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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 '가습기살균제 사건' SK케미칼·애경 前 대표 등 항소심 전원 유죄
안용찬 애경산업 전 대표. <사진=연합뉴스> 인체에 유해한 독성 물질이 든 가습기살균제를 제조·판매한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던 SK케미칼과 애경산업 전 대표 등 임직원 13명에게 항소심에서 모두 유죄가 선고됐다. 서울고법 형사5부(재판장 서승렬 부장판사, 안승훈·최문수 고법판사)는 11일 업무상과실치사 등 혐의로 기소된 SK케미칼·애경산업·신세계이마트 전직 임직원 등 13명에 대한 항소심에서 홍지호 전 SK케미칼 대표와 안용찬 전 애경산업 대표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각각 금고 4년을 선고했다(2021노134). 1심에서 무죄가 선고됐던 한모 전 SK케미칼 사업본부장에게는 금고 4년이, 홍모 전 이마트 상품본부장에게는 금고 3년이 선고됐다. 조모 전 SK케미칼 팀장 등 나머지 임직원들에게도 금고 2년 6개월~3년 6개월이 선고됐다. SK케미칼 OEM 협력업체인 필러물산의 김모 대표에게는 금고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이, 김모 공장장에게는 금고 2년에 집행유예 4년이 선고됐다. 다만 재판부는 실형이 선고된 피고인들의 방어권 등을 보장하기 위해 법정구속은 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우선 유죄가 확정된 옥시 사건 관계자들과 피고인들의 업무상과실치사상죄의 공동정범이 성립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대량 생산과 대량 소비를 특징으로 하는 현대 산업사회에서는 경쟁관계에 있는 복수의 제조업자가 동일한 유형의 제품을 제조·판매하고 소비자가 시중에 유통되는 여러 종류의 제품들을 사용하는 것이 당연히 예정돼 있으므로 각 가습기살균제 제품의 개발·제조·판매에 관여한 사람들 모두가 공동의 주의 의무와 인식 아래 업무상 과실로 결함 있는 가습기살균제를 각각 제조·판매했다고 할 것"이라며 "그 결함으로 그중 두 종류 이상의 가습기살균제를 사용한 피해자들에게 사망 또는 상해의 결과가 발생했다면, 이들 중 특정 피해자가 중복 사용한 가습기살균제들의 제조·판매에 관해 업무상 과실이 있는 사람들 간에는 해당 피해자에 대한 업무상과실치사상죄의 공동정범이 성립한다고 할 것"이라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피고인들은 인체에 유해한 성분이 함유된 각 가습기살균제 제품을 제조하거나 제조·판매하는 회사의 임직원들으로서 그 맡은 업무에 따라 제품 출시 전 수행하도록 요구되는 안전성 검사를 수행했어야 함에도 이를 이행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제품 출시 후 요구되는 관찰의무를 이행하지 않아 그 피해를 확대시켰다"며 "일부 피고인들은 가습기 제품의 용기에 허위 사실이 기재되도록 한 업무상 과실까지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피고인들의 이 같은 과실은 다른 공동정범의 업무상 과실과 중첩적 또는 순차적으로 경합한 결과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이 원인을 모르는 상태에서 폐질환 또는 천식으로 큰 고통을 겪었고, 상당수의 피해자들은 사망이라는 돌이킬 수 없는 참혹한 피해를 입는 등 그 존엄성을 침해당했다"고 강조했다. 재판부는 "재판과정에서 피해자들과 그 가족들은 피해자들이 입은 신체적 피해뿐만 아니라 그동안 겪었던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거듭 호소하며 피고인들에 대한 엄벌을 호소하고 있다"며 "각 가습기살균제로 인한 피해의 원인을 규명하는 과정에서 많은 국가적·사회적 비용이 소요됐을 뿐 아니라 현재까지도 피해의 완전한 회복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피고인들도 각 가습기 제품을 제조하거나 판매할 당시에는 지금과 같은 대규모의 인명피해가 발생할 것까지 예상하지는 않았을 것으로 보이고, 형사책임이 문제돼 지금까지 긴 시간 동안 수사와 형사재판을 받는 과정에서 많은 정신적 고통을 받은 사실도 인정된다"며 "다만 피고인들이 겪고 있는 그러한 고통은 이 사건으로 피해자들과 그 가족들이 겪었거나 겪고 있는 고통에 비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할 것이기에 피고인들에 대해서는 그 책임에 따른 엄정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판시했다. 