전기용품으로 규정하고 있었다. 앞서 1심은 "3D 프린터가 전기용품안전관리법상 안전확인대상 전기용품인 '프린터'는 아니지만, 컴퓨터의 출력결과를 형상화한다는 점에서 '프린터와 유사한 기기'에 해당함에도 김씨는 안전확인 신고없이 해당 전기용품을 제작했다"며 김씨의 혐의를 유죄로 판단했다(2016고정993). 다만 "미래창조과학부에서 창조경제 활성화를 위해 '한국형 메이커 운동'을 추진 중인 가운데, 수차례 창업 관련 수상 경험이 있는 김씨가 저렴하고 품질 좋은 3D프린터를 보급하겠다는 의도에서 창업해 탈법적 의도나 비난가능성이 없다"며 벌금형의 선고를 유예했다.
신고대상
안전
화재
프린터
전기용품안전관리법
강한 기자
2017-09-11
민사일반
소비자·제조물
[판결](단독) 먼지 쌓인 노래방 벽걸이 에어컨서 화재…
벽걸이 에어컨에서 발화된 불씨 때문에 화재가 난 것으로 추정된다면 에어컨 수입·판매업체는 다른 원인으로 화재가 발생한 것임을 증명하지 못하는 이상 배상책임이 있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42단독 진상범 부장판사는 노래방 주인 김모씨와 화재배상책임보험을 체결한 삼성화재해상보험사(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지평)가 홈시스 에어컨을 수입·판매하는 ㈜귀뚜라미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2016가단5121010)에서 "귀뚜라미는 4200여만원을 지급하라"며 최근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김씨는 부산시 기장군에서 노래방을 운영하고 있었는데, 2014년 8월 귀뚜라미가 수입·판매한 홈시스 에어컨(PS-120C)이 설치된 룸에서 원인불명의 화재가 발생해 피해를 입었다. 삼성화재는 보험계약에 따라 김씨에게 보험금 6000여만원을 지급한 뒤 지난해 5월 "귀뚜라미가 수입·판매한 에어컨 내부 제어용 기판의 문제점 때문에 화재가 발생했으므로 6000여만원을 배상하라"고 소송을 냈다. 진 부장판사는 "제품이 정상적으로 사용되는 상태에서 사고가 발생한 경우 소비자 측에서 그 사고가 제조업자의 배타적 지배하에 있는 영역에서 발생했다는 점과 그 사고가 어떤 자의 과실 없이는 통상 발생하지 않는다는 사정을 증명하면, 제조업자 측에서 사고가 제품의 결함이 아닌 다른 원인으로 발생한 것임을 증명하지 못한 이상 제품에 결함이 존재하고 그 결함으로 말미암아 사고가 발생했다고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어 "에어컨 기판에 접속되는 커넥터의 핀과 송풍기 모터에 연결되는 단자와의 접촉 불량에 의해 장기적인 발열이 발생해 커넥터 플라스틱을 녹인 것이 발화요인으로 추정된다"며 "불씨가 기판 주변에 쌓인 먼지에 최초 착화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따라서 화재는 귀뚜라미 측의 배타적 지배하에 있는 영역에서 발생했고 이러한 종류의 발화 사고는 에어컨의 설계 또는 제조상의 결함이 없다면 통상 발생하지 않는다는 사정이 증명됐다고 봄이 타당하다"며 "귀뚜라미 측은 에어컨의 결함이 아닌 다른 원인으로 화재가 발생한 것임을 증명하지 못하는 이상 손해배상책임이 있다"고 판시했다. 다만 "화재가 발생한 노래방은 지하에 위치해 먼지가 쌓이기 쉬운데도 벽걸이 에어컨 내부의 먼지 제거 등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불씨가 기판 주위 먼지에 착화된 것으로 보인다"며 귀뚜라미 측의 책임을 70%로 제한했다.