홍 전 대표 등은 2002년부터 2011년까지 클로로메틸아이소티아졸리논(CMIT)·메틸아이소티아졸리논(MIT) 등 독성 화학물질 성분으로 가습기살균제인 '가습기메이트' 등을 제조·판매하는 과정에서 객관적·과학적 방법으로 안전성을 검증하지 않아 인명 피해를 내 업무상과실치사 등 혐의로 기소됐다. 앞서 1심을 맡은 서울중앙지법 형사23부(당시 재판장 유영근 부장판사)는 2021년 1월 모든 피고인들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클로로메틸아이소티아졸리논(CMIT)·메틸아이소티아졸리논(MIT) 성분 가습기살균제가 폐질환이나 천식을 유발한다는 구체적 인과관계가 입증됐다고 보기 어렵다는 취지였다. 당시 재판부는 "CMIT·MIT 가습기살균제 사용과 폐질환, 천식 발생 혹은 악화 사이에 인과관계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며 "따라서 피고인들이 제조·판매한 가습기살균제 사용과 피해자들의 상해 및 사망 사이에 인과관계가 인정됨을 전제로 하는 공소사실과 나머지 쟁점들 역시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 사건 공소사실은 모두 범죄증명이 없다"고 밝혔다. 이어 "가습기살균제 사건은 많은 피해가 발생한 사회적 참사였고 이를 바라보는 심정은 안타깝고 착잡하다"면서도 "2년여 동안 심리한 결과 CMIT 성분 가습기살균제는 유죄 판결을 받았던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PHMG) 성분 가습기살균제와 성분·유해성에서 많은 차이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가습기살균제
SK케미칼
업무상과실치사
옥시
제조물책임
이용경 기자
2024-01-11
민사일반
소비자·제조물
[판결] '라돈 검출 침대 사태' 소비자들, 대진침대 상대 소송 1심서 패소
발암물질인 '라돈'이 검출된 매트리스의 제조사인 대진침대를 상대로 소비자들이 손해배상소송을 냈지만 1심에서 패소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206단독 장원지 판사는 9일 A 씨 등 소비자 69명이 대진침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18가단5154809)에서 원고패소 판결했다. '라돈 침대' 사태는 2018년 5월 대진침대가 판매한 침대에서 발암물질인 라돈이 다량 검출되면서 불거졌다. 라돈은 세계보건기구(WHO)와 미국환경청(EPA)이 1급 발암물질로 지정하고, 폐암 발병 요인으로 지목한 물질이다. 당시 원자력안전위원회는 두 차례의 조사를 거쳐 대진침대 매트리스에서 방사선 피폭선량이 기준치의 최고 9.3배에 달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A 씨 등 소비자 69명은 2018년 7월 대진침대를 상대로 1인당 200만 원씩, 총 1억 3800만 원의 위자료를 청구하는 소송을 냈다. 이들은 "대진침대는 음이온을 발생시키기 위해 침대 매트리스에 천연광석인 모자나이트를 도포했는데, 모자나이트에서 방출되는 라돈에 의한 방사능 연간 피폭량이 생활주변방사선 안전관리법의 가공제품 안전기준인 '일반인의 연간 피폭선량 1mSv 이하'를 초과한다"며 "대진침대는 이러한 침대를 제조·판매하는 위법행위를 해 채무불이행 또는 불법행위를 저질렀고, 침대를 사용함에 따라 소비자들이 입은 정신적 손해에 대해 위자료를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 판사는 "대진침대가 소비자들에게 침대를 제조·판매한 것이 생활방사선법을 위반한 제품을 판매한 것으로서 불완전 이행에 해당한다거나, 당시 대진침대가 음이온을 배출한다고 알려진 모자나이트가 라돈을 방출하고 이로 인해 인체에 피폭되는 방사선이 해로울 수 있음을 알았다거나 알지 못한 데 주의의무를 다하지 못한 과실이 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밝혔다. 이어 "가공제품의 연간 피폭방사선량에 관한 기준을 규정한 생활방사선법이 2011년 7월 제정돼 2012년 7월 시행됐다"며 "원자력안전위원회의 2018년 5월 자 라돈 검출 침대 조사 중간결과에 따르면 대진침대가 2015년과 2016년에 생산한 매트리스 속 커버 제품 2개에 대한 외부 피폭선량이 생활방사선법상 가공제품 안전기준인 연간 피폭선량 1mSv에 못 미치는 0.05mSv 내지 0.15mSv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설명했다. 또 "신체 외부 및 내부에 피폭하는 양을 모두 합해 가공제품의 연간 피폭방사선량을 측정하고 제품에 첨가하는 것이 금지되는 원료물질에 라돈이 추가된 생활방사선법 개정은 2019년 1월 비로소 이뤄지고 같은 해 7월 시행됐다"며 "가공제품 피폭 방사선량 한도인 1mSv는 유해 기준이 아니라 안전 관리기준에 해당하고, 라돈 침대의 사용과 폐암 등 질병 발병과의 인과관계가 입증됐다고 볼 만한 증거가 없다"고 판시했다.
라돈
대진침대
제조물책임
이용경 기자
2022-08-10
금융·보험
민사일반
소비자·제조물
[판결] 비트코인 채굴기 식히려 24시간 돌리던 선풍기서 화재
비트코인 채굴기의 열을 식히려는 용도로 24시간 내내 돌리던 선풍기에서 모터 과부하로 화재가 발생한 경우 선풍기 제조업체를 상대로 손해배상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법원은 선풍기가 한 달 넘게 계속 켜져 있어 과열됐을 수 있다며 제품 결함으로 인한 화재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212단독 최성수 부장판사는 지난달 27일 현대해상화재보험이 선풍기 제조업체 A 사를 상대로 낸 구상금소송(2022가단5014915)에서 원고패소 판결했다. 현대해상화재보험과 보험 계약을 맺은 B 씨는 지난해 8월 A 사가 제조한 공업용 선풍기를 구매해 인천 부평구에 있는 한 건물 안에서 사용하기 시작했다. B 씨는 이 선풍기를 비트코인 채굴기와 함께 24시간 내내 작동시켰는데, 같은 해 10월 화재 사고가 발생해 집기 비품과 재고자산, 건물 등이 불탔다. 당시 소방관들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선풍기의 모터 연결 전선 부위에서 발생한 과부하 등을 화재 원인으로 지목했다. 현대해상화재보험은 B 씨에게 같은 해 12월 손해보상금 가지급금으로 5000만 원을 지급한 뒤 "안전성과 내구성을 갖추지 못한 선풍기의 결함으로 인해 화재 사고가 발생했다"며 A 사를 상대로 제조물책임과 불법행위에 의한 손해배상책임을 청구하는 소송을 냈다. 최 부장판사는 "물품을 제조·판매하는 제조업자는 그 제품의 구조·품질·성능 등에 있어서 유통 당시의 기술 수준과 경제성에 비춰 기대 가능한 범위 내의 안전성과 내구성을 갖춘 제품을 제조·판매해야 할 책임이 있고, 이러한 안전성과 내구성을 갖추지 못한 결함으로 인해 소비자에게 손해가 발생한 경우에는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 의무를 부담한다"면서 "한편 고도의 기술이 집약돼 대량으로 생산되는 제품의 결함을 이유로 그 제조업자에게 손해배상책임을 지우는 경우 그 제품의 생산과정은 전문가인 제조업자만이 알 수 있어서 그 제품에 어떠한 결함이 존재했는지, 그 결함으로 인해 손해가 발생한 것인지 여부는 일반인으로서는 밝힐 수 없는 특수성이 있어 소비자 측이 제품의 결함 및 그 결함과 손해의 발생과의 사이의 인과관계를 과학적·기술적으로 입증한다는 것은 지극히 어려워 그 제품이 정상적으로 사용되는 상태에서 사고가 발생한 경우 소비자 측에서 그 사고가 제조업자의 배타적 지배하에 있는 영역에서 발생했다는 점과 그 사고가 어떤 자의 과실 없이는 통상 발생하지 않는다고 하는 사정을 증명하면, 제조업자 측에서 그 사고가 제품의 결함이 아닌 다른 원인으로 말미암아 발생한 것임을 입증하지 못하는 이상 그 제품에 결함이 존재하며 그 결함으로 사고가 발생했다고 추정해 손해배상책임을 지울 수 있도록 입증책임을 완화하는 것이 손해의 공평·타당한 부담을 그 지도원리로 하는 손해배상제도의 이상에 맞다"고 밝혔다. 이어 "먼저 현대해상화재보험이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선풍기가 그 제품의 구조·품질·성능 등에 있어 그 유통 당시의 기술 수준과 경제성에 비춰 기대 가능한 범위 내의 안전성과 내구성을 갖추지 못한 결함이 있다는 점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며 "오히려 각 증거에 따르면 해당 선풍기는 안전성과 내구성을 갖춘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선풍기가 정상적으로 사용되는 상태에서 사고가 발생한 경우 소비자 측에서 그 사고가 제조업자의 배타적 지배하에 있는 영역에서 발생했다는 점과 그 사고가 어떤 자의 과실 없이는 통상 발생하지 않는다고 하는 사정이 입증됐는지 여부에 관해, 현대해상화재보험이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 같은 사정을 인정하기 부족하다"며 "오히려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B 씨 등은 선풍기 구매 이후 화재 사고 발생 시까지 30일이 넘는 기간 동안 건물 안에서 비트코인 채굴기와 선풍기를 24시간 가동한 사실이 인정되며, 이는 선풍기가 과열될 가능성이 있어 정상적으로 사용되는 상태로 보기 어렵기 때문에 정상적 사용 상태를 전제로 한 현대해상화재보험의 주장은 이유 없다"고 판시했다. 