에어컨
화재
수입·판매업체
노래방
접촉불량. 귀뚜라미
이순규 기자
2017-09-04
소비자·제조물
[판결] 5억대 외제 고급 차량 ‘마이바흐’ 고장 났다면…
고급 외제차량이 차체 결함으로 수리를 받게 됐더라도 차주가 차량 판매업체가 제공하는 대차 서비스를 거절했다면 차량 판매업체는 차주가 별도로 대차한 고가의 외제승용차 렌트비를 따로 물지 않아도 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민사1부(주심 김용덕 대법관)는 K사가 "마이바흐 57 차량 수리비와 대차료 등 5억7500여만원을 달라"며 수입 자동차 판매업체 S사를 상대로 낸 완전물 급부소송(2013다13832)에서 "차량 수리비 460만원만 지급하라"며 사실상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최근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대법원은 수리비와 함께 고장에 따른 차량 교환가치 하락분에 해당하는 손해도 배상해야 한다고 했지만 원심과 같이 고가의 렌트비를 배상할 필요는 없다고 판단했다. K사는 2007년 S사로부터 메르세데스 벤츠사가 제작한 2008년식 '마이바흐 57'을 5억3000만원에 구입했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타는 것으로 유명세를 탄 마이바흐는 롤스로이스, 벤틀리와 함께 세계 3대 명차로 불리는 고급 승용차다. 2009년 K사 대표 김모씨는 이 차를 타고 신호대기를 하던 중 갑자기 워셔액이 뿜어져 나오고 계기판이 점등되는 일을 겪었다. 이어 시동이 꺼지고, 주차등만 켜지더니 다시 시동을 걸려하자 에어백까지 터져버렸다. K사는 S사에 원인 규명을 요청했고 S사는 사제 내비게이션 장착을 원인으로 지목했다. S사는 내비게이션 장착업체와 배상책임을 두고 법정공방을 벌였고, 이 과정에서 11개월간 차량을 사용하지 못한 K사는 수리비와 차량을 사용하지 못한 기간의 대차료, 교환가치 하락 등으로 인한 손해를 배상하라며 소송을 냈다. 그런데 대차료가 마이바흐 구매 가격보다 많은 5억4000여만원에 달했다. S사는 당초 '렌터카 비용이나 운휴손실 등의 비용은 보상하지 않고, 다만 차량의 중대결함으로 인해 3일 이상 운행이 불가능할 경우 S사의 판단 아래 대차서비스를 실시할 수 있다'는 면책약관을 근거로 대차료를 지불하지 않되 자신들이 보유한 벤츠 S클래스를 빌려주겠다고 제안했다. 그러나 김씨는 이를 거절하고 자신이 갖고 있던 또다른 차량인 차량 BMW 750을 타고 다닌 다음 이를 대차료로 계산하도록 했다. 대법원은 "부품을 구하기 어려운 외제차임을 감안하더라도 수리에 소요된 11개월은 통상적으로 소요되는 기간을 훨씬 넘는다"며 "수리 지연은 품질보증에 따른 수리와는 구별되는 별도의 위법한 채무불이행으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통상 3개월 이상 사용하지 않은 중고 자동차의 상품성은 '중고 자동차 진단 평가 기준'에 따라 정상적인 차량에 비하여 10% 가량 낮은 것으로 평가되므로 마이바흐가 장기간 방치됨에 따라 교환가치가 추가적으로 하락했다고 볼수 있다"며 "수리 기간 동안의 사용이익 상실 또는 기간 경과에 따른 교환 가치 하락으로 인한 손해배상 부분과 장기간 방치에 따른 성능 감소로 인한 손해배상 부분을 다시 판단하라"고 했다. 그러나 대차료는 인정하지 않았다. 대법원은 "S사가 자신들이 보유한 벤츠 S클래스를 대차용으로 제시했지만 K사는 합리적인 이유 없이 이를 거절했다"며 "품질보증서상 대차료 면책조항에 따라 판매자는 수리기간 중 대차료를 지급할 의무가 없다"고 판단했다. 앞서 1심은 "장기간 차량을 운행하지 않아 발생한 성능감소와 수리비, 중고차 값 하락분 등 9400여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2심은 "심리적 경향에서 오는 추상적인 교환가치의 감소를 산출하는 등 K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 실제 교환가치가 감소했다거나 정상적인 감가상각을 초과했다는 점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수리비 460만원만 지급하라"며 S사의 책임을 더 낮췄다.