현대해상화재보험은 이번 판결에 불복해 지난 4일 항소했다.
선풍기
화재
제품결함
이용경 기자
2022-07-29
민사일반
소비자·제조물
[판결] '문 잠김 결함'으로 차 안에 갇힌 생후 14개월 아기
문 잠김 결함으로 아기가 홀로 차 안에 갇히는 사고를 당한 차주가 자동차 판매업체를 상대로 소송을 내 위자료를 받게 됐다. 서울중앙지법 민사97단독 김재은 판사는 A씨 가족 3명이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21가단5103986)에서 최근 "피고는 A씨에게 위자료 200만원을, A씨의 남편과 아들에게 각각 100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A씨는 2019년 7월 생후 14개월된 아들을 자신의 랜드로버 차량 뒷자석 카시트에 태우고 서울의 한 건물 지하주차장에 도착했다. 주차를 마친 A씨는 스마트키와 아들을 차 안에 둔 채 문을 닫고 곧바로 트렁크를 열어 유모차를 꺼냈다. 하지만 A씨가 다시 차량 문을 열려고 했을 때는 문이 잠겨 열리지 않았다. 결국 119구급대원들이 도착해 문을 열기까지 A씨의 아들은 30분 동안 차 안에 갇혀 있어야 했다. 이에 A씨 부부는 소송을 냈다. 이 차량을 판매한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 측은 "사고 현장 CCTV영상에서 차량의 헤드램프 등이 점등되지 않은 점 등 도어락 버튼에 의해 잠긴 경우에만 나타난 현상이 관찰된다"며 "사고는 차량 안에 남아있던 아기가 도어락 버튼을 작동해 발생한 것"이라고 맞섰다. 김 판사는 "차량에는 스마트키 또는 도어락 버튼 조작에 의한 잠금기능 말고도 '발진 잠금기능(주행 중 자동 잠금)'이 존재하고, 피고가 주장하는 자동차 외관 변화는 모두 전자적 방식에 의한 것이어서 오작동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아기의 연령과 발육상태, 카시트 구조 등을 고려할 때 도어락 버튼을 작동시킬 수 있는 상황에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려운 점 등에 비춰 보면, 피고 측 증거만으로는 아기가 도어락 버튼을 작동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밝혔다. 이어 "CCTV영상에는 A씨가 통상적인 방법으로 차량을 사용하고 있었고, 차량 잠김 현상에 인위적으로 관여했다고 볼 수 없다"며 "차량 구조와 기능의 복잡성을 고려할 때 이 사고는 피고 측의 배타적 지배영역에서 발생했다고 할 것"이라 설명했다. 또 "이 차량은 운전자가 인위적으로 잠금 기능을 작동하거나 일정 속도 이상으로 운행하지 않는 이상 문이 잠기지 않도록 설계·제조됐는데, 잠김 현상은 예상치 못한 비정상적 작동의 결과여서 어떠한 과실이 개입돼 발생한 것으로 볼 수 밖에 없다"며 "일부 소비자들이 인터넷에 이 차와 동일 차량을 운행하다 잠김 현상을 겪은 사례를 공유한 사실도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차량의 잠금장치에는 통상 갖춰야 할 안전성을 갖추지 못한 제조상 결함이 존재하고, 그 결함으로 인해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며 "이 사고가 차량의 결함이 아닌 다른 원인으로 인해 발생한 것이라는 피고 측의 입증이 없는 이상, 피고 측은 제조물책임법에 따라 A씨 등에게 사고로 인한 손해배상 책임이 있다"고 판시했다.
랜드로버
제조결함
제조물책임법
이용경 기자
2022-03-31
소비자·제조물
[판결] "도난·분실된 티머니 카드 잔액 환불 안해줘도 된다"
교통카드 등으로 사용하는 티머니카드를 도난 또는 분실했을 때 카드에 남은 잔액은 환불해주지 않아도 된다는 항소심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민사14부(재판장 허부열 부장판사)는 5일 한국소비자연맹이 한국스마트카드를 상대로 낸 소비자권익침해행위 금지 및 중지소송(2017나2040809)에서 1심과 같이 원고패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티머니 카드가 분실·도난됐을 경우 저장된 돈을 돌려받지 못한다는 약관이 신의성실의 원칙에 비춰 공정성을 잃었다거나 고객에게 부당하게 불리하다는 것에 대한 입증책임은 원고인 연맹 측에 있다"고 밝혔다. 이어 "소비자연맹은 '편의점에서 하나의 단말기로 신용카드·교통카드를 같이 사용하고 있으니 지금의 시스템만으로도 티머니 금액 환급에 큰 비용이 들지 않는다'고 주장하지만 이같은 증거만으로는 이를 그대로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전자금융거래법에 따른 티머니서비스 약관은 '티머니카드를 사용하다가 도난·분실했을 경우 전자금융업자에게 손해배상 책임이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한국스마트카드는 약관에 따라 사용자가 티머니를 도난·분실해도 잔액을 환불해주지 않고 있다. 소비자연맹은 지난 2015년 12월 "지난 5년 동안 분실·도난으로 사용되지 못한 티머니 카드 충전금이 650억원"이라며 "도난·분실된 티머니카드의 미사용액을 환불해주지 않는 건 부당하다"고 소송을 제기했다. 한국스마트카드는 "티머니 카드는 누구나 주워서 사용할 수 있는 무기명 카드"라며 "전자금융거래법을 근거로 만들어진 약관에서 '도난·분실시 환불 불가' 원칙을 이미 밝혔기에 문제가 없다"고 맞섰다. 앞서 1심은 지난해 7월 "고객에게 도난·분실 신고를 받았을 때 카드 소유자를 보호하는 시스템을 갖추려면 막대한 비용이 든다"며 "이런 비용은 결국 고객에게 전가될 수밖에 없어 카드 잔액을 환급해주지 않는 게 전체 고객에게 불리하다고만 볼 수는 없다"며 원고패소 판결했다.