마이바흐
렌터카
수리비
대차료
차체결함
신지민 기자
2016-06-23
소비자·제조물
행정사건
[판결] 법원 “유전자변형농산물(GMO) 수입업체 이름도 공개하라”
정부는 유전자변형농산물(GMO, Genetically Modified Organism)을 수입한 업체의 이름을 공개하라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행정1부(재판장 최상열 부장판사)는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에서 활동하고 있는 박모씨가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를 상대로 낸 정보공개거부처분 취소소송(2015누58012)에서 최근 1심과 같이 원고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농수산물과 그 가공식품은 국민의 건강과 직접 관련 있는 물품으로 그 기초정보를 충분히 제공해 소비자의 자기결정권과 식품에 대한 선택의 기회를 보호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다량의 유전자변형농산물 등을 수입한 사실이 공개될 경우 해당 업체의 명성이나 이미지가 저하되고 유전자변형농산물에 부정적 인식을 갖고 있는 언론이나 시민단체의 비난에 노출되는 불이익이 있을 수도 있지만 이는 적극적인 안정성 검증 및 투명한 정보 제공을 통해 해결해야 할 문제이지 정보 자체의 공개를 거부함으로써 해결할 문제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또 "식약처의 주장처럼 인체에 유해하지 않은 유전자변형농산물이 수입되고 있다면 소비자의 생명과 신체·건강에 위해를 입히는 것이 아니므로 수입업체가 공개되더라도 업체의 정당한 이익을 해친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박씨는 2015년 1월 정보공개청구시스템을 통해 식약처에 유전자변형식품 수입 품목과 수입일자, 업체명, 수량 정보를 공개하라고 청구했다. 식약처는 "수입업체명은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 제9조 1항 7호에 따라 공개될 경우 법인 등의 정당한 이익을 현저히 해칠 우려가 있는 정보에 해당하므로 공개할 수 없다"며 품목과 수입량만 공개했다. 이에 반발한 박씨는 소송을 냈다.
유전자변형농산물
경실련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가공식품
농수산물
자기결정권
소비자
식약처
이장호 기자
2016-05-16
산재·연금
소비자·제조물
[판결] 40대 의사, 스크린 골프장서 9번 아이언 스윙하다…
스크린 골프장에서 9번 아이언 골프채를 휘두르다 골프채에서 떨어져 나간 헤드에 맞아 실명한 40대 의사에게 골프연습장 운영자들이 배상하라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47부(재판장 김진현 부장판사)는 스크린 골프장에서 스윙을 하다 골프채에서 분리된 헤드에 한쪽 눈을 맞아 실명된 이모씨(대리인 법무법인 혜천)가 스크린골프장 공동운영자 강모씨와 김모씨, 골프장 제작업체 ㈜골프존, 골프채 수입·판매사 ㈜투어라이드골프를 상대로 "1억100만원을 지급하라"며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2012가합45660)에서 "강씨와 김씨는 공동하여 원고에게 8050만원을 지급하고, 국민연금법에 따라 원고에게 장애연금을 지급한 국민연금공단에 2040만원을 지급하라"며 25일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수년간 골프를 해온 원고는 정상적 다운스윙을 했는데 갑자기 헤드 부분이 공에 맞지 않은 채로 골프채에서 분리돼 나무 재질의 바닥을 맞고 튀어올라 원고의 눈에 맞은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스크린 골프는 좁은 실내에서 위험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고 하는 스포츠인데, 운영자인 강씨와 김씨가 골프채 점검을 소홀히 해 이용자의 안전을 보호할 주의의무를 다하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분리된 헤드가 부딪친 바닥 부분은 골프을 제작한 골프존 시스템의 구성부분이 아니며, 골프존이 이 골프장을 운영하거나 지휘·감독하지 않았기 때문에 골프존의 배상책임은 없다"고 설명했다. 또 "다수 이용자가 문제의 골프채를 반복적으로 쓰면서 비정상적으로 사용했을 가능성이 있을 뿐 골프채 수입·판매사의 책임하에 발생한 사고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원고에게 장애연금을 지급하고 손해배상청구권을 대신 얻게 돼 소송 진행 중 소송에 참가한 국민연금공단은 2013년 8월 원고에게 장애연금으로 지급했던 2040만원의 배상을 인정받았다. 