교통카드
티머니
잔액
분실
환불
한국소비자연맹
한국스마트카드
전자금융거래법
손현수 기자
2018-06-05
금융·보험
소비자·제조물
[판결](단독) 편의점 진열장서 꺼내던 소주병 깨져 고객 다쳤다면
손님이 편의점 진열장에 있는 소주를 꺼내다 갑자기 병이 깨져 다쳤다면 소주 제조사와 편의점 가운데 어느 쪽이 배상책임을 져야 할까. 이모씨는 2013년 11월 소주를 사기 위해 경기도 화성의 한 세븐일레븐 편의점에 들렀다. 이씨는 저온 진열장에 있던 참이슬 후레쉬 3병을 꺼내 친구 지모씨에게 넘겨줬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갑자기 소주병이 깨져 지씨가 유리 파편에 왼손 새끼손가락이 2.5㎝가량 찢어지는 등의 부상을 입었다. 세븐일레븐을 운영하는 ㈜코리아세븐과 영업배상책임보험계약을 체결한 롯데손해보험은 지씨에게 치료비 등으로 370만원을 지급했다. 롯데손보는 이후 2016년 11월 참이슬 후레쉬 제조사인 하이트진로와 생산물배상책임보험계약을 체결한 한화손해보험을 상대로 "소주병를 제작하는 과정에서 하자가 발생했거나 공병을 재활용하는 과정에서 소주병이 파손된 것으로 보인다"며 소송을 냈다. 제조물 책임법 제3조는 제조업자는 제조물의 결함으로 생명·신체 또는 재산에 손해를 입은 사람에게 그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1심은 참이슬 제조사인 하이트진로의 책임을 인정해 "한화손보는 370만원을 지급하라"고 원고승소 판결했다. 그러나 2심은 하이트진로의 손을 들어줬다. 편의점 진열 과정에서 소주병에 충격이 가해져 사고의 원인이 됐을 가능성도 있는데, 편의점 측이 자신에게 책임이 없다는 사실을 입증하지 못하면 소주 제조사에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것이다. 서울중앙지법 민사9부(재판장 최석문 부장판사)는 최근 롯데손보가 한화손보를 상대로 낸 구상금소송(2017나30421)에서 이 같은 이유로 원고패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소주병이 편의점에 납품된 이후 사고가 발생하기 전까지 충격이 가해졌거나 손상이 가해졌을 가능성이 없었다는 점에 대한 입증이 없다"며 "(소주 제조사인) 하이트진로의 배타적 지배하에 있는 영역에서 사고가 발생했다는 점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손해
보험
제조물
부상
손님
편의점
이순규 기자
2018-04-09
소비자·제조물
[판결] 구입한 지 10일된 사다리 부러져 근로자 중상, 제조업자 치료비 등 전액 배상 책임
구입한 지 얼마되지 않은 사다리가 부러져 인부가 다쳤다면 사다리 제조업자에게 100% 과실이 있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서부지법 하효진 판사는 철근 콘크리트 공사 전문업체인 A사(소송대리인 이동우 변호사)가 김모씨 등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2016가단241617)에서 "김씨는 4600만원을 지급하라"며 최근 원고승소 판결했다. A사는 2016년 6월경 공구 제조·판매업자인 김씨로부터 작업발판용 사다리를 구입했다. 그리고 열흘 뒤 A사 근로자인 서모씨는 이 사다리에 올라가 작업을 하던 중 사다리 다리가 부러지면서 추락해 우측 견관절 파열 등의 상해를 입었다. A사는 서씨에게 치료비 등 4600만원을 지급하고, "작업용 사다리의 내구성에 문제가 있었다"며 김씨에게 제조물책임법상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하지만 김씨는 사다리에 제조상 결함이 없었다며 배상을 거부했다. 이에 A사는 "서씨의 치료비 등 4600만원을 배상하라"며 2016년 10월 소송을 냈다. 하 판사는 "제조업자는 제품의 구조·품질 등에 있어서 기대가능한 범위 내의 안전성과 내구성을 갖춘 제품을 판매할 의무가 있다"며 "고도의 기술이 집약돼 대량 생산되는 제품의 경우 오직 전문가인 제조업자만 그 결함을 알 수 있으므로 결함 제조업자가 입증책임을 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리가 부러진 사다리는 제작된 지 2년이 지나서야 A사에 공급됐고, 그로부터 얼마지나지 않아 사고가 발생한 점을 감안하면 김씨 측이 사다리를 제작·유통하는 과정에서 외부충격이 가해져 파손됐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이 사다리와 같은 모델에 대해 자율안전확인신고를 했다 하더라도 그것만으로는 사다리에 결함이 없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제조업자
추락
부상
인부
사다리
왕성민 기자
2018-01-05
소비자·제조물
[판결](단독) "방청윤활제 WD-40 때문에 피부병…10억 배상" 소송
금속제품의 소음을 제거하고 부식을 막는 데 쓰이는 대표적 방청윤활제 'WD-40'을 사용하다 피부병에 걸렸다고 하더라도 제조사에 손해배상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33부(재판장 이평근 부장판사)는 정모씨가 WD-40 생산·판매업체인 벡스인터코퍼레이션(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인앤인)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2016가합518753)에서 최근 원고패소 판결했다. 정씨는 2014년 1월 금형제품을 제작하다 'WD-40'이 묻어 있는 금속을 4시간가량 맨손으로 만졌다. 이후 정씨는 전신에 홍반성 피부병변이 발생하고 피부가 갈라지는 현상이 발생해 병원을 찾았는데 알레르기성 접촉성 피부염 진단을 받았다. 이에 지난해 4월 "WD-40에 노출되기 이전에 어떠한 종류의 피부병도 겪은 적이 없다. 벡스인터코퍼레이션은 피부에 자극을 줄 수 있는 바륨 등에 대한 경고 문구를 표시하지 않았다"면서 "10억여원을 배상하라"고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비특이성 질환의 경우 특정 위험인자와 비특이성 질환 사이에 역학적 상관관계가 인정된다 하더라도 어느 개인이 위험인자에 노출됐다는 사실과 비특이성 질환에 걸렸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것만으로 양자 사이의 인과관계를 인정할 만한 개연성이 증명됐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정씨의 주장대로 1회성 노출만으로 피부건조증이 생기는지 등에 대해 알 수 있는 아무런 자료가 없다"며 "정씨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WD-40에 노출됐다는 사실과 피부병변에 걸렸다는 사실만 증명될 뿐 양자 사이의 인과관계를 인정할 만한 개연성이 증명됐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또 "벡스인터코퍼레이션은 WD-40 구성성분 중 바륨석유, 프로판 성분을 표시하지 않고 이를 영업비밀로 표시하다가 2013년 7월 이후 '광유계오일'로 표시한 사실이 인정되지만 관련기준을 위반했다고 볼 자료가 없다"며 "WD-40의 구성성분을 고의로 은닉·누락했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정씨는 제조물에 노출된 집단과 노출되지 않은 집단 사이의 피부병변에 걸린 비율에 상당한 차이가 있는지 여부, WD-40에 노출되기 전 건강상태 등 다른 요인을 추가로 증명해 인과관계를 인정할 만한 개연성이 있다는 점을 입증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방청윤활제
WD-40
피부병
피부염
이순규 기자
2017-11-30
소비자·제조물
[판결](단독) 식기세척기 작동 중 외출, 화재… “제조사 60%책임”
식기세척기를 작동시켜 놓고 외출한 사이 발생한 화재에 대해 제조사에 60%의 책임을 인정한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72단독 김진철 부장판사는 배모씨와 주택화재보험을 체결한 흥국화재해상보험(소송대리인 법무법인 바로법률)이 식기세척기 제조사인 SK매직(전 동양매직), SK매직과 생산물배상책임보험계약을 체결한 농협손해보험을 상대로 낸 구상금청구소송(2016가단5155648)에서 "제조사 등은 공동해 880여만원을 지급하라"며 최근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제품이 정상적으로 사용되는 상태에서 사고가 발생했다면 소비자 측에서는 그 사고가 제조업자의 배타적 지배하에 있는 영역에서 발생했다는 점과 어떤 자의 과실 없이는 통상 발생하지 않는 사고라는 점을 증명하면 된다"면서 "반면 제조사는 제조품의 결함이 아닌 다른 원인으로 말미암아 화재가 발생한 것임을 입증하지 못하는 한 제조품에 결함이 존재하고 그 결함으로 인해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어 "경찰 감식결과 식기세척기 내부에서 전기적 원인으로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화재 당시 배씨와 가족 등은 모두 집을 비운 상태였고 외부 침입 흔적도 없는 점 등을 고려하면 화재는 제조사가 지배가능한 영역인 식기세척기 내부의 제조상 또는 설계상의 결함에 의해 발생한 것으로 보는 것이 상당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배씨도 식기세척기를 작동시킨 후 외출해 화재 발생 초기에 불을 조기 진화하지 못했다"며 "제조일로부터 8년 이상 넘게 사용했음에도 식기세척기에 대한 안전점검을 받은 적도 없다"면서 제조사인 SK매직 측의 책임을 60%로 제한했다. 배씨는 SK매직이 제조한 식기세척기(모델명 DWA1670P) 1대를 구입해 주방 싱크대 위에 설치하고 사용했다. 지난해 1월 배씨는 식기세척기를 작동시킨 후 가족들과 외출했는데 그 사이 화재가 발생해 주방과 천장, 가재도구들이 불에 탔다. 흥국화재는 배씨에게 보험금 3300여만원을 지급한 뒤 지난해 7월 SK매직 측을 상대로 "식기세척기 결함으로 화재가 발생했다"며 소송을 냈다.