국민연금법 제114조1항은 '공단은 제3자의 행위로 장애연금을 지급한 때에는 그 급여액의 범위에서 제3자에 대한 수급권자의 손해배상청구권에 관하여 수급권자를 대위(代位)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원고는 2012년 1월 강씨와 김씨가 공동 운영하는 대구의 한 골프연습장에서 스크린 골프를 하며 9번 아이언 골프채를 휘두르다 골프채에서 분리된 헤드에 오른쪽 눈을 맞아 실명했다. 이에 골프장 업주와 제작업체, 골프채 수입·판매사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냈다.
스크린골프장
골프채상해
스포츠사고
골프장사고
안전주의의무
안대용 기자
2015-06-29
교통사고
소비자·제조물
[판결] 브레이크 리콜 전력 '그랜드체로키' 사고 책임은
브레이크 시스템 문제로 리콜 조치된 외국산 자동차의 운전자가 "리콜과 관련된 제동장치 결함으로 사고가 났다"며 수입업체를 상대로 소송을 냈지만, 법원은 사고와 리콜 원인 사이에 관계가 없다며 운전자의 청구를 기각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97단독 전지원 부장판사는 그랜드체로키 운전자 이모씨가 ㈜크라이슬러코리아를 상대로 "차량 리콜 원인과 관련된 제동장치에 문제가 있어 사고가 났으니 5000만원을 배상하라"며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2014가단159955)에서 3일 원고패소 판결했다. 전 판사는 판결문에서 "소비자가 제품이 정상 작동되는 상태에서 제조업자의 배타적 지배영역 하에 사고가 발생했다는 점을 증명하면 제품 결함으로 인해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해 손해배상 책임을 지울 수 있도록 증명책임이 완화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지만 지프 그랜드체로키 차종의 리콜 이유가 된 브레이크 시스템의 비정상 작동으로 인한 사고는 아직 보고된 바 없어, 원고가 이 사건 승용차를 정상적으로 사용하는데도 제조업자의 배타적 지배하에서 사고가 발생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전 판사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정서 등에 따르면 사고 직후 제동등 점등상태에 이상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고, 제동등은 브레이크 페달을 누르면 켜지는데 사고 당시 CCTV 영상을 보면 원고 승용차의 제동등은 꺼져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씨는 그랜드체로키 승용차를 몰고 2014년 3월 서울 종로의 한 도로를 달리다 보행자통로 경계석을 들이받았다. 이후 멈추지 못한 채 앞서 진행하던 다른 차량을 받고 600미터를 진행하다 신호대기로 멈춰 있던 차량 3대를 연쇄 추돌했다. 그는 "브레이크를 밟았으나 제동이 되지 않아 다른 차들을 받았다. 크라이슬러사는 2012년과 2013년 제작된 크랜드체로키 차종에 대해 브레이크 시스템 문제로 리콜을 실시한 적이 있고 이 사고도 유사한 제동장치 결함에 따른 것으로 보이니 손해를 배상하라"며 소송을 냈다.
크라이슬러코리아
지프그랜드체로키
차량제조업자책임
리콜차량
제품결함
안대용 기자
2015-06-22
1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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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 받은 판결큐레이션
1
[판결] 법률자문료 34억 원 요구한 변호사 항소심 패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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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18 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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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Dali)호 볼티모어 다리 파손 사고의 원인, 손해배상책임과 책임제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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