SK매직
작동
화재
식기세척기
이순규 기자
2017-10-10
민사일반
소비자·제조물
[판결] 유해물질 배출 유아매트 제조사에 억대 배상판결
실내온도가 상승하면 암모니아 등 유해물질이 배출되는 유아용 놀이매트를 만들어 '친환경' 제품으로 광고해 판매한 회사에 억대의 배상판결이 내려졌다. 놀이매트를 구입한 가정의 유아들이 앓은 호흡기 질환의 원인을 놀이매트로 보기 충분하다는 취지다. 서울중앙지법 민사47부(재판장 최기상 부장판사)는 A씨 등 111명(소송대리인 법무법인 해송)이 매트 제조·판매업체인 B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2014가합4588)에서 "B사는 모두 1억1100여만원을 지급하라"며 최근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B사는 매트의 이용 고객층이 주로 어린 아이를 둔 부모임을 겨냥해 '무독성·친환경' 제품이라는 점을 주요한 마케팅 수단으로 삼았다"며 "A씨 등은 친환경·무독성 제품인 것으로 믿고 시중에 판매되는 다른 매트에 비해 고가임에도 불구하고 B사 매트를 구입했다"고 밝혔다. 이어 "A씨 등의 자녀들은 매트를 구입한 후 실내온도가 상승하는 여름과 난방을 가동하는 겨울에 급성 기관지염, 폐렴 등의 호흡기질환과 가려운 증상들을 동반하는 피부질환을 겪었다"며 "매트에 잔류하던 암모니아 등이 실내온도 상승이나 바닥 난방으로 인한 가열로 공기 중에 배출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B사는 유해물질이 배출되는 하자가 있음에도 친환경·무독성 매트라고 광고해 판매함으로써 만 1세가 안 되는 영아부터 성인들까지 호흡기질환 등으로 고통받았다"고 판시했다. 생후 6개월된 자녀를 둔 A씨 등은 2011년 10월 집에서 난방을 시작한 이후 B사 놀이매트에서 역한 냄새를 맡게 됐다. A씨의 자녀는 호흡곤란과 수면장애 등의 증상을 보였고 A씨와 남편도 급성 기관지염과 호흡기 출혈 진단을 받아 약을 복용했지만 증상이 호전되지 않다가 매트를 치우자 건강을 회복했다. A씨 등은 B사 고객센터에 연락해 유해물질 배출 여부에 관한 시험 수행과 소비자들에게 겨울철 난방시 주의사항 안내 등 개선조치를 취해 줄 것을 요청했지만, B사는 "매트와 호흡기질환 등의 발병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다는 아무런 입증이 없다"며 제품에 문제가 없다고 맞섰다. 이에 A씨 등은 2012년 11월 이 같은 사실을 한 방송사 소비자고발 프로그램에 제보했고 같은해 12월 B사 매트에서 암모니아 등의 유독성 물질이 배출될 위험이 있다는 내용이 방영됐다. B사는 2013년 1월 방송사를 상대로 프로그램 정정보도와 손해배상을 청구했지만 서울남부지법은 "방송내용이 객관적 사실에 합치한다"며 기각했다(2013가합1434). 이후 A씨 등은 2014년 1월 B사를 상대로 "치료비와 위자료 등 1억7700여만원을 배상하라"며 소송을 냈다.
유아매트
유해물질
놀이매트
암모니아
유해물질배출매트
이순규
2017-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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